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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704화 (704/1,826)

§ 나는 될놈이다 704화

[요하스가 <잘 제련된 오리하르콘 화살>을 만드는 것을 돕습니다.]

[오리하르콘 화살에 파이토스의 신성한 힘이 깃듭니다.]

[파이토스가 이 사실에 분노할 것입니다.]

“요하스.”

“예?”

“음. 만약에 상사가 너무 안 좋으면 그냥 이쪽으로 와도 좋아.”

노골적인 스카우트 제안!

그러나 요하스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는지 크게 웃었다.

“하하하. 폐하. 농담도 참… 제가 믿는 파이토스 님께서는 관대하시고….”

[카르바노그는 파이토스가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놈이라고 욕합니다.]

“그릇이 크시며….”

[카르바노그는…]

‘알겠어. 그만 욕해.’

모습이 안 보이는 목소리가 계속 욕하는 걸 듣는 것도 고역이었다.

“…신도를 사랑하시며 아끼는 분이신데 제가 무슨 불만을 가지겠습니까?”

“그,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태현은 슬슬 뒷감당이 걱정됐다.

나중에 파이토스 교단 NPC와 만나면 충격받고 끌어들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설마 자살이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카르바노그는 그보다 악마화를 걱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건 괜찮아. 내가 했다고만 안 알려주면 되겠지. 들키면 악마 놈들의 공작이라고 떠넘기자.’

악마 소환은 길드 동맹의 짓, 요하스의 타락은 악마들의 짓.

이것이 바로 진정한 분산투자!

[골골이가 다른 차원에서 힘을 회복했습니다.]

[이제 골골이를 다시 소환할 수 있습니다.]

-주인. 내가 돌아왔다.

어딘가 홀쭉해진 것 같은 데스 나이트가 어둠의 문을 열고 나타났다.

“너 뭔가 말투가 건방져진 것 같다?”

-주인의 착각일 거다.

“설마 자폭시켜서 삐진 건 아니지?”

-절대 아니다.

살라비안 교단 상대할 때 골골이를 시켜 대주교와 같이 자폭시켰던 태현!

그런 원한은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명예를 아는 데스 나이트가 설마 그럴 리 없겠지.”

“…….”

움찔-

골골이가 움찔했다.

“그렇지? 넌 명예로운 데스 나이트잖아. 하찮은 언데드들과는 차원이 다른.”

-그… 그렇다.

“아마 네가 화가 난 건 다른 이유 때문이겠지. 음. 아쉽게 됐어. 네가 돌아오면 먹여주려고 이런저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게 데스 나이트한테는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최고급 화술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골골이의 충성도가 다시 최대치로 고정됩니다.]

움찔움찔!

-주인님! 제가 역소환의 여파로 잠깐 혼란에 빠졌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니?”

태현은 상냥하게 골골이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골골이는 감격한 얼굴(뼈밖에 없었지만)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런데 주인님. 수도에서 뭔가 준비 중이신 것 같은데 뭘 준비 중이신 겁니까?

“응. 악마 공작 모스락을 소환한 다음 죽이려고.”

-…예?

골골이는 귀를 의심했다.

“네가 선봉이야. 명예롭지?”

-…….

골골이는 힘을 빨리 회복한 것을 후회했다.

* * *

“확인해 봤나?”

“네. 소환 준비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크윽… 김태현. 이 무시무시한 놈!”

“근데 왜 토끼 조각상이죠?”

무섭다기보다는 귀여운 조각상!

사디크의 화신은 실제로 무시무시한 화염 거인의 형태였다.

그렇지만 저런 토끼라면 커다랗게 나타나도 별로 무섭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귀여울 거 같은데?’

“지금 그게 중요하냐! 다들 준비해라.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공격해야 하니까 위치 정확히 파악해라.”

길드원들은 보고서를 보며 수도의 약점에 대해 파악했다.

“이 골목길로 들어가면 담을 넘을 수 있군.”

“여기 내성문이 아직 보수가 안 끝나서 약하다고?”

“수비대는 이쪽, 이쪽, 이쪽을 돈다 이거지?”

“정말 잘 만들어진 보고서인걸? 이걸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한 첩자가 분명해. 우리 길드에도 이런 사람이 있었나?”

* * *

장샨은 귀가 간지러운 걸 느꼈다.

‘휴. 다행이다.’

길드 동맹에서는 장샨의 첩자질에 너무 감동한 나머지, 이번 일에 장샨을 빼주었다.

계속 남아서 정보를 빼오라는 것!

‘아니 이 새끼들은 근데 칭찬은 해주면서 골드는 안 주냐?’

하도 칭찬하길래 골드라도 또 주나 했는데 그냥 그걸로 끝이었다.

정말 열정페이 그 자체!

사실 쑤닝도 할 말은 있었다.

<김태현의 화신 소환>이 너무 충격적이다 보니, 이런 걸 보고한 사람한테 골드 좀 챙겨주라는 말을 잊은 것이다.

물론 장샨 입장에서는 빡칠 뿐이었다.

‘두고 보자. 내 능력을 몰라본 길드 동맹 놈들…!’

* * *

“다 됐다.”

[<축복받은 신성한 강철로 만든 대형 토끼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

[수도 모라 시에 카르바노그의 축복이 내립니다!]

[한 해 동안 모든 농작물이 풍족하게 자랍니다.]

[한 해 동안 토끼들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한 해 동안 토끼들이 더 맛있어집니다.]

‘?’

방금 뭐라고?

[……]

[이 토끼 조각상을 본 모든 사람에게 영구적으로 스탯…]

[카르바노그가 기뻐합니다!]

[카르바노그가 정말 기뻐합니다!]

‘알겠어. 알겠어.’

옆에서 깡충대는 카르바노그는 무시하고 태현은 힐끗 시선을 돌렸다.

구경하러 온 수많은 사람 사이에 노골적으로 수상한 놈들 몇몇이 보였다.

‘흠. 이제 슬슬 시작해야겠군.’

“크흠. 내성으로 들어가서 ‘그 의식’을 준비해야겠군. 이제 이것도 다 됐으니까. 좋아. 가볼까?”

“와아~ 신난다~ 의식이다~”

“의식 너무 좋다~”

“…….”

태현은 일행의 저질스러운 연기력에 경악했다.

그걸 눈치챈 케인과 유지수는 태현의 시선을 피했다.

‘난 최선을 다했어!’

‘저도 최선을 다했….’

다행히 길드 동맹은 이상한 걸 눈치 못 챈 모양이었다. 필사적으로 이곳저곳에 귓속말을 날리고 있었다.

-김태현이 내성에서 의식 진행한답니다!

-현재 수도에 있는 놈들 전부 모아! 내성으로 공격 준비해!

우르르-

태현 일행이 내성 안으로 사라지자 길드 동맹 길드원들은 화들짝 놀라 모이기 시작했다.

“모두 이쪽으로 모여! 바로 들어간다.”

검투사 마이크와 전투 주술사 카와하라.

이번 습격을 지휘할 길드 동맹의 랭커였다.

각자 게임단에 소속된 프로 선수면서, 태현에게 호승심을 가질 정도로 실력 있고 겁 없는 플레이어들!

-위대한 카르바노그 님! 제물을 바치오니….

안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걸 들은 랭커들과 조장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 개시. 공격 개시.

“공격 개시!”

“공격 개시!”

“와아아아아아아!”

“?!??!”

일반 플레이어들은 갑자기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에 깜짝 놀랐다.

가장 안전한 수도 한복판에서 대체 무슨 일이지?

타타타탁-

길드원들은 재빨리 성벽을 타고 넘었다. 사다리와 갈고리, 아니면 비행 스킬 등 온갖 수단을 사용했다.

“김태현! 길드 동맹의 이름으로 널 공격한다!”

탁-

길드원들은 그렇게 외치며 내성 성벽을 넘어 안에 착지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

의식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치고는 너무 조용했던 것!

대신 그들을 맞이한 건 어둡고 사악해 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는 병사들이었다.

왠지 모르게 덩치도 크고 악마 같아 보이는 병사들!

그 뒤에는 타이럼 사냥꾼들이 활을 겨누고 씩 웃고 있었다.

태현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인사했다.

“안녕?”

“안, 안녕?”

무심코 대답한 길드원!

“그래. 준비!”

“?!?!”

“발사!”

파파파파파파파팍!

2차 수도 공방전의 첫 사망자는 길드 동맹 측에서 무더기로 튀어나왔다.

온갖 버프를 받고 기다리고 있던 타이럼 사냥꾼들의 일제사격!

길드원들과 길드원들이 데리고 온 비싼 용병 NPC들이 그대로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 * *

-길드 동맹이 수도 모라 시 공격!

-현재 모라 시에서 전투 중!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길드 동맹이 선빵을 때렸다는 것도 당연히 같이!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은 신이 나서 날뛰었다.

-길드 동맹은 정말 신의도 없고 양심도 없고 매너도 없는….

-이런 길드를 믿을 수 있습니까 여러분? 길드 동맹은 믿을 수 없는 놈들입니다!

이런 반응 자체는 길드 동맹 쪽에서도 예상한 반응이었다.

원래 이런 건 먼저 깨는 놈이 욕을 먹게 마련.

중요한 건 그걸 깨고서 먹은 욕보다 더 비싼 성과를 거두는 것!

그렇지만 지금 들어온 보고는….

-놈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함정인 것 같습니다!

-놈들이 데리고 있는 병사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숫자도 너무 많습니다!

-그사이 고용한 것치고는 너무 많은데…!

-길이 이상합니다! 여기 막혀 있어요! 지도 누가 만들었냐?!

온갖 놈들이 떠드느라 도저히 통신이 불가능한 길드원 채팅!

길드 동맹 소속 랭커들과 조장들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당황하지 마라! 함정을 파고 있었다고 해도 우리 숫자가 더 많다!”

“근위대나 병사들에 놀라지 마라! 공성전이 있었던 지 얼마 안 됐다! 그사이 채웠어도 얼마나 채웠겠냐! 그리고 훈련도도 별로 안 높아서 레벨도 낮을 거다!”

“김태현 겁내지 마라! 지금 의식 준비 중이라 김태현은 나오지 못할 거다!”

신기할 정도로 다 틀린 사실들이었다.

셋 다 틀린 사실!

“어… 저기요, 조장님? 저거 김태현 아닙니까?”

거리 반대쪽에서 악마 병사들을 이끌고 나타난 태현!

그걸 본 길드원들은 얼어붙었다.

‘의식 준비 중이라 못 나온다며?!’

태현은 그들을 보며 숫자를 체크했다.

“15명… 빨리 잡고 가야겠군. 가자, 애들아!”

-크아아아아!

왕국 병사치고는 이상한 울부짖음!

그러나 길드원들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틈도 없었다. 온갖 버프 스킬을 켠 태현이 대열 사이로 파고든 것이다.

촤아악!

대만불강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쭉쭉 깎이는 HP!

방어 스킬을 못 켜거나, 방어 한 번만 실패하면 그대로 누워버렸다.

“67! 68!”

“…!”

처음에는 숫자를 외치는 태현이 뭔가 했는데, 길드원들은 뒤늦게 깨달았다.

‘잡은 놈 숫자 세고 있잖아?!’

‘미친 샊…!’

콰직!

[HP가 0이 되어 로그아웃됩니다.]

태현은 깔끔하게 파티 하나를 끝내버렸다.

[모스락의 소환 의식을 위해 피의 제물이 바쳐집니다!]

‘아주 좋아.’

태현이 없는 다른 곳이라고 상황이 딱히 좋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가짜 태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김태현이다!”

가짜 태현이 나타나서 외치자 다들 기겁해서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으아아악!”

“어? 김태현이랑 얼굴이 다른데?”

뭔가 이상한 걸 깨달은 길드원!

“아이템으로 얼굴을 바꾼 거다! 이놈! 여기 이 검을 봐라! 반짝반짝 빛난다!”

“으아악! 으아아악!”

“크헬헬헬!”

태현은 이번 퀘스트를 진행하기 전에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 몇 명을 뽑아 놓았었다.

그리고 그들한테 대충 태현의 장비와 비슷한 가짜 장비를 만들어주었다.

-헉. 이거 나중에 써도 되나요?

-안 돼.

-힝….

이런 겉모습만 그럴듯한 가짜 장비를 만드는 건 태현의 장기!

안 그래도 사방에서 함정에 빠졌다고 소식이 들어오고 공격이 들어오는데 태현까지 상대할 정도로 간 큰 길드원은 얼마 없었다.

호다닥 도망치는 게 우선!

“일단 후퇴! 후퇴!”

“어디로 후퇴하죠?”

“일단 후퇴하고 생각하자! 지도에 따르면 여기 지름길이… 어? 없잖아? 다른 길로 가자!”

그러나 그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길드원과 일행 전부가 한 곳으로 몰아 넣어지고 있다는 걸!

태현은 길드원들을 사냥하며 귓속말을 보냈다.

-69, 70, 71… 잘 몰고 있지 애들아? 중앙 광장으로 몰아넣어.

-네! 몰고 있어요!

-다들 도망쳐서 몰기 쉽습니다.

최종 목적지는 중앙 광장.

거기서 몰아넣은 길드원들을 깡그리 처리해 버린 다음 바로 모스락을 소환할 생각이었다.

-나도 잘 몰고 있… 억?

쾅!

갑자기 덤벼오는 기습에 케인은 당황했다.

다들 도망치는데 혼자 덤비다니, 뭐하는 놈이야?

“덤벼라, 케인! 저번의 원한을 갚겠다!”

검투사 마이크는 케인을 노려보며 외쳤다. 케인은 순간 당황해서 외쳤다.

“저, 저번의 원한이라니. 너 누군데?”

“…이 개자식이!!”

이런 것까지 태현을 닮아가는 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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