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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63화 (763/1,826)

§ 나는 될놈이다 763화

그러나 태현은 언제나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다.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면서, 다음 적을 위한 계획도 준비하고 틈틈이 얄미운 놈들도 괴롭힐 수 있는 사람!

“하아앗!”

스미스는 기합을 지르며 덤벼들었다.

쾅!

검광이 번쩍 빛나더니 아다만티움 골렘의 몸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부서진 아다만티움 조각이…]

‘저건 주워야 해!’

-주인님!!! 으아아아앗!

덕분에 위에 타고 있는 골골이는 비명을 질렀다.

뭔 놈의 탈것이 말은 하나도 안 듣고 제멋대로 돌아다니냐!

태현은 놀라운 반응 속도로 떨어진 아다만티움 조각을 챙겼다.

쿠쿠쿵!

“김태현 씨! 도와주시려고 한 겁니까!”

갑자기 다시 날아온 태현의 모습에 스미스는 반색했다. 물론 태현은 다시 두고 날아갔다.

-주인님. 저를 놈에게 가까이 붙여 주십시오.

-아무리 생각해도 너보단 내가 더 많이 맞을 것 같은데….

태현은 떨떠름했다.

덩치 크기 차이를 봤을 때 아무리 봐도 태현이 더 많이 맞을 것 같았다.

그래도 태현은 골렘에게 돌진했다.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으니까.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드래곤 리치가 된 것으로 인해 회피력이 약해졌습니다. 커다란 충격에 이동 속도가 내려갑니다!]

쾅!

아무래도 다 피할 수는 없었다. 태현은 몇 대 맞아주면서 붙었다.

-크아아앗!

골골이는 고함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검을 뒤덮은 자주색 불꽃이 아다만티움 골렘의 몸을 녹이고 불태웠다.

“야! 저걸 녹이면 어떡해!”

-주… 주인님. 그냥 잡을 수는 없습니다!

<혼돈과 어둠의 검>은 현재 골골이가 쓸 수 있는 최강의 공격력을 가진 스킬!

이걸 쓰지 않으면 저 단단한 골렘에게 데미지를 줄 수가 없었다.

“잡을 거면 좀 깔끔하게 잡아야지 왜 태우고 녹이냐. 네가 사디크냐?”

-…….

-…….

옆에서 날며 공격을 퍼붓던 흑흑이가 움찔했다.

사디크의 화염 퍼붓고 있었는데 이러면 안 됐나?

* * *

-언니. 스미스가 여기 있어요.

-그래? 조심해서 싸우고 문제 있으면 말해줘. 내가 도와주러 갈게.

-네!

이세연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다.

김현아는 자기 할 일 알아서 잘하는 애였으니까.

스미스가 강하긴 하더라도, 김현아는 알아서 적당히 상대할 것이다.

김현아가 마음만 먹으면 스미스한테 죽지는 않겠지!

-언니. 여기 세 해골의 광산이라고 했었잖아요.

-응. 스미스 있다며. 가서 도와줘?

-아니요. 여기 김태현도 있는데요.

-…내가 가서 도와줄게! 기다려!

이세연은 바로 대답했다.

갑자기 확 올라가는 불안감!

-전 괜찮은데요.

-아니야! 가서 도와줄게! 그리고 김태현이 무슨 소리를 하든 믿지 마. 아무리 그럴듯한 소리여도 믿으면 안 돼!

필사적인 이세연의 외침!

김현아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이었다.

‘역시 언니는 김태현만 엮이면…!’

-걱정 마세요. 김태현이 스미스하고 같이 손잡은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요.

-김태현은 적일 때보다 아군일 때가 더 걱정된다고!

-?!

* * *

광산 안에서의 공방.

힘들고 느린 전투였지만 태현 일행은 차근차근 아다만티움 골렘의 HP를 깎아갔다.

아다만티움 골렘이 비명을 지르며 몸에서 조각을 뿌릴 때마다 태현의 마음도 비명을 질렀다.

‘젠장…! 지금까지 떨어진 것만 챙겼어도 갑옷 하나는 나왔겠다!’

판온 1에서 대장장이로 오래 지냈다 보니, 저런 재료들이 날아가는 걸 보면 가슴이 아팠다.

일종의 직업병!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아다만티움 골렘을 상대하면서 수단을 가릴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았으니까.

태현 일행도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내 남은 HP가 지금 50% 정도인가. 아직 괜찮군.’

참 오랜만에 겪는 현상!

판온 1 때만 해도 이렇게 치고받으며 아슬아슬하게 싸웠던 게 보통이었는데, 판온 2에 들어와서 어느새 잊고 있었던 것이다.

회피가 내려가고, 워낙 덩치가 커져서 태현이 아무리 신묘한 컨트롤로 난리를 쳐도 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검술로 튕겨내기도 못하고,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마법으로 막아내는 것 정도!

그래도 태현이니까 이 정도였지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벌써 저 아래 용암에 처박혔을 것이다.

지금 태현 일행에서 아무도 로그아웃당하지 않은 건 태현 덕분이었다.

골렘의 공격을 대부분 태현이 막아내고 있었던 것!

‘보통 이런 건 다른 놈 시키는데….’

평소와는 정반대가 된 상황!

콰직!

그러는 사이 골골이가 힘차게 날아올라 검을 휘둘렀다.

-크오오아아!

아다만티움 골렘이 비명을 지르며 팔을 휘둘렀다. 주변 암반이 박살 나고 용암이 튀어 올랐다.

[<생명을 가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이 더 이상 싸우지 않고 도망치려고 합니다!]

촤아악!

아다만티움 골렘은 용암에 몸을 처박더니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걸 놓칠 태현이 아니었다.

“들어간다!”

-주인님. 저희는 아다만티움이 아닙니다! 저기 용암입니다!

-어둠의 가호!

-결계 몇 개 건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주인님!

그러나 태현은 무시하고 따라서 용암으로 뛰어들었다.

[뜨겁게 끓어오르는 세 해골의 광산 용암에 뛰어들었습니다!]

[칭호: 용암에 뛰어들기…를 얻었습니다!]

[체력이 크게 오릅니다!]

[명성이 크게 오릅니다!]

[화염 속성 관련 NPC들을 대할 때 친밀도에 보너스를…]

[화염 저항력이 늘어납니다.]

[……]

[지속적으로 커다란 데미지를 입습니다!]

[어둠의 가호가 파괴됩니다!]

[빨리 용암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부글부글-

-크아아악! 주인님! 주인님!

골골이가 태현 위에서 괴로워했다. 태현은 용암 속을 헤엄치며 도망치는 아다만티움 거인을 쫓았다.

-걱정 마라. 저놈도 오래 있지 못할 테니까.

-저놈은 아다만티움이고 저희는 아니잖습니까!

-…그건 그렇긴 하지!

촤아아악!

다행히 태현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아다만티움 골렘이 용암 속을 헤엄치며 나아가더니 다른 쪽으로 빠져나온 것이다.

촤아악!

-살… 살았다!

골골이는 기겁을 했다. 솔직히 정말 죽는 줄 알았는데!

[<세 해골의 광산>에 숨겨진 장소, <아다만티움 골렘의 은거지>를 발견했습니다.]

[대장장이 기술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명성이…]

[……]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찾을 수 없는 장소!

오로지 아다만티움 골렘이 나타났을 때 그 용암을 통해 가야 찾을 수 있는 곳이었다.

태현이 미쳐서 쫓아오지 않았다면 절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행운도 있군!”

-주인님! 아다만티움 골렘을 쫓아가면 놈이 지내는 곳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골골이는 감탄했다.

그 판단을 믿고 용암에 몸을 던지다니, 정말 태현의 배짱은….

“아니. 그냥 별생각 없이 쫓아왔어. 놓치면 너무 억울하잖아. 그 난리를 치면서 싸웠는데.”

-…….

정말 태현의 배짱은….

-그런데 저희 둘밖에 없는데 괜찮습니까?

-뭐 네가 알아서 잘하겠지. 난 널 믿는다 골골아.

‘골골이 죽으면 드래곤 리치 풀고 원래 상태로 돌아와서 막타 넣어야겠다.’

마법 스킬을 올렸으니 이제 검술 스킬도 올려야 할 때!

보스 몬스터 상대하면서 정말 알뜰살뜰하게 다 뽑아먹는 태현이었다.

-주인님. 주인님의 믿음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래. 그래. 적당히 해. 너무 열심히 할 필요는 없고.

[<죽음마저 거부한 드래곤 나이트> 골골이가 당신의 믿음에 감격합니다!]

[주인의 믿음으로 <기사의 충성> 버프가 걸립니다!]

“…….”

아까 할 것이지 왜 지금 와서….

-쿠오오…!

아다만티움 골렘은 드래곤과 그 위에 탄 기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다음 라운드인가!’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다만티움 골렘이 무릎을 꿇고 주먹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

“???”

-저거 뭐하는 거냐?

-너희를 부숴버리겠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듯하군.

[카르바노그가 저 골렘이 협상하려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협상을? 골렘이?”

물론 저 골렘이 생명을 가진, 다른 골렘들과는 다른 존재긴 했지만 설마 협상을 하려 할 줄이야.

태현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협상 같은 건 없다!”

아다만티움 골렘을 내버려 두기에는 나오는 보상이 너무 아쉬웠다.

게다가 상대가 협상을 하려 한다는 건, 상대가 많이 불리하다는 뜻.

이럴 때 양보하는 건 바보나 하는 짓!

그러자 아다만티움 골렘은 결사의 눈빛으로 몸을 일으켰다.

-쿠오오…!

[<아다만티움 골렘의 은거지>에 흐르는 광맥이 아다만티움 골렘을 완전히 회복시킵니다!]

[<아다만티움 골렘의 은거지>에 흐르는 광맥이 아다만티움 골렘의 힘을 증폭시킵니다!]

[……]

보스 몬스터는 자기 영역에서 버프를 받는 법.

아다만티움 골렘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관대하니 협상을 받아주도록 하지.”

-쿠오!

아다만티움 골렘은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은 없지만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저놈은 왜 협상을 한 거지?’

처음에는 자기가 불리해서 협상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다친 HP는 한 방에 회복되고 추가 버프까지 들어가서 훨씬 더 유리한 상황!

그런데도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건….

‘여기 장소 자체가 약점이다!’

[카르바노그가 감탄합니다. 역시 아키서스는 남의 약점을 찾는 데에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 장소를 태현이 발견했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분명했다.

‘여기가 파괴될까 봐 그런 건가? 확실히….’

태현은 주변을 확인했다. 어두컴컴한 광산이었지만 얼핏 봐도 광맥이 있는 건 확인할 수 있었다.

[<상급 황금 광맥>을 발견…]

[<질 좋은 흑철 광맥>을 발견…]

[……]

왠지 모르게 여기 어딘가 아다만티움도 있을 것 같다!

“혹시 여기 좀 캐도 괜찮겠지?”

-쿠오오.

아다만티움 골렘은 고개를 저었다. 태현의 얼굴이 대번에 찌푸려졌다.

“협상이라며? 아무것도 양보 안 하면 안 되지!”

-쿠오오!

다시 싸울 태세를 하는 아다만티움 골렘!

그러나 아까와는 달랐다. 태현은 바로 입을 벌리고 광맥을 겨냥했다.

-쿠오오!!!

그러자 아다만티움 골렘은 허겁지겁 달려와 막아섰다.

“왜. 계속 싸워볼까?”

-쿠오오….

[카르바노그가 악당 같다고 합니다.]

태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납게 외쳤다.

“아다만티움 내놔!”

-쿠오오. 쿠오오.

아다만티움 골렘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태현은 완강했다.

“내가 여기를 무너뜨려도 괜찮다 이거냐?”

[<생명을 가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이 광산에서 아다만티움 광맥을 꺼내 당신에게 건넵니다!]

[현재 대장장이 기술 스킬인 낮습니다. 아다만티움 광석을 완전히 다룰 수 없습니다.]

[……]

태현의 대장장이 기술 스킬로도 완전히 다룰 수 없는 금속!

‘생각해 보니 지금 내 앞에 완전히 정제된 아다만티움이 있긴 한데….’

태현은 골렘을 빤히 쳐다보았다.

“혹시 몸에서 좀 떼어내 줄 생각은 없니?”

-크오오오오!

“알겠어. 알겠어. 까칠하기는.”

* * *

태현과 골골이가 용암 속으로 다이빙을 하자, 남은 사람들은 당황했다.

우리는 어쩌라고?

“일단 안으로 이동하죠.”

이다비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말했다.

붉은 전갈 드워프들은 태현이 사라지자 슬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아차. 쟤네들도 붙잡아요!”

“에에잇. 이거 놔라!”

케인과 베이징 파이터즈 선수들은 우르르 몰려가 드워프들을 다시 묶었다.

내버려 두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는 놈들!

“저기… 여러분. 다리 좀 다시 놔주시겠습니까?”

스미스가 반대쪽에서 곤란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태현이 다리를 날려 버린 덕분에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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