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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66화 (66/1,826)

§ 나는 될놈이다 66화

힘든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었다.

검술 스킬은 모든 것의 기본이었다.

물론 망치를 전문적으로 쓰려면 망치술 같은 걸 배워놓는 게 좋겠지만, 어차피…….

‘이 망치는 평소에는 못 쓰니까.’

생명체한테는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아이템!

사실 고대의 망치는 엄청난 아이템이었다. 태현도 그건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행운의 일격으로 보조를 했다지만, 루포가 상대하기 버거워하는 망령 전사들을 일격에 치명타를 줄 정도였다.

그렇다면 정말 엄청난 공격력을 갖고 있는, 전설적인 아이템이 분명했다.

생명체한테만 데미지를 못 준다는 점을 빼면!

‘젠장. 하긴, 이런 페널티가 있으니 그런 공격력이 있는 거겠지.’

어쨌든 평소에는 검을 써야 하니, 검술 스킬이 오르는 게 좋았다.

태현은 상태창을 확인해 보았다.

이름 : 김태현

레벨 : 28

직업 : 아키서스의 화신

HP : 2035

MP : 1985

힘 : 155 (+35)

민첩 : 155(+35)

체력 : 160(+35)

지혜 : 165(+35)

행운 : 2595(+35)

보너스 스탯: 0

레벨이 30도 안 되는 플레이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스탯 양!

준 랭커라고 해도 다들 믿을 스탯이었다.

‘스킬은…….’

중급 요리 1 (49%)

-초급 향신료 뿌리기 4 (55%)

-초급 도축 8 (35%)

-초급 재료 파악 3 (65%)

-초급 국자 젓기 4 (85%)

-초급 독 제작 2 (13%)

초급 화술 3 (38%)

-초급 협박 2 (75%)

초급 궁술 1 (50%)

초급 기계공학 4(27%)

-초급 화약 제조 8(40%)

-초급 폭탄 제작 4(35%)

-초급 도구 제작 3(68%)

중급 대장장이 기술 6 (10%)

-강화 4(0%)

-중급 날카롭게 갈기 2(45%)

-중급 녹 없애기 2 (45%)

-중급 수리 3(3%)

초급 재봉술 4 (5%)

-초급 천 다듬기 5(40%)

-초급 가죽 다듬기 4(30%)

…….

지금 게시판에 올리면 게시판이 한 달 정도는 떠들 정도로 다양하게 올린 스킬들!

진정한 잡캐의 모습이었다.

‘새로 열린 가타콰 검술 스킬은 뭐지?’

검술 스킬이 중급이 되면서 가타콰 검법의 스킬도 하나가 열렸다.

아까는 싸우는 도중이라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반격의 원>

상대가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정확하게 원을 그립니다. 성공할 경우 공격을 되돌려 보냅니다.

“……!”

태현은 깜짝 놀랐다. 설명만 봐서는 거의 사기 스킬!

그러나 태현은 판타지 온라인 1부터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바로 이 스킬이 뭔지 알아차렸다.

‘조건이 엄청 까다로운 게 분명해.’

이렇게 사기 같은 스킬은 원래 엄청나게 까다로운 조건을 갖고 있었다. 그래야 균형이 맞았다.

실제로 태현의 생각이 맞았다. 가타콰 검법을 거의 마스터한 루포도 반격의 원은 어지간해서 쓰지 않을 정도로, 그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반격의 원을 쓰는 건 거의 반쯤은 운이나 다름없다.

루포의 스승도 그렇게 말할 정도였다.

‘한 번 써봐야 감이 오려나…….’

* * *

-크르르…… 침입자…….

“시끄럽고, 빨리 좀 덤벼라!”

태현은 기다리다 지쳐 그렇게 말했다.

망령 전사가 하나 나온 건 좋았다. 여럿이 나오면 제대로 스킬을 연습할 수 없었으니까.

그렇지만 이번에 나온 망령 전사는 폼을 잡으면서 느리게 덤볐다.

한시라도 빨리 반격의 원을 써보고 싶은 태현에게는 답답할 지경!

-공포에 차서 허세를 부리는군…… 크큭…….

“…….”

태현은 대답 대신 달려들어서 망치로 망령 전사의 머리를 후려쳤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크아악! 비겁한 놈!

“내가 덤비라고 하지 않았냐? 응?”

망령 전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반격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태현은 정신을 집중했다.

딱 봐도 반격의 원은 쓰는데 보통 난이도가 아니었다.

상대의 공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써야 돌릴 수 있는 스킬!

잘못 쓰면 그냥 얻어맞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천부적인 격투 센스를 가진 태현이었지만, 여기는 게임 속 세상. 적은 현실의 사람보다 훨씬 더 강하고 빨랐다.

그러나…….

-반격의 원!

[정확한 타이밍입니다. 반격의 원이 성공합니다!]

[적의 공격이 되돌아갑니다. 스킬 레벨에 따라 반격 데미지가 달라집니다.]

걱정한 게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한 번에 성공!

“?!”

태현도 놀랐다. 보통 이런 스킬은 한 몇십 번 넘게 실패하면서 몸으로 감각을 익혀야 했다.

게다가 그것도 태현처럼 타고난 센스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였고, 둔한 사람은 몇백 번을 굴러도 감을 잡지 못했다.

지수 같은 경우는 절대로 익힐 수 없는 스킬!

그렇지만 한 번에 성공이라니.

‘뭐야, 그냥 사기 스킬이었나?’

태현은 그가 괜한 걱정을 했나 싶었다. 그리고 루포를 욕했다.

‘이런 스킬이 있으면 아까 쓸 것이지 바보처럼 맞고 있냐.’

루포가 들었다면 억울해서 가슴을 쳤을 소리였다.

반격의 원은 태현이 생각한 스킬이 맞았다.

효과는 엄청나게 사기였지만, 발동시키기 정말 어려운 스킬!

적이 공격할 때 보이는 아주 짧은 타이밍에 반격의 원을 써야 발동이 되는데, 그 타이밍을 맞추는 건 사실상 운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검술 실력이 뛰어나도 자주 쓰는 건 불가능!

그러나 태현에게는 강력한 행운이 있었다.

남에게는 바늘구멍처럼 좁은 타이밍도 태현에게는 널찍한 구멍이나 다름없었다.

-크아아악!

망령 전사가 휘두른 검은 빙글 돌더니 다시 망령 전사를 후려쳤다. 옆에서 보면 웃기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싸우는 둘은 조금도 방심하지 못하는 치열한 싸움!

* * *

판타지 온라인 2는 세계 1위의 가상현실게임이었다. 판타지 온라인에 도전한 몇 개의 게임이 있었지만, 다들 판타지 온라인을 뚫지 못하고 쓰러진 상태였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하는 게임이니 그만큼 사람들 숫자도 많았고, 관리하는 직원들도 바빴다.

태현의 광팬인 최명성 팀장도 태현을 쫓아다니면서 보지 못한 지 꽤 된 상황.

“팀장님, 팀장님.”

“왜?”

“여기 좀 와보세요.”

“너 내가 쓸데없는 걸로 나 부르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 응? 저번에 말한 건 그냥 네가 처리할 수 있는 거였잖아. 너 이번에도 별거 아닌 거면…….”

“김태현인데…….”

“잘 불렀어. 하하. 너도 이제 좀 일할 줄 아는구나!”

윤주환은 입을 삐죽거렸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상사인데.

“김태현이 전설 직업 퀘스트 깨고 있어서요. 관심 있으실 것 같아서…….”

“벌써 전설 직업 퀘스트 깨고 있어? 레벨 낮아서 힘들 줄 알았는데. 되게 빨리 깼네?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지?”

전설 직업의 스킬 중 하나가 있는 지하 던전.

그러나 거기까지 가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카테란드 해적단이 가장 큰 문제였다.

어지간해서는 지하 던전에 가기 전에 해적단에게 죽는 것이다.

“보니까 상단을 섭외해서 해적단을 속였나 본데요?”

“뭐? 진짜? 역시 김태현이야.”

최명성은 손뼉을 치며 감탄했다. 저렇게 머리를 쓰는 게 바로 김태현의 진가였다.

“잠깐, 넌 근데 어떻게 아냐?”

“그야 방송에서…… 읍.”

“너 이 자식…… 일할 때 방송 보지 말라고 했잖아!”

윤주환은 고개를 숙였다.

“어디 켜봐.”

“네?”

“방송 켜보라고.”

“일할 때 방송 보지 말라고…….”

“뭐라고 했냐?”

팀장의 목소리가 한층 내려갔다.

“지금 킨다고 했습니다. 하하.”

카테란드 섬에 끌려온 플레이어 중에서도 개인 방송을 하는 플레이어가 있었다.

속아서 오기는 했지만 어쨌든 방송으로 쓰기는 재밌는 소재였다.

-카테란드 섬에서 낚시 퀘스트 깨기!

낚시꾼 플레이어가 하는 방송이었다. 카테란드 해적단이 있는 섬에 갔다는 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는지 보는 사람이 꽤 됐다.

“지금 이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은 김태산이란 사람인데, 아주 나쁜 놈이에요!”

어느새 태현이 말한 가명은 카테란드 섬에 끌려온 플레이어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다.

‘김태산 XXX’ ‘김태산 죽어라’ 같은 건 유행어로 쓰일 수준!

그러나 태현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태현 자신을 욕해도 뒤에서 욕하는 거면 신경 쓰지 않는 태현이었다.

게다가 그가 아니라 김태산으로 욕하고 있지 않은가.

“잠깐, 왜 김태산이야?”

“김태현이 가명을 쓴 것 같은데요.”

“아. 그렇군.”

최명성은 바로 이해했다. 김태현은 적이 많았다. 판타지 온라인 2에서 레드존 길드와 싸운 걸 제외해도, 판타지 온라인 1에서 태현에게 이를 갈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1에서 내가 죽은 거의 절반만 죽어라!

-김태현이라고? 이기면 내가 유명해지겠네?

-너 때문에 망신당했다!

줄을 세우면 일렬로 번호표를 받아도 모자랄 정도의 원한들!

가명을 쓰는 건 좋은 선택이었다. 워낙 플레이어들이 많으니 이 정도만 해도 대부분 눈치를 채지 못할 것이다.

“플레이어들을 속여서 섬에 끌고 왔어? 대단하네.”

“저렇게 속이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얼굴도 가리고 이름도 속였는데…… 그보다 여기 스킬을 먼저 얻는 게 더 중요하지.”

아키서스의 화신 직업 스킬은 하나같이 만만하지 않았다. 게다가 태현은 레벨이 낮은 상태에서 전직한 케이스.

난이도는 더 올라갈 게 분명했다.

당장에 저 망령 전사들만 해도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거기에다가 뒤에 나올 녹슨 망령 골렘까지 상대해야 했다.

“아무리 회피를 해도 골렘은 힘들 텐데. 혼자로 온 건 너무 무모했던 거 같군.”

해적들을 속이고 몰래 내려온 상황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사제나 마법사부터 시작해서 파티 하나는 끌고 왔어야 했다.

루포는 강력한 NPC지만 혼자로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여기 나오는 몬스터들은 검사와 상성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도 떨어져서 움직이니…….’

“실패할까요?”

“아니.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 김태현은 김태현이니까.”

팀장이 보여주는 태현을 향한 무한한 믿음. 윤주환은 어이가 없다는 감정을 들키지 않도록 노력해야 했다.

“방금은 힘들다고 하셨잖습니까?”

“힘들다고 한 거지 불가능하다고 한 건 아니야. 여기 던전은 공략법이 있거든.”

저주받은 살덩이 골렘은 물리 데미지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몬스터였다. 거기에다가 적을 조준해서 생명력을 흡수하는 까다로운 스킬까지 썼다. 이건 회피가 불가능했다.

상대하려면 던전 어딘가에 있는 망령 전사의 검을 찾아서 뽑아야 했다. 그 검을 들면 살덩이 골렘에게 데미지를 제대로 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한시가 바쁜데 이 던전을 탐색할 생각을 할 수가 있나?’

최대한 빨리 던전을 깨고 나가야 하는 태현의 입장에서 그런 수색은 하기 힘들었다.

그런 건 제한이 없는 던전에서나 하는 짓이었다.

“어, 망령 전사의 검이 저거예요?”

“무슨 소리야? 망령 전사의 검이 어떻게 벌써…… 헉!”

* * *

“뭐야? 제법 쓸만한 아이템도 주잖아?”

태현은 쓰러뜨린 망령 전사를 보며 기뻐했다. 장비나 무기 같은 걸 원했는데, 무기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구경하고 있는 최명성에게는 어이가 없어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

“????”

“팀장님?”

“아니, 왜 저게 저기서 나와? 던전의 숨겨진 석실에 있는 건데……?”

“망령 전사가 드랍했는데요?”

“드랍했다고?”

최명성은 눈을 크게 떴다. 윤주환의 말이 맞았다. 태현은 망령 전사의 시체에서 검을 챙기고 있었다.

최명성은 상황을 깨달았다. 아키서스의 화신이 갖고 있는 행운 때문이었다.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강제로 아이템 드랍 확률을 올려서 나오게 만든 것!

‘뭐 저런 게 다 있냐?!’

최명성도 기가 막혀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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