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762화 (762/1,826)

§ 나는 될놈이다 762화

뒤에서 들려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목소리!

태현은 뒤를 돌아보았다.

스미스가 먼저 달려오고, 그 뒤를 김현아가 쫓아오고 있었다.

‘저것들 왜 저기 있어?’

“김태현 씨! 드디어 만났군요. 같이 싸웁시다!”

“뭐? 김, 김태현 너 설마 또…! 역시 너만 오면 언니가 이상해지는 게 틀린 게 아니라니까!”

스미스가 태현을 보며 기뻐하고, 그걸 본 김현아는 오해를 했다.

태현은 붉은 전갈 위에 타고 있는 드워프와 스켈레톤에게 명령했다.

“야. 저기 다리 날려 버려.”

태현 일행이 건너온 광산 안의 다리!

거기 위에서 떨어지면 그 밑은 잘 보이지도 않는 어둠이었다.

누구 명령이라고 거절하겠는가. 붉은 전갈들을 몰고 있는 스켈레톤들과 드워프들은 바로 대포를 쏘아댔다.

콰콰쾅!

“?!?!?”

달려오던 스미스는 깜짝 놀랐다.

“김태현 씨! 뭐하시는 겁니까?!”

“뭐하냐는 건 내가 할 소리인데. 왜 갑자기 친한 척이야? 당황스럽게?”

태현은 스미스와 김현아를 경계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이놈들도 아다만티움 광산 때문에 온 건가?

스미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같이 손을 잡기로 한 거 아니었습니까?”

“…너 뭐 잘못 먹었냐?”

태현은 진심으로 당황했다.

스미스 쟤가 저렇게 이상한 놈이 아니었는데, 안 본 사이 왜 저런 소리를 하고 있지?

그러나 스미스도 나름 할 말이 있었다.

“저한테 비밀결사 NPC를 보내신 거 아닙니까?”

“어? 아….”

태현은 그제야 스미스가 왜 저런 오해를 했는지 깨달았다.

드라켄 비밀결사 놈들을 보고 오해한 게 분명했다.

“하하. 아니야. 그냥 버릴… 아니, 자기들이 알아서 간 건데 네가 오해를 한 거 같구나.”

“하하하. 그런 거였군요!”

“하하하. 그래.”

“그런데 다리는 왜?”

“너희들이 쫓아오니까?”

“…….”

“…….”

스미스는 상황을 깨닫고 웃음을 멈췄다.

김태현은 동맹이 아니고, 명백한 적인 김현아는 쫓아오고 있고….

상황이 많이 꼬였다!

“김태현 님! 저희를 데리고 가주십시오!”

드라켄 비밀결사원들이 크게 소리쳤지만, 태현은 못 들은 척 고개를 돌렸다.

“김태현 님!”

-주인이여?

“쉿. 못 들은 척해. 들은 거 알면 골치 아파진다.”

태현은 재빨리 돌아섰다.

“가자! 시간이 없다!”

“김태현 씨! 잠깐! 손을 잡읍시다!”

태현은 계속 못 들은 척했다.

“이대로면 이세연 씨가 아스비안 제국에서 너무 유리해집니다! 게다가 우이포아틀은 엄청난 폭군입니다! 그 폭군이 힘을 더 찾으면 무슨 짓을 할지 뻔하지 않습니까! 미리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흠. 우이포아틀이 힘을 더 찾으면 친하게 지내야겠다.’

미리 줄을 대놔서 다행이야!

김현아는 그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태현이 무조건 이세연을 방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아닌 모양이었다.

스미스만 상대하면 된다!

“김태현! 스미스의 말을 듣지 마! 저거 아주 나쁜 놈이야!”

“김태현 씨!”

‘아. 시끄러운 놈들 같으니.’

태현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세 해골의 광산>에 잠든 <생명을 가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이 깨어납니다!]

“!!!!!”

태현은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자 비밀결사원이 외쳤다.

“김태현 님! 이제 들리시는 거군요!”

쿠르르릉-

무너져 내린 다리 밑의 어둠이 환하게 밝아지더니, 거기서 거대한 무언가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철벅, 철벅-

어둠 대신 용암이 차오르고 거기서 거대한 거인의 상반신이 솟구쳐 나왔다.

<생명을 가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

‘잡아야 한다!’

골렘을 본 태현은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생명을 가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은 이 광산의 공포 중 하나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카르바노그가 상대를 경고합니다! 피하는 게 좋다고 외칩니다!]

메시지창과 카르바노그가 동시에 경고!

이 광산의 난이도를 생각해 봤을 때, 저 골렘이 어느 정도로 강력한지 알 수 있었다.

-시끄러운 놈들… 전부 녹아버려라!

-골… 골렘이 깨어났다! 골렘이 깨어났어!

[부족 전사들이 골렘을 보고 기겁합니다! 그들이 도망칩니다!]

다행히 앞뒤에서 덤벼들던 전사들이 도망쳐주긴 했지만, 별로 위안이 되진 않았다.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하게만 해줄 뿐!

골렘의 앞에는 태현 일행이.

골렘의 뒤에는 스미스 일행과 김현아 일행이 있었다.

‘당연히 스미스를 공격하게 만들어야지!’

태현은 스미스를 탱커로 써먹을 생각을 했다.

그 순간 폭음이 들렸다.

쾅!

“…….”

붉은 전갈 위에 탄 드워프가 대포를 발사한 소리였다.

[공포에 빠진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가 대포를 발사합니다!]

“…그냥 다 언데드로 조종할 거 그랬군.”

-크오오….

“김태현 씨! 감동받았습니다. 저희를 위해….”

“쏠까요?”

유지수가 물었다. 아무리 봐도 태현이 스미스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태현은 부정하지 않았다.

“나중에.”

* * *

콰아앙!

결국 아다만티움 골렘의 첫 공격을 받은 건 태현 일행이었다.

대포를 쏜 붉은 전갈이 아다만티움 골렘의 주먹에 그대로 박살이 났다.

와지끈!

‘젠장! 아까운 붉은 전갈이!’

붉은 전갈 자체도 강력한 괴수 몬스터지만 그 위에 이것저것 올라가 있는 게 많았다.

“데스나이트들! 대포 챙겨라!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

아다만티움 섞인 대포는 어디 가서 구할 수 없는 희귀 아이템!

데스나이트들은 태현의 명령에 기겁했다.

지금 저기 주먹 한 방에 바닥이 무너지고 용암이 끓어오르고 있는데…!

그러나 태현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최고급 전술 스킬은 거역을 허락하지 않았다.

-크오옷!

-으아아아앗!

데스나이트들은 용감하게 돌진했다. 그걸 본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가 외쳤다.

“구해주러 온 건가!”

물론 데스나이트들은 대포만 챙겼다. 드워프는 분노해서 외쳤다.

“야! 이것들아!”

태현은 골렘을 향해 마법을 걸 준비를 했다.

-가장 깊은 어둠의 저주!

[<생명을 가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은 아주 강한 마법 저항력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깊은 어둠의 저주>가 통하지 않습니다.]

‘역시 그럴 거 같았다.’

최강의 방어력을 가진 아다만티움. 그걸로 만들어진 골렘이라니.

딱 봐도 어마어마한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을 갖고 있을 것 같았다.

어지간한 저주는 통하지도 않고 마법도 씨알이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대포가….’

태현은 통로에 흩어진 언데드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일단 알렉세오스의 권능을 해제해야 하나?’

권능을 해제하면, 여기 있는 데스나이트들과 용아병 스켈레톤들은 대부분 사라지게 되어 있었다.

원래 태현의 스킬로는 이만한 소환수들을 유지할 수 없었다.

태현이 약간 불편하더라도 드래곤 리치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을 상대할 때에는 드래곤 리치보다는 원래가 나았다.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은 노렸다 싶을 정도로 리치와 상성이 안 좋았던 것이다.

각종 마법은 다 막아내고, 일정 레벨 이하의 소환수 공격은 의미도 없고….

차라리 태현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각종 신성 스킬을 쓰는 게 더 데미지를 넣기가 쉬웠다.

‘아. 기껏 여기까지 키웠는데….’

태현은 아쉬워서 한 번 망설였다. 그러나 이미 마음은 결정을 내렸다.

아직 알렉세오스의 권능은 기간이 남아 있었고, 아스비안 제국은 넓었다.

지금 해제하더라도 다시 만들 수 있다!

‘그래. 일단 해제하자.’

그래도 이제까지 소환한 걸 그냥 버릴 수는 없었다. 태현은 골골이를 불렀다.

“골골아!”

“예! 주인님.”

“너한테 힘을 주마.”

“저, 저는 괜찮습….”

-어둠의 정수 합체!

[데스나이트의 어둠의 정수를 꺼내 골골이한테 불어 넣습니다.]

[방패를 든 데스나이트의 어둠의 정수를…]

[……]

예전에도 한 번 했던 짓이었다.

수많은 언데드의 힘을 하나로 몰아주는 것!

그래서 강력한 데스나이트인 골골이가 태어났었다.

그렇지만 예전과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부리고 있는 언데드 군대의 질도, 드래곤 리치인 태현의 마법 수준도 크게 달랐던 것!

-힘이… 힘이 끓어오릅니다!

“그래그래.”

-막대한 힘이! 막대한 힘이!

“좀 조용히 받으면 안 되냐?”

-죄, 죄송합니다.

태현이 짜증을 내자 골골이가 시무룩해졌다.

[데스나이트 골골이가 어마어마한 어둠의 정수를 받고 일시적으로 변화합니다.]

[골골이가 일시적으로 <죽음마저 거부한 드래곤 나이트>로 변화합니다!]

촤르르륵!

뼈밖에 없던 골골이의 몸이 튼실하게 변하더니, 온몸에 드래곤 장식이 달린 갑주가 생겨났다.

“??”

태현은 생각지도 못한 변화에 당황했다.

“저런 변신은 케인만 하는 줄 알았는데?”

“야….”

골골이를 본 드라켄 비밀결사원들은 다리 반대편에서 기뻐 외쳤다.

“저것은 드래곤 나이트! 가장 영예로운 기사입니다! 용에게 허락을 받은 강력한 기사!”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들은 그 모습에 질색했다.

“더러운 용과 붙어먹은 놈이라니!”

“끔찍하다 끔찍해!”

-주인님!

“응?”

골골이가 자신감 넘치게 외쳤다.

-저를 태워주십시오!

“으… 응?”

태현은 당황했다.

살면서 소환수가 자기 태워달라고 하는 건 처음 겪는 경험!

보통 반대 아니냐?

-주인님께서는 용으로 변신하실 수 있으십니다.

‘아. 그랬지.’

드래곤 리치의 원래 형태!

본 드래곤 비스름한 형태였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은 이 형태로도 근접전을 붙어 이길 수 있었지만,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 상대로는 뼈째로 박살 날까 봐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저를 태워주십시오! 지금 저는 강합니다! 드래곤을 타면 더더욱!

“음. 그냥 용용이나 흑흑이를 태우면 안 될까?”

-주인이여!

-주인님!

“야. 그러면 내가 쟤를 태우고 돌격하리?”

아무리 봐도 가장 위험한 역할!

태현이 실력에 자신이 있다지만, 익숙하지 않은 거대한 몬스터의 몸으로 어두운 광산 허공을 돌며 아다만티움 거인 골렘의 공격을 피하는 건 사양이었다.

-저는 여전히 언데드라서 신수들은 좀….

“젠장. 그래. 가자.”

콰르릉!

어차피 할 거라면 빠르게 간다!

태현은 재빨리 드래곤의 형태로 돌아왔다.

-용용이, 흑흑이! 너희들은 날아서 거인의 신경을 끌어라!

-예!

“나머지는 전부 공격 준비해! 케인. 떨어진 대포들 갖고 와서 닥치는 대로 발사해라.”

[<죽음마저 거부한 드래곤 나이트> 골골이가 드래곤 리치 위에 올라탔습니다!]

[골골이의 능력치가 크게 증가합니다!]

-이랴!

“뒤지고 싶니?”

-아, 아니… 갑시다! 주인님!

골골이는 검을 뽑아 외쳤다.

-혼돈과 어둠의 검!

화르륵!

짙은 자주색 불꽃이 검에서 피어오르자, 아다만티움 골렘이 울부짖었다.

-크오오오….

철벅, 철벅!

용암 속에 손을 넣어 거대한 암석을 던지는 골렘!

태현은 회피 기동을 하며 닥치는 대로 마법을 퍼붓기 시작했다.

허공을 뒤덮는 장엄한 흑마법의 연속!

거기에 언령 마법까지 사용했다. 그걸 본 스미스와 김현아는 깜짝 놀랐다.

“아니 왜 마법을?!”

“마법은 언제 익힌 거야?!”

태현은 못 들은 척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방향을 꺾었다.

-주인님. 골렘은 반대쪽입니다!

-나도 알아.

쉬이익!

태현이 날아가자 골렘은 재빨리 방향을 돌려 쫓아갔다.

태현이 가는 방향은 스미스와 김현아가 있는 통로!

이제까지 태현 때문에 골렘의 주목을 받지 않았던 둘은 기겁했다.

-태양의 힘이 깃든 방패!

-절대 얼음 결계!

콰지직! 콰직! 콰직!

이세연이 있었다면 ‘너 일부러 한 거지!’ 하며 눈치를 챘겠지만, 둘은 설마 태현이 일부러 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긴박한 와중에 그런 치사한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