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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60화 (760/1,826)

§ 나는 될놈이다 760화

“와아아아아!”

“쫓자! 저 오만한 드워프 놈들을 박살 내버리자!”

“잠깐! 모두 진정하십시오. 저놈들은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괜히 쫓아가다가는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스미스는 재빨리 부족 전사들을 진정시켰다.

태현 같은 화술 스킬은 없었지만, 스미스는 방금 보여준 업적으로 친밀도를 꽤 올린 상태였다.

부족 전사를 아끼는 것도 퀘스트 조건 중 하나!

괜한 싸움으로 죽게 해서는 안 됐다.

“으음… 모험가의 말이 맞아.”

“붉은 전갈 부족 놈들은 무섭지.”

“저 대포 한 방이면….”

스미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도망치는 붉은 전갈 부족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무시무시하다. 아스비안 제국의 수준이 높다지만 저런 부족이 더 많으면… <고대 제국의 영원불멸한 힘>은 벌써 썼는데….’

스미스의 높은 방어력과 엄청난 HP를 위협할 정도의 화력!

저런 부족들이 더 있고, 그들이 황제에게 붙으면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안 그래도 이세연이 위협적인데….

* * *

“김태현 왕!”

“오. 다 끝났냐?”

기다리던 태현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

매번 직접 싸우다가 이렇게 구경만 하니 지루했던 것이다.

“도와줘야 한다!”

“뭘? 전리품 챙기는 걸? 흠. 내가 부족하지만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지.”

잡템 계열이겠지만 챙기면 다 쓸 곳이 있는 법.

“아니다! 부족장님이 전사했다!”

“…!”

태현은 놀랐다. 뭐라고?

‘말이 되나?’

녹색 용 부족이 생각보다 엄청 대단한 전사 부족이었나?

“네가 나서야 한다. 황제에게 인정받은 실력을 보여줘라!”

“잠깐 기다리고 있어봐.”

태현은 그렇게 말하고 재빨리 달려 나갔다. 녹색 용 부족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뭐지?’

붉은 전갈 부족보다 강한 부족이라면 솔직히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아다만티움 뺏고 끝낼까… 잠깐. 저게 누구야?’

태현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을 발견했다.

스미스였다.

* * *

“그러니까 치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기습을 당해 죽었다….”

자세한 상황 설명을 들은 태현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스미스가 대기하고 있다가 부족장만 친 것이다.

랭커다운 효율적인 전략!

‘스미스는 여기 왜 있대? 퀘스트인가?’

녹색 용 부족을 돕는 퀘스트라도 나왔다면 스미스도 여기 있을 수 있었다.

“다시 쳐야 한다!”

“맞다!”

드워프들은 뿌드득 이를 갈며 외쳤다. 태현은 그걸 보고 생각에 잠겼다.

‘음… 저기 녹색 용 부족은 가진 것도 없는 가난한 놈들인데, 안에는 스미스가 있고….’

계산 완료!

태현은 물었다.

“<세 해골의 광산>은 이쪽으로 쭉 가면 나오지?”

“맞다!”

“그렇지만 이대로는 그냥 갈 수 없다. 족장님의 원수를 갚지 않으면 붉은 전갈 부족이 아니다!”

“그냥 가면 안 돼?”

“안 된다!”

[계속해서 설득할 경우 친밀도가 크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평판이 크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싸워야겠군.”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대신 내가 지휘해도 괜찮겠지?”

[최고급 전술 스킬을…]

[최고급 화술 스킬을…]

[우이포아틀이 내린 <아스비안 제국 황실의 저주>를 갖고 있습니다.]

[……]

전술 스킬까지 최고급인 데다가, 우이포아틀에게 받은 증거까지 갖고 있는 태현이었다.

친밀도와 평판이 조금 깎였어도 붉은 전갈 부족의 지휘를 맡기에는 충분했다.

“그래. 네가 지휘해라.”

“좋아. 그러면 이렇게 배치해.”

“?”

드워프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움직였다.

전갈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배치!

서로 거리를 두고 대포를 발사하는 게 주로 쓰는 전법이었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다 됐냐?”

“다 됐다.”

“좋아. 그러면… 쳐라!”

태현은 그 순간 본색을 드러냈다.

“!?!?!?”

촤아아아악!

근처 모래에서 대기 타고 있던 용아병 언데드 몬스터들이 우르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언데드들은 평소보다 더 사나웠다. 모래 속에 묻혀 있었던 것도 서러운데 그 안에서 헤엄쳐 이동하란 명령까지 받았던 것이다.

동시에 용용이와 흑흑이까지 튀어나왔다. 증오하는 용을 본 드워프들의 눈이 뒤집혔다.

“반격해라! 반격해!”

콰쾅! 쾅!

“멍청아! 쏘지 마! 내가 맞잖아!”

“이 자식들을 밀쳐내!”

가까이 붙은 드워프들은 서로 맞을까 봐 쏘지 못했다. 그사이 언데드들은 재빨리 전갈을 타고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태현은 명령을 내렸다.

“전갈은 죽이지 마라! <집단 어둠의 환각>, <집단 실명>, <집단 약화의 저주>, <집단 속박>….”

드래곤 리치의 본색을 드러내자 마법도 자유로웠다.

각종 저주 콤보!

근거리에서 드래곤 리치의 저주를 직격으로 맞자 붉은 전갈 드워프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쓰러졌다.

제대로 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습까지 당한 상태.

붉은 전갈 부족들은 그 전의 기세가 거짓말인 것처럼 무너져 내렸다.

-크에에엑! 크에에엑!

가장 날뛰는 건 전갈들이었다. 금속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는 전갈들은 대포나 머스킷이 없어도 혼자서 잘 싸웠다.

-짙은 어둠의 속박! <움직이지 마라>! <움직이지 마라>!

태현은 언령 마법까지 써가며 제압에 나섰다. 스켈레톤 주술사들도 지팡이를 들고 힘을 합쳤다.

쿵- 쿵-

결국 붉은 전갈들도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스켈레톤들은 신이 나서 전갈 위에 올라타 설치되어 있는 대포들을 부수고 강철 벽들을 치우려고 들었다.

“멈춰라 이것들아!”

-…?

태현은 다급히 말렸다. 저게 다 얼마짜린데!

-주인님. 이 대포들은 위험합니다. 다시 드워프들이 손에 넣는다면….

“너희들이 쏴야지.”

-예?

-??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들은 당황했다.

-저희는 그런 능력이….

“없으면 가질 노력을 해야지!”

-어….

-음… 한 번 해보겠습니다.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 중 하나가 전갈 위에 올라가서 대포를 붙잡았다.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가 대포를 잘못 작동시켜서 폭발합니다!]

콰콰쾅!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는 그대로 폭발해서 사라졌다. 태현은 당황하지 않고 다시 명령했다.

“다음!”

-…….

-…….

[언데드 군대의 사기가 내려갑니다.]

[언데드 군대의 공포 수치가 올라갑니다.]

공포로 다스리는 지휘!

콰쾅! 콰콰쾅!

[대포를 다루는 데 성공합니다. 기계공학 스킬이 오릅니다.]

-해… 해냈다!

계속 실패하던 도중 운 좋게 스켈레톤 전사 하나가 성공했다. 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건 네가 맡는다. 자. 다음! 시간 없으니까 빨리 동시에 올라가라.”

드워프들을 치운 이상 이 붉은 전갈들을 다룰 인재들이 필요했다.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었다. 빠르게 이동하는 대포 달린 요새 아닌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끌고 간다!

다행히 태현에게는 경지에 오른 기계공학 스킬과 대장장이 기술 스킬이 있었다.

덕분에 소환한 언데드들도 보너스를 받았지만….

‘보너스를 받아서 이 정도면, 보너스를 안 받았으면 절대 못 썼겠군.’

태현은 왜 기계공학 스킬이 악명이 높은지 새삼 느꼈다.

스켈레톤 전사들이 하나 성공할 때까지 몇십 기가 갈려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소환수니까 망정이지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욕이 나오는 상황!

붉은 전갈 부족들이 다루는 대포들은 수준이 높아서 난이도도 높았다.

[현재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들의 기계공학 스킬이 너무 낮습니다. 대포 발사에 페널티를…]

[현재 용아병 스켈레톤 궁수들의 기계공학 스킬이 너무 낮습니다. 대포 발사에…]

드워프들이 몰고 다닐 때보다 성능은 엄청나게 하락했지만, 태현은 어떻게든 굴러가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다.

붉은 전갈 위에 자리 잡는 데 성공한 언데드 군대들!

“데스나이트들은 앞으로! 전갈 조종 팀은 뒤로! 주술사, 궁수들은 가운데로. 이대로 세 해골의 광산을 향한다!”

태현이 붉은 전갈 부족을 털어버린 이유는 하나였다.

얘네하고 같이 나오는 것도 없는 녹색 용 부족을 터느니, 그냥 얘네들을 전부 쓸어버리고 뺏은 다음에 광산을 혼자 치는 게 낫겠다!

어차피 지금 드래곤 리치 상태라 전투력에는 자신이 있었다.

스미스가 부족장을 잡은 게 어떻게 보면 행운!

“이게 무슨 짓이냐!”

“황제께서 알면 네 영혼을 찢어발길 것이다!”

사로잡힌 붉은 전갈 드워프들이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댔다. 태현은 말했다.

“항복해서 대포 운용을 도와줄 드워프 있나?”

“저주 받아라!”

“흠. 아키서스해버린다고 협박해도 너희들은 못 알아들으려나?”

태현은 은근슬쩍 물어보았다.

그러나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

“그게 뭐냐?”

-저… 저놈들!

-저런 무식한 것들 같으니!

흑흑이와 용용이는 당황했다. 그 사악하고 섬뜩한 이름을 모른다니!

“뭐 모를 수도 있지. 그럼 그냥 알아듣기 쉽게 하자. 부족장 옆에 갈래, 아니면 대포 쏘는 걸 도울래?”

“멍청한 놈아, 뭐라는 거냐! 부족장님은 죽었다!”

“알아.”

“…?”

“…!!!”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들이 공포에 질립니다!]

[협박 스킬…]

[칭호: 악마의 혓바닥을 갖고…]

[<혼신의 협박> 스킬을 갖고…]

[화술 스킬이 오릅니다.]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들이 당신의 협박에 굴복합니다!]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들의 사기가 최하로 떨어집니다. 공포가 최대로 오릅니다!]

“따… 따르겠다.”

부족장이 사라진 이상 태현의 협박에 버틸 드워프들은 없었다.

드워프들은 언데드 군대에 둘러싸여 전갈 위로 올라갔다.

[붉은 전갈 부족 드워프들이 대포 발사를 돕습니다.]

[명중률이…]

[……]

“좋아! 이제 정말로 <세 해골의 광산>으로 간다! 방해하는 놈이 있다면 전부 다 치워버린다!”

태현은 호쾌하게 외쳤다.

한동안 길드 동맹을 상대하느라 성질을 많이 죽이고 있어서 그렇지, 원래 판온 1 때 태현은 이런 플레이를 더 많이 했다.

한 번 시작하면 폭풍처럼 몰아붙인다!

‘이번 기회에 아다만티움을 쓸어온다!’

[녹색 용 부족 내 평판이 오릅니다.]

‘?’

* * *

“붉은 전갈 부족들이 물러갑니다!”

“김태현 님이 설득에 성공한 겁니다!”

드라켄 비밀결사원들이 신이 나서 외쳤다. 그러자 부족 전사들은 의아해했다.

“김태현 님?”

“어? 김태현 씨가 여기 있었습니까?”

드라켄 비밀결사원들의 외침에 스미스도 의아해했다. 김태현이 여기에 있었다고?

“저를 도와준 겁니까? 그렇군요! 김태현 씨는 저와 같이 손을 잡고 이세연 씨를 견제할 생각인 겁니까!”

스미스는 감탄했다.

지금 아스비안 제국에서 가장 세력이 높은 플레이어는 이세연이었다.

스미스도, 태현도 이세연에 비하면 불리했다.

하지만 둘이 힘을 합친다면?

아무리 이세연이라도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걸 알고 있는 태현이 스미스를 도와주러 온 것이다.

“그런데 김태현 씨는 어디 가신 겁니까?”

“…그, 그러게요?”

드라켄 비밀결사원들은 당황했다. 자기들은 안 데리고 가나?

* * *

“아, 이 말 안 듣는 부족들!”

김현아는 투덜거리며 발걸음을 멈췄다.

이세연의 부탁을 받고 붉은 전갈 부족들을 데리러 왔는데, 붉은 전갈 부족들이 먼저 떠난 것이다.

-전사들은 붉은 전갈들을 데리고 반역자들을 때려눕히러 갔다! 용을 묻어버릴 것이다!

‘좀 같이 갈 것이지….’

김현아는 투덜거리며 이동했다. 붉은 전갈 부족 전사들이 간 곳을 향해.

“어디로 가야… <세 해골의 광산>인가? 하필 왜 여기를….”

김현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세 해골의 광산은 아스비안 제국에서 유명한 광산 중 하나로, 위의 산맥에서 광산 지하까지 온갖 부족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곳이었다.

부족 전사들의 레벨도 다른 곳보다 한층 더 높았고, 여기를 들어가려면 랭커들도 각오를 해야 했다.

‘여기 안에서 나오는 전사들이 레벨 200을 넘긴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어지간한 고렙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

복잡한 미로 지형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고렙 야만전사들과의 싸움이라니.

그런 한 번만 실수해도 죽는 싸움은 사양이었다.

‘들어가기 전에 막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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