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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963화 (963/1,826)

§ 나는 될놈이다 963화

-하지만… 김태현이잖아!

설득력 100%의 말!

방송을 지켜보고 있던 전 세계의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저 말에 동감했다.

진짜?

진짜 하나??

-김태현! 대답 좀 해줘! 진짜 잡으려는 거야?

-이제까지 어디에서 무슨 퀘스트 하고 있었던 건지 제발 말 좀! 여기 골드 선물할 테니까!

-소용없어. 지금 김태현 채팅창 안 보고 있다.

-너 같으면 저 상황에서 채팅창 보고 있겠냐??

태현이 집중할 때면 채팅창을 보지 않고 하는 건 이미 유명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기에 있는 걸까??

제발 조금이라도 알려줘!

-움… 움직인다!

-스킬 쓴 상태야!! 진짜 공격하려나 봐!!

수천, 수만 개가 넘는 반응들이 일 초가 지나기도 전에 쏟아져 내려왔다.

[현재 접속자가 많아 새로 접속할 수가…]

-아오 이 빌어먹을 서버!!

-서버 관리 안 하냐!!

뒤늦게 들어온 플레이어들은 방송 화면이 뜨지 않자 분노해서 고함을 내질렀다.

개인 방송은 외부 판온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것이기에 판온과 달리 접속자가 많으면 멈출 수밖에 없었다.

물론 서버 관리 안 한다는 말은 매우 억울한 말이었다.

원래 십만 명이 몰려와도 거뜬한 서버!

태현의 방송에 몰리는 숫자가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다.

남들이 꾸준히 방송해서 모은 숫자를 가끔가다가 한 번 방송하는 것만으로도 뛰어넘는 괴력!

지금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보낸 골드가 쌓이고 수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질문이 순식간에 채팅창을 뒤덮고 있었다.

물론 그런 상황은 꿈에도 모른 채, 태현은 눈을 부릅뜨고 아래의 푸르네우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용용아. 진짜 집중 잘해야 한다.

-알고 있다. 주인이여.

까딱해서 <신의 예지>가 가르쳐 준 길 밖으로 움직였다가는 푸르네우스가 먼저 반응할 수 있었다.

그 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실패하면 진짜 목숨을 건 술래잡기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

팟!

용용이가 전력을 다해 날개를 펴고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용용이 자체도 뛰어난 마법사.

각종 버프 스킬을 걸고 궤도를 틀며 날아가는 그 속도는 장난이 아니었다.

태현은 창을 움켜쥐었다. 에다오르의 영혼으로 올라간 힘 스탯이 어마어마한 괴력을 발휘했다.

‘셋.’

푸르네우스가 타고 있는 아이스 드래곤의 모습이 보였다. 온몸이 얼음으로 된 아이스 드래곤은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니었다. 골렘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푸르네우스가 직접 소환해서 타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그 위력은 짐작이 가능했다. 실제로 대형 길드 파티들을 쓸어버릴 때도 활약을 했었고.

‘둘.’

푸르네우스의 가슴팍이 정확히 보였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푸른 수정색 육체.

[카르바노그가 저거 완전 성기사이즈킹 길드 같은 놈이라고 욕합니다.]

‘…집중 안 되게 말 걸지 마! 하나!’

카르바노그가 웃긴 탓에 태현은 입술을 질끈 깨물어야 했다. 그 모습에 방송은 다시 한번 뒤집어졌다.

-개 멋 있 어

-봤냐?? 이 악무는 거?

-김태현 채팅창 보는 거 아님? 서비스 정신이 장난이 아닌데??

-지금 악마 공작 잡으러 가는데 당연히 저러겠지!

설마 카르바노그가 옆에서 웃겨서 그런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는 사람들!

이윽고 태현과 용용이가 은신을 뚫고 푸르네우스의 머리 위에서 나타났다.

‘지금!’

-!

[빙결공 푸르네우스가 당신의 접근을 알아차립니다!]

메시지창이 떴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이 거리에서 뜨는 것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던 것이다.

태현은 창을 들어 올렸다.

노리는 것은 푸르네우스의 머리!

-에다오르의 지옥 강격!!

무시무시한 위력이 담긴 창이, 공간을 찢는 소리를 내며 그대로 내리꽂혔다.

콰드드드드득!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아키서스 검법의 효과로 푸르네우스에게 약점이 생겨납니다!]

[에다오르의 지옥 강격이 빙결공 푸르네우스의 얼음 결계를…]

[지옥의 가호가 빙결공 푸르네우스의 서리 저주를…]

[에다오르의 영혼 칼날이 추가 데미지를…]

[……]

수십 개가 넘게 뜨는 메시지창.

에다오르의 각종 스킬들이 푸르네우스의 각종 스킬들과 만나 충돌하고 부서지고 있었다.

그런 메시지창은 빠르게 넘기고 태현은 필요한 메시지창 몇 개만 확인했다.

[칭호: 멸마의 영웅을 얻었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멸마의 영웅:

대륙의 영웅들 중 마계에 발을 디딘 영웅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 영웅들 중 마계의 지배자인 악마 공작의 가슴에 무기를 겨눈 영웅은 정말 한 줌뿐. 당신의 이름은 역사에 남습니다!

대륙의 선 성향 교단 상대로 원정대 소집 가능.

“!”

[골드 드래곤 용용이가 위대한 업적으로 인해 커다란 명성을 얻습니다!]

[골드 드래곤으로서의 힘을 회복합니다!]

[골드 드래곤들이 용용이의 명성을 듣고 찾아올 수 있습니다.]

[빙결공 푸르네우스가 커다란 타격을 입습니다!]

[빙결공 푸르네우스가 체력의 절반 이상을 잃습니다. 육체가 무너집니다!]

[빙결공 푸르네우스의 마법이 해제됩니다!]

[정령들과의 계약이 파기됩니다.]

[빙결공 푸르네우스의 정령들이 폭주합니다!]

“?”

[???]

태현과 카르바노그 모두 메시지창에 깜짝 놀랐다.

‘풀려난다며!?’

[아, 아니… 지옥 마력이 뭔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일으킨 거 같다고 카르바노그가 변명합니다!]

‘야!’

[어쨌든 푸르네우스 명령은 안 들을 거 아니냐고 말합니다!]

쿠오오오오오-

사방에서 불길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주변을 돌아다니던 냉기 정령들이 몸을 부풀리며 폭주할 준비를 했다.

지옥 마력과 정령의 힘이 뒤섞인 강렬한 에너지!

‘이럴 때가 아니지!’

태현은 다시 정신을 되돌렸다.

지금 정령들이 폭주하거나 말거나 중요한 건 푸르네우스였다.

푸르네우스는 어떻지!?

-감… 감히….

수정으로 된 육체가 머리부터 가슴까지 박살이 났지만 푸르네우스는 죽지 않은 상태였다.

악마 공작은 급소 좀 맞는다고 바로 죽지 않았다.

-에다오르… 네놈이 미친 것이냐!

“…흥! 네가 아다드와 내 연합을 막아낼 수 있겠나!”

무슨 소리인가 했던 태현이었지만 바로 알아차리고 말을 맞췄다.

지금 푸르네우스는 아다드+에다오르가 연합해서 쳐들어온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고급 화술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푸르네우스가 완전히 속아 넘어갑니다!]

[화술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그 지팡이는 내 것이다!”

-어, 어?

포갈로가 당황해서 머뭇거리는 사이 태현은 재빨리 손을 휘둘러 포갈로의 손에서 가짜 지팡이를 뺏었다.

포갈로는 뭐하는 짓인지 알 수가 없었다.

‘뭐하는 거냐??’

그보다 상대가 아키서스의 화신인지 에다오르인지도 헷갈렸다.

에다오르로 변신한 것 같긴 했는데….

설마 진짜 에다오르를 고용한 건 아니겠지?

‘내가 미쳤나. 그게 말이 될 리가 없잖아!’

하지만 아키서스의 화신이라면 왠지 될 것 같아서 무서웠다.

“푸르네우스. 네놈의 시대는 끝났다. 죽어라.”

태현은 말과 함께 창을 휘둘렀다. 푸르네우스는 몸통이 박살 난 상황에서도 바로 마법을 사용해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태현이 노리는 건 다른 곳이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아이스 드래곤!

푸르네우스가 타고 다니는 강력한 소환수를 노린 것이다. 만약 도망치게 될 경우 상대의 발부터 묶으려는 치밀함이었다.

[카르바노그가 다시 한번 감탄합니다!]

-지옥 마력 유성우! 끝없이 흐르는 붉은 강! 붉은 차원의 문! 최상급 악마 소환!

창으로는 아이스 드래곤을 연신 두드리며 동시에 광역 마법과 소환 마법을 사용하는 태현!

어마어마한 기세에 기습을 당해 크게 얻어맞은 푸르네우스는 이를 갈며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푸르네우스가 자신의 영역에서 마력을 끌어옵니다!]

[데미지가 빠르게 회복됩니다!]

-절대 영도의 방패! 서리 거인의 가호! 서리 거인의 주술! 영혼 정지의 저주! 얼음 관의 속박!

악마 공작은 과연 괴물이었다.

그렇게 얻어맞았는데 1초도 지나지 않아 바로 마법을 사용해 상태를 회복시키고 방어에 들어갔다.

불리한 상황에서는 일단 방어한 다음 회복하고 나서 역습하려는 계획!

초조해질 법도 했지만 태현은 냉정했다.

애초에 푸르네우스를 잡는 건 이번 목적에 들어있지도 않았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용의 파멸>이 드래곤을 상대로 추가 데미지를 가합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용의 파멸>이 드래곤을 상대로 추가 데미지를 가합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퀘에에에에에에엑!

비명을 지르는 아이스 드래곤! 아이스 드래곤은 재빨리 비행해서 거리를 벌리려고 했지만, 한번 기회를 잡은 태현은 누구보다도 끈질긴 사냥꾼이었다.

-용의 추락, 용의 파멸!

[<용의 추락>이 아이스 드래곤의 비행을 봉인시킵니다!]

쿵!

[<용의 파멸>이 아이스 드래곤에게 추가 데미지를 넣습니다!]

[아이스 드래곤이 쓰러집니다!]

[마계의 공포, 아이스 드래곤을 쓰러뜨렸습니다!!]

[칭호: 드래곤 슬레이어를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칭호: 드래곤 전문 사냥꾼을 얻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

용용이가 떨떠름해하는 게 느껴졌다.

‘내가 얻으려고 얻은 게 아닌데…!’

어쩌다 보니 용을 두 마리나 잡아서 그렇지 원래 용에게는 별 감정 없어!

[푸르네우스가 데미지를 더욱더 빨리 회복시킵니다!]

-에다오르! 이 죽일 놈이!

자신의 탈것이 죽는 동안에도 단단히 방어만 하고 있던 푸르네우스가 힘을 회복했는지 한 손에 창을 들고 집어 던졌다.

‘이크.’

태현은 기겁하며 용의 파멸을 휘둘러서 맞섰다. 저게 잘못해서 용용이한테도 맞으면 최소 중상이었다.

푸르네우스는 맨몸으로 땅 위에 섰다. 데미지는 다 회복되지 않았고, 탈것도 잃어버렸지만 그 기세는 살벌했다.

태현은 침을 삼켰다. 상대의 동작을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됐다.

놓치는 순간 죽는다!

-비열하기로는 아키서스보다 더한 놈들이로구나! 둘이 그렇게 싸울 때는 언제고 연합을 하다니. 악마 공작으로서 명예도 없는 쓰레기들!

“흥. 안 들린다.”

-죽어라!

푸르네우스는 공격을 시작했다. 그 유명한 얼음창이 던져지자 허공에서 폭발해 사방으로 얼음이 꽃피었다.

[푸르네우스의 냉기가 당신의 몸을…]

-사디크의 화염 룬!

[사디크의 화염 룬이 에다오르의 지옥 마력에 데미지를 입힙니다!]

[에다오르의 권능들이 약해집니다!]

‘젠장. 사디크도 신이었지.’

신성 스킬인 만큼 에다오르의 스킬과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냉기에 저항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태현은 몸에 화염을 붙이고 비행을 계속했다. 푸르네우스도 약이 올랐는지 연속해서 창을 던져댔다.

-내려와라, 에다오르! 맞설 용기도 없나!

“없다!”

-…못 본 사이 아주 아키서스 같은 쓰레기가 되었구나, 이놈!

한 번 창을 피할 때마다 뜨는 메시지창!

[대단한 곡예로 인해 용용이의 비행 능력이 오릅니다!]

[운전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이러다 고급 찍겠군.’

푸르네우스의 공격 한 번 한 번을 피할 때마다 심장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태현이야 어지간하면 <신성 권능>과 행운 스탯으로 회피가 뜨겠지만 용용이는 아니었다.

만약 용용이가 맞을 것 같으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아키서스 권능을 써야 했다.

‘…푸르네우스가 눈치채게 하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까지 왔으니, 끝까지 에다오르와 아다드한테 일을 떠넘기고 싶었다.

훌륭한 아키서스의 마음!

[카르바노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응원합니다. 할 수 있다고 외칩니다!]

‘그래. 할 수 있다!’

반드시 아키서스의 권능을 감추고 시간을 끌어 이 문제를 둘에게 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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