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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689화 (689/1,826)

§ 나는 될놈이다 689화

[아키서스의 권능: 저주를 사용했습니다.]

[지속적으로 행운이 감소합니다.]

‘으. 바로 잡을 수 있나?’

태현의 행운 스탯이 어마어마하게 높긴 했지만, 그렇다고 막 낭비할 수는 없었다.

카라그 같은 보스 몬스터는 확실히 잡을 수 있을 때 스킬을 사용해야지, 벌써부터 쓰면 행운 소모가 너무 심했다.

케인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쓴 것!

그러나 저주를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카라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카라그가 악마의…]

[스킬을 실패합니다!]

[카라그가 오크 전투의 혼…]

[스킬을 실패합니다!]

-크아앗!

스킬이 안 써지는 걸 알자 카라그는 그냥 덤볐다. 평타만으로 케인을 때려잡을 기세였다.

우드득, 우득!

“?!”

그러나 케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온몸이 커지면서 변신하고 있었다.

“뭐, 뭐, 뭡니까?!”

뒤에서 있던 요하스가 비명을 질렀다. 저 흉측한 힘은 대체?!

“저… 저거 살라비안 교단의 힘 아닙니까?!”

“착각이야! 저거 아키서스 교단의 비전 스킬이다!”

“아키서스 교단에 저런 스킬이 어디 있습니까!”

“누가 아키서스 교단이냐. 너냐 나냐?”

“아, 아니. 그렇지만… 저기서 악마의 힘도 느껴지는데…?!”

[요하스가 케인에게서 악마의 피를 느낍니다.]

[제대로 변명하지 못할 경우 요하스가 케인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카라그 때문이겠지! 카라그와 싸우는데 당해서 오염된 거야!”

“그… 그렇게 금세?”

“김태현--! 이 꼴이 뭐야!”

케인은 어이가 없어서 울부짖었다.

[살라비안이 내려준 힘으로, 일시적으로 괴수가 되었습니다.]

[장비 중 몇 개가 해제됩니다.]

2m 중반을 넘기는 카라그와 맞먹는 덩치로 성장한 케인!

“야, 앞에 봐야지!”

쾅!

케인이 불평하는 사이 카라그는 공격을 찔러 넣었다. 케인은 그대로 날아갔다.

“컥!”

[어마어마한 힘으로 인해 커다란 충격을 받습니다.]

[움직일 수 없습니다.]

쉬익-

카라그는 뒤에서 날아오는 창을 느끼고 재빨리 몸을 돌렸다. 저주 때문에 비틀거리긴 했지만 피해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창을 던진 건 요하스였다.

“악마여! 덤벼라! …그런데 저건 정확히 말하자면 악마가 아닌데….”

-크아아아아아!

물론 카라그에게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카라그 안에 들어간 악마의 피는 천사부터 죽이라고 날뛰고 있었던 것이다.

“와라… 와라…!”

-크아아! 크아아!

요하스는 무기를 뽑아 들고 카라그를 향해 겨눴다. 카라그도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함정이 발동되어 땅바닥이 꺼졌다.

콰당탕탕탕!

-!!!

카라그는 현재 저주로 인해 스킬이 봉쇄된 상황. 뭘 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구덩이 밑으로 떨어졌다.

[구덩이 함정이…]

[폭탄 함정이…]

[발사식 쇠창 함정이…]

[기계공학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푹푹푹!

콰콰쾅! 콰쾅!

온갖 함정들이 작동되며 카라그를 난타했다.

-크아아! 크아아!

“듣기 좋군.”

태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저 깊숙한 함정 밑으로 빠뜨리는 데에는 성공했다.

“애들아! 아래로 공격!”

“잠, 잠깐! 폐하! 저는 구해주셔야죠!”

“애들아! 아래로 공격!”

“?!”

밑에서 요하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태현은 무시했다. 애초에 요하스는 구덩이 밑에 둘 생각이었다.

딱히 파이토스 교단이라 미워서 그런 건 아니고….

‘카라그가 못 기어오르도록 붙잡아줄 놈 하나는 필요하지!’

원래라면 케인이 맡았을 역할이었지만 지금은 요하스가 있었다.

“폐하! 제 목소리 들은 거 압니다! 못 들은 척하지 마십시오!”

“공격! 공격!”

파파파파팍!

대기하고 있던 일행들이 움직였다. 유지수는 타이럼 사냥꾼들을 이끌고 앞으로 나섰다.

태현이 천사 대장장이 스킬로 만든 새로운 화살촉을 끼우고!

“발사!”

-크아아악!

밑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아야!”

뭔가 요하스의 비명 같은 것도 들려왔지만 유지수는 못 들은 척했다. 그걸 본 이다비는 감탄했다.

‘빠르게 배우고 있어!’

-사디크의 화염 룬!

화르륵!

태현은 갖고 있는 신성 스킬들을 총동원했다. 악마의 피가 진한 카라그한테는 이것만큼 효과적인 공격도 없었다.

구덩이 안에 사디크의 화염이 터지며 휩쓸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폐하아아!”

‘앗. 잠깐. 요하스 잡으면 그것도 경험치 오르겠는데?’

요하스가 괴로워하자 태현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요하스가 죽을 것 같으면 막타를 쳐야겠다!

[카르바노그가 경악합니다.]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인지…]

“용용이, 흑흑이, 총공격이다. 퍼부어라!”

구덩이에 빠뜨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의외로 쓸 스킬들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붙어서 써야 하는 근접 스킬이었고, 순수한 신성 스킬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용용이와 흑흑이는 각자 신수니 공격에 신성 효과가 들어갈 것이다.

‘언령이라도 써야 하나? MP 소모가 너무 심해서 아끼고 싶은데….’

언령을 통한 신성 마법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지금 써야 할 스킬들이 많은 상황에서 그건 좀 꺼려졌다.

[카라그가 신성력이 담긴 공격에 괴로워합니다!]

[요하스가 사디크의 화염에…]

[요하스가 소속된 교단의 평가가 더 이상 하락할 수 없습니다.]

‘아, 맞다. 원거리 스킬 있었지.’

-망치 던지기! 망치 내려치기! 날아다니는 망치 소환!

태현은 파이토스 교단 훈련장을 깨고 얻은 파이토스 교단 스킬들을 꺼냈다.

태현이 갖고 있는 스킬들에 비교하면 초라한 스킬들이었지만, 지금 원거리 공격이 하나라도 아쉬운 상황에서는 꺼내 써야 했다.

그러나 이 스킬들에 더 충격받은 건 카라그가 아니라 요하스였다.

“폐, 폐, 폐, 폐하! 그건 파이토스 님의…! 커헉! 이 악마 자식이 감히!”

[요하스가 당신이 파이토스 교단의 신성 스킬들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크아악! 크아아아악!

[카라그의 울부짖음을 듣고 다른 타락한 오크 족장들이 달려옵니다!]

카라그와 같이 악마의 피를 마시고 오염된 오크 족장들!

태현은 재빨리 케인을 불렀다.

“막아!”

“어, 어, 어….”

변신한 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던 케인은 당황해서 족장들을 쳐다보다가 결정을 내렸다.

몸통박치기!

[살라비안의 힘으로 추가 데미지가 들어갑니다!]

콰콰쾅!

단순하지만 효과적이었다. 달려오던 오크 족장 한 명이 그대로 튕겨 나갔다.

‘이거 생각보다 좋은데?’

처음에는 뭔 이딴 스킬을 쓰나 투덜거렸지만, 쓰고 보니 의외로 강력했다.

태현은 쓰러진 오크 족장에게 덤벼들어 폭딜을 퍼부었다.

-아키서스 검법!

[타락한 오크 족장 츄락을 처치했습니다.]

[검술 스킬이 오릅니다.]

[우르크 지역에서 명성이 오릅니다.]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아이템을…]

[수많은 오크를 사냥했습니다. 칭호: 오크 사냥꾼을 얻습니다.]

[같은 칭호를 가진 NPC들이 당신을 만나러 움직입니다.]

* * *

“사람은 역시 성실하게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해.”

“맞는 말씀이십니다. 하하하!”

오크 아저씨들은 기분 좋게 웃었다. 그들의 뒤에는 일해서 얻은 아이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정당하게 강도질로 일해서 얻은 아이템들!

-지금 당장 강도질을 멈추고 뺏은 아이템을 두고 가지 않는다면 선전포고하겠다!

길드 동맹한테서 정식으로 항의도 날아왔다. 물론 김태산은 정식으로 대답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어디서 같잖은 발뺌질이냐! 우리 길드 동맹에 맞설 수 있을 것 같냐!

-그건 잘 모르겠고 꺼져라!

“그런데 지금 태현이가 우르크에 와 있다는데, 왜 온 거지?”

“글쎄요?”

“괴식 요리가 그리웠나?”

“그건 좀 아니다.”

괴식 요리 이야기를 꺼낸 아저씨는 주변의 구박을 받고 시무룩해졌다.

그때였다. 귓속말을 들은 오크 아저씨 하나가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서 말했다.

“태, 태, 태현이가….”

“?”

“태현이가 카라그를 사냥하고 있다고….”

“뭐?!?!”

“이… 이… 이노무쉬키…!”

김태산은 경악해서 외쳤다. 설마 설마 카라그를 먹튀할 줄이야!

* * *

“다 처리했다!”

덤벼드는 오크 족장들까지 처리한 케인과 태현.

이제 남은 건 구덩이 안의 카라그뿐이었다.

카라그와 요하스는 말 그대로 구덩이 안의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온갖 스킬 공격과 저주를 받았는데도 요하스와 맞붙는 카라그는 정말로 뛰어난 전사였지만….

‘생각해 보니 사디크의 화염 때문에 요하스가 제대로 힘을 못 쓴 것 같기도 해.’

요하스는 천사답게 온갖 스킬들을 사용해서 싸울 수 있었지만, 불구덩이 안에서 좁게 싸우다 보니 싸움법이 한정되었다.

덕분에 스킬이 봉쇄된 카라그와 진흙탕 싸움을 펼쳐야 했다.

“요하스, 괜찮나?”

“괜찮습니다!”

“정말로 괜찮나? 정말로? 죽을 것 같으면 말해!”

‘경험치 먹게 내가 죽여줄게!’란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아닙니다. 버틸 수 있습니다. 회복 스킬은 아끼셔도 됩니다!”

다른 뜻으로 오해하는 요하스!

-크아악, 크아아악!

‘슬슬 끝내야겠군.’

요하스가 태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하긴 악마 사냥하러 온 천사였으니….

사실 태현은 저 구덩이 안에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덕분에 사냥이 훨씬 더 쉬워졌다.

함정에 스킬이 봉쇄된 채로 요하스와 같이 빠진 순간 카라그의 패배는 정해졌던 것이다.

“이다비. 부탁해.”

“네.”

-녹인 황금의 저주!

지속적으로 골드를 사용해, 상대의 발을 완전히 묶어버리는 <죽음의 황금 상인>의 직업 스킬.

사실 <죽음의 황금 상인>은 좋은 직업이었다. 대부분의 스킬들이 골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다비가 잘 안 써서 그렇지.

이번에 쓰는 <녹인 황금의 저주>도 이다비는 정말 큰마음을 먹고 쓴 것!

‘골드는 보지 말자, 골드는 보지 말자….’

탁-

그사이 태현은 구덩이 아래로 내려갔다.

[<화염 재생> 스킬로 인해 화염을 흡수합니다. 흡수한 만큼 회복합니다.]

불구덩이에 있어도 태현은 괜찮았다. 사디크의 권능 스킬 덕분이었다.

“폐… 폐하. 그건 아키서스의 힘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이것도 아키서스라니까! 넌 왜 자꾸 그러냐!”

[요하스를 강하게 구박합니다.]

[기세에 눌린 요하스가 더 이상 따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자. 이제 끝을 보자고!”

카라그가 엉망진창이 된 걸 본 태현은 대만불강검을 뽑아 들고 덤벼들었다.

-아키서스 검법, 치명타 폭발!

-크아아아!

발이 묶인 이상 카라그가 피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카라그는 피하는 대신 태현을 공격하러 들었다.

“흥.”

아까와는 상황이 정반대!

아무리 카라그가 깡스탯이 높아도 발이 묶인 상황에서 공격하면 태현이 피할 수 있었다.

패시브 스킬로 데미지를 주는 것도 일단 맞아야 의미가 있는 것.

퍽, 퍼퍼퍽, 퍼퍼퍼퍼퍽-

계속되는 공방.

점점 카라그의 공격 속도가 느려지더니 방어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태현의 공격은 더욱더 매서워지고 강력해졌다.

약점을 때릴수록 추가 효과를 넣는 아키서스 검법과, 치명타 스택이 쌓일 때마다 폭발시키는 치명타 폭발!

두 폭딜 스킬들이 합쳐지자 카라그의 HP도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크… 크어….

“잘 가라!”

푹!

-칼날 폭파!

카드드득!

대만불강검이 꽂히더니 산산조각이 나 미친 듯이 비산하기 시작했다.

“으아악! 폐하!”

“아. 미안.”

요하스의 비명이 들렸지만 요하스는 무사해 보였다. 태현은 입맛을 다셨다.

놓친 떡이 더 커 보이듯이, 왠지 모르게 요하스를 잡지 못한 게 아쉽게 느껴졌다.

[카르바노그가 그러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알겠어. 알겠어.’

[악마의 피를 마시고 타락한 오크 대족장, 카라그를 쓰러뜨렸습니다!]

[오크로 변장할 경우 우르크 오크 대족장 전직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키서스의 화신입니다. 우르크 오크 대족장으로 직업 전직은 불가능합니다.]

김태산이 들었다면 가슴을 쓸어내렸을 메시지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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