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956화 (956/1,826)

§ 나는 될놈이다 956화

‘뭐 어느 신인지 중요하진 않지….’

지금 중요한 건 거울의 성능!

-사용.

[<신이 만든 잊혀진 차원의 거울>을 사용했습니다.]

[현재 위치는 빙결공 푸르네우스의 성입니다.]

[거울을 사용하면 빙결공 푸르네우스의 성과 해당 지점이 연결됩니다.]

“!!”

태현은 이 거울이 어떤 물건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거울과 해당 지점을 연결해 주는 강력한 물건!

‘이건… 대박이다!’

마계의 문제는, 대륙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었다.

마계로 올 때는 세계수를 타고 왔지만 마계에서 대륙으로 돌아갈 때는 거기서 방법을 새로 찾아야 하는 것!

그리고 마계에서 대륙으로 가는 차원문 같은 건 보통 악마 공작들이 꼭꼭 숨겨 놓았다.

언젠가 대륙으로 갈 때를 대비해 자기 손아귀에 잘 숨겨두는 것이다.

덕분에 마계의 난이도는 몇 배로 뛰었다.

마계에서 살아남는 것도 힘든데 대륙으로 돌아가려면 저런 차원문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거울 하나면 마계와 대륙을 오갈 수 있다!

‘이건 무조건 골짜기다.’

위험 요소도 있었지만, 이건 무조건 골짜기와 연결시켜야 했다.

앞으로 마계에 올 놈들, 마계에서 돌아갈 놈들이 모두 다 골짜기를 이용한다면?

‘그 골짜기’란 단어의 의미가 달라질 것!

지금처럼 미친놈들이 절반인 영지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대도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카르바노그가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카르바노그가 보기에 그 골짜기는 이미 저주 받은 골짜기였다.

아키서스 교단의 본거지가 거기 있는데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영지 스탯이 좋아지고 커져도 거기 영지민들은 계속 이상한 놈들만 모일 거 같다!

영지민들 구성 보면 이미 망한 상태였다.

오크, 거인, 뱀파이어, 고블린, 돌연변이, 악마….

정말 이렇게 모아놓기도 힘들 정도의 종족 구성!

뭐 이런 곳이 있단 말인가.

‘카르바노그. 내가 비록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영지를 극단적으로 운영하긴 했지만….’

모든 면에서 훌륭한, 군사 좋고 치안 좋고 경제 좋고 문화 좋은 완벽한 영지를 태현이라고 왜 갖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러지 못했던 것일 뿐!

골짜기는 아무것도 없는 폐허 수준이었고 빠르게 발전시키려면 뭐라도 있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포기했던 꿈을 이룰 때가 왔다.

가자!

극단적인 영지가 아닌, 객관적으로 봐도 완벽한 영지로!

‘아. 그리고 지원도 불러와야겠군.’

선발대로 올 때는 혹시 몰라서 최소한의 인원만 왔지만, 골짜기와 연결할 수 있다면 그런 건 상관이 없었다.

골짜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 일은 몇 배나 쉬워질 것이다.

* * *

파지직, 파직!

파지지지직!

[<신이 만든 잊혀진 차원의 거울>의 차원문이 생성됩니다!!]

[아키서스 신전의 기도상 밑에 차원문이 열렸습니다.]

“어? 뭔 차원문이지?”

“흠.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가고 보자!”

“맞는 말이야. 뭔지 모를 때는 일단 해봐야지!”

“????”

새로 온 플레이어들은 대화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방금 내가 제대로 들은 건가?

-안 됩니다! 다가오지 마십시오!

-이 차원문은 위험합니다!

펠마스와 갈락파드의 지시를 받은 아키서스 사제 NPC들이 재빨리 나서서 말렸다.

그러자 플레이어들은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 버렸다.

“우우우! 우리 차원문 이용하고 싶다!”

“저기에 들어가면 분명 행운이 오를 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고!”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 여긴 마계와 연결된 차원문입니다!

“!!”

“마, 마계?”

-그렇습니다. 폐하께서 마계에서 여신 차원문입니다. 극도로 위험하니 접근하시면 안 됩니다.

“들… 들어가면 혹시 이용권 주냐?”

“…….”

-…안 줍니다.

“혹시 뭐 자원자 안 받나? 가서 폭탄 역할 할 수 있는데.”

-안 받습니다!

“저희도 마계 갈 수 있습니다! 보내만 주십시오!”

“맞습니다! 이용권만 주시면!”

“저는 투기장 입장권!”

“저는 특수 기도 신전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크흠, 그러면 저는 상급 기도만 좀….”

각자 자기들이 평소에 원하는 걸 외치는 플레이어들!

물론 그런다고 갑자기 마계로 보낼 리는 없었다. 아키서스 사제들은 단호하게 외쳤다.

-여러분들이 필요하게 될 경우 퀘스트를 내려 모집할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오! 곧 퀘스트가 나온다는 건가!”

-아니 필요하게 되면 퀘스트를 낸다고….

“다들 들었지! 곧 마계 퀘스트가 열린대!”

“사람들 모아서 기다려야지!”

-…….

-저놈들은 무시하고 우리 일을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 그러자.

아키서스 교단 NPC들은 플레이어들을 무시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태현이 내린 지시는 간단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차원문 근처에 방어 제대로 해놔라!

마계에서 대륙으로 갈 수 있다는 건, 재수 없을 경우 악마들이 거울을 타고 대륙으로 갈 수도 있다는 뜻.

그럴 경우 골짜기는 정말 위험했다.

아키서스한테 원한 쌓인 모든 악마들이 줄을 서서 가려고 할 것!

미리미리 준비해놔야 했다.

다행히 아키서스 교단은 태현 덕분에 악마를 상대할 방법은 충분했다.

-차원문 위로 감옥을 짓는다!

거대한 규모의 악마 감옥!

아키서스 포병대들이 데리고 다니는 악마 우리를 거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태현이 마계에서 발견한, <아키서스의 봉인 감옥> 정도는 아니어도 아스비안 제국의 드워프들이 만든 악마 감옥도 강력한 감옥!

한번 들어오면 악마들의 마력을 쭉쭉 빨아먹는 사악한 장치였다.

-큭큭. 악마 놈들 나오기만 하면 그대로 붙잡히겠지.

-큭큭큭. 멍청한 놈들 같으니라고.

아키서스 교단 사제들은 사제들이 지으면 안 되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건설을 준비했다.

역시 교단 NPC들은 교황의 영향을 받기 마련!

* * *

태현은 일단 돌연변이들, 정확히는 <아키서스의 키메라>들을 불렀다.

마계에서 가장 적합한 인재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르케메 장로는 무슨 일로 여기 온 거지?”

키메라들 사이에 있는 고블린 장로 자르케메!

지금쯤 영지에서 <황제의 재봉소>를 설치하고 신나게 재봉 스킬을 전파하고 있어야 했는데?

“폐하! 기회입니다!”

“뭔 기회?”

“마계에는 뭐가 있습니까?”

“악마들?”

“악마들 말고 말입니다.”

“흠… 에너지 효율 좋은 악마들?”

“…그것도 악마잖습니까. 폐하! 마계에는 악마 놈들이 세운 성이 있습니다!”

“!”

“위대한 고블린의 혼을 갖고 계신 대영웅 김태현 폐하! 폐하 같은 영웅에게 어울리는 성이 무엇인지 예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그건 바로… 악마 놈들이 세운 성입니다!”

‘저거 욕 아닌가?’

[카르바노그가 고블린이니까 이해해 주자고 합니다.]

악마성 훔치는 게 어울린다는 건 뭔가 욕처럼 들렸다. 하지만 태현은 얌전히 듣고 넘겼다.

“폐하께서 마계에 계시고 또 차원문을 여셨다는 말을 듣고 이 자르케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 그래.”

재봉술을 좋아한다지만 기본적으로 자르케메는 고블린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종족의 본능!

“폐하! 부디 악마 놈들의 성을 개조해서 폐하에게 바치는 걸 허락해 주십시오!”

<악마의 움직이는 성-지하 연합 고블린 퀘스트>

고블린들은 기본적으로 남의 걸 훔치고 개조하는 걸 좋아한다.

크고 아름다운 것을 훔치고 개조할수록 더더욱 좋아하는 것이 고블린!

고블린 장로 자르케메는 당신이 마계에 간 김에 악마들의 성을 훔쳐서 개조하기를 원한다.

그게 얼마나 위험하든, 뒷감당을 어떻게 하든 간에 그건 중요하지 않다.

만약 훔치지 않으면 불만을 가진 고블린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보상: ?, ????

‘…생각보다 퀘스트가 무서운데?’

태현은 이미 악마들과 원한을 쌓을 대로 쌓았으니 망정이지, 악마와 원한이 없는 사람이 이런 퀘스트 떴으면 상당히 위험했을 것이다.

퀘스트를 포기하면 고블린들이 난리를 칠 것이고, 퀘스트를 받아들이면 악마들이 난리를 칠 테니까.

하지만 태현은 악마들과 이미 사이가 충분히 안 좋은 사람!

성 하나 더 훔친다고 뭐 달라지겠는가!

“아주 좋은 생각이다, 자르케메!”

태현은 바로 받아들였다.

자기가 나서서 부탁해도 모자랄 일을 저렇게 나서주다니.

고마울 뿐!

“하지만 자르케메. 현실적으로 무리 아닌가 싶은데… 방법이 있나?”

태현도 악마 성 훔치는 걸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리라서 아예 제외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고블린들을 데리고 오는 것도 문제고, 재료도 문제고, 악마들한테 안 들키게 개조하는 것도 문제고….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

지금 차원의 거울을 얻어서 문제가 꽤 해결됐다지만, 아직 남은 문제가 많았다.

“후후. 폐하. 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저희 지하 연합의 고블린들이 있지요.”

“아, 고블린들이 도와주러 와주는 건가?”

만약 지하 연합의 고블린들이 도와주러 와준다면 엄청나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재료부터 시작해서 성을 개조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매우 단축!

“이미 오고 있습니다만.”

“…….”

빨라!

태현은 몰랐지만 자르케메는 마계의 차원문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지하 연합 고블린들을 호출한 것이다.

-야! 악마 성 개조할 기회 왔다!

-오오 지금 갑니다!

파아아앗!

거울이 빛나더니 거기서 지하 연합 고블린들이 우르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고블린들은 보기만 해도 묵직해 보이는 배낭을 잔뜩 짊어지고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서 골렘까지 대동하고 있었다.

태현은 그 모습에 진한 감동을 느꼈다.

“너희들…!”

“폐하! 뵙고 싶었습니다!”

마계에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충성심!

[카르바노그가 쟤네들 눈이 좀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하하. 네가 잘못 봤겠지.’

[카르바노그가 정신 차리라고 말합니다!]

고블린들의 눈빛은 광기로 반짝이고 있었다.

골짜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눈빛!

“폐하. 일단 괜찮은 성을 찾아야 합니다. 저희가 돕겠습니다!”

고블린들은 침을 튀겨가며 어떤 성이 좋은지 떠들기 시작했다.

성이면 환장하는 고블린들!

“고블린 격언에 따르면 성은 일단 배산임수여야….”

“좌청룡 우적룡이라고 아십니까? 일단 블루 드래곤과 레드 드래곤이….”

“아, 일단 성 재료가 중요하다니까? 지리가 뭐가 중요합니까. 어차피 부스터 달고 공중에 띄울 텐데. 뭘로 지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저 꼰대들한테 속지 마십쇼.”

“뭐… 뭐라? 우리가 성 개조할 때 마빡에 피도 안 말랐던 놈이 감히…!”

고블린들은 이 성이 좋니 저 성이 좋니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물론 저런 대화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태현은 무시하고 물었다.

“지금 성 개조할 능력이 되나? 그리고 개조 들어가면 얼마나 걸리지?”

“폐하! 저희가 황제의 성을 개조할 때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든 건, 성을 처음부터 개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완성된 성이라면 별로 어렵지도 않습니다.”

“그래?”

“그리고 기간은… 짧으면 며칠이고 길면 일주일.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 목표는 이 성이다.”

“어….”

“잠, 잠깐. 여기 성 안이었잖아?”

그제야 고블린들은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은 것 같았다.

“이 재질은… 오오….”

“꽤 가벼운 게 부스터로 띄우기 좋아 보이는데?”

“할짝할짝. 맛이 꽤 괜찮군.”

고블린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성을 파악하려고 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괴상할 뿐!

-퀘에엑. 우리보다 멋진 놈들이다.

-퀘엑. 가까이 해야 한다.

아키서스의 키메라들도 꺼려할 정도로 이상한 모습!

그래도 제정신인 고블린은 있었다.

“그런데 폐하. 이 정도 성이라면 분명 주인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어… 음. 악마 공작의 성이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