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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004화 (1,003/1,826)

§ 나는 될놈이다 1004화

국왕은 좋은 거 주고 싶어 하는데, 시종장은 왕실의 이익을 생각해서 이상한 걸 제안했고, 케인이 그걸 냉큼 ‘예!’ 한 상황!

그런 상황이 분명했다.

“아, 아니 그러면 뭐….”

“오히려 그 영지는 케인 경과 더 잘 어울립니다. 폐하! 수많은 업적을 세운 케인 경 같은 영웅이 그 영지에 간다면 어느 누가 그 영지를 얕보겠습니까?”

“아니 저 별로 안 강한….”

“그런가? 그렇다면… 노드란체 영지를 케인 경에게 하사하도록 하지. 케인 경. 앞으로는 노드란체 백작으로 부르겠다! 노드란체 백작으로서, 아탈리 국왕의 노ㅇ… 아니, 충신으로서! 앞으로도 명예로운 활약을 기대하도록 하겠다.”

“감… 감사합니다….”

[영지, 노드란체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스킬이…]

[명성이 크게…]

[노드란체…]

[퀘스트 <노드란체의…]

[퀘스트…]

[퀘스트…]

[현재 노드란체의 상태가 매우 안 좋…]

[현재 노드란체의 주민들이 불만을…]

[……]

게시판에서 대체 노드란체가 어디냐며 검색하려고 했던 케인이었지만, 검색하기도 전에 느낌이 왔다.

아….

골짜기 같은 곳이겠구나!

* * *

“아니! 진짜! 그대는 대가리를 폼으로 들고 다니는 것인가!”

“아니 찌르길래 오케이하라는 줄 알았지!!”

나오자마자 케인과 4왕자는 서로 멱살을 잡았다.

사이는 정말 좋은 둘!

“받아도 왜 하필 노드란체인가! 더 좋은 곳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시종장 놈한테 넘어가다니!”

“그래서 거기가 어딘데!”

노드란체.

에랑스 왕국 동북쪽의 섬이었다. 오스턴 왕국이나 잘츠 왕국 북쪽이라고 보면 됐다.

더 북쪽으로 가면 프로즈란드가 나오고, 서쪽에는 엘프들의 덩글랜드 왕국이 있는 섬!

한마디로….

춥고, 척박하고, 외진 곳에 있는 섬이었다.

“…….”

설명을 들은 케인의 얼굴이 썩어 들어갔다.

하다못해 남쪽 섬이면, 동쪽에 아탈리 왕국도 있고 핏빛 군도도 태현의 세력권이니 훨씬 더 편했을 것이다.

각종 지원과 교통 왕래가 가능!

그에 비해 북쪽 위에 있는 섬은 최악이었다.

‘오스턴 왕국 놈들 여기로 약탈 오는 거 아냐?’

해본 일이 있기에 괜히 찔리는 케인!

“장… 장점은? 장점은 있을 거 아니야!”

4왕자는 케인이 저렇게 나오자 살짝 불쌍해졌는지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음… 일단 아무도 탐을 안 낸다는 장점이 있지! 멀리 있는 데다 섬이니 말이야!”

“…그딴 장점 말고!”

“넓, 넓다?”

“똥땅인데 넓어봤자 뭔 의미가 있어!”

“아,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그대가 이상하게 골랐는데!!”

4왕자는 울컥했다.

고르지 말라고 옆에서 옆구리를 그렇게 찔렀는데 이 멍청한 기사 놈이!

-야. 퀘스트 완료했냐? 슬슬 완료했을 거 같은데?

마침 태현에게 귓속말이 찾아왔다.

정확한 타이밍!

물론 케인에게는 정확한 타이밍이 아니었다.

-어… 어.

-영지 받았냐?

-어….

-오! 진짜?! 야. 케인이 영지 받았대!

태현 옆에서 일행들이 축하의 박수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고생하더니…!

-마계에서 혼자 고생하긴 했죠.

-근데 생각해 보니 케인 놈이 우리 끌어들인 거잖아? 영지는 혼자 받네?

-앗 그렇게 말하니 별로 안 불쌍해지는데.

“…….”

케인은 그다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머리가 아파졌다.

-그러면 지금 영지 가봐야겠네? 기다려줄까? 오래 걸릴 거 같으면 먼저 산맥으로 가 있을 건데.

-가… 가도 돼! 먼저 가 있어도 돼! 좀 걸릴 거 같아!

-…너 영지 어디 받았냐?

태현은 귀신같이 눈치를 챘다.

이 자식 뭔가 목소리가 수상한데?

기쁜 목소리가 아니야!

-…….

-귓속말 끊은 척하지 말고 대답해라.

-!!!

어떻게 알았지 이 자식!?

-노… 노….

-노리치? 노블랑? 둘 다 괜찮은 땅이고 국왕 영지니까 노릴 만….

-노드란체….

-…….

태현은 얼굴을 굳혔다.

거긴 또 어디야?

처음 듣는 땅이라는 건, 그만큼….

-노드란체는 거기잖아요. 태현 님. 프로즈란드 밑의 섬….

-…….

-…….

-그래. 열심히 해라. 케인.

-안 돼! 날 버리지 마!

-뭘 버리지 마야 미친놈아! 네가 그런 걸 받아놓고서!

지금 골짜기 관리만 해도 골치 아파 죽겠는데, 이상한 땅을 또 받아오는 그 패기에 태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케인이 엉엉 울자 태현은 머리를 싸매고 계획을 세워주기 시작했다.

‘아오. 이 자식.’

-일단 골짜기에서 한 번 해봤으니까 어떻게 하는지는 잘 알지? 동원 가능한 플레이어나 NPC 다 끌고 가서 근처 퀘스트 전부 해결하고 몬스터 처리해야 해.

영지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까놓고 말해서 골드와 사람이 있으면 됐다.

골드가 많으면 필요한 걸 계속 사며 건설을 할 수 있었다.

사람이 많으면 근처 퀘스트들을 깨서 영지 상태를 올리고 주민 NPC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각종 효과는 덤이고.

영지를 굴리는 게 대형 길드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솔플하는 플레이어는 영지 경영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파워 워리어 길드원하고… 아키서스 교단 사제들하고 성기사들은 좀 보내줄 수 있겠다. 요즘 좀 많이 생겼으니. 그리고 <은빛 검 기사단>도….

태현이 에랑스 국왕의 정신이 혼미할 때 뜯어낸… 아니, 그냥 받은 왕국 4기사단, <은빛 검 기사단>!

태현이 아끼고 애지중지하는 기사단이었다.

원래는 악마들이 영지에 찾아올 때를 대비해서 두고 있었지만, 지금 상태를 보면 잠깐 빌려줘도 문제는 없어 보였다.

워낙 영지 방어가 튼튼했으니까!

-그리고 뱀파이어하고 고블린하고 오크하고 거인도 좀 보내면….

-…잠, 잠깐. 너 지금 영지에 안 좋은 거 처리하려는 거 아니지?

-쯧. 머리가 좋아졌군.

-야!

케인은 울컥했다. 그러나 태현은 다시 말했다.

-근데 그거랑 별개로 넌 영지에 뭐라도 받아야 하지 않냐? 노드란체 들어보니까 주민 NPC는 엄청 적은데 근처 몬스터들은 많은 곳이라며. 뭐라도 데리고 가서 늘려야지.

-…으윽….

-이럴 땐 오크가 최고라니까? 눈만 감고 뜨면 NPC 숫자가 늘어나. 게다가 뱀파이어는 또 추운 날씨에 잘 버텨요. 거인? 거인은 돌만 먹어도 잘 먹지. 고블린들? 야. 그런 땅일수록 지하에 시설 많이 만들어야 하는 거 몰라? 얼음 폭풍 휘몰아치면 땅 위에서 그걸 그대로 맞고 있을 거냐?

-크… 크으윽….

반박할 수가 없다!

케인은 태현의 논리에 대답하지 못하고 끙끙 앓았다.

분명 맞는 말인데 왠지 데리고 가면 손해 볼 거 같아!

-근데 그렇게 해도 퀘스트 깨는 게 힘들긴 하겠군. 음. 내 퀘스트 멈추고 네 영지 가서 좀 깨주고 가야 하나….

-헉! 좋은 생각이 있어!

-??

-멍청한 바보들이 있다고!

케인의 말에 일행은 수군거렸다.

“자기 말하는 거 아니지?”

“인격이 분열된 거면 드디어….”

-그런 거 아니야 이 자식들아! 여기 오는 길에 정령왕 만났다고!

-!

태현은 깜짝 놀랐다.

-혹시 함정에 안 빠졌냐?

-응? 그런 거 없었는데?

케인은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태현은 그걸 듣고 더욱 놀랐다.

“그냥… 퍼줬다고?”

[카르바노그가 정말로 믿을 수 없다고 경악합니다!]

‘아니. 내가 냉기 정령 풀어준 걸로 그러는 거 아닐까?’

태현은 긍정적으로 이유를 추측했다. 정령왕이 선물을 베풀었고, 태현을 만나고 싶어하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냉기 정령을 풀어준 것을 위한 보답!

그러나 카르바노그는 냉정했다.

[아키서스의 이름은 그런 사소한 행동으로 커버가 될 이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원래 나쁜 사람은 가끔가다가 착한 짓 한 번 하면 착하게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긴 했다.

그러나 아키서스의 경우는 예외!

이제 와서 아키서스가 착한 일을 한다고 악마들이 ‘흠… 아키서스는 사실 착했구나!’ 하고 생각할 리가 있겠는가. ‘저 새끼가 우릴 우롱한다!’라고 하겠지.

‘…그러면 뭔가 원하는 게 있어서 부른 걸 수도 있잖아.’

[그건 그럴듯하다고 말합니다. 아키서스의 목이나 심장…]

‘…뭐든 간에 어쨌든.’

의심은 좀 줄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 갈 생각은 없었다. 굳이 정령왕을 지금 만날 이유는 없었으니까.

정말 아쉬우면 자기가 찾아오겠지!

-케인. 그러면 그놈들을 써먹겠다는 건가?

-어… 안 될까?

-아니. 네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기특해서….

“저는 좀 울었습니다.”

“부끄럽지만 나도 살짝 울었다.”

-아 옆에 있는 놈들 좀 닥치라고 해! 나 영지 개발해서 좋은 거 나오면 너희들한테는 국물도 없어!

“국물이나 나오기는 할까?”

“맹물만 나올 거 같은데….”

정수혁과 최상윤은 지극히 냉정했다.

솔직히 저 땅에서 뭐가 나오겠나!

나와 봤자 얼음하고 바닷물만 나오겠다!

그 비웃음에 케인은 이를 악물었다.

두고 보자…!

반드시 영지를 일으켜 세워, 꿀땅하면 노드란체의 이름이 나오게 하리라!

* * *

“그래도 발전하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요?”

케인이 불쌍했는지 이다비가 입을 열었다. 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개발 안 된 영지는 안 긁은 복권 같은 거니까.”

“골짜기처럼요?”

“골짜기는 긁은 다음에 불타버린 복권이지.”

“…….”

“…….”

모두가 숙연해졌다.

“뭐 있는지 대충 다 각이 나온 골짜기랑 달리 노드란체는 아예 플레이어들이 거의 가지 않은 섬이잖아? 열심히 퀘스트 깨고 개척하다 보면 뭐라도 나올 수 있겠지. 좋은 던전이나… 광산도 나쁘지 않고.”

“케인 씨 운 보면 그건 좀.”

“걔는 운이 좀….”

“…….”

동료들의 냉정한 평가!

“우리는 우리 퀘스트에만 집중하자고. 자이언 산맥이 만만한 곳은 아니니.”

태현이 자이언 산맥 공략에 동원한 건 당연히 <아키서스 포병대>였다.

다종족 특수부대!

거기에 지하 연합 고블린들에게 부탁해 <지하 연합 고블린 레인저>들까지 빌렸다.

‘산맥이라면 안으로 내려가야 할 일이 많을 테니 꽤 효과적일 거야.’

산맥이나 땅을 파다 보면 나오는 종족은 보통 드워프나 고블린이었다.

고블린이라면 이야기가 더더욱 편해질 것!

“저번에 깼던 곳은 빠르게 지나가고 더 위로 올라간다. 대회 스케줄도 있으니 너무 무리해서 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지도는 빠르게 채우는 게 좋겠지.”

태현은 자이언 산맥의 미완성 지도를 꺼내고 선을 그었다.

최대한 빠르게 산맥의 지도를 완성시킨 후, 산맥의 부족 NPC들이 사는 지역을 찾아 활성화시키는 게 목적!

퀘스트는 그다음이었다.

“좋아. 그러면 출발하자!”

“네!”

* * *

마계로 몰린 플레이어들은 태현이 예상한 것보다 더 많았다.

언제든지 오갈 수 있게 되자, 마계는 새로 열린 땅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것도 레벨 업 하기 좋고, 수많은 기회가 있는 미지의 땅!

예전에는 정말 능력 있는 탐험가 플레이어들만 갔다면 지금은 고렙 이상만 되면 ‘한 번 가볼까?’가 되었다.

마계에서 그렇게 많은 공략 파티들이 박살이 났지만 플레이어들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지워진 뒤 오래!

“근데 위험하지 않나?”

“에이, 그건 걔네들이 바보라서 그렇지. 그리고 요새 근처에 있으면 괜찮아. 걔네들은 멍청해서 밖에서 떠도느라 그런 거잖아.”

길드에서도 쫓겨나서 서러운데, 두 번 울게 만드는 플레이어들의 말!

쫓겨난 공략 파티는 피눈물을 흘리며 마계 요새의 퀘스트를 했다.

“이 자식들이 누구 덕분에 이렇게 편하게 지내는지도 모르고…!”

“근데 딱히 우리 때문은 아닌 듯?”

“시끄러워.”

-애들아. 마계에서 나가고 싶냐?

“!!”

그때 케인에게 날아온 귓속말.

마계의 공략 파티들은 눈을 크게 떴다.

-물… 물론이다!

-내가 새로 영지를 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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