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756화 (756/1,826)

§ 나는 될놈이다 756화

드래곤 리치로 변신하는 권능!

원래 기간제 능력이었으니 최대한 빠르게 쓰려고 했었지만 이렇게 쓸 기회를 줄 줄은 몰랐다.

원래 리치 같은 네크로맨서 계열의 직업이 활약할 수 있는 곳은 이런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시체가 많아야 네크로맨서도 강해진다!

쿠쿠쿵-

태현이 변신하는 사이 일행은 앞에서 덤벼드는 공격을 상대하고 있었다.

“저 자식! 너 내가 얼굴 봤어! 죽여 버릴 거야!”

유지수는 살벌하게 외치며 화살을 쏘아댔다.

감히 가장 먼저 활을 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사악한 추적의 화살! 사악한 추적의 화살! 사악한 추적의 화살!

쉬이익!

“컥!”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앞에 있어서 안심하고 있던 궁수는 그대로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집요한 공격!

“치고 들어가!”

“지금 놓치면 기회 없다!”

“너부터 들어가 이 자식아!”

“뒤에서 밀지 마! 밀지 말라고!”

그러나 어쨌든 공격은 시작되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끊어지자 플레이어들은 뭐에 홀린 것처럼 달려들었다.

‘김태현 한 대만 때려도 상금이다!’

한 대만 때리고 살아남자!

그런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에는 가득했다.

“야, 근데 진짜 괜찮을까?”

“괜찮다니까.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다 잡겠어.”

“김태현이 드래곤 소환하거나….”

“내가 김태현 나오는 영상 다 챙겨봤는데, 그거 한 번밖에 못 써.”

“두 번 썼잖아.”

“…두 번 썼으니까 이제 못 쓰겠지.”

“저번에 그 이상하게 변신해서 망령 몬스터 소환하는 건?”

지금과 상황도 비슷했다.

유적으로 들어가더니 갑자기 망령 군대를 우르르 소환해서 나타난 태현!

아직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명장면이었다.

태현을 쪽수로 밀어붙이려던 베이징 파이터즈와 길드 동맹이 그대로 박살이 났던 전투!

“그것도 당연히 못 쓰겠지! 그게 직업 스킬이겠냐? 딱 봐도 특별한 순간에 쓸 수 있는 능력일 거 아니야.”

“하긴 그건 그렇지만.”

크르르르릉….

“…?”

-불편한데 이거.

태현은 생소한 감각에 당황스러워했다.

거대한 드래곤 리치로 변신한 것!

얼핏 보면 본 드래곤처럼 보였지만, 안에 일렁이는 검고 어두운 기운이 절대 본 드래곤 같은 몬스터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갑자기 커진 덩치에, 드래곤이 된 태현.

적응이 안 될 법도 했지만….

‘아. 적응 됐다.’

3초 끝!

[카르바노그가 전생에 드래곤이었냐고 묻습니다.]

‘이런 건 요령이지.’

태현은 바로 날개를 펴고 울부짖었다.

[드래곤 리치의 포효 스킬을 사용합니다!]

[적들이 공포에 빠집니다!]

[적들이 혼란에 빠집니다!]

[적들이…]

드래곤이란 종족은 종족 자체가 우월한 종족이었다.

뭘 해도 남들보다 몇 배는 뛰어난 힘!

[아키서스 관련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디크 관련…]

[……]

[검술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마법 스킬이 크게 증가합니다.]

[언령 스킬이 크게 증가합니다.]

대부분의 스킬은 봉인되고, 드래곤 리치에게 걸맞은 스킬은 크게 강화되었다.

“드래곤 없다며?!?!?!”

“미… 미친!”

몰려들던 플레이어들은 갑자기 유적 뒤편에서 거대한 드래곤이 나타나자 기겁했다.

악몽이 떠오른 것이다.

태현이 중요한 순간에 소환하는 드래곤과, 그 드래곤의 브레스!

용용이와 흑흑이의 브레스는 사람들의 인상에 아주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각자 한 번뿐이었지만 그 위력은 어떤 마법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잠깐, 저거 살아 있는 드래곤 아니다!”

“본 드래곤이다! 못 잡을 정도는 아니야!”

“성기사들! 턴 언데드 날려!”

웅성웅성-

모인 플레이어들은 쉽게 흔들렸다. 그리고 믿고 싶은 걸 믿었다.

진짜 드래곤이 아니라 본 드래곤이면 할 만하다!

물론 본 드래곤도 꽤 강력한 보스 몬스터였지만 플레이어가 못 잡을 수준은 아니었다.

게다가 여기 얼마나 모였는가!

-턴 언데드!

-신성한 힘의 정화!

-고급 빛의 창!

[드래곤 리치의 저항력이 신성한 힘을 거부합니다.]

[드래곤 리치의 마법 결계가 신성한 힘을 막아냅니다.]

[……]

한 대도 닿지 않는 강력함!

태현은 그러는 사이 새로 생긴 마법들을 확인했다.

-죽음의 폭풍우!

쿠르르르릉!

순식간에 주변에 어둠이 몰려왔다. 어둠에 뒤덮인 플레이어들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이거 뭐야!!”

저항할 틈도 주지 않고 HP를 닥치는 대로 흡수해버리는 사악한 마법!

‘오. 이런 거군.’

-대지에 내리는 산성비!

허공에서 강력한 산성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닿을 때마다 데미지를 주는 어마어마한 범위마법!

“끄아아아악!”

-어둠의 번개!

“꺄아아악!”

‘재밌다!’

태현은 재밌어졌다.

마법은 정말 최고야!

‘후. 마법사를 할 거 그랬나.’

MP를 빵빵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퍼붓는 마법 난사는 어마어마한 쾌감이었다.

전사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한 대 때리려고 할 때 마법사는 마법 한 방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

‘아. 정신 놓을 때가 아니지.’

태현은 정신을 차리고 다음 마법을 사용했다.

벌써 군데군데 박살 난 파티들이 보였다.

-언데드 라이즈!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들이 일어납니다!]

[드래곤 리치의 <드래곤의 영역>으로 인해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들이 강화됩…]

[드래곤 리치의 <분노의 거부>로 인해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들의 마법 저항력이…]

[……]

알렉세오스의 권능은 무지막지했다.

이 자리를 채운 수많은 플레이어를 혼자 압도하는 능력!

여기 모인 플레이어들이 일확천금에 눈이 먼 저렙부터 고렙까지 섞여 있긴 해도, 실력이 아주 부족한 편은 아니었다.

힘을 하나로 모아서 싸운다면 분명히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했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각자 모인 것이지, 하나로 뭉친 게 아니었던 것이다.

태현이 한 번 날뛰기 시작하니 수습 불가능!

콰과광!

[물기 스킬이 올랐습니다!]

[난동 스킬이 올랐습니다!]

태현은 몸을 던져 플레이어들을 짓밟아버린 다음 연속해서 마법을 사용했다.

[악명이 오릅니다!]

[악명이 오릅니다!]

[드래곤의 힘을 사용했습니다. 아스비안 제국의 다른 부족들이 당신을 눈치챌지도 모릅니다!]

-언데드 라이즈! 죽음의 강화! 언데드 승급!

자리에 모인 용아병 스켈레톤 전사들이 더욱더 강해지고, 스켈레톤 주술사들과 궁수들까지 나타났다.

“후퇴! 후퇴!!!”

“도망치지 마! 김태현을 공격해라!”

‘저놈 길드 동맹에서 나왔나?’

태현은 고개를 돌려 힐끗 쳐다보았다.

다들 태현이 날뛰자 바로 포기하고 도망치는데, 몇몇 놈은 자리를 지키며 플레이어들을 선동하고 있었다.

아까 공격할 때도 분위기를 이끌었던 것 같은데….

“저놈 잡아와라!”

-예, 주인님!

“!!!”

들켰다는 걸 깨달은 길드원들은 황급히 도망치려 했다.

그러자 태현은 외쳤다.

“여기 모인 놈들은 들어라! 저기 있는 길드 동맹 놈들을 나한테 바치지 않으면 모두 다 쫓아가서 잡아주마!”

“!!!!”

도망치던 플레이어들은 웅성거렸다.

순식간에 바뀐 눈빛에 길드원들은 당황했다.

“저… 저 말을 듣지 마라! 저걸 믿는 건 아니지? 김태현이잖아!”

“나, 나는 길드 동맹 길드원이 아니야! 믿어줘!”

“우리는 같이 싸운 동료잖… 크악!”

돈 때문에 모인 플레이어들 사이에 무슨 우정이 있을 리 없었다. 그들은 재빨리 길드원들을 붙잡으려 덤벼들었다.

“이 자식들이!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냐?!”

몇 명은 도망치고, 몇 명은 싸우다 로그아웃 당하고, 몇 명은 잡혔다.

태현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의 뼈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잘했다.”

“저기… 저희는 가도 되죠?”

“아니?”

“…?!”

“아, 아니. 잡아왔잖아요?”

“그래. 잘했어.”

“그러면 가도 되는….”

“하하. 죽고 싶으면 가던가.”

태현은 본색을 드러냈다.

나 죽이러 온 놈들 뭐가 예뻐서 내버려 두냐!

“…….”

“…….”

“내가 뭐라고 했냐! 김태현 믿지 말라고 했잖아!”

길드 동맹 길드원은 성이 나서 외쳤다.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왜 안 믿는 거야!

* * *

유적 근처에서 일어난 1차 전투.

자리에 모인 플레이어들은 쥐 떼처럼 도망쳤다.

그 압도적인 숫자가 모였는데도 태현 일행을 한 대도 때리지 못한 것이다.

물론 그 덕분에 플레이어들 대부분이 살아서 도망칠 수 있었지만….

“이야. 덕분에 언데드 군대도 생기고 좋네.”

태현은 흡족한 눈으로 모인 용아병 군대를 바라보았다. 아까 잡은 플레이어들의 시체만으로 소환했는데 이 정도였다.

이 정도라면 한동안 아스비안 제국에서 싸울 때 불편하진 않겠다!

“김태현!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붙잡힌 길드원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베이징 파이터즈 선수들을 향해.

“?”

“쟤 누구 보고 말하는 거야?”

“설마 저걸 김태현이 변장한 거라고 착각하는 건가?”

태현이 설마 저기 있는 거대한 드래곤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길드원!

“여기 모인 놈들이 흩어졌지만, 현상금은 걸려 있다! 너를 계속해서 노릴 것이다. 지금은 패배했지만 언젠가는 너도 당하겠지! 크하하! 크하하하하!”

이번에는 이렇게 대놓고 정면에서 붙어서 졌지만(사실 이렇게 모여서 질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음부터는 다들 흩어져서 뒤를 노릴 것이다.

던전에서 우연히 만난 파티인 척하면서 한 대 때리거나, 도시에서 만나서 지나가다가 한 대 때리거나….

정면에서 깨진 게 분했지만 방법은 여전히 있다!

“저놈 되게 사악하게 웃네.”

“흠. 그보다 나 좋은 생각이 났다. 이다비.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 좀 불러줄래?”

* * *

-형태 변환!

태현은 거대한 드래곤 리치 모습에서 사람 모습으로 돌아왔다.

역시 커다란 형태는 오래 있으면 피곤했다.

“오늘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초롱초롱!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태현을 쳐다보았다.

오늘은 과연 어떤 사기와 술수로 그들을 행복하게 해줄까?

“…날 멋지게 패는 거야.”

“?”

“???”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은 당황했다.

‘이거 뭐냐?’

‘충성 시험 아닐까?’

길드원 한 명이 눈치 빠르게 엎드렸다.

“태현 님! 제가 어떻게 태현 님을 때릴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저를 죽여주십시오!”

옆에 있던 이다비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저걸 길드원이라고….

“저희 길마님이 무슨 실수를 했다면 그건 다 태현 님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실수….”

“뭐라는 거야!”

이다비는 들고 있던 총을 집어 던졌다.

태현은 조용히 시킨 다음 말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나한테 현상금이 걸렸잖아?”

길드 동맹은 태현을 때린 증거만 갖고 오면 현상금을 준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죽이는 게 아니라 방해나 때리는 것에 현상금을 걸었으니, 증거의 범위도 엄청나게 넓었다.

영상으로 찍어가는 것도 OK!

“그걸 너희들이 가져가는 거지.”

“…….”

“…!!!”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은 진정으로 감탄했다.

일종의 자해공갈!

‘정말 대단하시다!’

‘우리는 아직 멀었다!’

‘이런 사람이 파워 워리어에 왔어야 했는데!’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은 부끄러웠다. 그들이 먼저 떠올려야 했을 발상을 태현이 먼저 떠올리다니.

그들은 아직 멀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때리게 해주세요!”

“아냐! 내가 먼저 때릴게!”

“태현 님. 얼굴 때려도 됩니까?”

케인은 그들의 대화를 듣더니 슬며시 손을 들었다.

“저기… 나도 해도 돼?”

“케인 님은 얼굴 팔려서 안 되죠.”

“맞아. 케인 님은 너무 티 나서 안 됩니다. 저희만 하겠습니다.”

케인은 시무룩해져서 물러났다.

태현은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길드 동맹이 현상금을 안 줄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초반에는 눈치 봐서 조금 줄지도 몰라. 그러니까 최대한 빠르게 치고 빠져야 해.”

아직 태현을 치고 현상금을 받아간 플레이어들은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가서 ‘제가 방해했어요!’라고 떠들 놈들 정도.

물론 길드 동맹 입장에서 골드 부족해 죽겠는데 이런 놈들까지 챙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 때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이 얼굴에 철판 깔고 나타나서 태현을 한 대 때린 영상을 보여준다면?

길드 동맹은 ‘봐라! 이 정도는 해야지!’ 하면서 챙겨줄 가능성이 있었다.

꼬리가 길면 잡혔다. 빠르게 치고 빠져야 했다!

“갑니다! 태현 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