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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08화 (108/1,826)

§ 나는 될놈이다 108화

‘이거 그냥 못 알아채고 이렇게 둔 거 아닌가?’

아무리 잘 숨기려고 해도 그렇지 이런 식으로라니…….

덜컥-

“……?”

그 순간 문이 열렸다.

들어온 건…….

국왕, 다미아노 2세였다.

“!!!!!”

태현과 에드안은 동시에 경악했다.

아무리 간덩이가 큰 태현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놀란 건 다미아노 2세도 마찬가지였다.

땀투성이가 되어서 헉헉대며 들어온 다미아노 2세는 방에 사람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서 외쳤다.

“모험가! 왜 여기에 있는 것이냐!”

“…….”

물론 태현이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태현은 머뭇거렸다. 그 사이 에드안이 옆에서 속삭였다.

“태현 님, 태현 님.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

“죽은 사람은 말이 없죠.”

“……!”

지금 보는 사람이 없으니 국왕을 죽이고 도망치자는 뜻!

태현은 순간 솔깃했지만, 다시 정신을 차렸다.

국왕을 죽이는 건 진짜 아니었다.

“개소리 하지 마라.”

“아무도 모를 겁니다! 습격자 놈들이 한 걸로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잘못하면 내 인생이 꼬이잖아, 이 자식아.”

NPC는 바보가 아니다.

오크들과 달리 여기는 왕궁이고 일이 터지면 매우 자세히 확인할 것이다.

만약 거기서 일이 꼬이면?

태현은 아탈리 왕국 전체에게 쫓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태현과 친분이 있는 맥크레니 상단도 공중분해!

“그러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으음…….”

사실 태현도 딱히 떠오르는 법이 없었다.

그들이 고민하는 와중에 다미아노 2세는 점점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둘을 쳐다보게 되었다.

“설마…….”

콰콰쾅!

“?!”

이번에는 문이 열리지 않고 부서졌다.

그리고 새로운 침입자가 나타났다.

검은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었다.

“크하하! 다미아노 2세여. 잘 도망쳤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내가 누군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넌 내 손바닥 위에 놓여 있단 말이다! 내 빈틈을 찌르려 침실로 도망치다니. 넌 스스로 무덤을 판 거다! 네 근위대원들은 전부 죽…… 커헉!”

기사 중 한 명이 길게 말하다가 비명을 질렀다.

태현이 달려들어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뭐냐?!”

“아직 남아 있는 놈들이 있다고?!”

“여기에는 더 이상 없을 텐데?!”

이 왕의 침실이 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디크 교단의 성기사들은 놀라서 외쳤다.

다미아노 2세도 놀란 눈으로 태현을 쳐다보았다.

태현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 상황이 돌파구라는 것을!

태현은 롱소드, 유성을 들어 성기사들을 겨눴다.

그리고 말했다.

“멍청한 놈들! 너희의 생각은 처음부터 읽고 있었다!”

“?!”

옆에서 듣던 에드안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무슨 소리?

“너희가 국왕 전하의 목숨을 노리고 이곳으로 올 거라고 이미 알고 있었지! 그걸 막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지!”

“?!”

에드안이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속삭였다.

“그게 무슨 개소립니까?”

“닥쳐.”

에드안은 어이가 없어 했지만,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먹히고 있었다.

다미아노 2세는 감탄한 표정을 지었고, 사디크 교단의 성기사들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우리가 저놈에게 읽히고 있었다는 것인가?!”

“말도 안 돼!”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태현은 사디크 교단의 성기사들을 쳐다보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 너희는 내 손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던 거다!”

그 순간 메시지창이 떴다.

<사디크 교단을 섬멸하라-영웅 퀘스트>

화염과 파괴의 신 사디크와 그의 교단은 언제나 대륙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태우고 파괴하는 그들의 행동이 많은 적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게 적을 많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교단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그들의 강력함을 증명하고 있다.

당신은 다미아노 2세를 암살하려는 그들의 일을 막고 선전포고를 했다.

사디크 교단은 이 일을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사디크 교단이 파멸하느냐, 당신이 파멸하느냐다.

사디크 교단을 쓰러뜨려라!

보상: ?

‘음?’

퀘스트 설명이 좀 거창했다.

사디크 교단과 태현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니.

‘혹 떼려다 혹 붙인 기분인데…….’

태현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태현한테 기습을 받았던 성기사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동요하지 마라. 어차피 두 놈. 죽여 버리면 되지.”

다미아노 2세는 그 성기사의 목소리를 알아채고 말했다.

“안토니오! 당신이 이럴 수가 있습니까?”

“이럴 수 있지. 멍청한 조카 놈! 왕위는 나한테 어울려!”

갑자기 막장 드라마 같은 대화가 시작되었다. 태현은 옆에서 에드안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왕관 놓고 집안싸움 붙은 건가?”

“그런 거 같은데요.”

대화야 막장 드라마 같아도, 상대 실력은 만만치 않았다.

태현이 방금 공격한 건 행운의 일격을 쓰고 다른 스킬까지 쓴 공격이었다.

그런데 그걸 맞았는데도 안토니오는 멀쩡해 보였다.

‘보통 레벨이 아닌 거 같은데. 지금 이길 수 있나?’

태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롱소드를 움켜쥐었다.

어차피 상황은 태현한테 유리했다.

시간만 끌면 왕국군이 올 테니까!

카카캉!

“이 하찮은 놈이 어디서 자꾸!”

안토니오는 두 번 당해주지 않았다. 주변에 방어막 같은 게 생기면서 태현의 공격을 막은 것이다.

‘젠장. 성기사는 이래서 까다롭다니까!’

전사와 마법사가 섞인 것 같은 하이브리드 직업이 성기사였다.

전투력은 전투력대로 높고 마법도 쓸 수 있는 직업!

그러나 태현에게도 방법은 있었다.

차르륵-

태현은 재빨리 유성을 집어넣고 고대의 망치를 꺼냈다.

활활 타오르는 오러가 눈부시게 방 안을 채웠다.

“에드안, 다미아노 2세를 보호해라! 여차하면 데리고 튀어!”

“태현 님! 제가 어떻게 태현 님을 두고 갈 수 있겠습니까!”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둘의 대화를 듣던 사디크 교단의 성기사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뭔 놈의 대화가 저래?

그러거나 말거나 안토니오는 손을 뻗어서 태현에게 주문을 걸려고 들었다.

그러나 태현이 먼저였다.

부우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고대의 망치가 강하게 후려쳐졌다.

안토니오는 태현을 비웃었다.

“멍청한 놈. 위대한 사디크의 방패를 네깟 놈이 깰 수……. 커허허허허헉!”

안토니오가 피를 토하며 비틀거렸다. 방어막이 깨져 나간 것이다!

콰지직!

태현은 고대의 망치를 들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운이 좋았다.

‘강력한 대신 방어막이 깨지면 쓴 사람도 대미지를 입는 스킬인가보군.’

세상에 완벽한 스킬은 없었다.

이상할 정도로 좋으면, 단점도 분명히 있는 법이었다.

안토니오의 방어막은 단단한 대신 방어막이 깨지면 사용자가 대미지를 입는 스킬 같았다.

덕분에 안토니오는 비틀거렸다.

방금 태현이 공격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이었다.

“저, 저놈이…….”

“안토니오 님을 보호해라!”

사디크 성기사들이 재빨리 안토니오를 감쌌다. 그리고 경계하듯이 태현을 쳐다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현이 들고 있는 망치를 경계하듯이 쳐다보았다.

사실 이 망치는 살아 있는 성기사에게는 대미지를 줄 수 없었지만, 성기사들은 그걸 알지 못했다.

그 안토니오가 쓴 방어막을 일격에 깨뜨려 버린 강력한 무기!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기색을 태현도 알아차렸다.

“다음으로 이 망치 맛을 볼 놈은 누구냐? 응?”

[위압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적들의 사기가 내려갑니다.]

[강력한 적들을 상대로 위압에 성공했습니다. 화술 스킬이 오릅니다.]

‘화술 스킬은 별로 연습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쭉쭉 올라?’

타고난 재능! 타고난 천성!

태현은 이런 면에서 아주 타고났다.

그러는 사이 성기사들은 머뭇거리며 먼저 달려들지 못했다.

태현도 먼저 덤비지 않았다.

적이 얼마나 강한지는 몰랐지만, 절대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괜히 덤벼들었다가 개싸움이라도 벌어져서 국왕이 죽기라도 한다면…….

차라리 적이 먼저 덤비는 걸 기다리는 게 나았다.

그러는 사이 멀리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런!”

“지금 공격해야 한다!”

성기사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멀리서 근위대원들이 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있으면 국왕 암살은 불가능!

챙, 챙!

‘쯧.’

성기사들이 덤벼들자 태현은 속으로 혀를 찼다.

‘잘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덤비는 이상 망치로 싸울 수는 없었다.

태현은 곧바로 유성으로 무기를 갈아끼웠다.

-행운의 일격, 행운의 일격, 행운의 일격, 행운의 일격!

행운의 일격 버프 시간이 끝나서 다시 걸었다.

행운의 일격 4연속 버프.

이 정도면 무난한 편이었다.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

태현과 처음 상대해 보는 사디크 교단의 성기사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태현을 쳐다보았다.

분명히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는데 빗나간 것이다.

엄청나게 레벨 차이가 심한 상대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

“이 자식! 무슨 짓을 한 거냐!”

성기사 중 한 명이 소리를 지르더니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화르륵!

그러자 곧바로 들고 있던 양손검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훅!

[회피에 성공했습니다.]

[사디크의 타오르는 화염에 맞았습니다. 회피가 불가능합니다. 화상 대미지를 입습니다. 신성 대미지를 입습니다.]

[신성 권능으로 저항합니다.]

“……!”

태현은 다른 성기사들을 상대하다가 뒤에서 들어온 공격에 놀랐다.

역시 만만치 않았다.

태현의 회피율이 높은 걸 깨닫고 회피 불가능한 스킬을 써오다니.

-격분!

태현은 롱소드 <유성>에 있는 스킬을 사용했다.

어차피 여기서 수비적인 태도로 들어가 봤자 더 불리해질 뿐이었다.

언제나 최선의 수비는 공격!

‘HP는 괜찮다. 물리 공격은 빗나가고, 기껏해야 들어오는 건 타오르는 화염 대미지 정도. 신성 권능으로 줄이면 충분히 견딜 수 있어.’

대미지는 입어도 충분히 견딜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친 태현은 빠르게 움직였다.

쾅! 콰쾅! 콰콰쾅!

강격-연타-급소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속 스킬.

태현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공격을 퍼부었다.

한 명만 잡고 팬다!

다수와 싸우는 난전에서는 적의 숫자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했다.

태현은 몇 대 맞더라도 적의 숫자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공격 스킬이 적어서 이제까지 보여준 적은 없었지만, 이런 식으로 스킬들을 효과적으로 연계해서 싸우는 건 태현의 특기 중 하나였다.

각 스킬의 효과와 성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신없는 싸움 중에서도 스킬을 냉정하게 쓸 수 있어야 가능한 테크니컬한 싸움법!

-공격의 원!

“도, 도와줘! 이놈 좀 떼어줘!”

“이 자식에게 칼이 제대로 안 들어가!”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치명타가 연속으로 터졌습니다. 추가 대미지 보너스가 들어갑니다.]

[적이 출혈 상태에 빠집니다.]

[적이 급소를 당했습니다.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합니다.]

파파파파파파파팍-

잔상이 남을 정도로 롱소드가 바쁘게 움직이며 성기사를 후렸다.

태현에게 공격이 잘 들어가지 않자, 성기사 중 하나가 태현에게 돌진했다.

일단 몸으로 부딪쳐서 동료에게서 떼어놓으려는 속셈이었다.

“어림없다!”

그러나 태현은 그 동작을 읽고 있었다.

성기사를 두들겨 패면서도 뒤에서 공격하는 걸 완전히 꿰고 있었던 것이다.

괴물 수준의 반응속도!

휙-

태현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졌다.

콰콰콰콰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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