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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442화 (442/1,826)

§ 나는 될놈이다 442화

판온에서는 다양한 추적 스킬들이 있었다.

방금 궁수 랭커가 사용했던 것처럼 권능 스킬에 들어가는 추적 스킬들은 얻기 힘들었지만 효과가 강력했다.

태현의 이름만 가지고서 일정 범위 내에 있는 걸 그대로 찾아내지 않았는가.

더 신기한 건 이 <토끼 변신> 스킬이 그걸 속였다는 것이었다.

태현이 <토끼 변신> 스킬에 대해 고민하기도 전에, 장쓰안이 입을 열었다.

“이제는 아까처럼 못 도망칠 거다. 네가 탈 것을 꺼내는 순간 부숴 버릴 테니까.”

인원은 줄었지만 소수 정예화되어서 그런지 살기가 엄청났다.

게다가 프리카 투기장에서만큼 거리가 멀지도 않았다.

무기를 휘두르면 닿을 정도의 거리!

‘뭐, 이 정도면 됐나.’

태현은 싸울 각오를 했다.

이 정도면 엄청나게 많이 줄인 셈이었다.

여기서 더 바라면 도둑놈이나 마찬가지!

“!”

태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쪽으로는 사디크의 화염을 사용해 화염 화살을 퍼붓고, 다른 쪽으로는 머스킷을 꺼내 한 방 쏜 다음, 마지막으로 다른 방향으로 무기를 들고 덤벼들었다.

“온다!”

태현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랭커들도 긴장했다.

온갖 특이한 스킬들로 상황을 만들어 폭딜을 넣는 게 태현이었다.

정신 놓고 있으면 그들도 당한다!

“으랴앗!”

-고대로부터의 일격!

랭커 한 명이 대검을 들고 태현의 뒤로 달려들었다. 태현은 힐끗 확인한 다음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들떠보지도 않는 모습!

그 모습에 랭커는 욱했다.

콰콰콰콰콰쾅!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스킬이 터짐과 동시에 대검이 작렬, 주변 바닥이 박살이 났는데도 태현에게 데미지는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놈한테 어중간한 건 통하지 않아! 조심해!”

“알고 있어!”

그사이 태현은 한 명에게 가까이 붙었다. 상대 플레이어는 기겁하며 공격을 퍼부었지만 태현은 흘려보내고, 피하고, 마지막은 <반격의 원>으로 상대방에게 돌려보냈다.

“큭!”

‘일단 한 명.’

-절대적인 믿음의 장벽!

캉!

“!”

태현의 공격이 막히고, 그사이 플레이어가 거리를 벌렸다.

뒤에 있던 사제가 쓴 스킬이었다.

‘성가시게…….’

적들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태현한테 하나씩 하나씩 로그아웃 당하면, 점점 그들이 더 불리해진다는 것을.

그래서 이렇게 챙겨주는 것이었다.

화아악!

랭커들 중 몇 명이 스크롤을 꺼내 찢었다. 스크롤이 빛나더니 랭커들의 몸을 감쌌다.

그걸 본 태현은 혀를 찼다.

태현에게 공격하는 용도의 스크롤이 아니라, 버프의 스크롤이라면…….

‘설마 명중 관련 버프 마법?’

태현의 강점은 이미 알려져 있었으니 당연히 상대할 방법 정도는 준비했을 것이다.

저주 관련이라면 튕겨냈을 테지만, 저렇게 자기한테 거는 버프라면…….

‘눈치채고 저런 거 같지는 않고, 재수가 없네.’

“둘러싸서 동시에 공격한다. 저 자식 카운터 넣는 거 능숙하니까 조심해야 해. 폭탄 주의하고.”

“스크롤 다시 구하기도 힘드니까 빨리 들어가자!”

“간다!”

시간 차를 두고 덤비면 태현에게 각개격파를 당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랭커들은 동시에 움직였다.

태현을 상대하는 걸 수십 번 넘게 머릿속에서 그려본 그들이었다.

[맹독의 칼날에 스쳤습니다. 중독 상태에 빠집니다.]

[흔들리는 혼의 속삭임에 당했습니다. 명중률이 내려갑니다.]

[미로의 지옥에 빠집니다. 이동할 때 혼란 페널티가 붙습니다.]

콰콰콰쾅!

태현에게 반격을 당해 한 명 죽더라도 무조건 태현을 잡고 가겠다는 공격.

덕분에 태현도 반격을 넣을 수 없었다.

-왕가의 가호!

태현은 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몇 대 맞지도 않았는데 HP가 쭉쭉 깎이고 있었다.

-저주 반사.

“이 자식이 저주를……!”

-그림자 잠수!

스킬과 함께 태현은 방향을 틀어서 뒤에 있던 궁수 랭커를 노렸다.

-치명타 폭발!

이미 각종 스킬들은 사용한 상태.

싸우면서 올린 치명타 스택들을 폭발시킨다!

퍼퍼퍼퍼퍽-

“컥!”

뒤에 있던 사제가 스킬을 쓸 틈도 주지 않을 공격!

‘이 상황에서 한 명을 잘라내다니!’

‘진짜 기가 막힌 놈이다.’

랭커들은 혀를 내둘렀다.

지금 이 상황은 그들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아까 100명일 때만큼 숫자적인 압도는 없었지만, 오히려 지금 포위가 더 탄탄하고 강력했다.

어중이떠중이들은 정리되고 실력자들만 모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포위망의 공격을 버티면서 태현은 반격을 넣고 있었다.

“초조해하지 말자. 어차피 불리한 건 놈이야.”

“시간 끌면서 저주만 계속 써. 우리가 버틸 테니까.”

탱커 계열의 랭커들이 태현의 발목을 묶고, 태현의 폭딜로 죽을 것 같으면 사제가 나서서 막는다.

그사이 마법사들이 태현에게 꾸준히 저주를 건다. 또 스크롤을 쓴 랭커들이 태현에게 틈틈이 데미지를 넣는다.

정석이지만 랭커들이 섞여서 하니

태현도 쉽게 뚫기 힘들었다.

거기에 이 근처에는 아직 플레이어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몰려들 것이다.

‘승부를 볼 거면 지금 봐야겠군.’

부활이나 시간 되돌리기 스킬들은 아직 안 썼지만 그렇기에 지금 승부를 봐야 했다.

거기까지 가게 되면 정말 위험하다!

태현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갖고 있는 것 중 지금 승부를 볼 수 있는 거라면…….

<마수 소환>!

사디크의 권능 스킬 중 하나.

명성 스탯을 이용해 마수를 소환하는 스킬이었다.

‘지금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마수 소환!

[명성 스탯이 내려갑니다.]

[악명 스탯이 올라갑니다.]

악명 스탯과 명성 스탯의 차이만큼을 써서 마수를 소환한다.

즉…….

[악명 스탯이 명성 스탯을 압도적으로 넘었습니다. 몇몇 도시는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도시 내 NPC가 당신을 불쾌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경비병이나 병사들이 당신을 붙잡으러 들 수 있습니다.]

태현은 높은 악명 스탯을 그것보다 더 높은 명성 스탯으로 짓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뒤집히면서 반대가 된 것이다.

이제 여러모로 귀찮아지겠지만, 태현은 일단 눈앞의 적을 상대하기로 했다.

“뭐야?!?!?!”

“김태현이 스킬 쓰고 있다! 막아!”

“안 막아져! 스킬 방해가 안 돼!”

쿠르르르릉!

하늘이 순식간에 어둡게 변하더니 꿈틀거렸다.

상황을 알아차린 플레이어들이 방해하기 위해 각종 저주를 퍼부었지만 태현의 스킬은 멈추지 않았다.

-크하하. 주인, 명령을 내려라!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들리는 목소리.

태현은 바로 명령했다.

-이 주변에 있는 놈들을 모두 쓸어버려!

-알겠다!

그리고 마수가 하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

“저건……!”

“드래곤이잖아?!”

새카만 몸집을 가진 거대한 블랙 드래곤!

쿠오오오오-

“드래곤 브레스다!”

“드래곤이 왜 나와?!”

생각지도 못한 보스 몬스터가 나타난 것에, 랭커들도 패닉에 빠졌다.

몇몇은 방어 준비, 몇몇은 도주 준비, 몇몇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태현에게 덤벼들었다.

물론 그런 얄팍한 공격이 태현에게 먹힐 리 없었다.

전원이 힘을 합쳐도 버티던 태현이었는데 이렇게 나뉘면 상대하기 쉬웠다.

“큭! 크윽!”

“잘 가라.”

태현은 공격하지도 않고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짐작한 것이다.

‘그보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아키서스의 신수를 소환할 때도 비슷했다.

사실, 마수 소환이 신수를 소환하는 스킬과 거의 비슷했다.

한 번 소환하면 페널티를 입고, 소환하면 되돌려 보내기 전에는 다시 소환할 수 없는 것까지.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블랙 드래곤의 브레스가 작렬했다.

“앗.”

근처의 도시 건물까지 날아가는 걸 보고 태현은 아차 싶었다.

[악명이 오릅니다.]

[도시 주민들이 당신을 두려워합니다.]

“…….”

안 그래도 악명이 확 높아져서 위험한데, 더 악명이 높아지고 있었다.

* * *

-김태현이 또 드래곤 불러냈다!

-김태현 직업 용기사냐?!

-절대 용기사는 아닌데. 용기사면 용이랑 좀 같이 싸워야지. 김태현 하는 거 보면 일부러 안 싸우게 하려는 거 같은데.

태현을 잡으려던 랭커들은 당연히 그 모습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태현이 망신을 당하는 꼴을 전 세계로 내보내기 위해서!

방송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일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랭커들의 합공에도 버티면서 역공을 가하는 태현. 그리고 버티다가 소환된 블랙 드래곤까지!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벌써 드래곤 관련해서 태현의 스킬에 대한 추측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김태현의 드래곤 소환 스킬?! 과연 어떤 스킬일까?

-김태현이 불러낸 드래곤 분석.

방송 채팅창에서는 빠르게 리플들이 달렸다.

-와! 장쓰안 님! 저 드래곤한테 가서 칼 좀 휘둘러보세요! 데미지 얼마나 박히는지 궁금해요!

사람들은 신나서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지만, 상대하고 있는 랭커들은 죽을 맛이었다.

“크윽……!”

“버텨! 저건 진짜 드래곤보다는 약하다!”

판온의 드래곤은 레벨이 500은 가볍게 넘는 괴물.

아직 잡는 데 성공한 플레이어가 아무도 없을 정도였다.

지금 나타난 드래곤이 그 정도라면 그들도 분명 바로 쓰러졌을 것!

‘김태현이 불러낸 놈이라면 진짜보다는 약할 게 분명해!’

-이 버러지들이 어디서! 짓밟아주마!

-야, 잠깐…….

-크하하! 벌레들! 밟아주마!

-너 그렇게 힘 쓰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익숙함을 느낀 태현은 드래곤을 말리려고 들었다.

그러나 드래곤은 숨을 한 번 더 들이쉬더니 더욱더 브레스의 힘을 늘렸다.

쩌적, 쩌저저적-

실드가 깨져나가고 방어 스킬들이 부서져 나갔다.

-크하하하하! 아직 안 끝났다!

-위대한 마수의 혈액 독!

블랙 드래곤의 저주 스킬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작렬했다.

‘스킬 방해 저주!’

랭커들은 상태를 파악하고 경악했다. 도망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는 스킬!

그걸 본 태현은 다급하게 말했다.

-야! 나머지는 내가 할 테니까 힘 아껴! 힘 아끼라고!

-크핫핫핫핫핫! 혼돈! 파괴! 망각! 내가 바로 신이다! 내가 바로 사디크다! 컥! 커헉! 쿨럭! 크허헉!

-……그래. 너 사디크답다.

누가 사디크 권능 스킬 아니랄까봐 혼자 폭주하다가 자멸하는 게 딱 사디크였다.

-쿨럭! 쿨럭! 쿨럭!

요동치는 브레스.

블랙 드래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결국 자리에 모인 랭커들은 한 명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HP가 0으로 내려가 사망합니다.]

[HP가 0으로 내려가 사망합니다.]

-이래도 버티다니! 벌레들이! 어디 이것도 버텨봐라!

-야! 그만하라니까!

몇몇 랭커가 끝까지 버티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블랙 드래곤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콰지직! 콰직!

“…….”

근처 도시 건물들까지 공격에 휘말려서 박살 나기 시작했다.

[시장 건물을 박살 냈습니다.]

[악명이 오릅니다!]

[NPC들이 공격에 휘말려 쓰러집니다.]

[악명이 크게 오릅니다!]

[도시가 불에 휩싸입니다.]

[악명이 정말 크게 오릅니다!!]

태현은 그걸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반성했다.

아, 내가 용용이한테 너무 심하게 대했구나!

태현을 반성하게 만드는 깽판!

용용이에게 토끼나 잡으라고 보낸 대가를 치르는 기분이었다.

부우우웅- 쿵!

랭커들을 다 쓸어버리고, 박살 낼 필요 없었던 도시까지 박살 낸 다음, 블랙 드래곤은 땅으로 추락했다.

굉음과 함께 쓰러지는 블랙 드래곤!

태현은 그 모습에 다시 한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주, 주인. 내 힘이 빠졌다. 내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많이 모아서 사디크의 화염으로 태워야 한다. 빨리 모아서 태워라.

“…….”

-뭐하나. 빨리 모아서 태우라니까. 그렇게 굼떠서는 사디크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하하.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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