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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878화 (878/1,826)

§ 나는 될놈이다 878화

이세연은 전설 직업 네크로맨서.

태현과 이세연이 전설 직업을 얻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났고, 전설 직업을 얻은 플레이어는 조금씩 더 나왔다.

그러나 이세연만큼 독보적이진 않았다.

결국 전설 직업이라고 해도, 그걸 쓰는 사람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그 뒤의 전설 직업을 얻은 플레이어들 중 영웅 직업, 희귀 직업 랭커들에게 밀린 플레이어도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세연은 판온에서 최강을 뽑으면 언제나 손꼽히는 랭커.

거기에 전설 직업 네크로맨서로서 모든 네크로맨서의 우상이었다.

마법사 랭커들이 모이고, 마법사 랭커들을 탐내는 길드 <미다스>에서 탐을 내지 않을 리 없었다.

-들어만 오면 길마 자리를 내드리겠습니다!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합니다! 지금 연합이라 다들 평등하게 나눠 쓰고 있지만 이세연 님이 오신다면 2배의….

물론 이세연은 거절했다.

판온 1때부터 이끌던 소수정예 길드가 있었던 것이다.

이세연의 성격도 초대형 길드를 이끌며 판온을 점령하는 것보다는 스스로가 최고가 되는 걸 더 좋아했고.

예외가 태현이었다.

원래 이세연의 길드는 서로 알고 있던 사람들끼리 만든 거여서 실력이 좋다고 해서 외부인을 초대하지 않았다.

규칙을 깰 정도로 탐이 났던 것!

물론 태현은 ‘응 안 해~ 접을 거야~’ 하고 판온 1을 접어버렸고, 기껏 길드원들한테 사정을 설명하고 태현한테 제안한 이세연은 매우 매우 민망해졌다.

길드원들은 배려해 주기 위해 그 일을 말도 안 했지만, 이세연 입장에서는 더더욱 굴욕!

‘와. 다시 생각하니까 잊었던 분노가…!’

정말 전생에 이세연한테 맞아 죽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일이란 일에는 다 훼방을 놓는 거 같다!

“언니? 언니?”

“아. 미안. 갑자기 잊었던 분노가….”

“…김태현 생각 좀….”

“어, 어떻게 알았어!?”

“…….”

김현아가 ‘당연한 걸 뭘 묻고 그래요’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어쨌든 저기 미다스 애들 있다고요. 말다툼하는 거 보니 시비 붙었나 본데요.”

“관심 없어. 자기들끼리 싸우든 말든….”

펑!

“!”

이세연은 고개를 홱 돌렸다. 말다툼하던 미다스 길드원 중 하나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문이 폭발한 것이다.

“뭐야!?”

“함정이다!”

기겁한 길드원들은 재빨리 문에서 물러섰다.

“폭발 함정이라니. 스크롤을 쓴 건가?”

“아니면 드워프나 고블린일지도… 젠장. 다 확인하면서 들어가야겠군.”

이세연은 뚫어져라 문을 쳐다보았다.

“언니. 왜 그래요?”

“저거….”

개인 방송도 껐겠다, 이세연은 거리낄 게 없었다.

성큼성큼 걸어가 문 쪽으로 다가갔다.

“잠깐! 거기 함정 더 있을….”

그러거나 말거나 이세연은 안으로 들어갔다.

왠지 없을 거 같다!

그런 느낌이 든다!

“없나?”

“아니 뭔 문에만 달아놨어?”

“…….”

이세연은 생각했다.

이 사람 엿 먹이는 수법을 쓰는 건 한 사람뿐!

“김태현! 숨어있지 말고 나와! 정정당당하게 싸우자!”

“!”

“?!”

* * *

“뭐야?”

밑에서 들리는 소리에 태현은 움찔했다.

어떻게 안 거지?

“앨콧 이 자식….”

“앨콧 널 믿었는데!”

“왜 나부터!?”

앨콧은 당황해서 뒷걸음질 쳤다. 정말 안 불었는데!

“의심스러운 거면 크로포드가 더 의심스럽지 않냐? 얘 마법사 랭커야! 미다스 길드와 친하면 친했지!”

“와. 이 쓰레기 자식.”

크로포드는 기가 차서 앨콧을 쳐다보았다.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팔아넘기다니!

“됐다. 어차피 필요한 건 다 챙겼으니 뚫고 나가면 그만이야.”

“하긴….”

“사람 많으니까 주의하고, 이세연 근처에 있으니까 주의하자고.”

“저는 가봐도 되겠습니까?”

“하하. 무슨 소리를.”

철컥!

“이… 이게 뭡니까?”

시종장 악마는 당황해서 물었다.

“악마 목걸이지. 악마가 차면 좋은 목걸이야.”

“폭탄 같은데….”

“가자!”

태현은 시종장 악마를 잡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 * *

“이세연이잖아?”

“여기서 뭐하는 거야?”

미다스 길드의 플레이어들은 갑자기 달려와서 ‘김태현 나와라!’ 하는 이세연을 보고 의아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물론 그냥 쳐다보기만 하진 않았다.

“여기서 왜 김태현을 찾아? 미쳤냐?”

여자 마법사 랭커, 에하스가 이세연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러나 이세연은 무시했다.

“김태현! 거기 있는 거 안다고! 건물 날려 버리기 전에 튀어나오는 게 좋을걸!”

“…네가 그런 제안 받았다고 콧대가 높아진 모양인데….”

또 무시!

이세연은 주변에 골렘을 소환하더니 배치하기 시작했다.

김태현 요격 포메이션!

“야! 나 무시하냐?!”

“동생아. 참아라! 이세연의 도발에 넘어가지 마!”

같이 온 마법사 랭커, 에하스의 오빠 제하스가 에하스를 말리려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하스는 속사포처럼 이세연에게 외쳐댔다.

“대회도 준우승한 게 폼 잡고 다니지 마! 네가 세계 최고 네크로맨서라고 폼 잡고 다니는 것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물론 이세연은 또 무시했다.

원래 상대할 가치가 없는 상대는 무시하는 게 답!

그리고 이세연은 이런 걸 매우 잘했다.

김태현 상대할 때나 저러시지 좀!

물론 이세연이 잘하는 거고 김현아까지 잘하진 않았다.

“너 뒤질래?”

바로 검부터 뽑고 보는 김현아!

“길드 동맹에서 떨어져 나온 떨거지 같은 쓰레기들이 요즘 뭐라도 된 줄 알고 깝치는데 그래서 너희들 성적 뭐? 대회는 나왔니? 오스턴 왕국 같은 똥땅 좀 먹고 으스대는 꼴하고는… 언데드 군세 불러줘? 어?”

“뭐, 뭐 저런 게….”

퍽!

“?”

“???”

말하던 에하스가 앞으로 엎어졌다.

쿵!

태현 일행이 공중에서 착지한 것이다.

“어? 사람이다.”

“거기 있었던 놈이 잘못이지.”

“하긴 그것도 그런 것 같아. 앨콧. 너도 뭘 좀 아는구나.”

“잠깐. 쟤가 아까 내가 말한 걘데.”

크로포드는 당황한 얼굴로 두 랭커를 가리켰다. 에하스와 제하스.

성질 더러운 두 마법사 랭커들!

그리고 한 명은 지금 발에 깔려 있었다.

“헉. 이세연이잖아.”

태현은 이세연을 보고 움찔했다. 누가 그의 이름을 외치나 했더니.

“괜찮아요. 변장했잖아요.”

“아니, 쟤는 변장이….”

“김태현---!”

“내가 말했잖아! 쟤 감 좋아서 저런 거 잘 잡아낸다고!”

일행 얼굴이 전부 달라도 감각으로 ‘김태현 일행이다!’라고 확신하는 이세연!

태현은 발로 에하스를 찼다. 동시에 옆에 있던 제하스를 잡아서 앞으로 밀어버렸다.

케인 쉴드의 진화형, 마법사 쉴드!

“이 자식이?!”

마법사 랭커쯤 되면 미리 준비해놓고 다니는 마법들이 있었다.

태현한테 차이고 맞자 바로 방어막 마법들이 가동됐다.

파아아앗!

두 마법사 주변에 켜진 강력한 방어막!

태현은 그걸 노렸다. 주변에 이세연이 부른 것 같은 골렘들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골렘들은 공격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던 게 아니었다.

[시이바의 슬라임 골렘이 권능을 내뿜습니다!]

[시이바의 슬라임 골렘이 권능을 내뿜습니다!]

이세연은 준비했던 걸 멈추지 않고 시작했다.

태현을 상대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공략법이 나왔었지만 딱히 성공한 건 없었다.

가장 정석적인, 저주 많이 걸고 많이 두들겨 패는 방법.

이 방법은 그럴듯해 보였다. 김태현도 사람인 이상 디버프를 수십 개 받고 맞다 보면 HP가 깎일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나 길드 동맹은 직접 자기들 몸으로 이 방법이 힘들다는 걸 보여주었다.

-김태현도 저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태현도 상대방이 저렇게 나온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저주 대비책부터 시작해서 저주 공격을 맞지 않고 진영을 휘저으며 날뛰는 게 보통이었다.

물론 저게 안다고 해서 다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

그래서 이세연은 전략을 바꿨다.

-김태현을 잡으려면 발부터 묶어야 해.

핵심은 기동력의 봉쇄!

아무리 컨트롤이 뛰어나더라도 느려진다면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이세연은 가장 강력한 슬로우 마법을 찾아다녔다.

김태현 같은 놈한테도 바로 걸 수 있는 저주로!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슬라임과 느림의 신 시이바!

시이바의 권능이 담긴 골렘은 상대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느리게 만들 수 있었다.

김태현 상대로는 최적의 카운터!

[시이바의 힘이 자리 잡습니다!]

[모든 것이 느려집니다!]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느려져서 당황스러워했다.

[시이바의 권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능의 힘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

태현은 의아하다는 듯이 이세연을 쳐다보았다. 뭐 한 거야?

이세연도 의아하다는 듯이 태현을 쳐다보았다. 너야말로 뭐 한 거야?

“…튀자!”

쟤가 뭐 한 건진 모르겠지만 잘 됐다!

“저… 저거?!”

이세연은 당황했다. 대체 뭐로 막아낸 거지? 다른 신의 권능 스킬 중 저런 것도 있나?

이세연이 당황하고, 시이바의 권능이 주변에 퍼진 덕분에 오히려 태현 일행에게는 도움이 됐다.

이세연은 이를 갈며 바로 마법을 난사하려고 했지만 태현은 시종장 악마를 뒤에 내세웠다.

“?”

“퀘스트 NPC다! 쏘면 죽는다!”

“…이게 진짜!”

* * *

“와. 이세연 뭔 시이바 권능까지 갖고 왔냐? 진짜 집요하네.”

[카르바노그도 동의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세연 직업상 시이바와 엮일 일이 없었다.

즉 태현을 잡기 위해 얻은 권능이라는 것!

“원한이 무섭긴 무섭군. 아. 랄그갈 레이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절대 무리겠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현 얼굴만 봐도 일단 마법부터 쏘고 보는데 어떻게 협조를 해!

“어이. 악마. 랄그갈 계획이 뭐냐? 귀족들이나 국왕 중독시킨 다음에는?”

그다음에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나?

에다오르도 그렇고, 악마들은 뒤에 숨어서 계략을 꾸미다가 때가 무르익으면 직접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그… 제가 듣기로는 목숨을 부지할 정도의 해독제만 주셔서 놈들을 굴복하게 하겠다고….”

“뭐? 해독제가 있었어?”

태현은 놀랐다.

다들 이미 죽은 목숨 취급하고 있었는데!

“예. 제가 듣기로는….”

“오….”

그냥 랄그갈과 싸우지 말고 해독제만 챙길까?

들어가서 훔쳐 나오면….

“그 해독제 효과가 확실한 건 맞나? 완치가 되는 건가?”

“그, 그것까지는 잘….”

“하긴. 생각해보니 꼭 완치가 될 필요는 없지.”

“왜?”

“국왕이 치료가 됐다고 느끼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

“…….”

그건 사기잖아!

쿠르르릉-

“이건 무슨 소리야?”

“먹구름이….”

[에하스가 대규모 기후 변화 마법을 사용했습니다!]

[거대한 폭풍우가 몰려옵니다!]

[도시에 물이 차오릅니다!]

“…?”

“어떤 미친놈이…!?”

에랑스 왕국 도시에서 이런 대규모 마법이라니.

어지간한 각오 없으면 할 수 없는 미친 짓이었다.

악명에 현상금은 각오해야 하는 일!

“내가 말했잖아! 거기 미다스에 또라이 있다니까!”

“흠. 좀 참신하군.”

태현도 감탄했다. 도시 전체에 비를 뿌리다니.

발상 한 번 신선하다!

* * *

태현을 놓치고 나서 이세연은 이를 갈았다.

이번에는 확실히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흥. 세계 최고 네크로맨서라고 뻐기더니 김태현 하나 못 잡고….”

“뒤져.”

“!??!”

이세연은 문답무용으로 미다스 길드를 공격했다.

원래라면 이세연은 저런 도발 따위는 넘기는 쿨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매우 뚜껑이 열린 상태!

누구든 성질 뻗쳤을 때 건드리면 피를 보는 법이었다.

“미, 미쳤냐 이세연!”

“이세연 씨! 지금 여기 도시 안…!”

“뒤져 그냥!”

말과 함께 이세연은 저주 콤보와 언데드 소환을 사용했다. 순식간에 사방에 최정예 언데드가 소환되더니 닥치는 대로 덮쳐오기 시작했다.

상대하는 길드원들 입장에서는 공포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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