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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809화 (809/1,826)

§ 나는 될놈이다 809화

[살라비안 교단의 권능을 얻었습니다.]

[살라비안 교단은 생명과 뱀파이어의 교단. 뱀파이어들을 많이 모아 교단을 성장시킬수록 많은 권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 안 사요 안 사.’

마치 이것 좀 사달라고 유혹하듯이 메시지창이 나왔지만 태현은 단호했다.

저런 것에 속지 않아!

사디크 교단은 악신 계열이었지만 의외로 영지에 끼치는 피해가 없었다.

신전 설치한다고 <영지에 화재가 일어날 확률이 늘어납니다> 같은 게 뜨지도 않았고!

시이바나 카르바노그 같은 경우는 마이너한 잡신이었지만….

[탕탕탕!]

마이너한 신이었지만….

일단 영지에 이득을 주긴 했다.

슬라임과 토끼들이 얼마나 이득인지는 좀 애매하긴 했지만!

그렇지만 살라비안 교단은?

‘아무리 봐도 계산이 안 맞아.’

뱀파이어들이 우르르 몰려와 영지에 정착한다는 게 치명적이었다.

영지 치안 내려가고, 영지 민심 내려가고, 흉흉한 소문 돌고, 언데드 오염도 늘어나고….

가끔 피 빨려서 사라지는 주민도 나타나겠지!

뱀파이어는 뱀파이어끼리 따로 모여 사는 이유가 있었다.

다른 살아 있는 종족들과 같이 지내면 뱀파이어만 통통하게 살이 오를 테니까.

-폐… 폐하. 저희를 혹시 영지에 받아주신다면 대를 이어 충성하겠습니다!

살라비안 교단의 남은 NPC들이 고개를 숙였지만 태현은 못 들은 척했다.

“그냥 우리 여기서 헤어지자고. 너희들은 각자 알아서 갈 길 가고, 나도 내 길 알아서 가는 거지.”

태현도 살라비안 교단 토벌 퀘스트 깼고, 에반젤린도 살라비안 교단 토벌 퀘스트 깼으니, 이제 뱀파이어들과 작별할 시간!

그러나 살라비안 교단의 뱀파이어들은 태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졌다.

-아이고! 저희를 버리시면 안 됩니다!

-저희를 버리시면 저희는 누구한테 의지합니까!

“누가 들으면 우리가 친한 줄 알겠다. 안 놔? 안 놔? 밟는다?”

태현은 뱀파이어들을 걷어찼다.

얼마 전만 해도 수도에 쳐들어와서 깽판을 치려던 놈들이 얼굴에 철판을 깔았나?

그러나 악신 교단의 뱀파이어들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어제까지는 이를 드러내고 싸웠더라도 오늘은 무릎을 꿇을 수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대주교도, 정예 전사들도 잃어버린 뱀파이어들은 태현에게 매달렸다.

지켜줄 세력이 없는 뱀파이어들은 매우 나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낮에는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뱀파이어 사냥꾼들은 은제 무기를 들고 쫓아오고….

뱀파이어만큼 환경이 중요한 종족도 없었다.

“쟤한테 가라. 쟤 뱀파이어야.”

“야!!”

태현이 뱀파이어를 걷어차서 에반젤린한테 보내자 에반젤린은 화를 냈다.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이 와중에 에반젤린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엌ㅋㅋㅋ 김태현 유머감각ㅋㅋㅋ

-너무 웃겨서 죽을 거 같아 ㅋㅋㅋㅋ

“…….”

[개인방송을 종료합니다.]

에반젤린은 개인방송을 꺼버렸다.

이것들이 진짜….

-에반젤린 님! 다시 켜주세요!

-흑흑 김태현 이야기 그만할게요!

-야! 에반젤린! 너무한 거 아니냐!

-너만 거기 방송하는 줄 아냐! 파워 워리어도 거기 방송한다고!

-지금 파워 워리어 생방송 안 하는데?

-뭐? 왜??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태현 관련 이슈라면 언제나 가장 먼저 알려주는 파워 워리어 길드 방송.

그 방송이 지금 안 하고 있다고?

이유는 간단했다.

이다비가 혹시 태현이 방해받을지도 몰라 방송을 한 타임 늦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모르는 시청자들은 애타게 다른 방송들을 찾아 헤맸다.

한참 재밌는 상황이었는데!

저기 방송해 주는 사람 없나?!

물론 그런 사람은 없었다. 태현 일행은 모두 이런 걸 생방송하지 않는 것에 익숙했다.

태현은 생방송만 하면 온갖 적들이 꼬였으니까!

-에반젤린! 모든 걸 용서해 줄 테니까 돌아와!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뱀파이어들 어떻게 된 건지 알려줘!!

시청자들이 아우성쳤지만 한 번 떠난 에반젤린은 돌아오지 않았다.

* * *

-저 뱀파이어는 좀….

에반젤린한테 가라는 태현의 말을 들은 뱀파이어들은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반젤린은 다시 한번 울컥했다.

받아줄 생각도 없었지만 저런 태도는 뭔가 기분이 나빴던 것이다.

“왜? 같은 뱀파이어가 낫지 않나?”

-저건 고대 뱀파이어고, 저희는 타락한 뱀파이어라 좀 계파가 달라요.

-차라리 인간이 낫지 고대 뱀파이어는 좀….

살라비안 교단 뱀파이어들은 에반젤린의 종족을 보고 질색했다.

고대 뱀파이어들과 타락한 뱀파이어들은 예전부터 원수 사이!

서로 내가 옳니 네가 틀리니 하며 오랫동안 싸워왔던 사이였던 것이다.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한다?’

태현은 생각에 잠겼다.

일단 영지로 데리고 오면 안 됐다.

수도나 골짜기로 데리고 오는 순간 오염이 시작됐으니까.

그렇다면?

‘평원으로 데리고 갈까?’

세계수 근처 평원은 학카리아스가 폭발해 준 덕분에 잡티 하나 없이 깨끗했다.

뱀파이어들이 좀 가서 자리를 잡아도 티가 안 날 것이다.

물론 그 근처 오스턴 왕국 영지는 뱀파이어 피해를 입겠지만….

‘내 영지 아니니까!’

“좋다. 너희들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주마.”

-오오오!

-폐하! 믿고 있었습니다!

넙죽 엎드려서 절을 올리는 뱀파이어들을 보며 용용이는 기막혀했다.

-정말 뻔뻔한 놈들이다.

[0.1 아키서스 정도로 뻔뻔한 놈들이라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 * *

뱀파이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생각했겠다, 태현은 기분 좋게 살라비안의 권능과 사디크의 검을 확인하고 움직이려고 했다.

그때 멀리서 말발굽 울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다그닥다그닥!

“…?”

[에랑스 왕국 제4 기사단이 이 근처에서 일어난 소란을 보고 달려옵니다!]

먼저 달려온 기사 한 명이 주변을 보고 경악했다.

풀 한 포기 없이 싹 타버린 산!

“폐하!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살라비안 교단을 토벌하고 있었는데 왜?”

[명성이 매우…]

[최고급 화술…]

[……]

“혼자서 말이십니까? 폐하께서는 정말 영웅이십니다!”

혼자 알아서 감탄한 기사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분개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렇다면 설마 이 산불은… 비열한 뱀파이어 놈들이 지른 겁니까?”

“응?”

태현은 의아해했다.

아, 지금 산에 불 지른 것 때문에 달려온 거였군!

“물론이지.”

“저런 흉악하고 사악한 놈들…! 아무리 궁지에 몰려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불을 질러 죽다니!”

-…….

-…….

태현 옆에 있던 살라비안 교단 뱀파이어들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꾹 입을 다물고 참았다.

살라비안은 멀리 있었고 태현의 검은 가까이 있었으니까!

“헉. 저 뱀파이어들은 혹시?”

“그래. 내가 잡은 뱀파이어들이지.”

“역시 폐하…! 저 뱀파이어들을 끌고 가 처형하실 생각이셨군요!”

“어… 어?”

“제가 돕겠습니다! 저 뱀파이어들을 영지로 끌고 가는 동안 다른 적들이 폐하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호위할 것을 맹세합니다!”

[에랑스 왕국 제4 기사단이 뱀파이어 처형까지 당신을 호위하기로 맹세했습니다!]

[기사의 맹세는 신성한 것으로 그들은 이것을 지키기 전까지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

태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놈들은 무슨 대답도 듣기 전에 맹세를 해버리나?

이렇게 되면 설득할 수도 없었다. 맹세를 무조건 지키려고 할 테니까.

‘아니… 뭔 처형을….’

태현은 힐끗 뱀파이어들을 쳐다보았다. 뱀파이어들은 애처로운 눈망울로 태현을 바라보았다.

‘음. 버릴까.’

솔직히 살라비안 교단 권능 그렇게까지 필요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높은 생명력과 회복력으로 버티는 살라비안 교단 스킬은 태현과 잘 안 맞았다.

태현은 낮은 HP를 뛰어난 컨트롤가 회피 능력으로 보충하는 타입이었으니까.

“허어엇!”

“…?”

기사가 다시 한번 놀라자 태현은 움찔했다. 이놈은 왜 또 이러지?

“설, 설마 악마도 사로잡으신 겁니까?”

“아. 그거.”

우리 안에 갇힌 악마를 발견한 기사는 호들갑을 떨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래. 그 악마도 내가 벌을 주기 위해 사로잡은 거지.”

-…….

우리 안에 있는 악마는 이제 떠들 힘도 없었는지, 조용히 무릎을 감싸고 앉아 우울하게 앉아 있었다.

“폐하는 정말 모든 기사의 귀감이십니다. 저희 기사단의 젊은 기사들이 폐하를 뵙고 폐하의 발끝만이라도 따라갈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기사단 내 당신의 평판이 오릅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하하. 뭘 이런 걸 가지고.”

“정말… 대륙의 온갖 위험한 적들을 쓰러뜨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 악마 공작의 아들까지 사로잡으시다니….”

“당연히 해야 할 일… 음?”

“정말 대단하십니다. 폐하. 저는 부하들을 불러오겠습니다!”

“야. 잠깐만. 잠깐만. 누구?”

* * *

파워 워리어 길드는 경매장 사이트를 언제나 예의주시했다.

주수입 중 하나가 아이템 판매였으니 당연한 일!

자기들이 올린 아이템 경쟁 붙여서 가격 올리기, 경쟁 상인 견제하기, 좋은 아이템 올라오면 빨리 사서 확보하기 등 경매장에서 필요한 기술이란 기술은 전부 다 갖고 있는 그들이었다.

“아. 어디 대박 하나 없나.”

“그런 게 쉽게 나오겠냐?”

그들이 말하는 대박이란 건, 시세를 잘 모르는 플레이어가 별생각 없이 올린 희귀한 아이템을 바로 구입하는 것이었다.

드문 일이었지만 아예 안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판온은 넓고 아이템은 많았다.

자기가 갖고 있는 아이템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대박을 잡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력이 필수!

“이거 어때? 회피 옵션에 치명타 옵션, HP 회복이 달려 있어.”

“아냐. 내구도가 너무 낮아.”

“이건? 내구도가 높은데?”

“옵션이 너무 쓰레기야. 행운 옵션이라니. 아무도 안 살걸.”

그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경매장을 관찰했다.

“야. 이거 뭐냐?”

“…?”

“이거… 농담이지?”

<카투가 요새 경매>

1만 골드부터 시작:

“??????”

“??????????”

길드원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평생 살다 처음 보는 광경!

영지를 경매장에 올린다고?

“사기 아냐? 카투가, 카투가 요새가 어디에 있는 거지?”

“잠깐만. 많이 들어봤는데….”

검색을 마친 길드원들은 경악에 찬 표정을 지었다.

길드 동맹이 장악한 오스턴 왕국 중부 지역의 핵심 요새, 카투가 요새!

수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보니 길드 동맹이 그만큼 관리를 하는 곳이었다.

그런 곳이 경매장에 올라왔다고?

“미친놈 아냐?”

“이걸 어떻게 팔아? 사기겠지.”

“아니… 야. 경매장은 아이템 없으면 못 올리잖아.”

판온 경매장 시스템은 엄격했다. 아이템도 없이 올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 요새를 경매장에 올린 사람은 최소한 요새의 소유권을 가진 주인이 분명했다.

“사자! 지금!”

“뭐? 지금?”

“그래! 이거 올라온 지 1분도 안 됐어. 바로 사야 해! 즉시구매 옵션 있잖아!”

즉시구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경매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판매 형식이었다.

다행히 이 요새 경매에는 즉시구매 옵션이 있었다.

“즉시구매하려면 얼마야?”

“10, 10만 골드…!”

“낼 수 있냐?”

“길드 창고에 있는 거 다 긁어모으고 비상금까지 꺼내면 얼추 되긴 할 거 같은데, 진짜 그렇게까지 해야 해?”

현실에서도 건물 하나를 살 수 있을 것 같은 금액에 길드원들은 술렁거렸다.

“야. 이 요새를 그 가격에 살 수 있으면 거저먹는 거야! 원래는 그 몇 배를 줘도 못 사!”

“하지만…!”

[구매가 종료되었습니다.]

“!!!”

그들이 고민하는 사이, 누군가 즉시구매를 해버렸다.

“…….”

“…….”

“누구야?!”

올라온 지 1분도 안 됐는데 바로 사버리는 이 과감한 구매력이라니.

대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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