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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806화 (806/1,826)

§ 나는 될놈이다 806화

그러거나 말거나 공격은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일행 모두 만족스럽게 감탄하는 위력!

꽝! 꽝! 꽈르릉!

계속 두들겨 패다 보면 아쉬운 놈이 나오게 되어 있었다.

언제나 먹히는 전법, 니가와 전법!

태현 일행은 신나게 공격을 퍼부었다.

한 시간쯤 지나자 동굴 입구에 나와 있는 요새 벽과 장애물들은 산산이 부서져 있었다.

“들어갈까?”

“아냐. 더 퍼붓자. 저 안쪽으로도 쏠 수 있지?”

“물론입니다!”

[아키서스 포병대의 사격 스킬이 증가합니다!]

[아키서스 포병대의 레벨이…]

[……]

쏘면 쏠수록 성장하는 이들!

태현은 아예 자리를 깔고 팝콘을, 아니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언제나 시간을 알뜰하게 쓰는 것이 태현의 특기!

-크아악. 이 역겨운 냄새는 대체 뭐냐?

태현이 괴식 요리를 만들기 시작하자 옆의 우리에 있던 악마가 몸을 비틀었다.

코를 찌르는 냄새!

게다가 태현의 스킬 중에는 신성 요리 스킬도 있었기에 악마는 더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케인도 마찬가지였다.

“하하. 케인 좋지? 이 녀석. 기대하는 거 봐.”

“…….”

저 괴식 요리가 누구의 입으로 들어올 게 뻔하기 때문!

더 억울한 건 옆에서 질투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었다.

-같은 노예 주제에 화신님의 요리를 받다니… 투덜투덜….

-건방진 놈 같으니….

아키서스 포병대에 있는 아키서 부족 전사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자! 다 됐다. 쭉쭉 들이켜!”

“크어억! 크어어억!”

-이 노예 놈! 원샷해라!

-건방지게 끊어서 마시지 마라!

케인을 쓰러뜨린 태현은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너희들도 만들어줄게.”

“네?”

“아니, 저는 좀… 케인 씨 더 주시죠.”

“야!”

믿었던 정수혁이 저러자 케인은 울컥했다. 저 자식 알고 있었구나!

그러나 최상윤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으음… 확실히 스탯 올리려면 요리가 좋긴 하지. 효과는 확실한 거지?”

스킬 레벨만 확실하면 요리만큼 스탯 성장을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드물었다.

다양한 요리를 먹는 것만으로도 성장!

맛이 좀 없지만 그 정도는 참아줄 수 있었다.

“당연하지. 내가 아스비안 제국부터 오스턴 왕국까지 왜 그렇게 돌았는지 아냐?”

-권능 찾으려고 그런 거 아닌가?

용용이가 말했다.

“아. 맞다. 그것도 있었지.”

-…….

그러고 보니 아스비안 제국에 있는 권능은 대체 언제 찾으러 가나?

용용이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각종 재료를 다양하게 모으기 위해서였지.”

‘네가 요리사냐?’

최상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친구가 직업을 잊고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덕분에 식재료가 많이 모여서 어떤 직업이든 맞춰서 만들어 줄 수 있을 거 같단 말이지.”

가방을 보면 정말 다양한 식재료들이 있었다.

드래곤 고기까지 있는 가방은 판온에서 여기밖에 없을 것!

문제는 정상적인 식재료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보통 요리사들은 돼지고기, 소고기로 시작해서 양파, 감자, 당근 등 기본적인 야채 같은 것들을 갖고 다녔다.

<천상의 노력으로 기른 최상급 당근> 정도는 아니어도 <질 좋은 당근> 정도는 갖고 다니는 게 기본!

어디에 들어가도 잘 먹히는 기본 재료들인 것이다.

그런데 태현은 그런 걸 거의 갖고 다니지 않았다. 갖고 다니는 건 보통….

다양한 괴수 고기들과 내장!

악마들의 피와 뼈!

이쯤 되면 흑마법 재료인지 요리 재료인지 구분이 안 되는 수준!

“자. 수혁아. 여기 앉아봐라. 너는 마법사니까 MP와 마법 공격력에 좋은 요리를 만들어주마. 흠. <상급 악마의 간>, <사디크 마수의 썩은 피>….”

마법사에게 좋은 재료란 재료는 닥치는 대로 넣어서 <괴식 요리>로 만들어버리는 태현!

원래 악마나 괴수 고기들은 독이나 오염되어 있어 아주 잘 처리를 해야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고급 괴식 요리> 스킬을 가진 태현에게는 이야기가 달랐다.

괴식 요리의 장점은, 원래라면 먹을 수 없는 재료들도 사용해서 요리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맛은 정말 더럽게 없어지지만!

정수혁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솥 안에서 해골 모양의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 됐다. <먹다 죽어도 모를 마법사의 강장탕>이군!”

[요리 스킬이 오릅니다.]

[악명이 오릅니다.]

[악마들 사이에서 당신의 소문이 더욱더 흉악하게 퍼져나갑니다.]

“자. 마셔라.”

“…예….”

정수혁은 울 거 같은 표정으로 그릇을 받아들였다. 옆에서 케인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수는 여기 궁수용으로 만들었어.”

“이, 이거 평생 간직할게요!”

“아니. 먹어야지.”

태현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이 쳐다보았다. 그걸 본 정수혁이 뭔가 깨달은 표정으로 말했다.

“선배님. 선배님께서 해주신 이걸 먹기는 너무 아까우니 저도 간직….”

“개수작 부리지 말자.”

“넵.”

‘저거 케인한테 이상한 것만 배웠어.’

정수혁은 질끈 눈을 감고 마시기 시작했다.

에반젤린은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지금 싸우는 도중….”

“싸우면서 도중에 다른 것도 해야지 스킬이 빨리 오르지. 자. 네 것도 만들었어.”

“난, 난 괜찮….”

“하하. 네가 이 맛을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한 번 먹어보라고.”

에반젤린은 힐끗 유지수를 쳐다보았다.

유지수는 김이 펄펄 끓는 정체불명의 사약을 원샷하고 있었다.

의외로 맛이 괜찮은가?

꿀꺽-

“으아아악!”

“크어어억!”

“구아아악!”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곡소리!

이다비는 유지수의 근성에 감탄했다. 이걸 원샷하다니!

* * *

태현 일행이 괴식 요리를 먹고 마시는 동안에도 아키서스 포병대는 묵묵하게 포격을 퍼붓고 있었다.

“생각보다 오래 버티는데? 안에서 어떻게 버티는 거지?”

요새 벽과 장애물들은 다 박살이 났고, 동굴 안으로 포탄을 쏘아 넣고 있는데도 살라비안 교단 놈들은 튀어나오고 있지 않았다.

“살라비안 교단은 뱀파이어들이 많으니까 특수능력을 써서 버티고 있을지도….”

“흠. 그렇다면 뱀파이어들이 싫어하는 약점을 노려야겠군.”

태현의 말에 에반젤린이 움찔했다.

딱히 에반젤린을 노리는 게 아닌데도 이상하게 불길하게 들리는 태현의 말!

“어떻게 하게?”

“불과 은이 무난하겠네.”

뱀파이어의 패시브 스킬인 재생력을 무시하고 태우는 화염.

그리고 뱀파이어에게 닿으면 추가 데미지를 주는 은.

“포탄에 사디크의 화염 걸어서 쏘아 보낼까?”

“그 정도면 살라비안 교단 사제들이 막아내지 않을까요?”

“그것도 그렇다. 그러면 그냥 주변에 다 불을 질러버려야겠네.”

포탄 하나하나에 담긴 화염은 어떻게 끄더라도, 산 중턱에 통째로 불을 질러 버리면 어떻게 끄겠는가?

알아서 튀어나올 게 분명했다.

에반젤린은 태현과 이다비의 대화를 들으면서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꼈다.

산에 통째로 불을 지른다니.

악명 스탯은 겁 안 나나?

그러나 태현과 이다비는 신이 나서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불을 지를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보니까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 룬을 박고 시작하면 화염이 이쪽으로 모여서 더 잘 탈 거야. 끄기 힘들겠지?”

[대장장이 기술 스킬을…]

[기계공학 스킬을…]

[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공에 추가 보너스를 받습니다!]

어디에 불을 지르면 좋을지 딱딱 나오는 수준!

“그러면 바로 시작하실 건가요?”

“아니. 화염은 준비됐으니까 은도 준비해야지.”

“은이라면… 제 창고에서….”

이다비는 망설이며 말했다.

태현을 위해서라면 은 정도는 줄 수 있다!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이 봤다면 기겁했을 것이다.

“아냐. 아깝게 그럴 순 없지. 빌릴 거야.”

“누구한테서요?”

“여기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영주한테?”

태현은 그렇게 말하며 지도를 폈다. 누가 은을 많이 갖고 있을까?

* * *

한편 살라비안 교단의 요새 안은 흔들리고 있었다.

[교단의 사기가 하락합니다.]

[교단의 벽이 파괴되었습니다. 방어력이…]

[교단의 식량 창고가…]

[교단의 피 보관 단지가…]

[……]

밖에서는 안이 얼마나 부서지고 있는지 몰랐지만, 안에 있는 뱀파이어들 입장에서 저 포격은 끔찍했다.

직접적인 데미지보다도 교단 살림을 다 부숴버리는 게 더 치명적!

포탄 한 발이 들어와서 쭉 쓸고 지나갈 때마다 요새 안 시설들이 팍팍 망가졌다.

-대주교님! 나가게 해주십시오! 나가서 저놈들을 쓸어버리고 오겠습니다!

-안 돼!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 지금은 참고 웅크려야 할 때야!

교단의 호전적인 젊은 뱀파이어 전사들이 대주교에게 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대주교는 완강히 고개를 내저었다.

기사단도 오고 이런저런 토벌대들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 밖으로 역공을 나가는 건 자살행위!

이 요새는 살라비안 교단의 힘과 역사가 담긴 천혜의 요새였다.

아무리 강한 기사단이 오더라도 이 가파른 절벽을 기어올라 요새 안으로 뚫고 들어오지는 못할 것!

…문제는 적들이 들어오지 않고 그냥 원거리 공격만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거리가 좀 적당하면 이쪽도 원거리에서 반격을 해보겠지만, 뭔 놈의 공격인지 사거리가 너무 길었다.

교묘하게 사거리가 안 닿는 부분에서 쏴대는 적들!

이가 갈리는 교활함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대주교는 확신이 섰다. 절대 나갈 수 없다!

-버텨라. 교단의 전사들아!

-크으윽….

-피를 마시고 싶습니다….

-곧 놈들이 지쳐서 먼저 쳐들어올 거다. 그때 놈들의 목을 뜯고 피를 마시자!

대주교의 말에 전사들은 함성을 내질렀다.

안은 난장판에 개박살이 났지만!

그리고 한참이 지났다.

쾅! 쾅! 쾅!

-…….

-…….

적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포탄만 계속해서 쉭쉭 날아왔다. 웅크리고 있던 뱀파이어 전사가 한 대 맞고 쭉 날아갔다.

-대주교님…. 안 오는데요.

-참, 참고 기다리라니까!

-이놈들 혹시 그냥 저희 괴롭히려는 거 아닙니까?

요새 벽과 장애물을 부순 다음 들어오려는 게 아닌, 그냥 괴롭히려고 온 거 아냐?

살라비안 교단 뱀파이어들은 문득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 이런 마법탄을 쓰려면 얼마나 비싼데….

아키서스 포병대는 학카리아스 레어에서 뜯어온 금속들을 녹여 재료로 쓰고 있었다.

기계공학 스킬의 폭탄인지 모르는 대주교는 이 포탄을 마법탄으로 오해하고 있었던 것!

-그런데 좀 더워지는 거 같습니다.

-너도? 나도 그런데.

-…??

대주교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박쥐를 밖으로 날려 주변을 확인했다.

-…!!!!!

대주교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왜 그러십니까?

-불… 불이…!

-불이라도 질렀습니까?

-멍청한 놈들 같으니. 여기 앞에서 질러도 모자랄 판에 멀리서 지른다고 그게 오겠냐?

전사들은 비웃었지만 대주교는 웃을 수가 없었다.

주변이 온통 불바다!

동굴 깊숙한 곳까지 불이 닥치지는 않았지만 저 미친 광경을 보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

쾅!

[사디크의 화염이 폭발합니다!]

-!!

그리고 2차 공격이 시작되었다. 주변 귀족들에게서 은괴까지 뜯어온 태현은 사디크의 화염을 포탄에 걸어 날리기 시작했다.

활활 타오르는 산.

악마들의 비명과 함께 날아가는 화염탄!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것 같은 광경이었다.

“…….”

에반젤린은 복잡한 표정으로 불타는 산을 쳐다보았다.

시선을 돌려 방송 화면을 확인해 보니 시청자들이 전부 ‘?????’, ‘??????’ 같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도 그래….’

에반젤린도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판온이 이런 게임이었나?

처음 경험해 보는 신선한 던전 공략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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