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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72화 (772/1,826)

§ 나는 될놈이다 772화

“!?”

자리에 있던 모두의 고개가 돌아갔다.

김태현, 이세연이 포섭하지 못한 부족들 사이에 스미스가 섞여 빠져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스미스! 너무하지 않냐! 아무리 불리해도 그렇지 그 커다란 던전을 통째로 무너뜨리다니!”

태현의 외침에 이세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스미스 탓으로 돌리려는 건 아니겠지?’

사라지지 않는 의심!

그러나 스미스는 당황하며 말했다.

“제… 제가 일부러 한 건 아닙니다.”

“…!”

“뭐? 정말 네가 한 짓이었어?”

태현도 놀랐다!

“…….”

“…….”

“아… 아니. 물론 네가 한 줄 알고 있었지.”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지금 그런 소리 할 때야?”

“하긴 그렇군.”

이세연과 태현은 스미스의 변명을 잘랐다. 굳이 다 들어줄 필요가 없다!

“여러분! 일부러 한 게 아닙니다!”

“알겠어, 스미스. 믿어줄게.”

“김태현 씨! 역시 김태현 씨밖에 없… 잠깐, 왜 대포를?”

“저놈 잡아라! 크게 포상하겠다!”

[최고급 전술 스킬을…]

[데리고 있는 부하들에게 추가 버프가 들어갑니다!]

[부족 전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

-저놈이 누군데?

-그건 일단 잡고 생각해 보자고.

웅성거리던 서로 다른 부족 전사들이 스미스한테 시선을 돌렸다.

“김태현 씨! 이세연한테 속지 마십시오!”

“말 이상하게 하네 진짜. 쟤가 나한테 속을 애야?!”

이세연은 정말로 억울했다. 솔직히 태현이 그녀한테 속을 사람이란 말인가!

“그… 그건 그렇긴 합니다.”

스미스도 순간 납득해버렸다.

“김태현 씨! 이세연이 아스비안 제국을 독점하면….”

“미안. 난 이세연하고 손잡고 가기로 했어.”

스미스는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이 태현을 쳐다보았다.

판온 1때부터 이세연과는 앙숙일 텐데!

그런데도 이세연과 손을 잡다니.

논리적으로 나오는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 둘이 정말 사귀는 겁니까?”

“…?”

“헉. 진짜?”

“사귀시는 거예요?”

“…너희들은 대체 왜 매번 놀라는 거냐?”

태현은 뒤의 일행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저것들은 맨날 같이 다니면서 왜 루머를 볼 때마다 속아 넘어가는 거지?

“너무 그럴듯해서….”

“다, 다행이네요. 저는 믿었어요.”

“선배님이 여자 친구 없는 게 다행이라니 너무한 거 아닙니까?”

정수혁은 이다비를 보고 너무한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 그게 아니라….”

이세연 쪽에서도 반응이 격렬했다. 특히 김현아가 욕설을 퍼부었다.

“이 XXXXXXX가 어디서 루머를!”

“현아야. 나중에 방송 나가면 어쩌려고 그래!”

“나가라 그래요! 저게 어디서!”

양쪽 일행이 혼란에 빠진 걸 보고 스미스는 깨달았다.

‘앗. 이거 도망칠 기회 아닌가?’

스미스는 재빨리 돌아서서 말을 타고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걸 본 태현과 이세연은 바로 반응했다.

““잡아!””

태현은 감탄했다.

“스미스 저 자식. 많이 늘었군. 저런 걸 배우다니.”

“누구한테서 배웠을까….”

“너한테서?”

“당연히 너한테 배웠겠지!”

서로 떠넘기는 둘!

스미스는 박차를 가하며, 뒤에서 들리는 둘의 목소리를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사귀는 거 맞는 것 같은데….’

그 생각에 보복이라도 하듯이 공격이 날아왔다.

콰콰쾅! 콰콰쾅!

[지옥 마력 대포가 발사됩니다!]

[백기사의 방어막이 취소됩니다!]

[<지옥 마력 침식> 상태에 빠집니다.]

[이동 속도가…]

[……]

“헉!”

폭탄은 각오하고 있었는데 이건 좀 셌다.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아키서스를 믿는 이들이 수많은 업적을 세웠습니다!]

[아키서스의 칭호를 받습니다. 부족 NPC들이 <아키서스의 포병대>로 변합니다!]

파아아앗!

번쩍 빛이 나더니, 악마 숭배 드워프와 붉은 전갈 드워프 같은 드워프들이 축복을 받기 시작했다.

<아키서스의 포병대>로 새로 태어난 것!

물론 그들이 좋아하지는 않았다.

-아니. 우리는 붉은 전갈 부족인데!

-맞다! 아키서스의 포병대는 뭐냐!

강제로 아키서스를 믿게 되긴 했지만 아직 이렇게 좋아할 정도는 아닌 것!

그러자 뒤에 있던 아키서 부족 전사들이 커다란 무기를 들고 으르렁거렸다.

-혹시 불만이라도?

-너. 아키서스의 노예 할 거냐 아키서스의 포병대 할 거냐?

-…포병대 좋네! 아키서스 만세!

-아키서스의 포병대 너무 좋다!

[<아키서스의 포병대>의 사기가 떨어집니다.]

[<아키서스의 포병대>의 공포가 올라갑니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고, 구성도 온갖 드워프 부족들과 고블린 부족들이 섞여 중구난방이었지만, <아키서스의 포병대>의 한 가지는 확실했다.

화력!

화력 하나만큼은 정말 화끈했던 것이다.

그냥 대포, 아다만티움 섞인 대포, 마법 대포, 악마의 지옥 마력을 쓰는 지옥 마력 대포 등 온갖 대포 총집합!

애초에 섞인 부족들이 전부 다 대포와 폭탄을 다루는 부족들이었으니….

어지간한 마법사 랭커들보다 더 폭딜이 나오는 것 같았다.

덕분에 스미스는 죽을 맛이었다.

높은 HP와 빠른 회복 속도, 단단한 방어력은 자신 있는 스미스였다.

그런데도 무섭게 만드는 위력!

거기에 이세연은 각종 저주와 디버프를 걸어 스미스의 발목을 묶고 있었다.

다른 네크로맨서였다면 저주 몇 개를 걸어도 스미스는 까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세연 정도의 네크로맨서 플레이어는 저주 하나하나가 무지막지했다.

마법 방어도 뚫고 중첩해서 들어오는 저주의 공포!

시야가 좁아지고 이동 속도가 내려가고 각종 회복에 페널티가 걸리고….

‘괴롭다!’

스미스는 암담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여기서 한 번 죽는 건가?

최상위권 랭커 경쟁에서 죽는 건 치명적이었다. 한 번 죽어서 입는 페널티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공격을 받은 <녹은 칼날 부족>이 분노합니다!]

[공격을 받은 <광산 오크 부족>이 분노…]

[……]

“!”

광산이 폭발한 것 때문에 따라 나온 다른 부족들!

아직 태현과 이세연이 설득하지 못한 부족들은 공격을 받자 분노했다.

-감히?!

-이게 무슨 짓이냐!

-역시 우이포아틀을 따르는 놈답게 하는 짓도 더럽구나!

[싸움이 벌어집니다!]

[싸움이 격렬해집니다!]

[싸움이 더욱더 격렬해집니다! 주변으로 소문이 퍼져나갑니다!]

-취익! 왜 날 치는 거냐!

-기분 나쁘게 왜 우리 부족 옆에 서 있는 거냐!

심지어 자기들끼리도 싸웠다.

다 같이 황제를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서로 사이가 좋지는 않은 것!

싸움이 일어났다고 손을 잡는 게 이상한 것이었다.

“잠… 잠깐만. 이거 좀 이상한데.”

이세연은 당황해서 스미스를 쫓던 걸 멈췄다.

원래 계획은 일사불란하게 여기 있는 부하들을 동원해서 스미스를 잡는 거였는데….

지금 광산 주변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한 혼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크아악! 죽어라!

-네가 죽어라!

콰직! 콰지직!

서로 무기를 휘두르고 덤비는 부족들!

태현은 깔끔하게 결론을 내렸다.

“경험치도 얻고 아이템도 얻을 겸 다 쓸어버리고 가면 되겠네!”

“그런 좋은 방법이… 아니, 그걸 말이라고! 이거 어떻게 진정시킬 수 없을까?”

“이 상황을 보고 그런 소리가 나와?”

태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세연도 깨달았는지 얼굴을 붉혔다.

스미스한테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다그닥, 다그닥-

바로 속도를 올리는 스미스!

이세연은 혼잡한 상황을 보고 혀를 차며 말했다.

“뚫고 가는 건 무리야. 우리끼리 쫓아가자.”

“그래. 용….”

용용이를 부르려던 태현은 멈칫했다. 여기 부족들 중에서는 용 싫어하는 부족들도 꽤 있을 것이다.

괜히 이들 앞에서 용용이를 꺼냈다가는 어그로를 확 끌 수 있었다.

“그냥 오토바이 타고 가야겠군. 아키서 부족! 아키서스 포병대! 여기를 지키고 있어라!”

-예!

“그리고 넌… 넌 애가 왜 이렇게 수척해졌어?”

-쿠오오….

[차가운 바깥 공기로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이 힘을 쓰지 못합니다!]

바깥은 전혀 춥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평균 기온에 비하면 약간 따뜻한 정도?

그런데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한테는 매우 추운 온도였다.

“쟤 괜찮은 거 맞아?”

“으음… 저거 저래서 괜찮으려나?”

태현은 당황스러웠다.

아다만티움 거임 골렘을 꼬드겨서 데리고 나올 때만 해도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부려먹을 수 있겠다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뜨거운 곳 한정에서만 쓸 수 있는 몬스터!

-주인님.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

흑흑이가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사디크의 화염입니다.

-아…!

태현은 깨달았다. 그런 방법이!

-지금 약해졌을 때 사디크의 화염으로 죽여서 아다만티움을 더 뜯어내란 거구나! 흑흑이 이 녀석. 역시 사디크의 신수다운 발상이다.

-…<사디크의 화염 룬>을 위에 새겨서, 화염으로 따뜻하게 해주란 뜻이었는데요….

[…….]

카르바노그까지 당황해서 침묵했다.

-아. 그런 소리였어?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그, 그럼 물론이죠. 믿고 있습니다. 주인님.

그러나 룬을 새길 시간은 없었다. 스미스가 생각보다 빨리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백기사 아니랄까 봐 말 타는 실력이 대단했다.

“야! 쫓아야 해!”

“좋아! 간다! 다들 따라와!”

태현의 말에 일행은 각자 오토바이를 꺼냈다.

태현은 정수혁을 뒤에 태웠다.

이다비는 유지수를 뒤에 태웠다.

케인은….

-노예 동지!

-우리도 가서 도와주겠다!

-좁으니까 좀 붙여봐!

-나도 탈 수 있겠군!

아키서 부족 넷이 추가로 탑승!

땀내 나는 전사들이 꽉 껴안고 위에 올라타자 보통 불편한 게 아니었다.

“구아아악!”

“케인! 뭐하냐! 왜 이렇게 늦어!”

다들 빠르게 달려가는데 혼자 느린 케인!

-뭐하나, 노예 동지! 화신님께서 느리다고 하시잖나!

“네가 내 상황 되어봐라!”

케인은 끙끙대며 오토바이를 가속시켰다. 덜컹거리는 데다가 무거워서 더 괴로웠다.

‘그런데 스미스는 왜 안 날아오르지?’

먼저 쫓던 태현은 무언가 이상한 걸 깨달았다.

도망칠 때 날 수 있다면 무조건 날아오르는 게 좋았다.

원거리 공격을 피하기 힘들어지긴 하겠지만 스미스가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었다.

그런데 스미스는 그러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근처에 뭔가 있군!’

태현도 자주 썼던 방법.

쫓길 때는 던전에 들어간다!

일단 던전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추격의 절반은 막히게 되어 있었다.

* * *

“이런….”

이세연은 당혹스러워했다. 스미스가 근처 작은 던전 안에 들어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네크로맨서인 그녀는 따라 들어가기가 곤란했다. 괜히 기사 상대로 근접전이라도 붙었다가는….

“내가 들어갈게.”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

이세연은 미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스미스를 상대로 같이 싸우기로 했으면 같이 싸워야 하는데, 혼자 뒤로 빠지면 원래 안 되는 것이다.

“너도 어차피 들어올 거잖아?”

“그렇긴 하지만.”

“그러면 먼저 들어갈게!”

태현이 솔선수범해서 들어가는 걸 보고 살짝 감동받은 이세연이 김현아에게 말했다.

“그래도 쟤가 완전히 나쁜 애는 아니야. 그렇지?”

“언니. 정신 차리세요….”

[<사막 지하 동굴>에 입장했습니다.]

이미 이 근처에 왔다 간 플레이어들이 있었는지 보너스 메시지는 안 떴다.

‘던전 규모도 작고… 길도 별로 복잡하지 않고….’

태현은 빠르게 견적을 냈다.

세 해골의 광산에 비하면 아주 작은 수준!

이런 곳에서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다른 출구로 빠져나가지 않는 이상.

스미스가 과연 출구를 찾아 빠져나가고 있을까?

‘잘 아는 던전이면 모를까, 아까 상황에서 급히 찾아온 던전에서 그렇게 바로 찾지는 못하겠지.’

“스미스! 안 하던 짓 하지 말자! 여기 이세연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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