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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565화 (565/1,826)

§ 나는 될놈이다 565화

유 회장은 울컥해서 외쳤다.

“이놈이 기껏 생각해 줘서 말해줬더니!”

“아니, 어르신이 갑자기 친절하게 나오니 당황스러워서 그렇죠.”

“됐다, 됐어!”

오토바이 받은 것 때문에 기분 좋아져서 친절을 베풀려고 하다가 기분 상한 유 회장이었다.

“아뇨, 하하. 어르신께서 해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흥.”

“에이, 설마 삐지신 거 아니죠?”

“삐지기는 누가.”

“삐지신 거 같은데?”

“안 삐졌다니까!”

“그러면 해주시는 거죠?”

“…….”

‘그냥 받으면 되는 걸 굳이 저렇게 속을 긁어서 받을 필요가 있나?’

최상윤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기 일이 아니었으니까!

* * *

[골드를 건넸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신성이 오릅니다.]

[카다 해적단이 아키서스 교단에 가입합니다!]

[아키서스 교단의 세력이 한층 더 늘었습니다.]

[우르크 지역 내 해적들 사이에서 아키서스 신앙이 퍼져 나갑니다. 보상으로 스킬 <행운의 바람 소환>을 얻었습니다.]

“……!”

예상치 못한 스킬 보상. 게다가 바람 소환이라니. 이건 마법 계열 스킬이었다.

태현은 기쁜 마음으로 스킬창을 켰다.

<행운의 바람 소환>

지역에 무작위 속성을 가진 바람을 소환합니다. 행운 스탯에 따라 바람의 세기가 달라집니다. 소환된 바람은 통제할 수 없으며, 바람은 아군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좋다! 아니, 잠깐만…….’

해적 관련 퀘스트 보상이라 그런지 바다와 관련이 깊은 바람 스킬이 나왔다.

문제는 [소환된 바람은 통제할 수 없으며, 아군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 문구였다.

보통 스킬에 이런 경고가 붙는 건, 정말 적, 아군 구분 없이 무차별적으로 날뛰는 스킬이라는 뜻!

‘……이거 써도 되나?’

게다가 태현의 행운 스탯 정도면 어느 정도의 바람이 나올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나중에 좀 만만할 때 써야겠다.’

어차피 쓸 기회는 많을 것 같았다.

태현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깽판을 놓고 튀어야 할 상황이 앞으로도 많을 테니까!

“정말로 받아오다니! 아키서스는 대단하군.”

“…….”

정확히 말하자면 아키서스의 힘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일이었지만, 태현은 입을 다물었다.

“좋아. 아키서스를 믿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저기, 펠마스를…….”

“펠마스를 왜?”

대뜸 사나워지는 카다의 목소리!

‘대체 펠마스를 얼마나 싫어하는 거야?’

“펠마스 저놈이 선장님께 빚을 졌다는 걸 알고 잡아서 데리고 오긴 했는데, 그 이전까지는 나름 유능한 놈이어서 말입니다.”

“저놈이?! 어디서?! 말도 안 돼!”

“…….”

반박하기 힘든 카다의 반응!

그러나 태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키서스 교단을 위해 펠마스를 빌리고 싶은데…… 정 용서 못 하겠으면 죽이셔도 좋고…….”

은근슬쩍 빠져나갈 길을 만드는 태현! 물론 펠마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읍읍읍! 읍읍읍읍!”

“끄응…… 좋다!”

“……!”

[카다가 펠마스에 대한 원한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현재 카다 해적단에 쌓여 있는 공적치 포인트 5,000이 필요합니다.]

‘뭔 놈의 원한이 이렇게 깊냐…….’

태현이 얻은 공적치 포인트를 전부 사용해야 갚을 수 있는 원한!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벌린 일이니.

[공적치 포인트 5,000을 사용합니다.]

[남은 공적치 포인트는 13입니다.]

“솔직히 저놈은 정말로 찢어 죽이고 싶었지만…… 자네 얼굴을 봐서 풀어주도록 하지. 만약 자네가 저놈과 사이가 틀어지면 말해주게. 그때는 바로 죽여 버릴 테니까.”

“읍!”

펠마스는 기겁했다. 뭐 저렇게 살벌한 말을!

[카다가 가진 원한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칭호:원한 해결사를 얻었습니다.]

칭호:원한 해결사

돈으로 생긴 원한은 가장 깊은 원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원한을 해결한 당신! 어지간한 원한 정도는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다른 NPC 사이의 원한을 단 한 번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좋은 칭호긴 한데, 어디다 써야 할지 애매한 칭호!

‘나한테 맺힌 원한을 해결해 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거라면 쓸 곳이 너무 많았다. 그렇지만 다른 NPC들 사이의 원한이라니.

태현이 왜 남 좋은 일을 해야 한단 말인가.

“흑흑……! 태현 님!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믿고 있었습니다! 으헝헝!”

그새 풀려난 펠마스는 태현에게 다가와 눈물 콧물을 흘리며 감사의 말을 올렸다.

태현은 펠마스를 쳐다보며 물었다.

“너 설마 다른 원수는 없겠지?”

“없, 없을 겁니다. 아마도…….”

“…….”

“기, 기억 안 나는 건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설마 이 칭호를 이 자식한테 써야 하는 건…….’

벌써부터 불안해지는 태현이었다.

그 순간, 멀리서 거대한 나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부우우우웅-

“뭐냐?”

-갈르두다! 수평선에서 갈르두의 함대가 나타났다!

-모든 해적들은 모여라! 갈르두에게 있었던 일을 따져야겠다!

“……!”

해골 섬에 있던 우르크 지역 해적단의 해적들은 모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갈르두의 함대가 나타난 것이다.

* * *

“그냥 먼저 공격하죠? 놈이 방심하고 있을 때?”

아직 상황을 모르고 다가오는 갈르두의 함대.

태현에게는 좋은 먹잇감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아니!”

“어떻게!”

“그런 비겁한 소리를!”

[붉은 바다의 무법자, 우르크 해적들이 당신의 비겁함에 분노합니다!]

[우르크 해적들 내 당신의 평판이 하락합니다.]

‘너희 해적이잖아…….’

태현은 어이가 없었다. 해적 주제에 뭔 비겁이고 말고를 따진단 말인가.

그러나 다른 해적단의 해적들은 진심으로 태현에게 화를 냈다.

“아무리 갈르두가 카다 해적단을 공격했다고 하지만 우리가 말도 없이 공격한다면 우리도 갈르두와 똑같은 놈일 뿐이야!”

“아니, 얄미운 놈 먼저 공격하는 게 뭐가 어때서…….”

“무슨 소리! 해적들에게는 해적들만의 법이 있다고. 그걸 어길 수는 없어!”

“우리가 골드가 없지, 가오가 없냐!”

‘이런 한심한 놈들…….’

태현은 욕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갈르두가 만만한 상대도 아니고, 따진다고 물러날 착한 상대도 아닌데 먼저 무조건적으로 선공을 갈겨야 하지 않나?

어차피 싸우게 될 텐데!

“갈르두와 싸우게 되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흥. 아무리 갈르두가 대해적이라고 해봤자 여기는 해골 섬. 우리 붉은 바다 무법자들의 앞마당이다. 아무리 갈르두라고 해도 힘을 쓸 수는 없어!”

“불안한데…….”

불안해하는 태현에게 카다가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 해골 섬 앞바다는 마법의 안개가 낀다고. 마법의 안개가 끼면 이 안은 앞을 볼 수 없는 미로가 되고. 허락받지 않은 해적들이 아니라면 이 앞을 통과해서 올 수는 없어!”

“대단하긴 한데…… 그거 말고는 없습니까?”

확실히 대단해 보이긴 한데 역시 방어책 하나만으로는 좀 불안했다.

언제나 대비책 몇 가지는 갖고 있지 않으면 성이 차지 않는 게 태현!

“그거 말고? 아아. 그렇군.”

“역시 있었군요! 혹시 마법 대포나 폭탄 함정이라도?”

“응? 그게 무슨 소리지? 내가 말한 건 우리 해적들의 이 뜨거운 심장이었는데.”

“…….”

“이 뜨거운 심장! 그리고 이 뜨거운 피만 있으면 감히 갈르두 같이 냉혈한 해적은…….”

“아, 네.”

태현은 제발 잘 끝나기를 빌었다.

* * *

-내가 왔다, 붉은 바다의 무법자들이여. 문을 열어라!

마법의 안개 앞에서 멈춰 선 갈르두는 거대한 목소리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게 외쳤다.

수십 척의 대함대를 이끌고 온 갈르두답게, 그 목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와, 저게 갈르두인가? 저거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 설마 <영원한 불사의 목걸이> 맞아? 내가 제대로 본 건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건 <잔혹한 영웅의 커틀라스> 같습니다만…….”

랭커들은 각자 알고 있는 정보로 빠르게 갈르두의 견적을 내고 전율했다.

아이템 하나만 얻어도 최상위권 랭커인 그들이 한 레벨 50~100은 더 오를 때까지 쓸 수 있지 않나 싶은 수준!

촤아아악-

안개를 헤치고, 카다 해적단의 배와 다른 해적단의 배 몇 척이 앞으로 나섰다.

“실망입니다, 갈르두 님!”

-뭐라? 나한테 실망했다고? 어디서 감히! 붉은 바다의 무법자들이라고 내가 넘어갈 것 같으냐?

예상치 못한 해적들의 반응에 갈르두는 매섭게 반응했다.

“흥! 아무리 대단한 갈르두 님이어도 이 붉은 바다에서 우리들의 법칙을 어기고서 넘어갈 수는 없는 법!”

-내가 무슨 법칙을 어겼다는 거냐, 이 발칙한 놈들!

“시치미를 떼실 생각이십니까! 저희들의 동료를 공격하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헛소리냐! 내가 너희들의 동료를 언제…….

그 순간 갈르두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태현이었다.

-네…… 이놈……?

“저놈이 절 공격했습니다! 흑흑!”

-……?!

그 대단한 갈르두도 순간 할 말을 잃게 만드는 태현!

[갈르두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었습니다. 화술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라! 아탈리 왕국의 백작이 왜 너희 해적이라는 거냐!

당연한 지적이었지만 태현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귀족이어도 해적 할 수 있지! 카다님, 말씀해 보십시오. 붉은 바다의 무법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무엇입니까! 이 뜨거운 심장! 뜨거운 피 아니겠습니까!”

“맞다! 맞아!”

“카다 해적단의 부선장이 뭘 좀 아는군!”

태현의 말에 해적들 사이에서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르크 해적들 내 당신의 평판이 상승합니다.]

-이런 개 같은 것들! 개소리하지 말고 당장 안개를 열고 날 맞이해라! 저 김태현 백작을 붙잡아서 내게 바치지 않는다면 너희들을 섬 통째로 수장시켜 버리겠다!

“헛소리하지 마시오. 갈르두! 우리가 다 같이 가라앉을지언정 협박에 굴할 거 같소?!”

“맞아! 맞아! 어디 한번 해봐라! 이 안개를 뚫고 올 수 있으면!”

-오냐…… 어디 한번 해주마!

꾸드득! 꾸득!

순간 갈르두의 몸 형태가 일그러지더니, 점점 부풀기 시작했다. 마치 터져 나가려는 것처럼!

“헉, 저거 뭐냐?”

“저주받은 케인 씨처럼 생겼…….”

콰드드득!

-크아아아! 모두 다 바닷속으로 묻어버리겠다. 이 개 같은 놈들!

[대해적 갈르두가 저주받은 원래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다의 신에게 저주받은 끔찍한 모습에 모두가 경악합니다!]

[해적들이 공포 상태에 빠집니다!]

온몸에서 촉수를 치렁치렁 드리운 채로 나타난 갈르두! 저주받았다는 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아, 안 돼! 으아아! 저주받을 거야!”

“모두 도망쳐!”

아직 거리가 있는데도 해적들은 벌써 공포 상태에 빠져 허둥거리고 있었다.

<저주받은 해적에게 안식을-대해적 갈르두 퀘스트>

오만한 대해적, 갈르두는 바다의 신에게 저주받은 탓에 끔찍한 모습으로 영원히 바다를 떠돌아다니고 있다.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지만 끔찍한 저주에 괴로워하는 갈르두! 그는 저주를 풀기 위해 <해적왕의 저주받은 보물 지도>를 찾아 헤맸다.

그러나 웬 불한당에게 <해적왕의 저주받은 보물 지도>가 넘어가 버렸고, 갈르두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

폭주하는 갈르두를 제거하거나 저주를 풀어라!

보상:?, ????, ??????

‘이 아이템이 그런 아이템이었어?’

카테란드 해적단을 털고 나서 얻은 지도 아이템.

뭔지는 몰랐지만 갈르두가 뺏으려고 하니 일단 안 주고 버틴 태현이었다.

뭐 대단한 보물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저주 해제용 아이템이었다니.

“웬 불한당이 누구야?”

“글쎄?”

“…….”

같은 퀘스트를 받은 랭커들은 뒤에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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