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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028화 (1,027/1,826)

§ 나는 될놈이다 1028화

이 드넓은 자이언 산맥에서 정말 김태현 일행을 만날 줄이야!

김태현 일행이 밖으로 나와 귀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해도 정말 운이 좋았다.

우드스탁 길드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태현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엉엉…! 김태현!”

“우리가… 흐극흑! 얼마나 힘들었는줄 알아??”

감정이 넘쳐서 줄줄 흘러나오는 이들!

물론 태현 일행 입장에서는 수상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저것들 뭐냐?”

“암살자 아닙니까?”

“태현 님 이름 부르면서 우는 거 보니까 팬들 같기도 한데요?”

이다비의 말에 최상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김태현 이름 부르면서 우는 건 길드 동맹도 그래!”

김태현 이름 부르는 건 좀 다양한 의미가 있다고!

“폐하! 암살자라면 저희한테 맡겨 주시지요.”

“어디서 굴러 들어온 드워프 놈들이 설쳐? 저리 비키지 못해?”

드워프 전사들과 고블린 레인저들의 다툼!

태현은 그걸 보고서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괜히 받았나?’

* * *

태현이 돌아간다고 하자 갈카드 드워프 부족은 깜짝 놀랐다.

“아니, 폐하! 이렇게 가시면 어떡합니까!”

“드워프들의 대접(아다만티움)은 넘치도록 이미 받았으니 괜찮다!”

[대접이 아다만티움으로 들린다고 카르바노그가 놀라 합니다!]

“이렇게 보내실 수는 없습니다! 드워프 맥주라도 같이 마셔야… 어. 그런데 저기 드워프 숫자가 늘어난 거 아닙니까?”

아키서스 포병대의 드워프 숫자가 한 명 늘어난 것 같은데?

“아니. 기분 탓이겠지.”

“그… 그런 겁니까? 이상한데….”

“어쨌든 폐하에게 은혜를 갚게 해주십시오! 은혜를 갚지 않는 드워프는 드워프가 아닙니다!”

드워프 말에 변장하고 있던 베켈프가 투덜거렸다.

“그런 놈들이 장로 자리 하나는….”

“뭐라고 했나?”

“아무것도 아니다.”

[갈카드 부족 드워프들의 친밀도가 매우 높습니다!]

[갈카드 부족 드워프들 내 공적치가 매우 높습니다!]

[갈카드 부족 드워프들이 자발적으로 당신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오오….’

열심히 포인트를 적립하면서 살다 보면 가끔 사은품 하나가 공짜로 떨어지게 마련.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

[카르바노그가 다 좋은데 베켈프가 있는 상황에서 쟤네를 데리고 가도 되냐고 묻습니다.]

‘안 들키면 그만 아냐?’

[…….]

갈카드 드워프 대장장이들은 땅의 영지로.

베켈프는 하늘성으로.

완벽해!

“그러면 대장장이들 좀 지원해 줄 수 있나?”

“물론입니다. 왕국의 젊은 놈들이 폐하를 따라가려고 나설 겁니다!”

지나치게 높은 명성과 친밀도, 공적치 포인트!

그 때문에 드워프들은 자기가 누굴 따라가는지도 모르고 지원을 해댔다.

보고 있던 카르바노그가 안쓰러워서 눈을 가릴 정도였다.

‘후. 드디어 골짜기에 기계공학 말고 좀 멀쩡한 대장간이 생기는 건가. 잘 됐군.’

지금도 골짜기에 대장간 몇 개가 굴러가긴 했지만, 뛰어난 대장장이 NPC는 없었다.

대장간은 시설도 중요했지만 그걸 이끄는 대장장이도 중요했던 것!

베켈프를 두는 것도 매우 좋겠지만, 태현은 베켈프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사고 칠 것 같아서!

‘베켈프는 하늘성이 최고야.’

하늘성은 천혜의 요새였지만 동시에 대단한 감옥이었다.

안에 갇히면 나오기 힘든 감옥!

[카르바노그가 아키서스의 창의성에 감탄합니다.]

“그러면 대장장이들을 보내겠습니다. 튼튼한 전사기도 하니, 폐하를 호위할 수도 있을 겁니다!”

“고맙군.”

“퉷!”

물론 뒤에 있던 고블린들은 ‘어디서 굴러온 돌이냐?’ 하는 표정으로 침을 뱉을 뿐!

* * *

아키서스 포병대와 갈카드 드워프들의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

일단 같은 드워프였으니까!

악마를 데리고 다닌다, 거인을 데리고 다닌다, 이런 오해들은 이야기로 곧 풀렸다.

“그러니까 악마를 붙잡아서 그 에너지를 뽑아서 쓴다는 겁니까?”

“그렇지! 다양한 마법석을 써서 마력을 불어넣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효과적이야! 게다가 마법석은 소모품이지만 악마는 계속 살아 있단 말일세.”

-뭔 개소리를 나누는 거 크아악!

“물론 이렇게 반항적인 악마가 있어서 가끔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이렇게 구시온이처럼 우리를 기쁘게 하는 악마도 있지.”

-하하… 다 어르신들의 가르침 덕분 아니겠습니까.

“오오… 그런 방법이….”

[갈카드 드워프 부족 사이에 <악마 마력 추출> 방법이 퍼져나갑니다.]

[갈카드 드워프 부족들이 <악마 마력 추출>에 관심을 가집니다!]

서로 오가는 이야기 사이에 싹트는 기술 교류!

“게다가 거인은 훌륭한 짐꾼이라네. 커다란 대포를 어깨에 들고 다니면서 쓸 수 있지.”

“과연! 그런 생각은 못 해봤습니다! 거인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고정관념은 좋지 않네. 세상 모든 것은 다 이용할 수 있는 법이야. 난 그 가르침을 아키서스께 배웠지.”

“오오…!”

세상 모든 걸 이용하는 평등한 교단, 아키서스 교단!

[갈카드 드워프 부족 사이에 아키서스 교단 소문이 퍼져나갑니다.]

[갈카드…]

물론 이런 걸 다 좋게 보는 이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베켈프와 고블린들이었다,

“어휴. 진짜 잘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입만 살아 가지고… 나랑 대장장이 기술 배틀 뜨면 바로 발릴 놈들이!”

“어휴, 진짜 잘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입만 살아 가지고… 기계공학의 ‘기’도 모르는 놈들이!”

“!!”

베켈프와 고블린들은 욕을 하다가 눈이 마주쳤다.

종족이 다르지만 서로 통한 것이다.

“…뭘 좀 아는 고블린인가?”

“훗. 드워프지만 넌 인정한다.”

그 모습을 본 태현은 나지막하게 명령했다.

“…쟤네는 떼어놔라.”

아무리 봐도 위험한 조합!

* * *

골치 아프긴 해도 드워프 전사들과 고블린 레인저들은 뛰어난 인재들이었다.

특히 저 드워프 전사들은 얌전히 골짜기에만 안착시키면….

‘대박 중의 대박이지.’

곧바로 드워프 대장장이로 변신!

드워프 대장장이 NPC 데리고 있는 영지가 그리 흔치 않았다.

“그래서 너희는 누구냐? 암살자냐? 아니면 팬으로 위장한 암살자냐? 그도 아니면 암살자처럼 오해 받게 생긴 팬처럼 보이지만 사실 암살자냐?”

[전부 다 암살자라고 카르바노그가…]

“아니야! 우리 만난 적도 있잖아!”

그 말에 유지수가 경계하듯이 쳐다보았다.

“선배. 저런 식으로 작업을 거는 사람은 믿지 말라고 들었어요.”

“우드스탁! 우드스탁! 길드 동맹하고 같이 싸웠잖아!”

“아… 뭐 그렇다 치고.”

‘기억 못하는군.’

‘기억 못하신 듯.’

‘기억 못하신 게 분명해요.’

“그래서 왜? 길드 동맹하고 같이 싸우자고? 미안한데 길드 동맹하고는 휴전 맺은 상태야.”

얼마 전에 길드 동맹네 광산 탈탈 털어놓고 하는 소리!

“그게 아니야. 영지를 구매하고 싶어서 왔다.”

“…….”

“…….”

그 말에 태현 일행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이다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파워 워리어 길드원도 저런 염치 없는 제안은 안 하는데….”

“죽일까요, 선배님?”

“옆으로 던져 버리죠!”

골짜기를 구매하려고 하다니, 저건 양심이 없거나 싸가지가 없거나 둘 중 하나다!

졸지에 매달리게 생기자 우드스탁 길마는 황급히 말했다.

“골짜기를 사려는 게 아니야!”

“그러면? 헉. 설마 노드란체?”

“노드란체…? 아니. 그런 춥고 외진 곳에 있는 똥땅을 누가 사?”

바로 즉답하는 우드스탁 길마!

케인이 들었다면 울었을 것이다.

“우리가 사려는 곳은 아탈리 왕국의 남부 영지 중 하나야!”

“…? 남부 영지는 내 마음대로 줄 수 있는 게 아닌데.”

태현은 의아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북부나 중앙 근처는 태현이 장악하거나 태현한테 대가리 박은 귀족 NPC들이 다스리고 있었다.

그러나 남부 쪽 귀족들은 ‘응~ 우린 인정 안 해~’ 하면서 건방을 떨고 있는 상황!

원래였으면 줘팼을 테지만 안 그래도 적이 많은 태현은 그냥 내버려 두고 있었다.

나중에 악마나 거기서 소환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상황인데 영지를 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귀족들이 당연히 거부할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명분이야! 국왕한테 허락 받았다는 명분. 다짜고짜 점령전 거는 거랑, 국왕의 허락을 받고 점령전 거는 건 전혀 다르잖아!”

“오….”

태현은 감탄했다. 우드스탁 길마가 꽤 머리를 쓴 것이다.

한마디로 국왕의 허락을 받는 대가로 골드를 내겠다는 것!

‘괜찮은데?’

태현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였다. 돈도 받고 재수 없는 남부 귀족 놈들도 처리하고.

“만약 허락해 준다면 철저하게 충성을 바치겠다! 꼭 부탁하지!”

“너희도 혹시 뭐 투자 같은 거 제안 왔니?”

“…그, 그걸 어떻게?!”

“요즘 유행이라길래 혹시나 싶었지. 흠… 허락해 주는 건 별일 아니긴 한데. 너희들끼리 점령할 수 있겠어? 남부 귀족들 만만치 않아. 내전도 안 겪어서 전력 빵빵하고,마법사들에 기사단까지 갖고 있다고. 게다가 재수 없으면 협공 맞을 수도 있는데.”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어! 우리도 계획이 있다.”

“흠. 좋아. 그러면 팔도록 하지.”

“!!!!!”

우드스탁 길드는 뛸 듯이 기뻐했다.

태현의 허락을 받은 것이다!

솔직히 못 받을 줄 알았는데!

“길마님! 솔직히 길마님 계획 안 믿었는데 이런 걸 해내실 줄이야…!”

“하하하! 이 자식… 너 이따가 돌아가서 두고 보자!”

“아, 아차.”

서로 얼싸안고 우는 우드스타 길드를 보며 태현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어떻게 함락하려는 거지?”

“혼자서는 무리니까 다른 길드들의 도움을 요청하려는 거 아닐까요? 보상만 나눠줘도 꽤 해볼 만한 싸움이니까요.”

영지전은 게임 외적으로는 시청률을 올리는 대박이었고, 게임 내적으로는 한탕 크게 벌 수 있는 대박이었다.

길드들이 욕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하긴 그런 식으로 사람 모아서 인해전술로 몰아붙이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잖아? 분명히 손익 계산을 할 텐데.”

남부 귀족 영지라면 선금 정도는 두둑하게 받아야 해볼 만한 싸움이 된다!

재수 없게 죽기라도 하면 그 손해를 어디서 회복하겠는가.

그러나 태현은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바로 태현의 이름이었다.

* * *

“아탈리 왕국의 국왕인 김태현이 내게 틸라우 백작의 자리를 약속했다! 현 틸라우 백작은 영지 운영을 개판으로 하는 폭군이니, 이 백작을 몰아내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자!”

우드스탁 길마는 당당하게 깃발을 걸고 플레이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틸라우 영지? 거기 전력이 만만치 않아 보이던데….”

“거기는 좀… 계란으로 바위치는 거 아니야?”

“그런데 김태현한테 직접 받았다잖아? 김태현이 그걸 모를까?”

“…!”

“어, 해볼 만해서 준 건가?”

“그렇겠지! 김태현이 아무 생각 없이 백작위를 줬겠어??”

“그러면 해볼 만하지!”

소문이 퍼지자 우르르 모이는 플레이어들!

대부분 고렙 이상인데도 고민 한 번 하지 않고 모였다.

-김태현이 명령했다면 분명 성공할 거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길드들은 이 사건을 듣고 술렁거렸다.

“…김, 김태현이 왜 우드스탁 길드한테 틸라우 백작령을 선사한 거지? 둘이 친한가?”

“안 친한 걸로 알고 있는데. 김태현이 친한 건 파워 워리어 길마 정도뿐일걸?”

“돈 주고 산 거 같다는데?”

“돈, 돈 주고 살 수 있다고? 잠, 잠깐… 남부 영지가 뭐가 있었지?!”

“골짜기는 안 파나?”

“자신 있으면 가서 말해봐라. 골짜기에 묻히고 싶으면.”

“농, 농담이야. 농담.”

아탈리 왕국의 남부 귀족들은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

곧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파도가 그들의 영지를 휩쓸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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