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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244화 (244/1,826)

§ 나는 될놈이다 244화

이다비가 준비하는 동안, 파워 워리어 길드원 중 한 명이 말했다.

“태현님도 개인 방송을 하나 파시는 게 어떻습니까?”

“귀찮아.”

“…….”

생각지도 못한 이유!

남들은 하지 못해서 안달인 걸 저렇게 쉽게 넘겨 버리다니.

“별, 별로 안 귀찮습니다. 저도 개인 방송을 하는데…….”

“그래? 뭔 방송을 하는데?”

“<파워 워리어 길드원 최민수가 진행하는 판타지 온라인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그래. 인기 없을 것 같다.”

“크윽!”

태현한테 말로 얻어맞은 길드원은 비틀거렸다.

“그, 그렇지만 다른 랭커분들도 개인 방송은 많이들 하십니다. 방송국과 전속 계약을 한 사람은 아니지만, 개인 방송은 관리가 의외로 쉽거든요. 그리고 내용 같은 부분에서는 방송국에서 방송하는 것보다 더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너 방송국하고 계약해서 방송 해봤냐?”

“예? 아닌데요.”

“근데 어떻게 알아?”

태현은 정말 별생각 없이 물었지만, 길드원은 더 표정이 우울해졌다.

“……개인 방송에서 다른 랭커들이 그랬습니다……. 방송국하고 계약도 못 해봤는데 떠들어서 죄송합니다…….”

“아니, 왜 죄송해하고 그래. 그냥 물어본 거야.”

태현은 별생각이 없었지만, 길드원이 말한 건 사실이었다.

방송국과 계약해서 TV에 나가는 건 안정적으로 많은 사람이 본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국내의 이야기였다.

판타지 온라인은 전 세계적인 게임!

몇몇 한국의 유명 랭커들은 해외에서도 유명 인사였다.

실제로 태현이 출현한 MBS 쪽 방송 동영상은 해외 팬들이 자막을 달아서 돌려보기도 했다.

개인이 직접 인터넷으로 방송을 하면 방송국과 같이하는 것만큼 안정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시청자 폭이 더 넓어졌다.

TV와 인터넷의 차이!

아무래도 해외의 팬들은 TV보다는 인터넷으로 접근이 더 쉬웠던 것이다.

“나중에 생각나면 그때 다시 고민해 보지.”

“예! 하실 생각 있으시면 저한테 말만 해주십시오!”

떠드는 사이 이다비는 준비를 끝낸 모양이었다.

짝!

손뼉을 치자 이다비의 방송이 시작되었다. <파워 워리어>의 공식 개인 인터넷 방송!

태현은 궁금해져서 물었다.

“몇 명 보고 있냐?”

“어…… 1,200명 정도네요.”

“뭐? 진짜로? 너희 방송을?”

이 시간에 할 일 없는 놈들이 1,200명이나 된다니. 태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방금 시작했지 않은가!

물론 미리 파워 워리어 길드 방송을 즐겨찾기 해놓은 사람들은 게임을 하다가도 ‘방송이 시작된다’고 메시지창이 날아오기는 했다.

그래도 그렇지 1,200명이라니.

아무리 판타지 온라인이 전 세계적인 게임이라 그렇다 쳐도 신기했다.

‘내 생각보다 파워 워리어가 인기가 좋은가?’

파워 워리어 길드는 그저 악성 스팸 메일 같은 놈들이라고 생각했는데, 태현은 생각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섣부른 생각이었다.

-메일 좀 그만 보내 XXX들아!

-너희는 대체 뭐가 문제냐!

-파워 워리어 죽어라 파워 워리어 죽어라 파워 워리어 죽어라

-김태현하고 붙어먹으니까 좋으냐! 언젠가 복수한다!

순식간에 방송 옆에 달리는 리플들!

파워 워리어 방송에 들어온 사람들은 절반이 파워 워리어 길드에게 쌓인 게 많은 사람들이었다.

“이 자식은 아발랍 시에서 당한 놈 같다.”

태현은 마지막 리플에서 예리하게 눈치를 챘다.

“하, 하하…… 원래 이 정도까지 리플이 심하지는 않은데…….”

“정말로?”

“……사실 원래 이 정도예요.”

그러나 시청자들이 전부 욕하러 온 사람들은 아니었다. 파워 워리어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파워 워리어를 욕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아닌 사람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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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파워 워리어의 상징이 된 광고!

-너희들도 파워 워리어 길드에 들어와라! 두 번 들어와라!

태현은 궁금해져서 물었다.

“쟤네 너희 길드원이야?”

“아닌데요…….”

“근데 왜 저런 리플을 달지.”

“그냥 심심해서 아닐까요.”

“정말 세상에는 할 일이 없는 사람들도 많군.”

파워 워리어 길드원도 아니면서 광고 리플을 다는 심심한 사람들!

파워 워리어 방송의 시청자 중 한 축이 바로 그들이었다.

-언제 시작해?

-빨리 공개하라고. 시간 없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파워 워리어 길드가 이상한 길드기는 했지만 방송을 이상하게 하지는 않았다.

그랬다가는 초반에만 몇 명 보고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파워 워리어 길드 방송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파워 워리어 길드가 나름 쏠쏠한 정보를 방송에서 공개하기 때문이었다.

사람 숫자만큼은 압도적인 파워 워리어 길드!

길드원이 많으니 그만큼 어디서 보고 듣는 정보가 많았다.

물론 다른 길드들이 숨기고 독점하는 정보는 얻을 수 없고, 틀리는 정보도 꽤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가졌다.

“아, 아. 오늘은 정보 공개에 앞서서 게스트 한 분을 소개하려고 해요.”

-게스트?

-손님은 무슨 손님이야. 너희 또 이상한 놈 내보내고 게스트라고 우길 생각이지.

싸늘한 반응!

파워 워리어가 평소에 했던 짓을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오늘은 달라요! 자, 여기! 플레이어 김태현입니다!”

이다비는 태현의 팔을 잡아끌고 방송 화면으로 끌어당겼다.

-김태현?!

-진짜 김태현이냐?

-아냐. 파워 워리어 길드라면 김태현 비슷하게 생긴 놈 데리고 와서 비슷하게 복장 입히고서 우기는 걸 수도 있어.

“…….”

태현은 리플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이다비는 태현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나 모두가 의심만 하는 건 아니었다.

-김태현 맞는 것 같은데? 외투에 차고 있는 롱소드. 어깨에 그 펫도 데리고 있네.

-뒤에 케인도 있잖아.

-파워 워리어 길드가 김태현하고 같이 다닌다던데, 그게 사실이었나 본데.

-아니, 김태현 같은 플레이어가 뭐가 아쉬워서 파워 워리어 길드하고 같이 다녀?

-서로 필요한 게 있었겠지.

-소문에 따르면 김태현이 파워 워리어 길드랑 잘 맞는다던데.

-뭐? 어디서 그딴 개소리를! 너 김태현한테 당한 길드 놈이지!

-김태현 씨! 도망가요! 파워 워리어 길드는 사기꾼 놈들이에요!

어쨌거나 사람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순식간에 소문이 퍼졌는지 방송의 시청자 숫자가 빠르게 치솟았다.

“1, 1만 명?!”

이다비가 시청자 숫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1만 명이라면 평소 파워 워리어 길드 방송이 한창일 때 찍을 수 있는 숫자!

“많은 거냐?”

“많은 거죠! 유명 랭커들이 방송해야 3~4만 정도가 나오는데!”

이다비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태현이 유명한 건 알고 있었지만, 개인 방송에 한 번 나왔다고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릴 줄이야!

생각보다 파급력이 어마어마했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태현은 방송국과 계약한 것 말고는 전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개인 방송도, 하다못해 사이트도 운영하지 않는 태현!

당연히 이렇게 개인 방송으로 나왔을 때 관심이 더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네가 날 골드로 본 느낌이 들었는데.”

“기분 탓이에요 기분 탓!”

태현은 순간 이다비의 눈동자에서 골드가 번쩍이는 걸 본 것 같았다.

‘직업 특성 탓이겠지?’

-김태현 요즘 뭐 하고 지냈냐?

-맞아. 방송이라도 좀 해줘.

-지금 네 영지에 있는 놈들, 다들 미쳐가고 있던데 좀 무섭더라.

-오스턴 왕국에서 퀘스트 깨고 있었다는 게 사실인가 본데? 오크 관련으로 아는 거 있냐? 너 오크하고 원수였잖아.

하도 리플들이 빨리, 많이 나와서 일일이 반응해 주기도 힘들었다. 태현은 대답 대신 손짓으로 방송 화면을 전환 시켰다.

활활 타오르는 사디크의 화염!

“내가 오스턴 왕국에 온 이유가 뭐겠냐. 이 화염 때문이지.”

-?

-뭔 소리야?

“이 화염을 치우려면 사디크의 성물 반지가 필요하거든. 이 반지. 보이냐?”

-???

-그걸 왜 네가 갖고 있어?

-아니, 김태현 씨. 갖고 있으면 갖고 있다고 말을 해야…….

-지금 저거 찾으려고 다들 사디크 교단에 침투하지 않았냐?

사람들의 반응은 무시하고, 태현은 말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자, 그러면 이제 끈다.”

잘 시간이 되어서 방의 불을 끄는 것처럼 간단한 목소리!

[신성 스탯이 소모됩니다.]

[신성 스탯이 소모됩니다.]

평원에 넓게 펼쳐진 화염이 순식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빠르게 줄어드는 신성 스탯을 보며 태현은 입맛을 다셨다.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던 것!

‘쯧. 다시 올릴 수 있으니까.’

신성 스탯은 스탯 중에서 비교적 올리기 쉬운 편이었다. 물론 태현만 그랬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성 스탯은 힘, 민첩, 체력, 지혜처럼 올리기 어려운 스탯에 속했지만…….

태현은 아니었다.

교단의 수장이라는 자리와 아키서스의 화신이라는 직업. 둘 다 신성 스탯을 올리는 데 특화되어 있었다.

오스턴 왕국의 국교를 아키서스 교단으로 지정할 수 있다면, 여기서 소모한 신성 스탯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었다.

[평원에 펼쳐진 사디크의 화염을 처리했습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칭호: 사디크의 화염을 막아낸 자를 얻습니다.]

[오스턴 왕국의 사람들이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1왕자 세력 내에서 평가가 오릅니다.]

칭호: 사디크의 화염을 막아낸 자

사디크의 화염을 막아낸 자: 어떤 사악한 자가 불러낸 사디크의 화염을 스스로의 희생으로 막아낸 당신. 당신에게 사디크의 화염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사디크의 권능 상대로 50% 추가 저항, 화염 저항력 50% 추가, 스킬 <성수 제작> 사용 가능.

‘……!’

생각해 보니 이 정도 업적을 했는데 칭호는 당연한 일이었다.

태현이 불을 질렀다는 것만 빼놓고 말이다.

<사디크의 화염을 막아낸 자> 칭호는 사디크 교단과 싸울 일이 많은 태현한테 매우 쓸모가 많은 칭호였다.

게다가 <성수 제작> 스킬은 덤!

<성수 제작>

믿고 있는 신의 권능이 담긴 성수를 제작합니다. 신성 스탯의 영향을 받습니다.

*현재 스킬 레벨 1

[현재 당신이 믿고 있는 신은 아키서스입니다. 만들 경우 아키서스의 성수가 만들어집니다.]

[아키서스의 화신입니다. 추가 효과를 받습니다.]

어지럽게 뜨는 메시지창을 확인하며, 태현은 묵직한 나무 봉에 꺼져가는 사디크의 화염을 붙였다.

화르륵!

“뭐하냐?!”

케인은 깜짝 놀라서 외쳤다. 태현이 너무 태연하게 해버렸기에 넘어갈 뻔했다.

“불붙이는데.”

“그거 안 끄면 다시 번지잖아!”

“괜찮아. 끌 수 있으니까.”

태현과 케인이 뭔가 떠들자, 방송을 보던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뭐야? 뭔 일이야?

-이다비! 화면 좀 돌려줘! 안 보여!

이다비는 고개를 돌렸다. 태현이 사디크의 화염을 따로 붙여서 챙기는 게 보였다.

‘저걸 어떻게 보여줘!’

“어…… 별거 없네요! 짜잔! 평원에 불이 다 꺼졌어요! 김태현 만세!”

-???

-뭔가 이상한데? 말이 어색해졌어.

-아니, 평원에 불이 다 꺼지긴 했나 봐. 지금 저기 내 친구 있는데 불이 사라졌대.

“그러면 여러분! 다음에 봐요! 후원, 즐겨찾기는 언제나 환영이에요!”

-잠, 잠깐만. 김태현 좀 다시 보여줘!

-야! 난 지금 들어왔는데! 김태현 보려고 지금 들어왔다고!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이다비는 급하게 방송을 껐다. 그러거나 말거나, 태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나무 봉 끝에서 타오르고 있는 사디크의 화염을 쳐다보았다.

활활!

“불 지르기 딱 좋겠네.”

“…….”

이다비는 ‘어디에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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