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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251화 (251/1,826)

§ 나는 될놈이다 251화

‘성수 관련 요리! 성수 관련 요리를 하는 거야!’

교단 관련 퀘스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한 그릇의 요리를 하는 태현이었다.

아키서스의 성수를 사용한 밍밍한 스프:

거의 양념이 들어가 있지 않은 스프다. 그렇지만 먹으면 왠지 모르게 행운이 좋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복용 시 50% 확률로 일시적으로 행운 상승.

성수를 스프에 섞어서 양 늘리기!

그렇게 태현은 요리 스킬과 신성 스탯을 올리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

* * *

“태현 님, 태현 님.”

“지금 바쁜 거 안 보이냐?”

“…….”

펠마스와 루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태현을 쳐다보았다. 요리사 모자와 옷을 입고 솥 앞에 서 있는 모습!

아무리 봐도 아키서스 교단의 교황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 게 바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왔습니다.”

“누가 왔는데?”

“데메르 교단의 사신이라는 데요.”

“풉!”

태현은 맛을 보고 있던 성수를 뿜었다. 그 덕분에 옆에서 보조를 하고 있던 케인은 성수를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야!”

“그거 행운에 좋은 거야. 인마.”

“더럽잖아, 이 자식아!”

케인의 항의는 무시하고, 태현은 펠마스를 쳐다보았다.

“데메르 교단에서 사람이 왔다고?”

“예.”

“정말로 데메르 교단?”

“그렇습니다만……?”

펠마스는 태현이 왜 이러나 싶었다. 데메르 교단에서 온 사신은 별로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찔리는 게 있는 태현에게는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상대!

“어디 있냐?”

데메르 교단에서 온 사신은 아키서스 신전 앞 의자에 평화롭게 앉아 있었다.

성기사 두 명과 함께 와서 앉아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평화로움 그 자체!

그러나 태현은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이 자식 뭐 잘못 먹었나?’

태현의 뒤를 따라가던 케인은 태현의 태도를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헉, 이 자식 설마 데메르 교단 상대로 무슨 짓 한 거 아냐?!’

태현이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사디크 교단 상대로 무슨 성물 반지를 먹튀 했으니, 데메르 교단이라고 못 할 게 있겠는가.

“아, 김태현 백작님!”

데메르 사제는 반가운 목소리로 태현에게 인사했다. 따뜻하고 공손한 태도!

그러나 태현은 경계심 가득한 태도로 그들을 대했다.

“소문은 들었습니다. 요즘 대단한 활약을 하셨다고요.”

데메르 사제는 오스턴 왕국에서 벌어진 사디크의 화염과, 태현이 그걸 끈 일을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태현의 귀에는 ‘오스턴 왕국에서 우리 교단을 쫓아내다니 감히!’로 들렸다.

“내가 하려고 한 게 아니라 거기 왕자가 시켜서…….”

“하하, 겸손하시기도 하셔라! 역시 김태현 백작님은 대단하십니다.”

데메르 사제는 연신 손뼉을 치며 태현을 칭찬했다. 그러나 태현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한번 오해를 하니 무슨 소리를 들어도 비꼬는 거로밖에 들리지 않는 상황!

펠마스와 케인, 다른 사람들은 태현이 왜 저러나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화기애애한 대화였던 것이다.

“김태현 백작님. 저희가 여기 온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짐작은 하고 있지.”

“헉! 과연 김태현 백작님이십니다! 다른 평범한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통찰력을 가졌다고 들었는데, 역시 그 말이 사실이었나 봅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데메르 사제의 말에 태현은 냉정하게 대답했다.

오스턴 왕국에서 그 고생을 했는데, 물러설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오스턴 왕국의 교단은 오직 아키서스 교단 하나!

“미안하지만 난 언제나 각오하고 있지. 물러설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김, 김태현 백작님……! 과연 백작님은 영웅이십니다!”

데메르 사제는 태현의 손을 잡고 감격했다. 이쯤 되자 태현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적으로 온 반응이 아닌데?’

“저희가 보상을 말하기도 전에 참가하시겠다고 말하니…… 이 하론, 감격입니다! 김태현 백작님에 관한 이야기가 틀림이 없었군요!”

[데메르 교단의 하론이 당신의 영웅심에 감동합니다.]

[하론의 친밀도가 오릅니다. 데메르 교단 내 당신의 평가가 오릅니다.]

[데메르 교단과 아키서스 교단의 관계가 좋아집니다.]

‘……젠장. 최상윤 이 자식!’

최상윤이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태현까지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김칫국까지 원샷!

태현은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좀 자세히 말해봐.”

“예? 이미 알고 계신다고…….”

“아, 좀 다시 듣자고!”

“아, 알겠습니다.”

<대륙의 괴물을 잠재워라–중앙 대륙 교단 전체 퀘스트>

대륙에는 신을 잡아먹는 괴물에 대한 전설이 있다. 과거에 그 괴물에게 큰 피해를 입은 데메르 교단은 언제나 그 괴물의 움직임에 대해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괴물이 깨어난다는 징조를 얻은 데메르 교단은 토벌대를 모아 괴물을 다시 봉인하려고 한다.

벌써 수많은 대륙의 위험을 막아온 당신이라면 토벌대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하다.

물론 들어가기 싫어도 다른 교단이 당신 같은 영웅을 내버려 둘 리는 없을 것이다.

보상: ?, ??, ???, 데메르 교단이 준비한 아키서스의 귀걸이.

‘…….’

퀘스트 설명이 뭔가 기분이 더러운 건 둘째치고, 태현은 보상부터 확인하려고 했다.

“아키서스의 귀걸이가 뭐지?”

“저희 교단에서 보관하고 있는, 옛 아키서스의 화신이 썼다는 귀걸이입니다. 백작님께는 의미가 있는 아이템 아닙니까?”

태현은 펠마스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펠마스가 급히 달려왔다. 태현은 펠마스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권능이지?”

“권능이군요. 데메르 교단이 갖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이놈의 신은 대체 왜 사방팔방에 권능을 뿌려놓은 거지? 한 곳에 좀 갖기 쉽게 묻어놓으면 어디가 덧나나?”

태현은 투덜거리며 퀘스트를 확인했다. 대륙에 있는 교단들이 다 참가할 수 있는 퀘스트. 딱 봐도 난이도가 높아 보였다.

‘퀘스트 등급은 어느 정도지?’

퀘스트 등급: 전설

“…….”

갑자기 싸늘해지는 분위기! 따뜻하게 웃고 있는 데메르 사제가 죽음의 신처럼 보였다.

‘신 잡아먹는 괴물…… 아, 느낌이 별로인데.’

몬스터도 각각 특색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몬스터 중에서는 차라리 먼저 죽는 게 나을 스킬을 갖고 있는 몬스터도 있었다.

경험치나 레벨을 흡수하는 레벨 드레인 스킬이나, 직업 스킬 중 특정 스킬을 묶어버리는 봉인 스킬이나, 갖고 있는 아이템을 파괴하거나 사용 불가로 만들어버리는 저주 스킬.

이런 몬스터들은 싸워서 이겨도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었다.

어지간하면 피하는 게 답!

당연히 이런 몬스터들은 위험한 만큼 사전에 경고가 붙었다. 몬스터를 잡으러 가는 퀘스트에 소문이 돌거나, 관련 책이 있거나…….

그리고 지금 잡으러 가는 괴물의 별명은 ‘신 잡아먹는 괴물’.

아무리 봐도 신성 스탯에 관련된 페널티 스킬을 갖고 있을 것 같은 보스 몬스터!

‘에이, 진짜. 하필 권능이 거기에 있어서…….’

마음 같아서는 에드안을 보내서 훔쳐오게 하고 싶었지만, 에드안은 만능이 아니었다. 데메르 교단이 만만한 곳도 아니었고.

게다가 데메르 교단은 의외로 태현한테 악감정을 가지지 않은 것 같았다.

오스턴 왕국에서 쫓겨났을 텐데도!

‘데메르 교단이 좀 온건파 교단이긴 한데. 다른 교단도 의외로 원한 안 가지고 있는 거 아니야?’

갑자기 희망이 생기는 태현이었다.

* * *

“정말이냐, 수혁아?”

“그래. 허락도 받았으니까.”

반짝이는 눈동자로 정수혁을 쳐다보는 친구들!

“언제 어디서 만나는 건데?”

“게임 내에서 만나는 건가?”

“아, 아니. 지금 당장 만날 수 있는 건 아니고…….”

이들이 신이 난 이유는 하나였다.

김태현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때문!

그들도 나름 판온에 인생을 건 플레이어들이었다.

그 이전까지 존재하던 프로게이머 업계의 시장을 대폭 키운 것이 바로 판타지 온라인!

기존의 게임보다 압도적인 인원 규모, 다양한 콘텐츠와 플레이어. 판온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느껴졌다.

프로게이머의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판온은 이상향이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게임이었다.

실제로 다른 게임에서 활동하던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판온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문제는 그런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

당장 한국에서도 유명 플레이어들이 많았고, 전 세계로 놓고 보면 훨씬 더 많아졌다.

지망생인 그들에게 유명 플레이어가 되는 건 꿈의 영역이었다.

굳이 태현까지 가지 않더라도, 태현과 같이 다니는 정수혁이 선망의 대상일 정도로!

“지금 내가 우르크에 있어서 게임 내에서는 못 만나.”

“뭐? 우르크 지역?!”

“너 거기서 움직이고 있냐?”

“어, 그런데. 왜?”

“거기 위험하잖아!”

“맞아. 지나가면 오크들이 바로 덤빈다던데.”

“마을도 없어서 조금만 잘못 몰리면 바로 죽는 곳.”

우르크 지역 같은 곳도 판온 사이트에는 정보글이 있었다. 물론 자세하고 유익한 정보들은 숨겨져 있지만, 일반적인 정보만으로도 사람들은 그 지역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우크르 지역을 탐험해 보자!>

<우르크 지역에서 피해야 할 곳들!>

정수혁은 몰랐지만, 우르크 지역 원시 인간 부족은 다른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피해야 할 부족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인간 NPC라고 절대 믿지 마라! 오크들보다 더 이상한 놈들이다!

-마법사 직업은 특히 주의! 데리고 가서 이상한 시험 보게 한 다음에 통과 못 하면 엄청나게 괴롭힘!

“그, 그런가? 나는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았는데…….”

“뭐? 정말로?”

“역시 수혁이야!”

친구들은 정수혁을 더욱더 선망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대체 얼마나 실력이 좋으면 그 우르크 지역에서 저렇게 버틸 수 있단 말인가!

사실은 우르크 지역 원시 인간 부족과 친밀도를 만렙으로 찍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아이템을 구입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을은 정말 귀했다. 게다가 거기에 정수혁을 도와줄 수 있는 고렙 마법사 NPC들이 우글거린다면 더더욱!

“나도 좀 알려줘. 어떻게 하면 우르크 지역에서 돌아다닐 수 있어?”

“맞아. 나 재료 퀘스트 중에 우르크 지역에서 갖고 와야 하는 퀘스트 있는데.”

“음…… 일단…….”

다른 교단을 속여서 우르크 지역으로 간 다음 몰래 빠져나오고, 그다음에 우르크 지역 원시 부족의 부족장에게 찾아가서 독특한 마법으로 환심을 사. 그다음에는 그들의 대타로 오크 군세에 참가해서 오크 대족장을 크게 다치게 만들어. 그러면 거기 부족이 너희들을 매우 좋아해 줄 거야.

‘……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

정수혁은 이성을 되찾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방법!

“그…… 그냥 레벨을 올리는 게…….”

하나 마나 한 소리였지만 의외로 친구들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만큼 정수혁의 위상이 높았던 것이다.

“하긴, 우리가 아직 거기 들어갈 정도는 아니긴 하지.”

“빨리 100은 찍어야 할 텐데 말이야. 랭커들은 다 100 넘기고 있다며?”

“최상위 랭커들은 200 바라보고 있는 랭커들도 있대.”

“정말? 그건 헛소문 아니냐? 어떻게 벌써 200을 찍지?”

“랭커가 괜히 랭커냐. 거기 최상위권은 인간이 아냐. 내 생각에 김태현도 아마 200 바라보고 있을 것 같아.”

태현이 들었다면 뒤통수를 때렸을 소리였다.

최상위권 랭커들은 필요할 때가 아니면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았다. 덕분에 사람들은 알아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근데 김태현 플레이어는 어떻게 만나게 된 거야? 역시 게임 내에서?”

“아니, 대학 선배신데.”

“응?”

“그런 사람이 있나?”

“…….”

역시 태현은 아싸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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