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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664화 (664/1,826)

§ 나는 될놈이다 664화

“자, 들게. 김태현 백작.”

[<데브엘이 창안해 낸 다섯 가지 코스 요리>를 먹습니다.]

[지혜가 영구적으로 5 오릅니다.]

[지구력이 영구적으로 5 오릅니다.]

[HP가 영구적으로…]

[물리 방어력, 마법 방어력이 일시적으로…]

[……]

[매우 뛰어난 요리를 먹은 것으로 인해 요리 스킬이 오릅니다.]

화아앗!

먹는 순간 온갖 추가 효과가 들어오는 데브엘의 요리!

여러 가지 맛이 층층이 쌓여서 만들어진 대단한 요리였다. 태현은 솔직히 감탄했다.

태현도 나름대로 고급 요리 스킬을 찍긴 했지만, 그렇다고 전문 요리사만큼 요리를 잘하는 건 아니었다.

태현이 할 줄 아는 요리는 대부분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가정식!

고오급 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긴 다른 요리사들은 요리 스킬 올리려고 온갖 레시피 익히고 고급 요리 만들려고 하는데 난 괴식 요리나 만들었으니….’

새삼스럽게 스스로가 성장한 방식이 좀 이상하다고 느끼는 태현이었다.

요리 스킬을 올리려면 처음에는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서 스킬을 올린 다음 점점 복잡하고 어려운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태현은 그냥 간단한 요리를 엄청나게 많이 만드는 방식으로 스킬을 올렸다.

요리 관련 NPC를 찾아 퀘스트를 깨고 레시피를 배울 시간이 없으니 그냥 억지로 올려 버린 것!

그런 과정에서 부족한 건 괴식 요리로 해결을 봤다.

“어떤가, 김태현 백작?”

“아. 맛있습니다.”

“후후. 그래. 이게 바로 전통의 맛이란 거야. 역사가 짧은 영지에서는 이런 걸 맛보기 힘들지.”

“…….”

은근슬쩍 도발하는 오송 백작!

[카르바노그가 재수 없다고 투덜거립니다.]

그러나 태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숟가락만 움직일 뿐.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놈을 어떻게 요리해야 잘 요리했다고 소문이 날까?’

일단 왕궁 공략하기 전에 죽일 수는 없고….

“김태현 백작의 요리사를 보고 싶은데, 혹시 요리사가 있나?”

“어….”

태현은 생각해 보았다. 내놓을 만한 요리사가 있나?

주현영도 지금 우르크에 가 있었고, 스타우는 우르크에 가있는 게 차라리 다행이었고….

새로 들어온 괜찮은 요리사 플레이어들이 꽤 있긴 했지만 데브엘 같은 요리사랑 비교할 수는 없었다.

“없습니다만.”

“하하하! 이거 안타깝게 됐군.”

“…….”

호탕하게 웃는 오송 백작. 그걸 본 태현은 품속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냈다.

살라비안 교단 마수의 꼬리뼈!

살라비안 교단 마수의 꼬리뼈:

살라비안 교단이 부리는 마수에게서 잘라낸 꼬리뼈이다. 타락한 뱀파이어의 힘이 깃들어있지만 그렇다고 이걸 먹을 만큼 정신이 나간 사람은 없으리라.

복용 시 일정치의 체력 상승.

부작용으로 <살라비안이 내린 피의 저주>.

-겉모습 위조!

<겉모습 위조>

일단 모양만 좋게 만들고 보자! 다른 요리의 겉모습을 그대로 따라한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물론 그 속 내용은 다르지만요.

-요리에 시한폭탄 독 넣기!

<요리에 시한폭탄 독 넣기>

요리에 넣은 독이 언제 터질지 시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아. 이건 아니군. 취소. 취소.’

-취소.

[<요리에 시한폭탄 독 넣기>를 취소합니다.]

습관적으로 독부터 넣으려고 한 태현!

습관이란 건 참 무서운 것이었다.

태현은 독 넣는 건 취소하고 겉모습 위조 스킬만 사용했다.

그러자 <살라비안 교단 마수의 꼬리뼈>로 만들어진 가짜 고기가 생겨났다.

“…….”

태현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기회는 온다!

‘바로 지금!’

샤샤삭-

오송 백작이 고개를 돌린 사이 태현은 재빨리 오송 백작 앞에 놓인 접시에 고기를 집어넣었다.

겉으로 봐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감쪽같은 솜씨!

[<데브엘이 창안해 낸 다섯 가지 코스 요리>에 가짜 재료를 넣는 데 성공합니다!]

[악명이 오릅니다.]

[요리 스킬이 오릅니다.]

[은신 스킬이…]

독을 넣지 않은 것만으로도 태현은 자비를 베푼 것이었다.

정확히는 왕궁 공략하기 전에 판을 깰 수 없으니 넘어간 것이었지만!

“흠. 그러면 이번에는 고기를… 컥?!”

오송 백작은 고기를 입에 넣자마자 기겁해서 컥컥대기 시작했다.

태현은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아니, 무슨 일입니까 백작님! 요리에 무슨 문제라도?”

“커허헉… 커헉! 커허헉!”

옆에 쓰러져서 거품을 물고 바들바들 떠는 오송 백작!

태현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외쳤다.

“사제들을 불러와라! 백작님께서 쓰러지셨다!”

“네, 넷!”

오송 백작의 호위기사들이 당황해서 달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작을 모시고 다니는 사제들이 달려왔다.

-상급 치유의 축복!

파아앗!

“허억, 허어억….”

“무슨 일입니까 백작님! 요리에 문제라도?”

“이… 이 요리에 뭔가….”

바들바들 떠는 오송 백작. 백작은 사제들에게 요리를 확인해 보라고 명령했다.

“이 요리에서는 살라비안 교단의 힘이 느껴집니다!”

“뭐… 뭐라고?! 사악한 살라비안 교단 놈들. 감히 날 암살하려고! 내가 그렇게 두려웠단 말인가!”

‘음?’

태현은 당황했다.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나?

그냥 재수 없어서 입 좀 다물게 하려고 넣은 건데….

‘뭐 알아서 착각해 주면 나야 편하지.’

예전에는 모든 문제를 사디크 교단 탓으로 돌렸는데, 이제는 살라비안 교단 탓으로 돌릴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이야!

태현은 흐뭇한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일단 장단이나 맞춰줘야지.’

“맞습니다! 백작님! 비열한 살라비안 교단 놈들이 백작님을 두려워하고 암살하려고 한 겁니다!”

“데브엘! 이놈! 너는 수석요리사라는 놈이 독 하나 잡아내지 못하느냐!”

“?!”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튀었다. 데브엘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들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분명 확인했습니다만….”

“확인하면 다냐! 지금 내가 독을 먹은 게 보이지 않느냐. 김태현 백작 앞에서 이런 망신을 주고서 네가 무사할 것 같으냐! 썩 물러가라!”

“하하. 백작님. 살라비안 교단이 작정하고 독을 넣었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물론 전 안 먹었지만요. 살라비안 교단은 정말 위험한 놈들입니다. 물론 전 안 먹었지만요.”

“…….”

데브엘을 편들어주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놀리는 말투!

[최고급 화술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오송 백작이 완전히 화술에 넘어갑니다.]

“데브엘! 꼴 보기 싫다! 물러가라!”

“…알겠습니다.”

데브엘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

<비전 요리사 데브엘을 영입하라-영지 발전 퀘스트>

각 스킬들 중에서도 한층 뛰어난 비전 스킬을 익히고 있는 명인은 흔치 않다.

데브엘은 대륙의 요리사 중 아탈리 왕국의 귀족 요리에 능통하고 비전 요리 스킬을 아는 전설 요리사 중 한 명!

그런 요리사를 영지에 영입하는 건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다.

보상: ?, ???, ?????

‘응?’

갑작스러운 퀘스트창. 태현은 당황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태현은 데브엘을 급히 뒤쫓아 가서 말을 걸었다.

“데브엘 님.”

“아. 김태현 백작님. 죄송합니다. 제가 제대로 요리를 하지 못해서 자리를 망쳤습니다.”

책임감 있는 태도로 고개를 숙이는 데브엘!

변명하지 않고 절도 있게 사과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아키서스 영지에 있는 NPC라면 변명부터 하고 봤을 것이다.

-아니, 일부러 한 게 아니라요! 태현 님! 독이 어디서 들어간 건지 모르겠네, 하하!

“아닙니다. 살라비안 교단이 워낙 악독한 놈들이니 작정하고 독을 넣으면 알아차릴 수 없죠.”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제 잘못….”

“아닙니다!”

“?!”

“진짜 잘못은 오송 백작에게 있습니다. 데브엘 님처럼 뛰어난 요리사를 두고 이렇게 구박하다니. 저라면 절대 그러지 않을 겁니다.”

“그건 제가 잘못한 거니….”

“정말로 잘못했더라도 보는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조용히 훈계를 했어야지,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주는 게 말이 됩니까? 그리고 애초에 살라비안 교단이 적인 상황에서 요리를 확인도 안 하고 멋대로 먹은 건 오송 백작 아닙니까. 저를 보십시오. 저는 먹기 전에 확인을 하고 먹어서 같은 요리를 먹어도 무사했습니다. 이건 오송 백작이 안일해서 그런 겁니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태현!

데브엘은 그래도 자기가 잘못했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데브엘 님. 제 영지로 오시죠. 저는 데브엘 님 같은 요리사가 필요합니다.”

“!”

[데브엘에게 영입 제안을 시도합니다.]

[화술 스킬이 매우 높습니다. 추가 보너스를 받습니다.]

[명성이 매우 높습니다. 추가 보너스를 받습니다.]

[악명이 높습니다. 악명 페널티가 붙지만 최고급 화술 스킬로 인해 상쇄됩니다.]

[칭호 <아탈리 왕국…]

[……]

‘휴.’

악명 페널티 말고는 다 보너스만 있었다. 다 이제까지 했던 일들 덕분이었다.

아탈리 왕국에서만 따지면 가장 용감한 영웅이 바로 태현!

온갖 대륙의 사악한 적들을 해치운 명예로운 영웅 아닌가.

그 덕분에 높은 악명도 ‘김태현 백작을 음해하는 세력 때문이겠지!’라는 변명이 가능했다.

“하지만… 저는….”

“데브엘 님! 저희 영지의 요리사들이 데브엘 님의 요리를 배우고 싶어합니다. 데브엘 님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그리고 저희 영지에는… 종족 최고의 요리사로 불리는 요리사도 있습니다. 지금은 잠시 다른 곳에 갔지만 부르면 곧 돌아올 겁니다.”

“종, 종족 최고의 요리사…?!”

태현은 데브엘 같은 NPC가 뭘 좋아하는지 알았다.

순수한 기술 장인!

당연히 같은 기술 장인을 좋아하게 마련이었다.

“종족 최고의 요리사라면… 오, 오오….”

데브엘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엘프 종족 최고의 요리사? 드워프 종족 최고의 요리사? 그도 아니면 다크 엘프 종족 최고의 요리사?

설마 김태현 백작이 거짓말을 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지 않는 데브엘!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

[데브엘을 영지로 영입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사실이 오송 백작에게 알려질 경우 오송 백작이 매우 분노할 수 있습니다.]

[오송 백작이 아주 많은 양의 골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오송 백작이…]

‘…….’

태현은 이번 원정에서 도미닉과 같이 죽어야 할 사람을 결정했다.

바로 오송 백작!

‘살려뒀다가는 귀찮아지겠군!’

“이번 원정이 끝나기 전까지는 말하지 말아주십시오. 그 이후 제가 백작님께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백작님.”

데브엘은 태현과 악수를 한 다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모자란 저한테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하하. 무슨 말씀을.”

“그런데 그 종족 최고의 요리사는 어느 종족인가요? 혹시 오크는 아니겠지요? 하하하….”

“오크일 리가 있겠습니까. 데브엘 님도 농담을 잘하시는군요.”

“농담을 한번 해봤습니다. 하하하!”

“하하하하!”

태현은 빠르게 말을 끝내고 물러섰다. 데브엘이 오크를 먼저 물어봐서 다행이었다.

고블린을 먼저 물어봤다면 큰일 날 뻔했어!

* * *

“넌 뭘 그리고 있냐?”

“사디크를 때려잡는 김태현.”

“저번부터 김태현만 그리는데 안 질려?”

“질리긴 하는데… 김태현을 그리는 이유가 있지.”

“뭔데? 잘 팔려서?”

“아니, 그것도 그렇긴 한데… 근데 김태현 그림을 왜 그렇게 많이 사가는 거지? 중국 애들이 많이 사가던데.”

“몰라. 과녁으로 쓰나?”

화가 플레이어들의 농담 섞인 예측은 사실 정확했다.

길드 동맹 훈련장에 걸려서 과녁으로 쓰고 있었던 것!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했다.

“여기 골짜기에서 김태현 그림을 그리면 이상하게 완성도가 높아지는 거 같아.”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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