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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46화 (746/1,826)

§ 나는 될놈이다 746화

“그렇게 하겠습니다. 폐하!”

태현은 냉큼 말했다.

이걸로 우이포아틀도 부활시키지 않고, 태현도 제국에서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었다.

오스턴 왕국이 덤터기를 쓰게 됐지만 그건 태현이 알 바 아니었다.

‘뭐 멀리 있는데 별일 있겠어?’

“여봐라! 모험가 놈들 중에 오스턴 왕국 놈들이 있으면 전부 다 바다로 던져 버려라!”

“?!”

태현은 깜짝 놀랐다. 예상치 못한 효과!

“아, 아니. 폐하.”

“왜 그러지?”

“…아주 좋은 생각이십니다! 역시 폐하의 현명한 생각은 제가 따라갈 수가 없군요.”

“껄껄껄! 그래. 모험가가 뭘 좀 아는군!”

우이포아틀은 해골을 덜그럭거리며 웃어댔다.

“모험가. 6개월을 주겠다. 왕관을 찾아와라.”

[퀘스트 제한이 6개월로…]

[실패할 경우 황제의 분노가 당신에게 향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태현은 바로 대답했다. 어차피 상관없었다. 실패할 때쯤에는 저 멀리 튀어 있을 테니까.

제대로 부활도 못 한 황제가 어떻게 쫓아오겠는가? 지금도 이렇게 황궁 안에서만 있는데.

“훌륭하다. 짐이 축복을 내려주겠노라.”

[우이포아틀이 <아스비안 제국 황실의 저주>를 시전합니다!]

‘이런 미친놈이?!’

화아악!

피할 틈도 없이 태현에게 <아스비안 제국 황실의 저주>가 걸렸다.

<아스비안 제국 황실의 저주>

아스비안 제국 황실의 힘으로, 전체적인 스탯을 크게 올려줍니다.

그러나 정해진 기한이 다 되면 저주가 시작됩니다. 저주는 몸을 좀먹고 위치를 주인에게 알려줄 것입니다.

한마디로 목줄 역할을 하는 저주였다. 기간이 다 되기 전까지는 버프를 줬지만, 기간이 다 되는 순간부터는 엄청난 디버프!

태현처럼 적이 많은 플레이어한테는 이런 걸 달고 다니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태현은 속으로 황제를 욕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잠깐. <저주 이동> 있지 않나? 먹히나?’

보통 이런 강력한 저주는 일반적인 저주 해제 마법이 안 통하게 마련이었다.

그렇지만 태현의 <저주 이동>도 일반적인 마법은 아니었다.

무려 대륙의 저주를 해결하고 얻은 업적 스킬!

-저주 이동.

[저주 이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스비안 제국 황실의 저주>를 이동시키겠습니까?]

‘된다!’

-취소!

랜덤으로 저주를 근처 상대에게 이동시키는 강력한 스킬, <저주 이동>.

얻어놓길 정말 잘했다!

태현은 안심했다. 이 스킬이 먹힌다면 저 저주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더 좋았다. 6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버프였으니까!

6개월 정도 버티다가 다 될 때쯤에 적당한 놈 하나 잡아서….

태현은 사악하게 웃었다. 그걸 보고 우이포아틀은 오해한 모양이었다.

“아주 기쁜 모양이군. 물러나도 좋다. 짐이 허락하노라.”

“폐하!”

“?”

“혹시 한 손 검, 양손 검, 창, 방패, 활 중 뭘 가장 좋아하십니까?”

“??”

우이포아틀은 의아해했지만 일단 대답해줬다.

“짐은 한 손 검을 가장 좋아한다.”

“저는 양손 검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짐의 의견에 반대하다니 불쾌하지만 용서해 주겠다. 물러나도 좋….”

“폐하! 양손 검이 좋은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최고급 화술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설득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황제 우이포아틀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폭군입니다. 설득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크게 실패할 경우 황제가 분노할 수 있습니다.]

태현이 안 물러나고 이러는 이유는 하나였다.

화술 스킬을 올리기 좋은 기회!

이세연이 이 광경을 봤다면 태현은 미친 사람 보듯이 봤을 것이다.

세상에 황제를 화술 스킬 올리는 용도로 쓰는 놈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나 태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설득에 들어갔다.

“…이래서 양손 검이 더 좋은 것입니다!”

[황제 우이포아틀이 당신의 말에 아주 조금 흔들립니다.]

[화술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황제 우이포아틀의 친밀도가 내려갑니다.]

“알겠다. 그대의 말이 맞는 거 같군. 이제 물러나도 좋다.”

“폐하! 혹시 골드 드래곤, 블랙 드래곤, 레드 드래곤, 블루 드래곤, 화이트 드래곤 중 뭘 가장 싫어하십니까?”

“…블랙 드래곤을 가장 싫어하는데.”

“저는 레드 드래곤을 가장 싫어합니다!”

태현은 끈질겼다.

해룡 오케노아스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끈질기게 언령 스킬을 뜯어낸 태현이었다.

이런 기회를 놓칠쏘냐!

친밀도가 0으로 떨어져서 쫓겨나기 전까지는 붙어 있을 생각이었다.

“폐하! 교단 중에는 어떤 교단을 가장 좋아하십니까?”

“대륙을 떠난 신을 아직도 믿는 교단 놈들은 모두 다 머저리에 불과하다. 오로지 짐을 믿어야 할 뿐!”

“음. 그렇군요.”

‘주제를 바꿔야겠군.’

“그렇지만 아키서스 교단은 나름 쓸 만한 놈들이라고 본다.”

“!!!!!!!!”

태현은 여기 와서 가장 놀랐다.

생전 처음으로 보는, 아키서스 교단을 고평가해 주는 NPC!

이제까지 아키서스 교단을 고평가하는 NPC들은 아키서스 교단 관련 인물들밖에 없었던 것이다.

‘황제가 미쳤나? 아니. 황제가 정상이고 이제까지 다른 놈들이 이상했던 거였어! 아키서스 교단은 사실 멀쩡했던 거지!’

[카르바노그가 정신 차리라고 소리칩니다!]

“어째서입니까, 폐하?”

태현은 살짝 신이 났다. 우이포아틀에게도 살짝 호감이 갈 정도로.

“아키서스는 용들에게 사기를 친 놈 아닌가? 아주 좋은 신이지.”

“…….”

-…….

-…….

용용이와 흑흑이도 침묵했다. 태현은 떨떠름해졌다.

‘에이, 그래도 좋아해 주는 게 어디냐.’

“폐하! 사실 제가 아키서스 교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오… 그것참 기특한… 잠깐. 아키서스 놈들은 모두 다 사기꾼이라고 들었는데?”

[우이포아틀이 아키서스 교단의 소문을 듣고 당신을 경계합니다!]

[화술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젠장!’

“아닙니다! 그건 모두 다 헛소문입니다!”

“그래. 알겠네. 짐에게서 조금 떨어지도록.”

“폐하!”

말은 믿는다고 해도 눈빛은 명백히 의심하는 눈빛!

용한테 사기 친 건 좋았지만 자기한테도 사기를 칠까 의심하는 눈빛이었다.

태현은 포기하고 화제를 돌렸다.

차라리 잘 됐다. 난이도가 올라가면 화술 스킬도 더 올리기 좋아졌으니까.

“폐하. 그러면 특별히 싫어하는 교단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파이토스 교단을 가장 싫어합니다. 이유는….”

30분 경과!

“…이렇기 때문입니다!”

“알겠다! 알겠으니 나가라!”

“폐하!”

“그만 부르라고 했다! 짐의 말이 말 같지 않은가!”

우이포아틀은 견디다 못해 태현을 쫓아냈다.

한번 시작하면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끈질김!

[황제에 의해 강제로 추방됩니다.]

[친밀도가 크게 하락합니다.]

“쯧. 더 올릴 수 있었는데.”

[칭호: 너무 과한 수다쟁이를 얻었습니다.]

* * *

“어떻게 됐어?”

“잘 됐어. 6개월 주고 왕관 찾아오라길래 오스턴 왕국에 있다고 했지.”

그사이에 떠넘기다니. 이세연은 새삼 감탄했다.

정말 악마의 재능!

“그러면 난 퀘스트가 바빠서 이만. 나중에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는 거 잊지 말라고.”

“그래. 안 잡을… 잠깐만.”

“안 잡는다며?”

“너 퀘스트 뭐 하는데?”

“…남의 퀘스트를 묻다니. 너무 무례한 거 아니야?”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너 온 지 얼마 안 됐잖아. 퀘스트 받을 게 있었어?”

“다 방법이 있지.”

“보니까 파워 워리어 길드가 유적 정보도 많이 풀고 있던데. 이거 네가 도와준 거지?”

이세연은 예리했다.

파워 워리어 길드가 갑자기 저렇게 정보를 푼다는 건, 누군가 도와준 게 분명했다.

태현 말고는 의심 가는 사람이 없었다.

“아닌데? 파워 워리어는 알아서 척척 잘하는 길드인데?”

“…양심이… 너 뭐 하고 있는 거야? 솔직하게 말해.”

“아, 왜 이리 질척거려? 서로 거래한 거 지켰으니 쿨하게 갈라지자고.”

“너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

빠르게 걸어가는 태현. 이세연은 그 뒤를 쫓아가며 의심의 눈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이세연의 길드원들이 나타났다.

“언… 언니! 기사가 정말로 사실이었….”

“너희 진짜 일부러 이 타이밍에 나온 거지?!”

* * *

“유적 털러 가자!”

“예? 지키러 가는 거 아닙니까?”

돌아온 태현이 외치자, 비밀결사원들은 어리둥절했다.

“아, 지키러 가자는 거지. 하하.”

“…….”

“빨리 움직이자고. 이 근처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곳들이 많아.”

태현은 비밀결사원들을 이끌고 목표로 삼은 던전을 향해 움직였다.

[<수수께끼로 가득한 고대 제국의 사원>에 입장했습니다.]

“…?”

밝혀지지 않은 던전에 처음 입장하면 보너스를 받게 되어 있었다.

추가 경험치나 추가 아이템 같은 보너스.

그런데 왜 아무것도 안 뜨지?

‘누군가 먼저 들어왔다!’

태현은 당황했다. 공개한 정보는 분명 이 근처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누가 먼저 들어오다니.

누군가 운 좋게 찾은 게 분명했다.

“태현 님. 메시지가 안 뜨는데요….”

“그래. 누가 먼저 들어온 모양이다.”

“감히 새치기를!”

유지수가 화난 표정을 지었다. 나타나기만 하면 화살부터 쏠 것 같은 기세였다.

“아니. 괜찮아. 생각해 보니 그거 보너스도 그렇게 크지 않고….”

태현한테는 아이템 드랍률 보너스가 별 의미가 없었다.

그냥 잡아도 최대치 수준이었으니까.

“그보다는 핑계 대기 더 좋게 됐군.”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들어왔으니 비밀결사원들한테 ‘이놈들이 범인이네!’라고 하기 더 좋았던 것이다.

“김태현 님. 그러고 보니 황제를 만난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응? 황제? 아주 나쁜 놈이던데.”

“맞습니다. 그 폭군은 다시 용의 불꽃으로 태워버려야 합니다!”

“용의 친구인 김태현 님이 있으니 황제도 암살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암살은 좀. 평화로운 방법을 선택해야지. 여기 용용이도 그렇게 말하네.”

-어? 어? 어… 그, 그렇다. 평화야말로 진정한 가치!

“드래곤 님이시여! 어째서!”

“제국을 불로 정화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그건 내가 한 일이 아니니까… 어쨌든 그건 옛날 드래곤이고. 요즘 드래곤은 평화를 추구하는 게 유행이지.

용용이는 태현의 무리한 부탁에도 힘을 냈다.

“정말입니까?”

“용들 사이에 그런 유행이….”

비밀결사원들은 수군거렸지만 용용이의 말에 대놓고 반박을 하지는 못했다.

사사삭-

일행이 들어선 통로 건너편에, 먼저 들어간 파티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걸 본 일행은 입을 모아 외쳤다.

“잡아!” “죽이죠! 쏠게요!” “제가 마법 쏘겠습니다!” “저주 걸까요?”

“…평화가 유행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그건 드래곤 사이의 유행이라 저 인간들은 안 지킬 때도 있다.

* * *

도동수는 팔짱을 끼고 석문을 쳐다보았다.

-맞는 순서로 가지 않는 침입자에게는 저주가 있으리라!

던전에 있는 퍼즐이었다. 이런 건 풀지 못하면 함정이 작동되었다.

“도동수. 풀고 있는 거 맞아?”

“기다려봐 좀.”

도동수와 같이 온 플레이어들은 베이징 파이터즈 소속 선수들이었다.

베이징 파이터즈의 연습용 던전은 저번 태현의 습격 때문에 박살이 나고, 거기에 있던 1군 선수들도 휘말려서 박살이 나버렸다.

덕분에 2군 선수들이 졸지에 1군이 되어버린 상황!

도동수한테는 차라리 다행이었다.

태현을 보고 먼저 튄 도동수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어서, 1군 선수들은 이를 갈고 욕했던 것이다.

-저 자식 혼자 튀었어!

-혹시 김태현하고 붙어먹은 거 아니야?

-개자식. 두고 보자!

1군 선수들이 남아 있었다면 골치가 아팠을 텐데, 바뀌어준 덕분에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김태현하고 붙어먹기는 누가 붙어먹어.’

“어? 김태현?”

“재수 없게 그 이름은 왜 말해?”

퍼즐을 풀던 도동수가 짜증을 냈다. 갖고 온 책을 뒤져가며 순서를 찾고 있었는데 부정 타게!

“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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