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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845화 (845/1,826)

§ 나는 될놈이다 845화

물론 규모가 규모다 보니, 길드 안의 정보가 밖으로 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대형 길드들이 알고 있는 일!

그렇기에 중요한 정보는 간부들만 공유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길드 동맹은 좀 심했다.

영주이자 랭커인 앨콧이 일단 첩자였고….

최근 파격적으로 승진해서 태현 영지 감시 총책임을 맡고 있는 간부 장샨도 첩자였다.

이렇게까지 첩자가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조직은 드물었다.

태현과 이다비도 솔직히 좀 신기했다.

‘이렇게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정말 어지간한 정보들은 다 확인할 수 있었다. 앨콧이나 장샨을 거치면 안 나오는 게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알아낸 길드 동맹 상황은 아슬아슬 그 자체!

왕국 중앙 지역은 그나마 멀쩡했지만, 그 외가 모두 문제였다.

치안, 경제, 민심, 발전도 등 전부 바닥 상태였다.

그것 때문에 계속해서 반란군, 산적 NPC들이 나타나는 악순환!

이럴 때일수록 길드원들이 힘을 합쳐서 극복을 해야 하는데 왕국 서쪽 영주를 맡고 있는 길드들은 대거 이탈을 해버렸으니….

‘스폰서들도 꽤 끊겼다고 했지?’

대형 길드쯤 되면 외부 기업에서 후원을 받는 경우가 꽤 많았다.

개인 방송을 하는 랭커보다 훨씬 더 홍보 효과가 강한 것!

길드 동맹이야 워낙 거대한 길드였으니 후원도 엄청나게 들어온 걸로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잘나갈 때의 이야기.

깨지고 터지고 쪼개지면 아무리 거대 길드라도 계속 후원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은 없었다. 다른 길드들이 많은데 뭐하러 그런 짓을 하겠는가.

‘규모를 대폭 줄이면 되겠지만….’

쑤닝에게 해결책이 하나 있긴 했다.

지금 왕국 중앙에 건설하고 있는 건물들이나, 데리고 있는 NPC 군대들을 확 줄이는 것이다.

절약!

그러면 골드 압박이 확 줄어들 것이고 세금도 줄일 수 있을 테니 영지 상태가 좋아지리라.

가장 이상적이고 멀쩡한 방법이었지만… 쑤닝은 그걸 선택할 수 없었다.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이면 길드 동맹은 1위 길드 자리를 다른 길드에게 내줘야 했다.

그럴 수는 없었다.

결국 쑤닝이 선택한 건….

-따서 갚으면 돼!

‘뭐, 따서 갚으면 되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우면 왜 다들 망하겠니.’

태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제국으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쑤닝. 살고 싶으면 내가 돌아오기 전에 적당히 털고 튀는 게 좋을 거다. 물론 그러지 않겠지만!’

태현은 이런 욕심을 잘 알았다.

한 번 약탈을 시작하면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한 번만, 두 번만, 세 번만 더! 하다가 훅 가는 것이다.

욕심은 조절할 줄 알아야 하는 법!

* * *

“와아아아아!”

“용을 처치한 영웅! 김태현 폐하!”

“하하. 뭘 이런 걸 다. 쑥스럽게.”

아스비안 제국 항구에 도착한 태현은 주민들의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

[블랙 드래곤, 학카리아스를 쓰러뜨렸습니다!]

[제국에서 명성이 크게 오릅니다!]

[제국에서 구매하는 모든 아이템들의 가격이 크게 하락합니다!]

[제국의 NPC들이 숨겨진 퀘스트들을 제공합니다!]

[제국…]

[……]

[……]

“폐하! 이 선물을 받아주십시오!”

“폐하! 제 것도!”

아스비안 제국은 용들한테 멸망당한 적이 있던 제국.

용을 잡았다는 칭호를 들고 오자 그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골드를…]

[아이템을…]

와르르!

태현 앞에 순식간에 골드 무더기와 각종 아이템 무더기가 쌓였다.

“?!”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어오자 태현 일행은 모두 당황했다.

무슨 길거리 상점도 아니고…!?

“…일단 챙기자!”

“네!”

태현과 이다비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갑작스럽게 깔렸다고 못 먹는다면 그건 판온 플레이어로서 실격!

파파파팍!

-카르릉! 카릉!

토왕이는 발버둥 쳤다. 이다비가 각종 아이템을 전부 토왕이한테 넘겼기 때문이었다.

“폐하! 모든 용들을 죽여주십시오!”

“하하. 물론이지. 용들이란 용들은 모두 싹 쓸어버리겠네! 앗. 이건 황금 조각상인가?”

-…….

-…….

용용이와 흑흑이는 태현의 가방 속에서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지금 우리 둘이 여기 있는 거 기억하고 있는 거 맞지?

태현에게 아이템을 바치는 NPC들이 모여 생겼던 긴 줄이 사라지고 나서야 일행은 나올 수 있었다.

생각지 못한 부수입!

“이야. 이렇게 날로 먹을 줄은 몰랐네. 황제가 주는 보상보다 이게 더 많은 거 아냐?”

“그러게!”

성격 좁고 더러운 아스비안 제국 황제보다, 여기 도시에 있는 NPC들한테 받은 게 더 많은 것 같았다.

한 명 한 명은 양이 적었지만 그걸 모두 합치니 무시무시한 양!

이다비는 벌써 계산기를 두드리며 견적을 매기고 있었다.

“이 정도면 영지에 건물 세 개는 새로 짓겠는데요?”

“…!”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 * *

“여봐라! 저 김태현 왕을…!”

보자마자 소리를 크게 지르는 황제, 우이포아틀의 모습에 태현은 움찔했다.

뭐지?

들켰나?

설마 우이포아틀의 왕관을 찾아오겠다고 거짓말한 게 들킨 건가?

‘내가 갖고 있는 걸 알고 있나?’

하도 저지른 게 많아서 일단 찔리고 보는 태현!

“…황금으로 덮어라!”

[황제, 우이포아틀이 당신의 업적에 매우 감동했습니다!]

[우이포아틀이 당신에게 <아스비안 제국 귀족의 반지>를…]

[우이포아틀이 당신에게 <아스비안 제국 귀족의 목걸이>를…]

[……]

아스바인 제국 귀족 세트 아이템부터 시작해서 각종 포상을 화끈하게 주고 시작하는 우이포아틀!

설마 우이포아틀이 이렇게까지 포상을 줄 줄 몰랐던 태현은 살짝 감동을 받았다.

욕한 게 미안해질 정도!

촤르르륵!

시종 둘이 와서 태현 위에 금화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아니. 그냥 주면….”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덮어야 하니까.”

촤르륵! 촤르르르륵!

태현 위로 골드 무더기가 미친 듯이 쌓였다. 그걸 본 이다비는 감동의 눈빛을 보냈다.

정말로 황금으로 덮다니!

[몸이 황금으로 덮였습니다. 움직임이 느려집니다.]

“자, 말해보도록. 김태현 왕. 학카리아스를 잡았다고?”

“예. 폐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놀랍군. 처음에는 그대가 내 힘을 빌리려는 사기꾼이 아닌가 했었는데….”

움찔!

태현은 뜨끔했다. 아니, 이 자식 어떻게 알았지?

“학카리아스를 잡은 그 실력. 의심한 것을 사과한다. 앞으로 더 많은 용들을 사냥할 것을 기대하지.”

“모든 용을 잡아버리겠습니다!”

-…….

-…….

“그래서, 내 왕관을 쫓는 일은 어떻게 됐나?”

“아. 폐하께 보고를 마쳤으니 이제 돌아가서 찾을 생각입니다.”

정확히는 아키서스의 권능을 찾아서 돌아간 다음 다시는 제국으로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우이포아틀이 찾아오라고 한 잊혀진 망자의 왕관!

…은 태현이 갖고 있었다.

우이포아틀은 태현이 한 거짓말 때문에 오스턴 왕국 놈들이 훔쳐갔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빨리 돌아가서 찾도록 해라!”

[우이포아틀의 기분이 나빠집니다.]

[우이포아틀의 친밀도가 크게 하락합니다.]

[……]

‘까다로운 놈 같으니.’

우이포아틀은 태현이 만난 NPC 중 역대급으로 까다로운 NPC였다.

친밀도는 아주 조금 오르고 떨어질 때는 왕창 떨어지는 놈!

‘어. 그러고 보니 지금 쑤닝이 아탈리 왕국 와서 설치고 있지 않나?’

깨달은 태현은 입을 열었다.

“그런데 폐하. 지금 오스턴 국왕이 저희 왕국으로 군사를 보내 약탈을 하고 있습니다만….”

“무슨 소리냐?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우이포아틀은 의심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한 나라의 왕이 남의 나라 가서 약탈질을 한다는 게 말이 되나?

물론 우이포아틀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약탈 전문가라는 걸 알지 못했다.

“제 명예를 걸고 맹세합니다!”

“으음. 김태현 왕이 명예를 걸고 맹세한다면….”

[카르바노그가 그런 게 어디 있냐고 어이없어합니다.]

“믿지 못하시면 확인을 해보셔도 좋습니다!”

태현은 당당했다. 거짓말한 게 아니었으니까.

“물론 김태현 왕. 나는 그대를 믿는다.”

[우이포아틀은 당신을 믿지 않습니다.]

‘…….’

최고급 화술 스킬이 알려주는 속마음!

“그렇지만 만약, 오스턴 국왕이 군사를 보내 약탈하고 있는 거라면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딱히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이포아틀은 당신이 거짓말로 핑계를 대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태현이 찾아오란 왕관은 안 찾아오고 자꾸 핑계만 대자, 슬슬 의심하기 시작한 우이포아틀!

“내 충성스러운 부하들을 빌려줄 테니 그들을 데리고 가라!”

감시를 붙여서 진짜로 왕관을 찾는지 확인해 보려는 속셈!

우이포아틀은 교활한 황제였다.

그러나 우이포아틀은 상대가 한 수 위라는 건 알지 못했다.

게다가 남의 군대 빌려서 먹튀하는 데에는 이미 이골이 난 사람이라는 것도!

“감사합니다! 폐하!”

태현은 넙죽 고개를 숙였다.

알아서 자기 부하들까지 건네주는 우이포아틀!

[<아스비안 제국 귀족 전사대>가 당신에게 합류합니다.]

[<아스비안 제국 귀족 전사대>는 오만하고 긍지 높은 자들입니다. 쉽게 명령을 듣지 않습니다.]

[만약 우이포아틀의 퀘스트를 하지 않거나 미룰 경우 귀족 전사대가 분노할 수 있습니다.]

‘아… 어떻게 요리해야 좋을까?’

뛰어난 요리사는 물 좋은 식재료를 손에 넣으면 어떤 방식으로 요리해야 할지 고민하곤 했다.

태현도 비슷했다.

이 귀족 전사대를 어떻게 요리해 먹어야 좋을까!

날로 먹어도 좋고 데쳐 먹어도 좋고 끓여 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일단 길드 동맹 놈들하고 팰 때 써먹는 건 확정이고.’

만약 길드 동맹이 적당히 털고 튀면 내버려 두려고 했는데, 이렇게 전사대까지 받은 이상 어쩔 수 없었다.

길드 동맹은 무조건 턴다!

그래야 태현도 우이포아틀한테 할 말이 생겼다.

‘팬 다음에 왕관 조각을 하나 정도 더… 얻었다고 하면 되려나. 후. 쑤닝. 미안하다. 나도 이번에는 좀 적당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어쩔 수가 없네.’

[카르바노그가 입에 침이나 바르고 그런 소리를 하라고 합니다.]

전사대를 받은 태현은 바로 귀환하지… 않았다.

일단 아키서스의 권능을 얻으러 온 거였으니까!

태현은 전사대의 수장을 어르고 달래고 설득했다.

[5일의 시간을 얻었습니다!]

[그 이상의 시간을 쓸 경우 전사대는 황제의 명을 어긴 당신에게 분노할 것입니다.]

‘5일이라… 좀 빠듯하긴 한데 괜찮겠지.’

우이포아틀의 부하니 당연히 강하겠지만, 이들을 데리고 다닐 수는 없었다.

‘알렉세오스랑 마주치기라도 하면 대참사지.’

전사대는 떼놓고 움직여야 했다.

전사대를 쓸 때는 어디까지나 길드 동맹을 팰 때!

* * *

“그런데 태현 님. 알렉세오스는 안 만나세요?”

“아… 그거.”

지금 태현 일행은 사막으로 들어와 아키서스의 권능이 있다고 알려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원래라면 알렉세오스를 만날 줄 알았던 것!

“알렉세오스도 보상을 주긴 줄 것 같은데… 황제처럼 크게 줄 거 같진 않단 말이지.”

알렉세오스는 학카리아스를 싫어하긴 했지만, 그냥 싫어하는 정도였다.

우이포아틀처럼 학카리아스 잡았다고 포상을 우르르 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솔직히 권능이랑 축복을 뺏길까 봐 걱정이야.”

“…….”

“…….”

그랬다.

이게 진짜 이유!

현재 태현은 알렉세오스에게 알렉세오스의 권능, 알렉세오스의 축복이라는 두 사기적인 버프 스킬들을 받은 상태였다.

이 스킬들을 받은 건 ‘학카리아스와 싸우는데 좀 더 챙겨줘요!’라고 설득했기 때문!

학카리아스 잡았다고 보고하면 ‘그래?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 잘 됐다. 버프 내놔!’ 하고 돌려받을 가능성이 컸다.

알렉세오스한테 우이포아틀과 싸우는 퀘스트를 받긴 했지만 태현이 딱히 성과를 낸 것도 없으니….

‘최대한 만나지 말고 피해다녀야지.’

태현은 알아서 뺏길 때까지 최대한 개겨 볼 생각이었다.

알아서 자진반납하기에는 너무 좋은 버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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