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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691화 (691/1,826)

§ 나는 될놈이다 691화

일단 어떻게든 변명을 하고 넘어가긴 했는데, 영 거슬렸다.

뒤통수가 간질간질한 느낌!

-김태현 그 자식이 결국 왕이 됐다며?

-쑤닝 님이 신경이 보통 날카로운 게 아니던데.

-기껏 사디크의 화신을 잡았는데 분위기가 완전 망했네.

-오스턴 왕국만 정리되면 김태현과 다시 싸우겠지? 설마 내버려 두겠어?

옆에서 길드원들이 떠들면서 지나갔다. 앨콧은 다시 한번 생각했다.

‘김태현하고 맺은 협정은 절대 공개하면 안 되겠어….’

만약 들켰다가는 정말 목이 날아갈 것이다.

앨콧은 기껏 사디크의 화신을 잡았는데도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하고 초조해했다.

* * *

[천사의 대장간 건설이 완료되었습니다!]

[대장장이 기술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기계공학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모라 시의 명성이 오릅니다.]

[뛰어난 대장장이들이 대장간의 소문을 듣고 찾아옵니다.]

[고급 기계공학 스킬이 최고급 기계공학 스킬로 변합니다.]

[플레이어 중 최초로 최고급 기계공학 스킬을 달성하였습니다. 칭호: 기계공학의 선구자를 얻습니다.]

[사용하는 폭탄의 파괴력이 더욱더 증가합니다.]

[사용하는 폭탄의 정교함이 더욱더 증가합니다.]

[고급 화약 제조 스킬이 최고급…]

[고급 폭탄 제작 스킬이 최고급…]

[<파괴 공학> 스킬이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

‘됐다!’

태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요하스가 불만을 표해도 꾹 무시하고 천사의 대장간을 건설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런 희귀한 건물을 지으면 당연히 스킬이 성장하게 마련.

태현은 거의 마지막에 도달한 고급 기계공학 스킬을 성장시키길 원했던 것이다.

[최고급 기계공학 스킬에 도달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기계장치로부터 온 신>을 얻습니다.]

<기계장치로부터 온 신>

기계장치에 막대한 신성력을 불어넣어 일시적으로 생명을 부여한다. 스킬 레벨이 높아질수록 지속 시간이 늘어난다.

*기계장치의 레벨은 만들어진 기계장치의 수준과 기계공학 스킬에 영향을 받는다.

*스킬 지속 시간이 끝나면 신성력은 다시 돌아오지만, 기계장치가 파괴될 경우 신성력도 같이 소모된다.

“!”

기본 스킬이 한 단계 오를 때마다 나오는 보상 스킬.

대부분 ‘그 고생한 보람이 있다!’란 소리가 나올 정도로 좋은 스킬들이었다.

그리고 <기계장치로부터 온 신>도 다행히 좋은 스킬이었다.

‘기계공학 스킬이라고 이상한 게 나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군.’

태현은 솔직히 조금 걱정했던 것이다.

‘근데 신성력 관련 스킬인 건… 나 때문인가?’

보상으로 나오는 스킬들은 랜덤이었지만, 플레이어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는다는 말이 있긴 했다.

어떻게 스킬을 키우고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따라 거기에 맞는 보상을 준다고!

그렇게 본다면 태현에게 이런 신성력+기계공학 스킬이 나온 건 충분히 가능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가….’

태현은 설명을 보고 어떤 스킬인지 대충 감을 잡았다.

준비 과정이 많이 긴 소환 스킬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았다. 일단 기계공학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소환해야 하니….

게다가 신성력을 엄청나게 불어넣어야 한다는 게 조심스러웠다.

태현은 현재 교단을 이끄는 입장. 한 푼 두 푼 모은 신성력 스탯을 함부로 쓸 수는 없었다.

거기에 권능 스킬 중에서도 신성력 스탯의 영향을 받는 스킬들이 있었다.

만약 기껏 신성력을 불어넣어서 만들었는데 파괴라도 당한다면….

그 다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뭐, 걱정부터 할 필요 없지. 쓰기 나름이니까.’

태현은 벌써 머릿속에서 몇 가지 계획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이세연이 매우 싫어할 계획이었다.

‘대회에서 보자. 이세연!’

* * *

“과연 이게 파이토스 님의 뜻인가? 정녕 파이토스 님의 뜻인가?! 아니, 파이토스 님이 대체 왜 저런… 정말 파이토스 님이 선택하신….”

“뭘 자꾸 중얼거려, 요하스?”

“아, 아닙니다. 그보다 이제 악마 사냥하러 갑니까?”

“응? 그럼. 그럼. 이것만 하고.”

“…….”

태현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다음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살라비안 교단 원정 퀘스트를 하면서, 태현은 정말 많은 장비를 손에 넣었다. 도미닉뿐만 아니라 귀족들과 기사들의 장비까지.

이런 장비들은 엄청나게 좋은 장비였지만, 이미 각종 아티팩트로 화려하게 무장하고 있는 태현이 입기에는 애매했다.

전부 다 경매장에서 팔아치워도 괜찮겠지만….

태현은 그 대신 분해해서 다시 아이템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골드는 안 나오지만 스킬 레벨은 오를 테니까.

[장비를 분해합니다. <여기에다가 쓸 수 있는 건 저기에다가도 쓸 수 있어>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최고급 기계공학 스킬 덕분에 페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패시브 스킬 <천사의 비전 제련법>을 갖고 있습니다. 추가 보너스를 받습니다.]

장비에서 나오는 희귀한 천이나 가죽, 금속들은 어지간한 대장장이들도 다룰 수 없는 재료들.

그러나 태현은 각종 스킬들을 업고 거침없이 나아갔다.

-신의 예지, 아키서스의 아티팩트 제작!

태현은 멈추지 않았다. 이왕 비싼 장비들을 다 갈아서 제작에 들어간 이상, 최고로 좋은 걸 뽑아낼 생각이었다.

<신의 예지> 스킬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면 이 재료들로 가능한 가장 좋은 무언가가 나오리라.

[아키서스의 아티팩트를 제작합니다.]

[행운이 소모됩니다.]

-사디크의 화염 룬, 천사의 날개 부채!

[대장간의 화력이 더욱더 커집니다!]

땅, 땅, 땅-

요하스가 옆에서 언제 가냐고 징징거려도, 케인이 옆에 와서 ‘내 무기도 만들어주라!’라고 말해도, 태현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묵묵히 망치를 휘둘렀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속해서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

판온 1에서 보여줬던 대장장이 직업의 저력이 여기서 나오고 있었다.

대장장이 직업에게 가장 필요한 건, 몇날 며칠이고 똑같은 동작으로 망치를 휘두를 수 있는 인내였다.

땅-

[<다섯 신의 귀족 살해자> 세트 아이템이 완성되었습니다.]

[대륙에 이름을 남길 정도의 걸작입니다!]

[대장장이 기술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기계공학 스킬이…]

[……]

[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진다면 당신을 수많은 곳에서 부를 것입니다.]

‘이름이 흉흉한데? 그보다 왜 다섯 신이지? 내가 만들긴 했어도 그렇게 신이 많이 끼어들 리가 없는데… 잠깐만….’

태현은 하나씩 손을 꼽기 시작했다. 일단 아키서스, 사디크….

[카르바노그가 파이토스도 있다고 지적해 줍니다. 여기는 파이토스의 천사가 만든 대장간이라고 합니다.]

“아. 그것도 그렇겠네.”

아키서스, 사디크, 파이토스… 살라비안까지.

‘일단 내가 살라비안 권능도 있긴 하니까 들어간 건가? 그래도 네 신인데? 아, 마지막 남은 건 데메르인가? 데메르 권능도 있….’

[카르바노그가 마지막 신은 자기라고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래. 생각해 보니 쟤도 있었지.’

데메르가 아니라 카르바노그인 모양이었다.

‘아니. 들어간 신이 중요한 게 아니지. 중요한 건 성능이니까….’

다섯 신의 귀족 살해자:

내구력 ∞/∞, 방어력 ?

착용 시 전투 천사 <다섯 신의 귀족 살해자>로 변신합니다. 착용 해제 후 충전되기 전까지는 장비를 다시 착용할 수 없습니다.

고귀한 귀족들의 피로 물든 장비를 분해해, 여러 신의 힘을 빌려 만든 무시무시한 장비다. 어떤 사악한 미치광이 대장장이가 이런 장비 세트를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절대로 멀쩡한 의도는 아닐 것이다.

계속해서 사용할 경우 귀족들과 교단의 분노를 살 수 있다.

(추가 옵션: 귀족들과 악마들을 죽일 시 충전이 빨라짐)

“…!!”

변신용 장비 세트!

하나씩 착용할 수 없고, 전부 다 착용하는 순간 변신하는 종류의 아이템이었다.

‘…좋은 장비이긴 한 것 같다!’

순간 판단이 헷갈렸던 태현이었지만,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확신이 들었다.

이건 분명 좋은 장비 세트였다.

설명부터 시작해서 각종 페널티까지. 이런 장비가 좋지 않을 리 없었다.

게다가 전투 천사라니.

전투에서는 요하스의 상위호환 아닌가.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십니까?”

“아니야. 아무것도.”

‘한 번 쓰면 쿨타임 차기 전까지는 못 쓸 거 같으니, 악마들하고 싸우거나 결정적일 때 써야겠군….’

아니면 <기계장치로부터 온 신>으로 생명을 부여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부서지면 마음이 매우 아프겠지만…!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보다 요하스. 슬슬 툭 까놓고 말하자고. 난 네가 파이토스를 믿는 천사란 걸 알고 있었어.”

“어, 어, 어, 어떻게?!”

[요하스가 경악합니다!]

‘정말… 천사는 호구인가?’

자기가 망치 관련 스킬들을 줘놓고 안 들켰다고 생각하다니.

“말했잖아. 내가 파이토스 님에게 선택을 받았다고. 넌 여기에 왜 왔지?”

“…파이토스 님께서 폐하를 도우라고 신탁을 내리셔서….”

“그, 그렇지. 난 알고 있었지.”

물론 모르고 있었다. 태현은 깜짝 놀랐다. 파이토스가 태현을 도우라고 신탁을 내렸다고?

‘파이토스란 신은 호구인가?’

[카르바노그가 아마 당신을 막기 위해서 아닌가 하고 추측해 봅니다.]

‘?’

[카르바노그는 아키서스의 화신이 악마와 손을 잡으면 더욱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 만한 화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그것도 그렇다.’

생각해 보니 요하스가 오지 않았다면 태현은 악마와 냉큼 손을 잡았을 것이다.

저렇게 아이템을 챙겨주는데 일단 받고 생각해 보자!

‘근데 요하스가 왔어도 난 악마하고 계약하고 있는데?’

[카르바노그가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아키서스한테 그렇게 당하고서도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파이토스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

신들의 추잡한 뒷이야기는 됐고, 태현은 현재 상황에 집중했다.

“왜 날 도우라고 했겠어?”

“그야… 그야….”

“말해, 요하스! 말하라고! 넌 답을 알고 있잖아! 크흐흐.”

지금 상황에서는 부정할 수 없는 한 가지 결론!

요하스는 괴로워하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크흑. 폐하가… 파이토스 님의 선택을 받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급 화술 스킬을…]

[천사를 속여서 타락시킵니다.]

[악명이 크게 오릅니다.]

‘?!’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

‘아니 뭘 이런 걸 가지고 타락까지야.’

[천사 요하스가 거짓말에 속아 파이토스의 뜻을 거스르기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거스를 경우, 타락천사로 변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신의 천사를 속여서 타락시키는 건 매우 적대적인 행위로, 그 교단의…]

다른 교단들과 사이가 나빠서 좋은 점은, 더 이상 나빠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이제 뭔 사고를 쳐도 된다!

‘카르바노그. 그런데 저렇게 타락시켜서 쫓겨난 천사 영입 가능한가?’

온갖 스킬들을 고급 이상으로 익힌, 거기에 천사 종족 보너스까지 받은 요하스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전천후 인재였다.

인재풀이 적은 아키서스 교단에서는 놓칠 수 없는 인재!

[카르바노그는 당신이 정말 물불 안 가리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합니다.]

* * *

태현에게는 당장 놓인 두 가지 퀘스트가 있었다.

악마 데르벤이 와서 가르쳐준, 악마가 숨어 있는 장소를 토벌하는 퀘스트.

그리고 대족장을 해치우고 신성 스탯을 15,000을 찍자 나온 새로운 권능 스킬 퀘스트.

이 둘 중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둘 중 무엇을 먼저 해야 요하스를 타락시켜서 아키서스 교단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어렵네요. 파워 워리어 길드는 그냥 롱소드만 뿌려도 가입하지만….”

태현의 고민을 들은 이다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어떻게 해야 요하스를 타락시킬 수 있을까>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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