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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81화 (781/1,826)

§ 나는 될놈이다 781화

광맥을 향해 열심히 곡괭이를 휘둘러야 한 개 얻을까 말까인 아이템을, 슬라임 하나 잡았다고 이렇게 퍼주다니!

“어? 난 그렇게까지 안 나오는데.”

옆에서 강철 슬라임을 하나 잡은 케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얻은 건 <평범한 강철 광석> 하나뿐!

‘아. 내 행운 스탯이군.’

태현은 무슨 상황인지 깨달았다. 행운 스탯 때문에 나오는 아이템이 확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광산을 캐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이 좋은 수준!

‘이 광산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

“파워 워리어 길드 애들 중에서 할 일 없는 애들 다 불러 모아!”

“태현 님. 그런데 여기 시이바 믿는 사람 없으면 못 들어오는 것 같은데요.”

“믿으라고 해. 영지에 교단 신전도 있는데 뭘!”

이득을 위해서는 교단 바꾸는 것쯤이야!

[카르바노그가 당황하며 네 신자 아니냐고 합니다.]

‘에이, 뭐 바꿀 수도 있지. 나중에 회개하면 되잖아.’

[…….]

“일단 지도 좀 만들어보자.”

“네!”

-쿠오…?

[자기 집은 언제 찾아주냐고…]

“아, 좀 기다려봐! 지금 중요한 게 그게 아니야!”

-쿠오….

태현은 신이 나서 이다비와 함께 슬라임 둥지를 뒤지기 시작했다.

슬라임의 진정한 가치는 희귀 금속 슬라임에 있다!

“여기 은 슬라임들이 나오네요.”

“여기는 금 슬라임들이 나오는군.”

“여기는 루비가….”

광물계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

-쿠오. 쿠오.

“좀 기다리라니까?”

[자기 둥지로 괜찮은 곳이 있으니까 자기가 알아서 찾아가겠다고 카르바노그가 전해줍니다.]

“어디길래? 그러면 그렇게 할….”

태현은 멈칫했다.

살아 움직이는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한테 괜찮은 곳이면 어떤 곳이지?

“어디길래?”

-쿠오.

골렘은 돌아서더니 걸어가기 시작했다.

콰지직! 콰직!

골렘이 손을 뻗어 바닥을 뜯어내자, 안에서 콸콸 흐르는 용암이 솟아나왔다.

-쿠오!

골렘은 이것 보라는 듯이 웃었다. 그걸 본 태현은 실망했다.

‘에이, 난 또 아다만티움 광맥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저번에 골렘이 있던 곳이 아다만티움이 흘러넘치던 곳이라 그런지, 이번에도 그럴 줄 알고 기대했던 것이다.

-쿠오.

[여기는 고향 같은 곳이라고 카르바노그가 전해줍니다.]

“그래. 잘됐네. 아다만티움 약속한 거 잊지 말고.”

-쿠오. 쿠오.

[저기 자기랑 비슷한 생명체가 지나간다고 카르바노그가 전해줍니다.]

“그래. 너랑 비슷한 생명체… 뭐?!”

태현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저 멀리 골렘과 비슷한 색의 슬라임이 폴짝 폴짝 뛰어가는 게 보였다.

아다만티움 슬라임!

쉭!

슬라임은 시선을 받자마자 갑자기 미친듯이 빠르게 사라져버렸다.

다른 슬라임들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

“…파워 워리어 길드 애들 빨리 불러와줘!”

“네!”

인해전술로라도 잡는다!

* * *

스미스한테는 운이 없게도, 카투가 요새에는 길드 동맹 소속 랭커가 있었다.

고위 성기사 곤잘레즈!

쑤닝의 심복이자, 확실한 실력을 갖고 있는 상위권 랭커였다.

-김태현의 약점이 뭐가 있을까?

-딱히 약점이 없죠.

-너무 개새끼란 점?

-그런 거 말고!

-…그러면 김태현이 그나마 꺼려하는 게 뭐가 있을까?

-김태현이 성기사 싫어한다던데요.

-성기사는 좋아하는 애들이 드물지….

PVP에서 성기사 직업은 언제나 상위권에 드는 직업이었다.

공격력과 방어력도 어디 가서 밀리지 않고, 높은 HP에 자기 회복 스킬까지 빵빵하게 갖고 있었다.

성기사 계열 직업에서 영웅 직업만 되도 스킬들이 화려하기 그지없었던 것!

-흠. 그러면 성기사가 낫겠다.

-시간은 좀 끌 수 있겠죠.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김태현 나타날 경우 시간을 끌기 위해 결정한 것!

물론 곤잘레즈에게는 굴욕이었다.

‘김태현 이 자식. 어디 두고 보자.’

이를 갈고 있는 곤잘레즈였다.

물론 곤잘레즈도 태현의 실력은 잘 알았다. 하지만 곤잘레즈도 단단히 준비하고 있었다.

태현이 겁없이 덤빈다면 호된 맛을 보여주리라!

‘흥. 김태현. 너도 내가 아키서스 관련 장비를 얻었다는 건 알 수 없을 것이다.’

쑤닝이 친히 내려준, 아키서스의 장비!

쑤닝과 친한 곤잘레즈였기에 길드 동맹에 들어온 아키서스 관련 장비를 하나 얻을 수 있었다.

<아키서스의 섬뜩한 방패>!

믿고 있는 신과 다른 신이었는데도 쓸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가진 방패였다.

하지만 곤잘레즈는 알지 못했다.

그걸 만들어서 보낸 게 태현이라는 것을!

둥둥둥-

“?”

요새 문 앞에서 북소리가 들리자 곤잘레즈는 의아해했다.

“뭐야? 누가 공격하나?”

오스턴 왕국에 신참 산적, 새내기 산적, 베테랑 산적, 은퇴 산적, 방랑 산적 등 온갖 산적이란 산적 놈들은 다 찾아오고 나서부터 이 요새에도 공격은 있었다.

가끔 겁 없는 플레이어들이 수도 근처까지 찾아오는 것!

물론 돌아오는 것은 화끈한 보복이었다.

아주 빠득빠득 이를 갈고 있던 길드 동맹 길드원들이었기에 나타나기만 하면 호된 맛을 보여줬다.

“예. 공격이 있나봅니다.”

“김태현이 날뛰니까 지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밟아버려!”

5분 후.

“다 끝났나?”

“아, 아니요. 저기, 지금 앞에 와 있는 게… 스미스인데요.”

“뭐?! 스미스?!”

곤잘레즈는 놀랐다.

“아. 스미스도 오스턴 왕국에 온다고 했었지?”

길드 동맹 쪽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그래도 그렇지 스미스가 이렇게 대담하게 공격할 줄이야.

곤잘레즈는 고민했다.

스미스와 싸워야 하나?

김태현만큼 무섭지는 않았지만 스미스도 엄연히 손가락에 꼽히는 최상위권 랭커였다.

곤잘레즈보다는 위에 있는 랭커!

그냥 평소라면 1:1로 싸우기에는 꽤 부담이 갔다.

하지만 여기는….

‘여기라면 이길 수 있다!’

곤잘레즈는 확신했다. 여기 요새에는 곤잘레즈에게 유리한 게 너무 많았다.

‘김태현을 이기는 것도 좋지만 스미스를 이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 오히려 엄청 좋지.’

그리고 스미스와 싸우는 것의 장점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김태현만큼 무섭지 않다는 것!

스미스는 강하긴 해도 정직해 보이는데, 김태현은 강한 것과 동시에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 없어서 너무 무서웠다.

* * *

“여러분! 요새를 넘기시고 물러서면 공격하지 않겠습니다!”

“뭐라는 거야 미친놈아!”

스미스는 앞에 와서 크게 외쳤다. 물론 그걸 듣고 가만히 있을 길드원은 없었다.

바로 공격!

쉬익!

캉!

물론 그런 공격은 스미스에게 데미지도 주지 못했다. 선공을 받은 스미스는 움직였다.

일단 선공을 받았으니까!

촤아악!

“으아아악!”

스미스한테 덤벼든 길드원은 한 합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박살 났다.

그걸 본 다른 길드원들이 덤벼들고, 스미스는 다시 싸우고….

스미스의 친구는 옆에서 말했다.

“스미스. 내 생각에 이렇게 하면서 싸우지 말자고 하는 건 안 통할 것 같아.”

“하지만 전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요새만 주면….”

“죽어라 스미스!”

“싫습니다!”

콰직 콰직!

달려들던 길드원들을 박살 내며 스미스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걸 본 친구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쟤 가끔 되게 무서워….’

약간 좀 사이코 같다!

스미스가 요새 가까이 다가서자 공격은 더욱 격렬해졌다.

요새 벽 위에서 궁수들의 화살 공격부터 시작해서 마법사들의 마법까지!

스미스는 복잡하거나 기막힌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마치 바윗덩이처럼 묵직하게, 천천히 정석적으로 행동했다.

[<백기사의 굳센 장벽>이 펼쳐집니다!]

[<백기사의 가호>가…]

[……]

각종 갖고 있는 방어 스킬들이 화려하게 펼쳐지자, 날아오는 공격들은 한두개도 뚫지 못하고 막혔다.

“와, 미친….”

“저게 사람이야 성벽이야?”

혀를 내두르는 플레이어들!

그사이 곤잘레즈가 밑으로 내려왔다.

“스미스!”

“곤잘레즈 씨!”

“감히 여기를 오다니. 네가 미쳤구나!”

“저는 요새만 넘겨달라고 했을 뿐인데….”

“그걸 말이라고 해!?”

곤잘레즈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 자식이 누구 놀리나?

“네가 뭘 믿고 여기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숫자가 너무 적지 않냐? 봐라!”

곤잘레즈가 말하자 길드원들이 함성을 질렀다. 확실히 위압적이었다.

게다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지원이 더 들어올 수 있었다.

“저도 지원은 있습니다.”

“?”

“김태현 씨가….”

“!!!”

곤잘레즈는 기겁했다. 김태현이 여기 있다고?

“곧 올 겁니다.”

“아. 곧 온다고.”

곤잘레즈는 다시 안도했다. 옆의 길드원들이 그걸 빤히 쳐다봤다.

“뭘 쳐다봐 이것들아?”

“죄, 죄송합니다!”

길드원들은 곤잘레즈가 성을 내자 고개를 돌렸다.

‘김태현이 곧 온다?’

“야. 이 주변 제대로 순찰 돌고 있지?”

“물론입니다! 쥐새끼 하나 못 올 겁니다.”

산적들이 날뛰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길드 동맹은 중요한 곳은 정말 인원을 쏟아부어서 지켰다.

이 요새도 그랬다.

‘좋아. 그러면 김태현이 오기 전에 쓰러뜨리면 되겠군.’

“스미스. 네가 그렇게 자신만만하면 나와 한 번 싸워보자.”

“그러고 싶으시다면!”

스미스도 물러서지 않았다.

[1:1 대결을 제안합니다!]

[질 경우 요새 전체의 사기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요새의 치안이…]

[……]

“…하기 전에 공격 더 해라.”

“네?”

“쟤 쌩쌩하잖아! 공격해!”

“아. 예.”

파파파파파팍!

스미스 위로 미친 듯이 쏟아지는 물량 공격!

스미스의 방어 스킬들을 빼기 위한 공격들이었다.

“싸우자고 하셨잖습니까!”

“부하들이 내 말을 안 들어서.”

곤잘레즈는 비열하게 웃었다. 스미스는 인상을 썼지만 더 말하진 않았다.

“자. 그럼 이제 싸워볼까?”

한참 동안 공격을 퍼부은 다음에야 곤잘레즈는 앞으로 다가섰다.

[1:1 대결을 시작합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도움을 받을 경우 명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탓!

‘빠르다!’

스미스는 단단했지만 결코 느리지는 않았다. 중갑옷을 챙겨 입었는데도 폭발적으로 다가왔다.

같은 중갑옷을 입은 성기사로서 놀라울 정도!

“흥!”

쿵!

곤잘레즈는 재빨리 무기를 휘둘러 스미스를 멈추게 만들고 들고 있던 방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방패를 파괴하고 앞으로….’

휙!

스미스는 곤잘레즈의 방패를 노렸다.

태현이었다면 방패를 빗겨내고 안으로 찔러 들어갔겠지만, 스미스는 언제나 정공법을 좋아했다.

방패째로 부숴버린다!

방패 위로 공격을 퍼부으면 방패가 박살나거나 상대가 무너지거나 둘 중 하나였다.

-백기사의 상급 돌격!

쿠쿠쿠쿵!

미친듯이 휘둘러지는 스미스의 공격! 당하는 입장에서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러나 곤잘레즈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 스미스도 당황했다.

‘뭐지?’

“하하! 멍청하기는!”

[<아키서스의 섬뜩한 방패>가 일정 확률로 공격을 그대로 돌려보냅니다!]

콰콰콰쾅!

스미스는 이를 악물고 뒤로 물러섰다. 생각지도 못한 반격이 날아온 것이다.

“이 방패를 봐라! 김태현도 이런 방패는 없을 거다!”

“!!”

스미스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상대가 아키서스 관련 장비를!

‘침착하자.’

스미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상대방이 예상보다 훨씬 좋은 장비를 갖고 있을 뿐이었다.

태현한테 졌으면 됐지 김태현 짝퉁한테까지 질 수는 없다!

스미스의 눈빛에서 불꽃이 화르륵 일어났다. 그것은 자존심이었다.

“김태현은!”

쾅!

“!”

다른 방법을 택할 줄 알았는데 다시 방패를 때리기 시작하는 스미스의 모습에 곤잘레즈는 놀랐다.

‘이 자식 무슨 생각이냐?’

“그쪽보다 훨씬 강합니다!”

“헛소리 마라!”

“헛소리 아닙니다! 싸워보지도 못한 게!”

“김태현한테 져서 좋겠다!”

유치한 랭커들의 말싸움!

지켜보고 있던 길드원이 말했다.

“야, 저건 편집하자.”

스미스는 방패에서 돌아오는 반격을 몸으로 버티며 계속해서 방패를 공격했다.

내구도를 깎아서 망가뜨려버리겠다!

그걸 곤잘레즈도 눈치챘다.

‘어림도 없는 생각을! 난 가만히 있냐?’

그러는 걸 곤잘레즈가 가만히 볼 리 없었다. 곤잘레즈는 바로 반격에 나서려고 했다.

그 순간 메시지창이 떴다.

[<아키서스의 섬뜩한 방패>가 누적된 피해를 주인에게 돌려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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