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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92화 (792/1,826)

§ 나는 될놈이다 792화

태현은 다른 신의 권능도 갖고 있으니 그런 거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사디크나 카르바노그 같은 건 아니더라도 데메르 같은 권능이면….

‘아. 근데 남의 영지니까 별 의미가 없군.’

생각해 보니 아키서스가 더 잘된 것 같았다.

데메르 권능 때문에 이 주변이 갑자기 엄청나게 비옥한 땅이 된다면?

배가 미친 듯이 아팠을 것이다.

[<세계와 세계를 잇는 거대 세계수>로 인해 아키서스 교단의 세력이 증가합니다.]

[대륙에 펼쳐진 아키서스의 힘이 증가합니다. 아키서스 관련 스킬의 위력이 증가합니다.]

‘오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심은 보람이 있지!

[<세계와 세계를 잇는 거대 세계수>에 아키서스의 힘이 깃들었습니다.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

태현은 의아해했다.

기도를 할 수 있다고?

그건 지금도 신전에 가면 할 수 있는 건데?

교단의 기본 기능 중 하나, 기도!

교단의 조각상이나 신전에 가서 기도를 하면, 교단 관련 버프를 받았다.

공적치 포인트가 높을수록, 교단이 강력할수록 좋은 버프가 들어왔다.

기도하는 교단의 조각상이나 신전이 얼마나 크고 잘 만들어진 곳이냐도 영향을 받았고!

‘세계수에서 기도하면 뭐 달라지나? 수상한데….’

타다다닥-

그때 마침 케인이 도착했다.

“헉헉. 내가 너무 늦었나?”

-우우우!

-화신님. 저렇게 늦게 오는 놈을 노예로 쓸 가치가 있습니까?

아키서스 포병대에서 대번에 야유가 쏟아졌다. 케인은 기가 죽었다.

“아, 아니. 나도 도망치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너만 도망쳤냐!

-화신님! 저희한테 노예 자리를 주십시오! 저희가 더 잘하겠습니다!

-저놈은 노예 자격이 없어!

아키서 부족 출신 포병대 전사들은 케인을 맹비난했다.

케인은 쩔쩔맸다. 정말 잘리는 건 아니겠지?

“뭐 늦을 수도 있지.”

“김태현…!!!”

“저기 가서 기도나 해봐라.”

“…?”

태현은 뭔지 모를 때는 케인부터 시켰다.

믿음의 증거!

케인은 뭔지 모르는 채 순진한 소처럼 앞으로 걸어갔다.

이다비와 유지수, 정수혁은 케인을 짠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참 잘 속는 사람이야!

-기도.

[아키서스를 믿습니다. 세계수에서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

케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별생각 없이 나오는 대답!

“어… 돈?”

[세계수가 당신의 기도를 받습니다.]

촤르륵!

케인 앞에 금화 다섯 개가 떨어졌다.

무려 5골드!

“??!?”

이다비가 가장 놀랐다. 돈이 떨어지는 나무라니!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키우고 싶었던 나무 아닌가!

[기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루어진 기도만큼 불운이 세계수에 쌓입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태현의 질문에 케인은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불운이 누적된다고?’

태현은 위험을 바로 깨달았다.

이거 설마…?

그걸 모르는 케인은 신이 나서 외쳤다.

“나 이거 더 기도해 봐도 돼?”

“어. 그래. 대신 계속 돈만 원해봐라.”

케인은 신이 나서 다시 갔다.

-돈! 돈! 돈!

은화가 떨어지고, 가끔은 금화, 가끔은 동화가 떨어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메시지창이 떴다.

[세계수가 당신의 기도를 거부합니다!]

[불운이 폭발합니다!]

[세계수가 당신의 골드를 전부 가져갑니다!]

[세계수가 더욱더 강해집니다!]

[아키서스의 힘이 대륙에 살짝 더 퍼집니다!]

“……으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악! 크아아악!”

케인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쓰러졌다.

“왜 그래?”

“내, 내 골드를… 저 나무가…!”

케인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당연했다. ‘어’ 하는 순간에 전 재산을 나무에 뺏긴 것이다.

날강도도 이런 날강도가 없다!

“얼마나 뺏겼는데?”

“전부!”

“오….”

“‘오’라고 할 때야?! 저 나무 죽여야 해! 저 나무를 갈라서 골드를….”

케인은 눈이 반쯤 돌아간 상태로 나무한테 덤벼들었다.

쿵! 쿵!

[데미지를 주지 못합니다!]

“야! 돈 내놔! 돈 내놓으라고!”

“쟤 좀 말려봐라.”

태현의 말에 아키서 부족 전사들이 우르르 달려가 케인을 붙잡았다.

‘아. 대충 그런 거군.’

태현은 어떤 시스템인지 파악했다.

다른 곳보다 기도 효과가 훨씬 더 강력하고 구체적인 대신, 하면 할수록 꽝 터질 때 나오는 불운이 강해진다!

케인처럼 저렇게 계속 하다가 한 번 터지면….

‘즉사!’

골드여서 망정이지 힘 스탯을 올려줘! 이런 거 했다가는 정말 게임 접어야 했을 수도 있었다.

‘소원은 어느 정도까지 되지?’

태현은 케인이 정신을 차리자 다시 케인에게 말했다.

“야. 다른 거 좀 빌어봐.”

“…너무하지 않냐?!”

“걱정 마. 불운 한 번 터져서 괜찮아.”

사실 별로 괜찮지 않았지만, 케인은 거기에 또 넘어갔다.

“그런가?”

“한 번 터졌으니까 또 한동안은 안 터지겠지.”

도박사의 오류!

동전 열 번 던졌을 때 한 번도 앞면이 안 나온다고 다음에 앞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아지진 않았다.

물론 태현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냥 케인 속이려고 하는 소리!

“그러네?”

“그래. 자. 가서 이번에는 ‘길드 동맹을 물리치게 해주세요’라고 빌어봐.”

케인은 시키는 대로 했다.

“그건 해줄 수 없다는데?”

“왜? 능력 밖의 일이래?”

“아니. 내 옆에 이미 있다고….”

케인은 말하면서 태현을 가리켰다. 태현은 당황했다. 예상 밖의 대답!

“…이번에는 신이 되게 해달라고 해봐.”

“그건 좀… 부끄러운데….”

“…….”

“알겠어. 가서 해볼게.”

케인은 가서 빌었다. 신이 되게 해달라니. 하면서도 좀 부끄러운 소원!

[들어줄 수 없는 소원입니다. 세계수의 능력 밖의 일입니다.]

“들어줄 수 없대. 능력 밖의 일이라는데.”

“역시 능력 밖의 일이면 저렇게 뜨는군.”

원래 저게 정상!

‘네 옆에 있는 놈이면 길드 동맹을 부술 수 있어!’라고 하는 건 예외였다.

“음… 괜찮은 거 같아. 일단 여기 근처에 신전부터 지어야겠군.”

“그런데 태현 님….”

“…?”

“이 주변 괜찮은 거 맞나요?”

고오오오-

세계수 주변으로 한쪽에는 빛이, 한쪽으로는 어둠이 몰려들고 있었다.

[<드래곤이 쓰러진 평원>의 이름이 <천계와 마계가 이어진 세계수의 평원>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새로운 지형을 만들었습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이 지형에서 보너스를 받습니다.]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

“악마든 천사든 오면 싸우지 뭐. 아니면 잡든가.”

태현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다른 플레이어들이라면 천사나 악마를 꺼렸겠지만 태현에게는 이제 좋은 먹이로 보일 뿐이었다.

보이면 잡아서 써먹는다!

* * *

-정말로 해냈습니다! 김태현 플레이어가 서버 최초로 드래곤 사냥을! 해냈습니다!

-보고 계십니까! 여러분! 이 감동 넘치는… 으아아악! 폭발이 여기까지!

태현의 드래곤 레이드 성공은 판온을 뒤흔들었다.

아무리 김태현이라도 지금 플레이어들 수준에서 드래곤 레이드가 될까? 하고 의문을 품던 사람들을 모두 조용하게 만드는 대성공!

-드래곤 레이드 파티 모집합니다.

-김태현이 한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 드래곤 레이드 도전!

한동안 금기로 여겨지던 드래곤 레이드 파티가 다시 이곳저곳에서 모일 정도였다.

원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미친 짓이었지만, 그만큼 태현이 준 충격이 대단했던 것이다.

게다가 먼저 한 명이 성공하면 뒤의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떻게 성공한 건지 보고 공략할 수 있었다.

유명해지고 싶은 하위권 랭커와 고렙 플레이어들은 머리를 맞대고 태현의 영상을 공부했다.

-김태현을 보고 배워보자!

-어떻게 하면 드래곤을 잡을 수 있나!

-일단 악마들을 불러내서 드래곤을 방해한 다음 드래곤의 뱃속으로 들어가서… 그다음 어떻게 어떻게 해서 터뜨리는 건가 본데요?

-…….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악마들을 불러내서 드래곤을 붙잡는 것부터가 실현 불가능!

하위 악마 한 마리 소환해서 부리는 것도 아니고, 고위 악마들을 저렇게 미친 듯이 소환해내서 부리다니.

-김태현한테 물어보면 안 되나?

-너 같으면 대답해 주겠냐?

-그야 김태현은 파티장님처럼 쪼잔한 놈이 아니니까 대답해 줄지도 모르잖아요.

-그럴듯한… 잠깐. 이 새끼가?

-아차. 본심이…!

드래곤 레이드 파티들이 고민하고 있는 사이, 대다수의 다른 사람들은 다른 것에 집중했다.

초원의 대격돌로 인한 여파!

드래곤 레이드도 충격적이었지만, 길드 동맹의 군대가 깨져서 후퇴한 것도 만만치 않게 충격적이었다.

길드 동맹이 이곳저곳에서 약탈당하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면 대결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스턴 왕국은 길드 동맹이 전부 지키기에는 너무 넓었고, 산적 플레이어들도 그걸 틈타서 몰래 치고 빠지는 줄 알았는데….

초원에서 붙은 정면대결에서 패배하다니!

길드 동맹에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막강한 이미지가 흔들리고 투자자들한테서 연락이 왔다.

-지금 장난하나? 이런 걸 보려고 우리가 투자한 줄 아나?

-그걸 데리고 지는 게 말이 되나? 랭커들이 몇 명인데.

-이런 싸움에서는 이겨줬어야지!

수만이 넘는 오크 군세, 거기에 뒤를 치는 네크로맨서의 언데드들….

이기기만 했다면 정말 빛나는 승리였을 것이다.

초원의 전투와 드래곤 레이드가 방송들 시청률 투탑을 찍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거기서 졌다!

길드 동맹은 안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장 크게 나타난 건 몇몇 길드들의 이탈이었다.

-우리한테 약속한 영지들은 지금 다 외곽에 있는 곳이라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하고….

길드 동맹은 쑤닝과 친분이 있는 중국계 길드들만으로 구성된 게 아니었다.

주축을 이룬 중국 쪽 대형 길드들과, 거기에 연합한 그 외 대형 길드들로 구성된 것!

당연히 그 외 대형 길드들은 바로 탈주각을 보기 시작했다.

원래 중국 쪽 길드가 아니면 암암리에 손해를 보고 있었다. 중요 영지가 아니라 외곽 영지를 받는 등등.

그래도 길드 동맹에 남아 있어서 얻는 이익이 더 컸고, 길드 동맹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남아 있었는데….

그게 깨진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영미권 대형 길드들 연달아 이탈!

안 그래도 오스턴 왕국 수도와 중부 근처만 유지하고 있는 길드 동맹 입장에서 이런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동원할 수 있는 랭커들이 확 줄어드는 것이다.

길드 동맹은 창립 이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밖에서는 투자자들이 ‘제대로 안 하냐’고 쪼아대고, 안에서는 불만을 가진 길드들이 이탈하고, 왕국 외곽 지역들은 완전히 박살이 났고….

-개자식들! 용서하지 않겠다! 이탈한 놈들은 바로 선전포고 받을 준비해라!

그러나 쑤닝에게 닥친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탈한 영미권 길드들이 에랑스 왕국 쪽에 있던 대형 길드들과 연합을 시도한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쑤닝이 분명히 보복한다.

-차라리 연합하자! 한 번 연합했는데 두 번 연합 못 하겠나!

길드 동맹에 맞먹는 새로운 세력이 탄생하려 하고 있었다.

* * *

-크하하! 건방진 놈 같으니! 감히 우리의 앞에서 이런 건물을 지을 줄이야!

세계수의 어둠 쪽에서 나타난 악마는 부하들과 함께 호탕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목표는 세계수 앞에 지어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신전!

-우리가 두고 볼 줄 알았느냐! 어느 신이길래 건방… 으아아악! 으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마계에 당신의 악명이 너무 높습니다!]

[악마가 아키서스의 신전을 보고 기겁합니다!]

[악마가 당신의 이름을 듣고 겁에 질립니다!]

[공포 상태에 빠집니다!]

악마들은 태현과 지어지던 아키서스의 신전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

“…….”

아키서스 신전을 건설하던 플레이어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그들이 뭘 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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