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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57화 (757/1,826)

§ 나는 될놈이다 757화

쉭!

파워 워리어 길드원은 비장한 얼굴로 태현을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어?”

“야. 넌 그걸 못 맞추냐?”

“길마님. 우리 길드가 아무리 실력이 상관없는 길드라지만 이런 최정예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실력을 좀 봐야 할 거 같습니다.”

한 번 실패하자 바로 쏟아지는 길드원들의 따뜻한 덕담!

파워 워리어 길드의 끈끈한 우정이었다.

“아… 아니야. 긴장해서 그래.”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

태현은 깨달았다.

‘아. 얘네들은 나 맞히는 게 무리겠군.’

날고 기는 놈들도 태현의 행운과 회피율을 뚫지 못해서 머리를 굴리는데,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이 무슨 수가 있어서 때리겠는가.

“우우! 사퇴해라! 사퇴해라!”

“부끄러운 놈 같으니!”

쏟아지는 야유!

무기를 든 길드원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혔다.

“얘 잘못이 아냐. 내 스탯하고 스킬 때문에 그래.”

“거 봐! 이 자식들아!”

물론 길드원들은 입을 다물지 않았다. 은근슬쩍 들리게 수군거렸다.

“아닌데. 저놈이 못해서 같은데.”

“저놈이 빠져야 우리가 먹는 비율이 커지는….”

“이거 그냥 보여줬다가는 길드 동맹도 의심 좀 하겠다.”

“그러긴 하겠네요.”

웬 듣도 보도 못한 플레이어가 태현에게 데미지를 입히면 의심할 수 있는 상황.

“파워 워리어에 강철검 많지?”

“네? 네.”

가입하는 사람들한테 무료로 하나씩 줄 때 쓰는 용도!

딱 초보자들이 무기 없을 때 쓰는 용도였지 고렙까지 가서 쓸 정도는 아니었다.

“그거 좀 다 가져다줄래?”

* * *

평범한 강철 장검: 내구력 30/30. 공격력 30.

무난하게 만들어진 강철 장검이다. 뛰어난 대장장이의 눈으로 보면 강철이 모자라고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게 보일 것이다.

태현의 스킬 덕분에 추가 설명까지 보이는 장비.

태현은 망치를 휘둘러 장비를 개조하기 시작했다.

장검의 한쪽 날을 뾰족뾰족하게 깨뜨리고, 다른 한쪽 날은 거칠게 갈고, 그 위에는 염료를 뿌려 색을 칠하고….

그 결과 완성된 무기!

반쯤 박살 난 화려한 강철 장검: 내구력 10/10. 공격력 45.

매우 뛰어난 대장장이가 손을 본 장검이지만 원래 장검이 워낙 평범해 커다란 효과를 보진 못했다.

반쯤 잘라낸 덕분에 금세라도 깨질 것처럼 위태롭다.

“어때?”

“엄청 멋있어 보이긴 하는데… 이걸 왜 만드신 겁니까?”

태현이 손을 본 무기는 겉모습 하나는 대단했다.

색칠까지 해서 그런지 무슨 오러가 풍겨 나오는 것 같았다.

“길드 동맹 쪽에서 ‘어떻게 김태현한테 데미지를 줬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 어떤 대장장이가 만든 장비가 있는데 그 장비가 김태현한테 아주 제대로 들어간다고.”

“오오…!”

“그런 방법이!”

어떻게 더 존경할 수 없을 만큼 태현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내는 길드원들!

‘마치 사람을 속이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

“대장장이 이름도 정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래? 그러면 음. 시진핑으로 할까.”

“…하필 왜…?”

“아니, 이 이름은 길드 동맹도 아는 이름이거든.”

저번에 케인과 같이 길드 동맹을 털러 갔을 때 어쩌다가 갖게 된 가명!

태현은 몰랐지만 길드 동맹은 아직도 꾸준하게 마오쩌둥(케인)을 찾고 있었다.

-길드의 미래를 위한 인재다!

“아는 이름 나오면 속아 넘어가기 쉽지.”

중국 출신 대장장이 랭커가 만든 전설의 명품 검!

얼마나 강력한지 이건 그 김태현한테도 데미지가 들어간다!

…란 설정을 들고 찍을 생각이었다.

“자. 다들 준비됐지? 간다!”

태현은 실감나게 연기를 했다.

길드원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크아악!’, ‘크아아아앗!’ 하면서 비틀거렸던 것이다.

“정… 정말 검이 좋아 보여!”

“전설의 검 같아!”

길드원들도 감탄할 정도!

* * *

“현상금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벌써? 자리에 모인 놈들이 깨져서 도망쳤다고 들었는데. 설마 아무것도 못하고 도망쳤는데 현상금 달라고 보낸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영상을 보면 그 이후에 유적으로 김태현을 쫓아 들어가 공격한 것 같습니다.”

“유적으로 김태현을 쫓아갔다고??”

길드 동맹 간부는 그 말을 듣고 기겁했다.

아무리 겁이 없어도 그렇지 미쳤나?

“영상 틀어봐!”

영상을 본 간부들은 경악했다. 김태현이 당황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하. 그런 공격이 나한테 데미지를 줄 수 있을 리가… 크윽! 그 무기는 뭐냐?! 일단 물러서자! 케인! 막아라!

“이 무기는 대체 뭐야! 당장 알아내!”

“현상금은 지급할… 까요?”

“…지급해. 일단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이 정도 공을 세웠으면 줘야지.”

현상금을 안 주더라도 시작부터 안 주면 안 됐다. 나중에 적당히 써먹은 다음에 잘라내야지!

게다가 이들한테는 물어볼 게 많았다.

“대신 저 무기가 어떤 무기인지, 어떻게 김태현한테 데미지를 바로 넣은 건지 제대로 알아와. 무슨 저주가 걸린 건지!”

대답은 곧바로 나왔다.

그 소식에 길드 간부들은 특급 명령을 내렸다.

-당장 시진핑이란 대장장이 플레이어를 찾아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 길드로 끌어들여!

이런 인재가 있었다니, 역시 세상은 넓구나!

게다가 같은 중국인이라니. 마치 길드 동맹을 위해 준비된 것 같은 인재였다.

* * *

“크핫핫. 길드 동맹 놈들. 나오지도 못하는군.”

“형님. 아직 좋아할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쉿. 지금 홍보 영상 찍고 계시는 중이십니다.”

“…….”

길드 동맹이 바로 반격하지 못하는 걸 틈타, 김태산은 홍보 영상을 닥치는 대로 뿌리고 있었다.

<길드 동맹이 점령한 마을을 공격해 보았다>, <어렵지 않아요 길드 동맹 요새 공략!> 같은 주옥같은 영상들을 올리고 있는 중!

“저 요새는 길드원들이 버티고 있다고 했지?”

“네.”

길드 동맹의 주력이 수도 근처에 있어도, 오스턴 왕국 외곽이 다 텅텅 빈 건 아니었다.

길드 동맹의 강점은 그 어마어마한 길드원 숫자!

왕국 외곽 곳곳에서 길드원들끼리 뭉쳐 요새를 지키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고렙 플레이어들이 요새 안에서 버티면 의외로 튼튼했다. 어지간한 산적 플레이어들은 공략하려다가 포기할 정도로.

“좋아. 그거 꺼내봐라.”

“그거 말입니까?”

‘그거’는 하나밖에 없었다.

“오오… 진짜 태현이 같아!”

“저 사악하고 날카로운 눈매 봐!”

김태현의 슬라임 분신!

심지어 김태산 일행은 가마 위에 슬라임 분신을 앉혀 놓았다.

정말 위엄 가득한 모습!

요새 안의 길드원들은 그걸 보고 기겁했다.

“김태현이잖아?!”

“아, 아니. 김태현은 아스비안 제국에 있다고 했어.”

“그사이 왔을 수도 있잖아!”

“여기에 뭐 얻을 게 있다고 와? 이런 조그만 요새가 뭐라고.”

“그러면 저거는 뭔데!”

“닮은 사람일… 수도….”

“내가 확인해 보고 온다.”

도적 플레이어 하나가 호다닥 밖으로 나갔다.

-진실의 눈! 숨겨진 비밀 확인! 환상의….

각종 확인 스킬을 난사!

“형님. 저놈 잡을까요?”

“아냐. 내버려 둬라.”

은신이 들켰지만 김태산은 쫓지 않았다.

왜 온지 이유가 뻔했으니까.

돌아온 도적 플레이어는 절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야.”

“뭐?!?!?”

“도… 도망치자!”

“야, 여기서 버티기로 했잖아! 이 요새가 아깝지 않아? 이걸 어떻게….”

“지금 이거 챙길 때냐!”

30분 후.

김태산 일행은 텅 빈 요새를 유유히 접수했다.

“크하하하하하핫!”

“흠. 형님.”

“?”

“젊은 길드원 애들이 혹시 저 분신으로 용돈 좀 벌어도 되냐고 묻는데요?”

“…뭐하려고?”

김태산은 의아해했다. 뭐 저걸로 <김태현 팰 기회 드립니다. 1분에 10골드> 같은 거라도 하려나?

확실히 인기는 엄청 많을 거 같다!

“쟤네들이 저걸로 현상금을 벌겠다고….”

“???”

사람 생각하는 건 어디에서나 비슷한 법이었다.

* * *

[상자 안에서 <아주 크고 멋진 바퀴 네 개 달린 부릉부릉>이 나왔습니다!]

“떴… 떴… 떴… 떴다!”

앨콧은 믿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상자에서 나오다니!

“꿈이… 아니야! 꿈이 아니라고!”

요즘 행운이 폭발한 기분이었다. 영지를 얻은 것도 모자라 랜덤박스에서 이 탈것까지 나오다니!

영지를 얻은 앨콧은 거기서 나오는 안정적인 수입으로 파워 워리어 길드의 기계공학 랜덤박스를 닥치는 대로 사 모으고 있었다.

절망과 슬픔의 골짜기 투기장에 빠진 적도 있었던 앨콧!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아주 크고 멋진 바퀴 네 개 달린 부릉부릉>의 스펙이 너무 대단했던 것이다.

어지간한 희귀 탈것들 뺨은 모조리 날려 버리는 강력한 내구도!

탑재된 각종 위력적인 스킬들!

[<작고 귀여운 장난감 인형>이 나왔습니다.]

[<쓸모없는 태엽 장치>가 나왔…]

[<소형 폭죽 발사기>가…]

물론 그 과정은 아주 험난했다.

앨콧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앨콧이 상자를 깔 때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앨콧 방송에 몰려왔다.

앨콧은 자기가 영주가 되어서 개인 방송 시청자 숫자가 늘어난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모두가 앨콧이 고통받는 걸 보고 싶어서 몰려온 이들!

-괜찮아! 다음 상자에는 분명 나올 거야!

-맞아요! 더 열어보세요!

이들 중에는 심지어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도 있었다.

악독하기 그지없는 상술!

앨콧은 그 응원에 넘어갔다.

“…고맙다! 너희들을 위해서라도 꼭 뽑고 말겠다!”

-파이팅!

-상자를 살 때는 한 개씩 사지 말고 여러 개 확 지르는 게 더 좋다네요!

그러던 와중, 앨콧이 결국 뽑아낸 것이다.

-아아아….

-안 돼….

-왜….

“???”

앨콧은 당황했다. 왜 다들 반응이 이래?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뽑았다! 뽑았다고!’

앨콧은 양손을 외치고 환호하기 시작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기쁨!

“내가 뽑았다! 내가 뽑았다고 이 XX들아! 김태현 만세다 이것들아!!”

-어?

-지금 발언은 좀 아니지 않나요?

그러나 앨콧은 기쁨에 취해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 * *

“태현 님. 그 랜덤박스 당첨자가 나왔어요.”

“뭐? 난 너희들이 당첨자 조작해서 다시 가져갈 줄 알았는데?!”

“…….”

이다비는 할 말을 잃었다.

사실 길드원들이 그러자고 했었으니까!

그걸 뜯어말린 건 이다비였다.

이건 오래가야 할 장사였다. 그런 짓을 했다가 신뢰를 잃으면 돌이킬 수 없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건 멍청한 짓!

“…그랬다가 들키면 안 되니까요!”

“하긴 그것도 그렇다. 누가 가져갔대?”

“앨콧이요.”

“앨콧? 걔 운도 좋다.”

‘운이 아니라… 실력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앨콧은 진짜 구매 숫자로 따지면 손가락 안에 꼽혔다.

다른 곳은 길드가 힘을 모아서 사는데 앨콧은 개인이 혼자 사모은 것이다.

진짜 영지에서 나온 수입을 다 쏟아 부은 수준!

“다음 건 뭘로 만들까….”

[용의 힘을 느낀 아스비안 제국의 붉은 전갈 부족이 접근합니다!]

[제국의 황제에게 충성하는 붉은 전갈 부족은 용을 절대 용서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상황을 확인하고 황제에게 보고하러 갈 것입니다.]

‘헉.’

입에서 절로 ‘헉’ 소리가 나오게 만드는 메시지창!

없애든가 설득하든가 해야했다. 안 그러면 정말로 망하는 수가 있었다.

황제가 직접 못 오더라도, 황제의 명령을 받은 이세연이 ‘넌 내가 잘 되는 게 그렇게 보기 싫냐!’ 하면서 덤벼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

태현은 유적 주변을 둘러보았다.

강력한 드래곤 언데드 군대들이 질서정연하게 서있었다.

‘…설득은 무리겠지?’

이걸 어떻게 설득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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