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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991화 (991/1,826)

§ 나는 될놈이다 991화

“이 자식 떼어내 줘!!”

장웨이도 랭커였다. 탱커로 랭커까지 올라간 이상, 상대를 밀어내고 막아내는 스킬 두세 개는 있었다.

장웨이는 그걸 쓰지도 못했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어이없지만 태현의 기세에 기가 눌린 것이다.

스킬을 쓰는 사이 당할 것 같다!

결국 장웨이는 방어만 굳히고 동료들만 불러댔다.

그사이 태현은 무시무시한 스킬 콤보를 장웨이의 정면에 퍼부어댔다.

-아키서스의 저주, 아키서스의 돌격, 아키서스의 세 번째 공격, 치명타 폭발, 칼날 폭파!

무시무시하게 줄어드는 HP에 장웨이는 아찔함을 느꼈다.

보스 몬스터를 혼자 상대하는 것 같은 막막함!

이게 정말 같은 플레이어란 말인가?

넷이서 한 명을 상대하고 있는데도 막막했다.

* * *

탱커는 전체 HP가 장난이 아니었다. 사제처럼 빠르게 잡을 수는 없었다.

그걸 아는 해설자들은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김태현 선수! 힐러를 끊었습니다! 힐러를 끊었어요! 넷이 발을 묶으려고 덤벼드는데도 무시하고 끊는 데 성공합니다!

-첫 킬! 첫 킬을 기록합니다!

-지금 빠져야 하지 않을까요?! 김태현 선수… 아…! 장웨이 선수한테 덤벼듭니다! 탱커에요! 김태현 선수! HP가 몇 배나 많아요!

팬들도 걱정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너무 흥분했어! 빠져! 빠져야 해!

-저쪽이 완전 이를 갈고 있잖아! 1:1 교환이어도 이쪽이 손해야!

그러나 모두의 예상과 달리 태현의 머리는 냉정했다.

‘네 명. 네 명.’

온갖 스킬들이 사방에서 날아오고 본인도 각종 스킬들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갑게 유지되는 정신!

무시무시할 정도의 집중력이었다.

‘디버프 누적이 위험하긴 하군.’

아까 힐러를 미친 듯이 패느라 메시지창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대충 예상이 갔다.

아마 회피율을 엄청나게 내리는 스킬들일 것!

다른 게임단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태현의 미친 회피율은 예전부터 악명이 높았었고, 어떻게든 막을 방법을 준비들 해왔겠지!

‘보아하니 이 상태면 내가 폭탄을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

하지만 어림도 없지!

태현이 폭탄을 가차 없이 던지자 상하이 팬더즈 선수들은 경악했다.

자폭할 생각인가!?

콰콰콰쾅!

[회피에 성공…]

[회피에 성공…]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사디크의 권능, <화염 재생>으로 인해 화염을 흡수합니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높은 기계공학 스킬로 인해 받는 데미지가 줄어듭…]

태현의 HP가 평균 미만이니 얕본 모양이었다. 태현은 HP가 5% 미만인 상태에서도 싸울 자신이 있을 만큼 컨트롤에는 이골이 난 사람.

그런 사람이 HP 좀 깎인다고 폭탄을 안 쓰겠는가!

그리고 태현은 기계공학 스킬로 인해 폭탄 데미지를 덜 받는 데다가 사디크 권능까지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꽤 쏠쏠한 사디크 권능!

‘어? 생각보다 회피가 많이 뜨는데?’

태현은 의아해했다.

지금 쓰는 폭탄은 태현이 최근 제작한 <연쇄 산탄 폭탄>.

지하 연합 고블린들에게서 제작법을 배운 매우 쓸모 있는 고급 폭탄이었다.

특징은 안에 각종 재료 조각을 채워 산탄으로 쓰는 것!

한 번 폭발로 끝이 아니라, 조각마다 데미지가 따로 들어가니 스턴 걸기에는 이만큼 좋은 것도 없었다.

스턴 방지 옵션을 갖고 있어도 계속 맞다 보면 한두 대 정도는 스턴이 걸리는 것이다.

물론 대신 태현도 그만큼 많이 맞으니, 각종 디버프로 회피율이 확 깎인 지금은 각오를 했는데….

생각보다 회피가 많이 뜬다!

‘디버프가 생각보다 약한가?’

아무래도 적 쪽이 태현의 회피력을 잘못 판단한 것 같았다.

제대로 하려면 디버프를 더 걸어야 한다!

“크으윽… <전투 석상 소환>!”

미친 듯이 두들겨 맞던 탱커 장웨이가 어떻게든 시간을 벌기 위해 스킬을 썼다.

땅이 울리며 방패를 든 전사 형태의 석상이 올라오고 장웨이가 뒤로 빠졌다.

태현은 바로 무기를 교체했다. 고대의 망치가 활활 타오르며 빛을 발했다.

꽝!

‘미친!!’

장웨이는 소리 없이 비명을 질렀다. 방송이 아니었다면 벌써 몇 번이고 더 질렀을 것이다.

아까 비명을 지르며 죽은 힐러 팀원의 마음이 그제야 이해가 갔다.

태현의 공격이 자신한테 향해지는 건 정말로 무서웠다.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

“으아아! 제발 그만 쫓아와!!”

-방, 방금 장웨이 선수가 제발 그만 쫓아오라고 하지 않았나요?

-아하하. 본심이 나왔나 봐요! 이해는 갑니다! 장웨이 선수 시점으로 보세요! 진짜 무서울 겁니다! 김태현 선수 정말 집요해요! 진짜 탱커까지 자르려는 것 같습니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요? 혼자서 다 쓰러뜨리려는 건 아닐 거 아닙니까!

-맞아요! 보는 제가 다 아슬아슬해 죽을 거 같습니다! 김태현 선수, 또 폭탄을 터뜨리고 화염을 날려 시간을 법니다! 장웨이 선수! HP가 10%도 안 남았어요! 이러다 진짜 죽겠어요!!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은 맞을 만하면 맞고 피해야 할 정도면 피한다.

무슨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기민하게 반응하는 그 모습에 선수들은 질릴 대로 질렸다.

이렇게 강했나?

이렇게 강한 선수였었나?

태현이 강하다, 강하다 말만 들어봤었지 직접 대면하지 않아 그저 레벨이 높고 스킬이 좋은 플레이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잘못 생각했다…!’

‘오히려 과소평가한 거였다니!!’

태현의 강함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직접 맞부딪혀봐야 알 수 있는 그 무언가!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치명타 스택을 폭발시킵니다!]

[장웨이가 쓰러졌습니다!]

[<승자의 영광> 추가 버프를 받습니다!]

[현재 2킬 상태입니다!]

[이동 속도가…]

[공격력이…]

[……]

기어코 탱커마저 잘라버리는 태현!

“세 명.”

바로 돌아선 태현. 남은 선수 세 명과 눈이 마주쳤다.

아무리 최대한 피하고 흘려보내면서 싸웠다지만 태현의 HP도 절반 이상 깎이고, 각종 디버프가 누적된 상황.

전력을 다해 맞부딪히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세 명은 태현의 기세에 그대로 압도당했다.

“본진으로 빠지자! 합류해서 다시 싸운다!”

“김태현도 저 정도면 쫓아오진 못하겠지!”

언제 태현의 팀원들이 올지 모르니 빠져서 다시 한타를 노리려는 전략!

하지만 최악의 선택이었다.

애초에 태현은 정말 안 되겠다 싶을 때까지 닥치는 대로 상대를 죽일 생각이었던 것이다.

‘3인분 이상. 3인분 이상… 세 명까진 자르자!’

“세 명!”

“저거 진짜 미친 거 아냐?!?!”

리 차우는 아까 소환한 아이언 골렘 뒤로 빠지며 외쳤다.

상대도 너덜너덜해졌을 텐데 전혀 물러섬이 없었다.

‘고대의 망치.’

아이언 골렘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반격의 원.’

날아오던 마법 하나가 그대로 돌려져 나갔다.

‘화신의 함성!’

상태 이상을 해제하는 사자후가 펼쳐지면서 태현의 상태가 순간적으로 멀쩡해졌다.

‘치명타 폭발!’

빛이 리 차우를 휩쓸었다. 태현은 검을 들고 상대의 약점을 미친 듯이 난타해 나갔다.

* * *

-아! 김태현 선수!!! 장웨이 선수를 정말 잡았습니다!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정말 대단해요!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로 잡을 줄은 몰랐습니다!

-두 명이 잘린 이상 상하이 팬더즈 선수들은 후퇴할 수밖에 없어요! 이 상태로 승부라도 벌어진다면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일단 본진으로 후퇴해서 시간을 벌어야 해요!

-김태현 선수도 지금 많이 다친 상태니 회복을… 어… 어… 김태현 선수! 다시 돌격합니다!

열광하던 해설가들도 당황으로 말문이 막혔다.

설마 세 명째도 잡겠다고 덤빌 줄은 몰랐던 것이다.

다른 선수였다면 미친 사람 취급했겠지만….

지금 덤비는 건 김태현!

-잡… 잡을 수 있을까요? 만약 잡는다면….

-설마 다섯 명을 혼자….

해설가들도 조용해진 와중에 오로지 양 팀의 선수들만이 시끄럽게 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김태현 미쳤다!!

-우승… 우승이요! 우승!

-아니 유리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건… 이건 정말…!

-멍청이들아! 도망가지 말고 패! 아직 3:1이야! 김태현이 불리해!

-김태현한테 안 건 호구들 없죠?? 김태현한테 걸었죠? 무조건 돈 먹죠??

-아 미친 토토쟁이들!

-애국베팅을 하란 말입니다!

-중국 사람이지만 돈은 김태현한테 걸었다.

-썰렸다!! 리 차우 썰렸다!

-아직 안 죽… 어, 죽었네.

-죽었어! 죽었어!

-단 두 명! 단 두 명!

-트리플킬을 첫 경기에서! 미쳤다 진짜!!

-올킬! 올킬! 올킬! 올킬 가자! 제발!

세 명이 잘려 나가자 해설가들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지금 정신을 놓고 구경하고 있다니 내가 뭐하는 거야!

-샤오밍치, 블랙팬더 선수 후퇴! 후퇴합니다!! 아까와는 달라요! 정말 전력으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셋일 때는 견제하면서 후퇴했지만 둘이 되자 그런 것도 없었다.

한 명이라도 살겠다는 전략!

즉….

걸음아 나 살려라!

말이 전략이지 그냥 도망치는 것이나 전혀 차이가 없었다.

-상하이 팬더즈 팬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김태현 선수를 둘이서 어떻게 막겠습니까! 한 명이라도 살아야 합니다! 애초에 상하이 팬더즈 전술이 너무 안일했습니다!

-김태현 선수가 혼자서 휘저을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대비책을 더 짰어야 했어요! 역부족이었습니다!

상하이 팬더즈 쪽이 들으면 ‘네가 해봐 XXX들아!’라고 멱살 잡힐 소리를 해설가들이 하고 있었다.

우리가 그걸 몰랐겠냐!

했는데 안 된 거지!

그러나 해설가들은 멱살 잡힐 일이 없었기에 신나게 떠들어댔다.

-이해는 갑니다! 누가 이런 결과를 예상했겠습니까! 저희도 한 명, 많아 봤자 두 명 정도 잘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김태현 선수 혼자서 이렇게 박살을 낼 줄이야!

-팀 KL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제법 있었습니다. 이 경기가 끝나고 나면 그런 사람은 싹 사라질 겁니다! 설령 구성이 불안하더라도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김태현 선수가 앞에 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태현 선수가 네 명째를 자릅니다! 미쳤어요! 정말 미쳤습니다!!

-첫 번째 경기는 이미 윤곽이 드러난 같습니다! 남은 팀 KL 선수들이 점령을 진행하는데 상하이 팬더즈 선수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언덕 위에서 방패를 두고 잔뜩 긴장한 케인은 중얼거렸다.

“…도와주러 가야 하는 거 아냐?”

“김태현이 괜히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 믿고 기다려.”

“하지만….”

“케인 씨가 또 케인짓한다고 이릅니다.”

“아, 아니. 그냥 물어본 거잖아! 너희들은 시키는 대로만 하냐! 이 주체성 없는 놈들아!”

팀에서 가장 시키는 대로 잘하는 케인이 저런 말을 하니 어이가 없었다.

팀원 모두 쳐다보자 케인은 헛기침을 했다.

아래에서 미친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정반대되는 평화로운 상황!

-올킬!! 올킬에 성공합니다! 김태현 선수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김태현 선수… 어, 어? 어디로 가는 거죠? 왜 진지로 안 돌아가고 적진으로… 설마 지금… 설마 지금…!

-타오 첸 선수! 부활 지점 안으로 들어가야 해요! 지금 모르고 있습니다! 지금 모르고 있습니다!

죽으면 부활 지점에서 부활하고, 그 안에서는 공격도 안 받지만 스킬도 쓸 수 없었다.

그렇기에 가장 먼저 부활한 타오 첸은 부활 지점에서 나와 각종 스킬을 걸고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쪽으로 태현이 달려가고 있었다.

올킬로 인한 추가 버프를 달고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그 표정에 지켜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난리를 쳤다.

-안에 들어가! 안에 들어가!!

-들어가지 마! 그대로 있어!

-지금 스킬 걸 때가 아니야!! 소환하지 마! 멍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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