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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한 번만 해요, 그거-61화 (61/132)

♬  61

나는 두 눈을 반짝거리면서 일부러 내 손을 파이의 다리 사이에 턱, 얹어놓았다. 동시에 움찔 떠는 파이의 눈동자가 파르르 흔들린다. 헐렁한 바지 아래에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의 거대한 살덩이가 우람하게 발기한 채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뭐야, 벌써 혼자 흥분한 거야?

그래서 그때 내 속옷이 젖는 것만큼 파이 역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그의 남근이 터질 듯 단단하게 세워져서 뜨거운 열기를 폭발적으로 뿜어내고 있었으니까.

확실히 본능은 무시할 수 없는 거다. 그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니. 어쩐지 가슴이 설레었다.

“파이. 나랑 한시도 떨어지기 싫다고 했죠? 그럼 우리 이렇게 해요. 내 냄새가 싫은 거라면 코를 막아요. 입으로만 숨 쉬어도 살 수 있잖아?”

나는 불룩한 바지 안쪽에 자리 잡은 그의 뜨거운 살덩이를 손끝으로 가볍게 쓸었다. 그러면서 턱을 아래로 내리고 눈을 치뜬 채로 눈꺼풀을 빠르게 팔랑거렸다.

평소에는 먹히지도 않던 것이 오늘은 좀 먹히는 듯 그의 딱딱한 얼굴이 꿈틀댔다. 느릿하게 매만지는 그의 남근이 내 손바닥 아래에서 살아 움직이듯 팔딱팔딱 뛰기까지.

그래서 나는 콧등을 찡긋거리며 눈동자를 데굴 굴렸다.

첫날밤 이후로 지금까지 파이가 늘 나를 어쩌지 못해서 안달이었다. 오히려 내가 지쳐서 밀어내면 밀어냈지. 이렇게 내가 먼저 파이를 유혹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전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유혹이 이렇게 쉽게 통할 줄은 몰랐지? 조금만 더 어떻게 하면 홀딱 넘어와서 덮치게끔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자, 이제 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어. 여기서 확 밀어붙이다가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음이야.

“파이가 내 피 냄새만 안 맡으면 굳이 참을 필요가 없는 거예요. 지금 파이도 나랑 하고 싶잖아? 나는 이미 준비가 다 되어있어요. 파이가 결정만 하면 돼.”

딱 여기까지만 하고 입 다물어야지. 마지막은 파이의 선택에 맡기기로 하고.

나는 그의 하체에서 손을 떼고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살살 문지르면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사실 이러고만 있어도 좋긴 해. 하지만 날 이렇게 만든 사람은 파이야. 내가 남자를 알아버리게 만든 이가 파이니까.

매일 몸을 섞을 때는 정말 아래가 다 헐어버릴 것 같고 죽도록 힘이 들었었다. 하지만 상대가 파이니까 그저 좋았던 거지. 파이의 흥분한 표정을 보고 있으면 더 안달이 나기도 했고. 언젠가 파이와 헤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지금만큼은 파이에게 더 안기고 싶다. 그를 더, 오래, 많이 느끼고 싶다. 그래서 내 온 신경과 머릿속에 그를 가득 채워 넣고 싶었다.

그러니까 파이, 날 밀어내지 마. 제발.

“치즈.”

“으응?”

콩닥콩닥 뛰는 심장에 손을 얹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고개를 뒤로 젖혀 파이를 올려다봤다. 그 순간에 파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가까워져 흠칫 놀랐다. 동시에 그의 말랑한 입술이 내 입술에 내려앉으면서 몸이 뒤로 확 기울어져 푹신한 침대에 반쯤 파묻혀졌다.

응? 서, 설마 지금 키스하려고?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있어서 조금 얼어붙었다. 놀라서 살짝 벌어진 내 입술 사이를 유연하게 비집고 들어온다. 그의 두툼한 혀가 내 입속을 부드럽게 할짝거려 야릇한 간질거림이 전해져왔다.

순간 허벅지가 경련하듯 달달 떨리면서 다리 사이가 확 조여들었다. 뜨거운 온기를 가진 커다란 손이 내 옆구리를 쓸어내리는 야릇한 느낌에 허리가 절로 들썩거렸다.

“흐… 읍, 으으응…….”

허벅지를 문지르던 그의 손이 잠옷 원피스의 치맛자락을 서서히 걷어 올렸다. 손가락에 속옷을 걸어 아래로 끌어내리는 느낌에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려 그를 도왔다.

축축하게 젖은 은밀한 부위에 머금어져 있던 애액이 흥건하게 흘러나와 하체에 엉겨 붙는다. 허벅지와 엉덩이가 끈적하게 적셔졌다. 그 익숙한 질척임에 아랫배에 뜨거운 열기가 가득 뭉쳐 자글자글 끓어대는 기운이 느껴졌다.

“하아, 하아, 파이… 빨리요…….”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랬는지 애타는 쪽은 내가 먼저인 것 같다. 파이는 늘 그렇듯 조급함 하나 없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아주 잠깐 자존심이 상했지만, 파이를 상대로 자존심을 세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잘 안다.

“빨리, 빨리 벗어요. 응?”

“…내가 이래서 널 밖에 내놓기가 불안해. 호기심도 많고 자극에도 예민하고. 그리고 흥분할 때 이 표정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싶은데…….”

잔뜩 미간을 좁힌 채로 속 좁은 티를 팍팍 내는 파이가 손가락으로 내 뺨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린다. 나 역시 파이의 표정을 똑같이 따라 하면서 손으로 그의 긴 머리카락을 답삭 잡아당기고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런 얘기는 나중에 해요. 일단 이게 더 중요해. 빨리 이 옷부터 벗고 그 괴물 같은 아이로 나를 괴롭혀달란 말입니다.”

내 말에 잠시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던 파이가 씨익 웃는다. 그러더니 순간 바람이 한번 크게 일어나서 흠칫 놀랐다. 내 아랫배에 뜨겁고 매끄러운 그의 체온이 느껴져서 눈을 살짝 내렸다. 분명 서로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걸 홀딱 벗겨냈는지 나체인 상태로 몸을 맞대고 있었다.

역시 마법은 참 편리해.

그의 뜨거운 살덩이가 내 허벅지 사이에 눌린 채다. 그의 굵직한 크기를 다시 상기시키게 되어 소름이 살짝 일었다.

“그 말, 후회하지 마.”

마치 내 말을 기다렸다는 듯 대꾸하는 파이가 내 두 허벅지를 벌려 그 사이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터질 것 같은 거대한 살덩이를 내 은밀한 부위에 척 올려놓는다. 연약한 속살이 익숙한 기둥에 닿는 짜릿한 촉감도 오랜만이라 온몸의 근육이 긴장으로 굳어져 버렸다. 그 순간 파이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인다. 서로의 젖은 살갗이 닿아 문질러지는 자극에 머릿속이 새하얀 물감을 흩뿌리듯 번지기 시작했다.

“흐읏… 아, 아아… 아응… 파이…….”

“네 체취를 맡지 못하는 건 좀 괴롭지만, 치즈 너의 자지러지는 신음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을까 싶고.”

내 뺨에 쪽 입을 맞춰오는 그가 두 손으로 내 등을 감싸서 들어 올려 조금 더 위쪽으로 자리를 옮겨준다. 그리고 아까보다 조금 더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다시 자세를 고쳤다. 곧 촉촉하고 미끈한 질구에 귀두 끝을 가져다 조금만 꽂아 넣는다.

“응… 아, 어서요… 빨리.”

“그렇게 나를 원하니 기쁘네.”

기분 좋게 웃는 파이가 한껏 벌어진 내 허벅지를 팔로 감싸 쥐고 허리를 가볍게 털었다.

“윽, 읍! 하악… 흐…….”

여전히 좁은 입구가 그의 살덩이 굵기에 맞춰 아릿하게 벌어진다. 통증보다 더 과한 희열을 온몸으로 느끼며 숨을 할딱거렸다.

그 커다란 것을 내 좁은 몸 안에 밀어 넣는 느낌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괴롭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젖은 소리에 맞춰 움직이면서 예민한 속살을 긁어내린다. 그 아찔한 자극에 전신이 찌릿찌릿 울려서 쾌감에 한껏 취해버렸다.

그 어울릴 수 없는 감각은 오로지 이 행위를 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거다. 다른 어떤 것도 그 쾌락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걸 잘 안다. 또 그 대단한 희열을 내게 주는 이가 바로 파이지.

그래서 이 드래곤이 너무 좋다. 예나 지금이나 종잡을 수 없는 상대지만 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많으니까. 그와 함께 오랜 세월을 지내다 보면 언젠간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치즈.”

자신의 살덩이를 절반쯤 내 안에 밀어 넣은 파이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잔뜩 흐릿하게 번진 초점을 맞춰 그를 올려다보자 그가 달콤한 음성으로 낮게 속삭이며 나를 빤히 마주 보았다. 그래서 나 역시 그의 아름다운 선홍빛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흐…응?”

“솔직히 말하자면, 베숄린을 입은 네 모습이 아름다웠어. 눈이 부실 만큼… 여신처럼,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왜 갑자기 그답지 않게 솔직한 말을 다 하실까? 괜히 부끄러워져서 안 그래도 빨개진 얼굴이 더 화끈 달아올랐다.

“아! 읍…….”

그 사이에 허리를 강하게 쳐올리는 파이가 자신의 남근을 내 안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 젖은 속살이 화끈거릴 정도로 거칠게 밀고 들어온 우람한 그것이 엄청난 전율을 만들어냈다.

나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파이의 어깨를 잡아 쥐며 온몸을 경련하듯 떨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치솟은 감각에 입술을 잘근 씹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이러기 있어요? 너무해……. 내가 이, 이렇게 막 공격하는 거 싫다고… 했었는데!”

“거짓말. 좋아하면서.”

“아니라고!”

“내가 늘 말하지? 이 요망한 입술은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고. 그것도 기분 좋을 때마다 늘 아니라고 하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그건…….”

기분이 좋을 때는 어딘지 부끄러우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건데. 아무래도 내가 단어 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 지금 이건 싫다고 하면 안 되는 거였어.

“알았, 어요. 변명 같지만 방금 그 말은… 자, 잠깐! 움직… 아!”

하지만 파이는 내가 해명을 하기도 전에 다시 허리를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출납을 시작했다. 결국, 머릿속을 가득 메우던 변명이 한순간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백지의 상태로 그저 쾌락에 취해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그를 받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 흣… 하앙! 이거… 아, 아프… 흡!”

그러다가 하나 깨달은 게 있었다. 내 체취가 변한 건 아주 큰 문제였다는 것을.

내 목덜미에 코를 박으면서 버릇처럼 숨을 들이마시던 파이가 몇 번이나 움직임을 멈췄는지 모른다. 내 몸에서 낯선 향기를 느낄 때마다 짜증이 난다는 듯 그 거대한 살덩이를 깊은 곳까지 푹 찔러 넣기도 했다. 그 짜증을 해소할 곳이 없다 보니 나를 사정없이 괴롭히기까지.

물론 파이는 모르는 척하고 깊은숨을 고르다가 다시 하체를 거칠게 박아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격한 정사의 전율에 미친 듯이 몸을 떨어대며 절정이 찾아왔다. 파이 역시 참지 못하고 굵직한 목 울림을 뱉어내며 허리를 빠르게 털면서 사정을 했다.

오래 참기는 했다는 듯 전보다 빠른 사정이긴 했어도 이 정도가 딱 좋아. 한 번에 같이 끝날 수 있으니까.

“정말 큰일이야.”

파이가 사정 후에 찾아오는 만족감을 가득 담은 미소로 나를 내려다보며 뺨에 입을 쪽 맞춰왔다. 방금 절정이 찾아왔던 직후라 와인이라도 먹은 것처럼 아직도 알딸딸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숨을 고르기만 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파이를 쳐다보며 눈만 끔뻑거렸다. 그러자 손등으로 내 얼굴을 조심조심 쓰다듬는 그가 나른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하면 할수록 네가 잘 느껴버리니까. 그러면 나도 오래 버틸 수가 없게 되어버려. 점점… 조루가 되어가는 것 같군.”

“아니. 나는 충분히 좋…….”

“나는 아직 만족하지 못했거든.”

…뭐가 반대로 가는 것 같지 않아?

원래 여성이 절정에 오르기까지가 남성보다 배는 걸린다고 했다. 나는 이미 충분하게 느낄 만큼 느꼈는데!

“파, 파이… 나 힘들어요…….”

“시작한 건 치즈 너야. 먼저 유혹했잖아.”

크기가 조금도 줄지 않아 버거운 그의 남근이 여전히 내 안에서 제멋대로 꿈틀거려 아랫배가 움찔거렸다. 안에 가득 채워진 미끈하고 뜨거운 정액이 틈 하나 없을 만큼 비좁은 내벽을 타고 밖으로 새어 나왔다. 그 끈적거림이 서로 달라붙어 있어서 더 잘 느껴져 또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랐다.

이, 이대로 또 먹히면 오늘 꼼짝없이 침대에서 하루를 보내게 될 거야. 그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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