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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933화 (933/1,826)

§ 나는 될놈이다 933화

“으아아악! 나 죽는다!”

케인은 일단 비명부터 지르고 봤다.

잘 모르겠지만 죽을지도 몰라!

[아키서스의 노예입니다! 푸른 금속 인간의 변이에 행운 보너스를 받습니다!]

[현재 행운 스탯이 매우 높습니다! 변이에…]

[현재 아키서스의 신성 영역에 들어서 있습니다! 변이에…]

[금속 근육을 얻습니다! 물리 방어력이 늘어납니다!]

[마력 방해 뿔을 얻습니다! 일정 확률로 마법을 방해합니다!]

[산성 혈액을 얻습니다! 공격당할 시 일정 확률로 적에게 데미지를 줍니다!]

[세 번째 팔을 얻습니다!]

[네 번째 팔을 얻습니다!]

[다섯 번째 팔을 얻습니다!]

[여섯 번째 팔을…]

[칭호: 아수라를 얻었습니다!]

[세 번째 눈이 진화합니다! 직감이…]

[……]

[……]

“오…?!”

태현은 감탄했다.

지금 케인은 마치 포X몬을 진화시킬 때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카르바노그가 진화에 감탄합니다!]

-주인이여! 정말 멋지다!

개멋있어!

삼두육비(三頭六臂)란 말이 있다.

머리가 세 개에 팔이 여섯 개 달린, 신화에서나 나오는 아수라!

케인은 머리가 하나긴 했지만 팔은 여섯 개 달고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변이가 끝나자 케인은 절규했다.

“이게 뭐야!!!!!!!!!!!”

* * *

케인이 제정신을 차리기까지 30분 정도가 걸렸다.

“케인. 근데 진짜 멋있다.”

“내가 원하는 멋있음은 이런 게 아니야….”

스미스 같은 좀 미남형 멋짐!

이런 걸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케인은 점점 더 근육질 괴수 같은 멋짐으로 가고 있었다.

“머리도 늘었으면 좋았을 텐데….”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태현은 재빨리 말을 돌렸다.

‘잠깐. 이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케인의 상태를 하나하나 점검해 보던 태현은 감탄했다.

케인은 불평했지만 사실 배가 부른 소리였다.

케인은 어마어마하게 이득을 본 것이었다.

외모는 아수라처럼 변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물리 방어력 오르고 마법 저항력 오르고 각종 공격력에….

팔 6개인 건 솔직히 부러웠다.

케인 같은 탱커는 익숙해지기만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으윽. 팔 어색해!”

퍽!

케인은 자기 팔로 자기 머리를 때리고 있었다. 태현은 못 본 척 했다.

‘푸른 금속 인간… 처음에는 상종 못할 놈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쓸 모가 있잖아?’

플레이어들이 왜 육체 변이를 꺼리는가?

좋은 게 뽑힐지 나쁜 게 뽑힐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운이 좋아서 <강철 피부>나 <암석 피부> 같이 방어력에 좋은 육체 변이 옵션을 뽑는다면 모를까, 꽝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태현은 여기서 의외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아키서스의 힘과 푸른 금속 인간이 결합한다면?

‘신전에 앉혀 놓고 악수회라도 열까?’

푸른 금속 인간은 친구 생겨서 좋고, 사람들은 공짜로 스탯 올리거나 능력치 올릴 수 있어서 좋고!

물론 꽝도 어느 정도 나올 것이다.

케인이야 아키서스의 노예 버프에 태현의 권능 버프까지 받았던 거고, 신전 사제들의 힘은 거기까지 안 갈 테니까.

하지만….

0.01% 확률로 나오는 아이템을 뽑기 위해 몇천만 원을 지르는 게 사람이었다.

좋은 거/나쁜 거 확률이 반반만 돼도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릴 것이다.

“너, 이름이 있나?”

-없다….

“내가 이름을 지어주지. 넌… 아키서스맨이다.”

“???”

[???]

-너무….

푸른 금속 인간이 당황하자 케인이 속삭였다.

“화내잖아! 너무 대충 지어서!”

-…멋진 이름이다…! 흑흑흑….

“야! 울지 마!”

아키서스맨이 울려고 하자 케인은 기겁해서 말렸다. 아까처럼 또 주변이 휘말릴라!

“아키서스맨. 네게 좋은 장소가 있다.”

“그 골짜기겠지….”

[그 골짜기일 거라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물론 맞았다. 바로 그 골짜기였다.

* * *

“오오! 폐하!!”

“걱정하느라 밤에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고블린들은 태현이 나오자 호다닥 달려들었다.

“…그런데 이분은…?”

고블린들은 멈칫했다.

케인이 들어갔을 때랑 너무 많이 달라진 것이다.

특히 팔이!

“원, 원래 팔이 여섯 개였나?”

“그랬던 거 같기도….”

“원래 좀 특이하게 생겼었잖아.”

수군거리는 고블린들. 케인은 울컥했다.

“맞다. 얘가 팔이 늘어나서 방패를 좀 더 들려주고 싶은데, 혹시 괜찮은 무기 있나?”

“물론입니다! 따라오십시오!”

[현재 지하 연합 고블린들 사이에서 공적치 포인트가…]

[친밀도가 매우 높습니다!]

[고블린들을 위해 해준 일들 때문에 고블린들이 공적치 포인트를 받지 않습니다.]

‘천국인가?’

태현은 천국이 있다면 공짜로 아이템을 팔고 천사들이 일을 해주는 곳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여기가 바로 천국!

[카르바노그가 아키서스는 절대 천국을 지배하면 안 될 거 같다고 중얼거립니다.]

“그런데 폐하.”

“푸른 금속이라면 물론 찾아왔지.”

“오오! 대단하십… 아니, 그걸 여쭤보려는 게 아니라… 저 뒤에 있는 건 누굽니까…?”

웬 처음 보는 금속 골렘이 어색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으아아악! 광산 돌연변이들이다!”

-퀘에엑! 우리 나쁘다! 우리 나쁘다!

“당당하게 자기가 나쁘다고 말하다니, 무서운 놈들! 고블린 골렘척탄병! 빨리 와라! 막아야 해!”

“아니. 진정해라. 저놈들은 쟤 부하야.”

태현은 케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고블린들은 깜짝 놀랐다.

“저 말도 통하지 않는 돌연변이들을 복속시킨 겁니까? 대체 어떻게?”

“어, 그러니까, 음… 진심?”

사실 케인이 쟤랑 종족이 비슷해서 서로 말이 통하더라~ 라고 어떻게 말하겠는가.

말하는 순간 고블린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할 것이다.

-케인 님 영웅인 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이 좀 이상하게 생기긴 했어.

“진심! 역시 폐하십니다!”

지하 연합 고블린들은 감동의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역시 우이포아틀 같은 폭군의 모가지를 딴 영웅은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

뒤의 아키서스 키메라들은 같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뭔지는 모르지만 쟤네가 우니까 같이 우는 키메라들!

덕분에 처음 보는 금속 골렘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 * *

-왜… 여기에 들어가야 하나…?

“네가 맨몸으로 있으면 너무 위험하잖아.”

태현은 즉석에서 간이 골렘을 만들었다. 말이 골렘이지, 아키서스맨을 가두기 위한 봉인에 가까웠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닿거나 하면 대참사!

골짜기 깊숙한 곳에 전용 신전을 만든 다음 거기다가 풀어놓을 생각이었다.

-그렇군… 친구 없는 놈들이 날 질투해서 공격을….

“??”

묘하게 긍정적인 아키서스맨!

“케인. 얘 좀 보고 있어. 고블린들하고 검 좀 만들고 올 테니까.”

“어? 다른 일행들은?”

“아. 그래.”

태현은 고블린들의 기지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일행들을 불렀다.

“같이 보면 되나요?”

“아니. 케인 빼고 저기 다가가지 말라고.”

“!!!”

* * *

[<지하 연합 고블린들의 위대한 대장간>을 직접 보았습니다.]

[대장장이 기술 스킬이 오릅니다.]

[기계공학 스킬이 오릅니다.]

[<지하 연합 고블린들의 위대한 대장간>은 이제까지 본 대장간 중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시설입니다!]

[황제의 성을 훔쳐 개조한 이 대장간에서 아이템을 제작할 경우 추가 효과가 부여됩니다!]

[대장간의 화력이 부족해 만들지 못했던 아이템들의 제작이 해금됩니다.]

[폭탄 아이템의 위력이 증가합니다.]

[무기의 능력이…]

부럽다!

태현은 고블린들의 대장간을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태현 영지에 있는 대장간도 판온에서 찾기 힘든, <악마의 대장간>과 <천사의 대장간>이었다.

다른 길드들이 하나라도 갖고 싶어할 정도의 유니크한 시설!

그러나 여기 지하 기지의 대장간은 그 시설과는 규모의 차원이 달랐다.

작은 요새 크기만 한 대장간!

“저희 대장간이 마음에 드십니까, 폐하? 비결은 바로 성의 동력을 통째로 쓰는 겁니다.”

[<지하 연합 고블린들의 위대한 대장간>의 제작 비법에 대한 지식을 얻었습니다.]

[현재 이해도는 18%입니다.]

[고블린들의 도움을 요청할 경우 제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성을 만들지 않을 경우 위대한 대장간을 만들 수 없습니다.]

태현은 이걸 보고 다짐했다.

최대한 빨리 남의 성을 훔치겠다고!

[카르바노그가 그런 당당한 마음가짐이 보기 좋다고 좋아합니다.]

태현은 조심스럽게 금속 상자에 담아 온 푸른 금속, 아키라늄을 꺼냈다.

‘근데 이거 아무리 봐도 방사능 같은데….’

속성들이 아무리 봐도 방사능 같잖아!

[카르바노그가 악마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그래… 그런 설정이겠지….’

태현은 더 이상 고민하는 것을 멈췄다.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자 고블린들은 감격으로 덜덜 떨었다.

자기들은 그렇게 손에 넣으려고 해도 못 얻었던 귀한 금속들이 여기에 있다!

간신히 검 하나 만들 정도였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지하 연합 고블린들의 요청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지하 연합 고블린들 사이에서 당신의 평판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지하 연합 고블린들은 당신의 동맹이 되었습니다. 지원을 요청할 경우 그들은 성을 이끌고 달려올 것입니다! …매우 느리겠지만 말입니다!]

“좋아! 이제 제작에 들어가나?”

태현은 의욕 넘치게 외치며 고블린들을 쳐다보았다.

대장장이에게 무기 제작은 가장 신나는 시간!

이 푸른 금속을 다뤄서 마검 <황제 살해자>를 만든다면 대체 얼마만큼의 경험치가 들어올 것인가?

전설 등급 대장장이 기술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어… 폐하.”

“?”

“녹이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만….”

“뭐 그렇겠지. 며칠 걸리나?”

“반….”

“반?”

“반년 정도…?”

“…….”

태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 * *

“아… 젠장. 반년은 너무 길잖아.”

며칠만 됐어도 그냥 계속 옆에 붙어 도와주면서 스킬 경험치나 얻으려고 했는데!

반년은 무리였다.

고블린들이 다 녹으면 태현을 불러 같이 검을 만들자고 말했지만, 원래 한시라도 빨리 마검 <황제 살해자>를 얻으려고 했던 태현이었기에 허탈감이 더 컸다.

누가 줬다 뺏어간 기분!

‘어쩔 수 없지… 다른 퀘스트나 먼저 해야지.’

한탄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다른 아키서스 퀘스트부터 먼저 깨야 했다.

-마계 토벌 퀘스트. 가능성 있나?

-에랑스 왕국 마계 토벌 퀘스트 분석.

-두 번째로 에랑스 왕국 영주가 나오나? 에랑스 왕국 마계 토벌 퀘스트….

“?”

판온 게시판에 못 보던 글들이 있었다. 태현은 뭔 소린가 하고 확인했다.

“!”

악마에게 당한 에랑스 국왕이 단단히 결심하고 토벌대를 소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느부캇네살 토벌 퀘스트를 뛰어 넘는 규모!

태현은 어마어마한 인맥과 명분으로 각 교단의 성기사단을 끌어들였다면, 에랑스 국왕은 권력과 황금으로 기사단과 성기사단, 마법사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이렇게 많이 모이면 플레이어들도 자연스럽게 ‘어? 이 퀘스트 할 만해 보이는데?’ 하면서 따라가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케인은 영지에 있는 파워 워리어 길드원한테 귓속말을 받았다.

-케인 님. 지금 기사들이 케인 님을 찾는데요?

-나 없다고 그래!! 없다고 했지? 있다고 한 거 아니지? 연락 끊겼다고 그래!

-…아, 아니. 그런 나쁜 거 아닌 거 같은데….

-아. 그래?

습관이 되어서 일단 부정부터 하고 본 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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