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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12화 (712/1,826)

§ 나는 될놈이다 712화

“잡아라!!”

외마디 외침과 함께 바로 싸움이 시작되었다.

광장에서 일어난 싸움이었기에 다른 사람들도 소리를 듣고 몰려왔다.

안 그래도 포위된 파이토스 교단 일행에게는 절망적인 상황!

“뭐야, 뭐야? 싸움이야? 또 악마 쳐들어왔어?”

“아니야! 이번엔 보너스인가봐!”

“뭔 보너스?”

“파이토스 교단 놈들이래!”

보너스 취급을 받는 파이토스 교단! 굴욕 그 자체였지만 지금은 그걸 신경 쓸 정신도 없었다.

“파이토스 교단? 파이토스 교단이 여기를 공격할 리 없잖아.”

‘헉. 정상인이 하나 있었어!’

파이토스 교단 플레이어들은 한 줄기 빛을 만난 기분으로 방금 말이 나온 곳을 쳐다보았다.

“그게 뭐가 중요해.”

“하긴. 중요한 건 공적치 포인트지?”

“맞아!”

“…….”

파이토스 교단 플레이어들은 서로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외쳤다.

“항복!”

“항복!!!”

[항복합니다. 체포된 이후에는 영지의 감옥에 들어가며, 모든 능력치가 저하됩니다.]

[……]

“앗, 안 돼! 항복하지 마!”

“야! 이 비겁한 놈들아!”

광장에 모여든 플레이어들은 ‘우우’거리며 야유했다.

기껏 얻을 수 있는 공적치 포인트였는데!

물론 파이토스 교단 플레이어들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냥 감옥에 가자.’

‘사망 페널티보단 그게 낫지.’

“뭐하는 거냐!? 싸워라! 싸우란 말이다!”

[일행이 항복한 것으로 인해 파이토스 교단 성기사들의 사기가 내려갑니다.]

[성기사들이 항복합니다.]

“자비를!”

성기사들도 항복하자 남은 고위 사제들도 어쩔 수 없이 항복했다.

갈락파드는 냉정하게 외쳤다.

“놈들을 끌고 가라!”

“뭐 하면 나올 수 있나요?”

교단 플레이어들은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물었다.

보통 영지에서 체포당하면 금고형이나 벌금형이었다.

일정 시간 동안 감옥에 있거나, 벌금을 내거나!

그러나 그들은 아직 갈락파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죽으면 나올 수 있다!”

“?!”

“아, 아니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어?”

다른 교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한 미친놈, 갈락파드!

그 신선함에 파이토스 교단 플레이어들은 아찔함을 느꼈다.

“항복했잖아요!”

“잘 항복했다. 그 대가로 고통 없이 보내주마!”

“아니 이런 미친….!?”

“살고 싶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그, 그게 뭐죠?”

“개종해라!”

“…….”

“…….”

잡힌 플레이어들의 얼굴이 썩어들어갔다.

이제까지 쌓은 파이토스 교단 공적치 포인트 버리고 개종하기vs사망 페널티 감수하기!

둘 다 감당하기 힘들었다.

* * *

프이드를 보내고, 태현은 일행과 함께 빠르게 움직였다.

오스턴 왕국 안에서 움직이다 보니 가끔 태현 일행을 보고 ‘어? 김태현인가?’, ‘에이, 설마. 가짜겠지.’, ‘미친놈인가 봐. 오스턴 왕국에서 김태현 흉내를 내다니.’ 같은 반응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태현이 오스턴 왕국에 온다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쑤닝이 길드 동맹의 이름으로 배신을 때리고(물론 태현이 유도했지만), 태현의 영지 수도를 습격하고 악마까지 소환했다(물론 이것도 태현이 소환했다).

휴전은 끝나고 관계는 최악인 상황!

서로 보이기만 해도 가차 없이 공격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럴 때 느긋하게 몇 명이서 오스턴 왕국을 오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김태현. 그 악마는 에스파 왕국 아니었냐? 왜 오스턴 왕국으로 가는 거야?”

“아. 에스파 왕국 가기 전에 쑤닝한테 교훈 좀 주고 가려고.”

“!!”

남의 길드가 시퍼렇게 칼을 갈고 있는 곳에서 깽판을 치고 간다는 말을 마치 ‘화장실 좀 들렸다가 가자’처럼 말하는 태현!

“야! 야! 무리야!”

“뭐가 무리야?”

“우리 아무것도 안 갖고 왔잖아! 골렘, 거인, 악마, 군대, 공성 장비, 기타 등등….”

말하던 케인은 새삼스럽게 참 많다는 걸 느꼈다.

이게 다 어느 사이에 생긴 거래?

“…말이야!”

“그건 쑤닝을 잡으려고 할 때 필요한 거고, 지금은 쑤닝 잡을 생각 없어.”

“교훈 준다며?”

“교훈을 꼭 잡아서 줘야 하나. 그냥 적당히 분탕질만 하고 튀어도 되지.”

“???”

* * *

“지금 판온에서 가장 화려한 즉위식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보고 계십니까!”

길드 동맹이 잡은 즉위식 방향은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즉위식’이었다.

누가 ‘최초 즉위식’ 타이틀을 날름 뺏어가 버린 덕분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길드 동맹.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해 즉위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덕분에 길드원뿐만 아니라 다른 왕국 플레이어들도 즉위식을 구경하러 온 상태였다.

“길마님. 앨콧이 성공적으로 영주에 취임했다고 합니다.”

사디크의 화신을 레이드한 건 길드 동맹 전원이었지만, 마지막 일격을 날려 공적을 얻은 건 앨콧이었다.

많은 사람이 질투의 눈빛을 던졌지만 앨콧은 당당하게 에랑스 왕국으로 보상을 받으러 갔다.

-위대한 모험가 앨콧에게 남작 작위를 내린다!

-!!!

에랑스 왕국의 첫 영주 플레이어!

물론 에랑스 왕국이 내준 땅은 개발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외곽 황무지에, 작위도 남작 작위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했다.

앨콧은 뛸 듯이 기뻐했고 길드 동맹 간부들도 흥분해서 연신 계획을 세웠다.

-이 영지를 계속 키워 에랑스 왕국 안에서 우리 길드의 영향을 늘립시다!

-이렇게 된 이상 앨콧에게 좀 더 많은 권한을 줘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작위까지 받은 이상 좀 더 챙겨줘야 합니다.

-알겠다. 앨콧의 권한을 올려주고 영지 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지원을 보내라.

앨콧의 뒷사정은 전혀 모른 채, 길드 동맹은 친절하게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방송사에서는 다 왔나?”

“네. 지금 한참 찍고 있습니다.”

길드 동맹은 중국 내에서 압도적인 인기와 지지를 받고 있었다.

태현한테 깨질 때는 시청률이 좀 내려가긴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압도적인 시청률과 관심을 자랑했다.

길드 동맹이 오스턴 왕국에서 다른 길드들과 치열한 공성전과 영지전을 벌이며 통일해 나간 과정은 아직도 많은 사람이 명장면으로 뽑고 있었다.

쑤닝도 그걸 알고 있었고, 그걸 잘 활용했다.

쑤닝은 프로게이머 선수로 뛰지는 못하지만, 그걸 능가하는 판온의 유명인이 될 자신이 있었다.

꼭 대회에 나가야만 유명해질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보고 계십니까! 여러분들의 세금이! 저렇게 화려한 마법으로 터져나가고 있습니다!”

“…저 진행자 누가 불렀어?”

방송국부터 시작해서 개인 방송까지 워낙 많은 사람이 즉위식을 방송하고 있었기에, 방송도 경쟁이 붙었다.

더 자극적이고, 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멘트!

“보고 계십니까아아아! 여러분들의 세금이이이!”

쑤닝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명령했다.

“저놈 조용히 쫓아내.”

“저렇게 커다란 화염으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

쑤닝은 고개를 돌렸다. 마법으로 하늘을 장식하라고 하긴 했었는데, 저런 것도 있었나?

화르르르륵!

수도의 성벽에서 화끈하게 화염이 솟구치고 있었다.

“불이야! 불이야!!!”

“???”

[수도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사디크의 화염이 수도를 휩쓸고 있습니다. 사디크의 화염을 막지 않으면 더 크게 번질 수 있습니다!]

“!!”

사디크의 화염에는 길드 동맹 간부 전원이 트라우마가 있었다.

간신히 왕국을 통일하고 보물들을 모아놨더니, 사디크의 화신이 홀랑 불태우고 가지 않았던가.

그걸로 길드 동맹의 몇 년 치 예산이 그냥 날아갔다.

솔직히 다른 길드였다면 길드가 산산조각이 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상황!

“꺼! 당장 꺼!”

“어떤 놈이 불장난을 한 거야?”

그 답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플레이어들이 웅성거리며 하늘을 가리킨 것이다.

“김… 김태현이다!!”

“김태현이잖아?!”

위풍당당하게 용용이를 타고 떠있는 태현!

“여기에는 무슨 생각으로?!”

“미친 건가?!”

수천, 수만 명이 넘는 플레이어 앞에 당당히 혼자 모습을 드러낸 배짱!

그것에 감탄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길드 동맹! 남의 영지 수도에 악마를 푼 건 잘 받았다!”

“??”

길드 간부들은 영문을 몰라 당황했다. 우리가 악마도 풀었나?

“남의 영지 수도에 악마를 풀다니.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가 있냐! 흑흑. 나는 괜찮지만 선량한 일반 플레이어들이 고통받은 걸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

“개소리하지 마! 개자식아!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착했다고!”

“맞아! 판온 1 때 너한테 당한 상처가 아직도 아프다!”

길드 동맹 길드원 중 태현에게 판온 1에서 털린 적이 있던 사람들은 격렬하게 반응했다.

어디서 눈물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태현은 할 말을 했다.

“너희가 그렇게 나온 이상 나도 더 이상 참지 않겠다. 나는 일반 플레이어들이 피해를 입을까 봐 참아왔었던 건데….”

은근슬쩍 길드 동맹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현!

길드 동맹 입장에서는 그저 기가 막힐 뿐이었다.

“앞으로는 그런 자비 따윈 없다! 무조건 공격이다!”

“쏴버려!!”

“탈 것 있는 놈들 뭐하고 있냐! 당장 날아올라!”

태현의 말을 계속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길드 동맹의 명령에 궁수, 마법사들이 공격을 시작하고 날아다니는 탈것을 갖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탈것을 꺼냈다.

‘잠깐만. 저놈 왜 혼자지? 케인은 어디 갔고?’

쑤닝은 뭔가 이상한 걸 느꼈다. 태현이 혼자 다니는 일은 많지만 그래도 그 충직한 노예 놈은 데리고 다녀야 하지 않나?

그 질문에 대한 답도 곧바로 나왔다.

콰콰쾅! 콰콰쾅!

태현이 하늘에서 시선을 끄는 사이 각자 흩어져서 충실하게 임무를 수행한 플레이어들!

각자 즉위식에 필요한 재료들이 있는 곳에 가서 알차게 훼방을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활약하는 건 역시 이다비였다.

파워 워리어 길드의 정보망과 상인 직업의 스킬, 그리고 본인의 직감으로 털어야 할 곳을 파악!

“앗. 여기는!”

돌아다니던 이다비는 뭔가 좋아 보이는 마구간을 보고 반색했다.

-뭡니까?

“뭔가 좋아 보이네요. 열어주세요.”

-그냥 마구간 같아 보이는데요….

이다비를 돕기 위해 같이 온 흑흑이는 불평했지만 마구간의 문을 부쉈다.

[그리핀의 알을 발견했습니다.]

[그리핀의 알은 왕국 최고급 마구간에서만 사육 가능합니다.]

[성체가 된 그리핀이 있으면 <왕국 그리핀 기사>를 육성 가능합니다.]

“싹 가져가죠!”

이다비는 신이 나서 알들을 챙겼다. 이게 다 얼마야!

그러는 사이 태현은 충실하게 시간을 끌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태현에게 덤빈 플레이어 한 명이 그대로 역공을 받아 떨어졌다.

“우… 우읏.”

“김, 김태현! 넌 포위됐다!”

“하늘에서 그런 소리 해봤자….”

올라온 플레이어들도 섣불리 덤비지 못하고 움찔움찔!

‘슬슬 시간이군.’

사디크의 권능 스킬들을 사용해 곳곳에 불을 지르고, 다른 일행들은 흩어져서 파괴 공작.

길드 동맹 길드원은 못 잡아도, 짜증날 정도의 피해는 줄 수 있고 무엇보다 체면을 구길 수 있었다.

‘진짜 피해는 에슬라와 같이 주러 오마. 쑤닝.’

태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내려다보았다. 순간 태현과 눈빛이 마주친 쑤닝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저, 저놈 잡아! 당장 잡아!”

그러거나 말거나 태현은 재빨리 포위망을 뚫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플레이어들은 감히 쫓지 못했다. 대신 서로를 쳐다보았다.

‘굳이 쫓을 필요 있나?’

‘일단 김태현이 도망쳤잖아.’

“와! 김태현이 도망친다!!!”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이겼다!!!”

“뭔 개소리야! 저기 멀쩡히 도망가잖아!! 가서 잡으라고!”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

날아다니는 플레이어들은 말했다.

“야. 쉿쉿. 저건 못 들은 척하자.”

“다 들리거든?! 당장 안 쫓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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