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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한 번만 해요, 그거-7화 (7/132)

♬  #7

눈앞에 커다란 번개가 내리치는 걸 대체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르겠다. 확실히 혀나 손가락하고는 느낌이 매우 매우 달랐다. 아예 다르다. 꼭 촉감이… 석류처럼 탱탱하고 사과처럼 매끈하면서 부드러운 것 같기도 하고.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흥분감이 치밀어 올라서 손가락과 발가락이 절로 곱아들었다. 곧 그 묵직한 살덩이가 손가락이 드나들었던 좁은 입구를 비집고 서서히 진입했다. 미끈한 액이 그의 삽입을 돕고는 있는데도 턱이 달달 떨릴 만큼 살이 아릿하게 벌어져서 약간 통증이 느껴지기까지.

“아파?”

“아, 아니…요. 아……!”

후우, 후우, 숨을 고르면서 엉덩이에 바짝 가해진 힘을 풀고 긴장을 빼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그가 손바닥으로 골반과 아랫배를 토닥토닥 매만져주면서 깊은 한숨을 푹 내쉰다.

그 한숨에 참 많은 의미가 담긴 것 같다.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미간이 점점 좁아진다. 그게 또 불안해져서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그의 팔뚝을 손으로 꽉 잡았다.

“파이… 그냥 넣어도, 될 것 같…….”

차라리 그냥 확 들어왔으면 좋겠다. 굵은 물건이 입구에만 들어온 채로 멈춰서 진입할 생각을 하지 않아서 안쪽의 속살이 난리도 아니다.

간지러워 죽겠어.

그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을 아래로 뻗어 그의 골반을 손끝으로 톡, 건드렸다. 그러자 그의 몸이 파드득 떨리면서 굵직한 물건이 안으로 쑥 밀려들어 왔다.

“학!”

아파…….

질구를 한껏 벌려오는 커다란 남성을 절반쯤 받아내면서 눈물이 찔끔 맺혔다. 아프기도 하면서 어딘지 시원하기도 하고. 하지만 아픈 게 더 크긴 해. 흑.

얇은 살이 한계치까지 벌어져서 식은땀이 절로 배어 나왔다. 그것도 모자라 무식하게 큰 살덩이가 조금 밀려들었다가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면서 속살이 쓸리니까 죽을 맛이다. 이러다가 진짜 살이 찢겨져 너덜너덜해질 것 같았다.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지. 아니, 아프긴 해도 엄청 막 사랑스럽고 행복한 감정이 그 고통을 뛰어넘을 거라 여겼는데 아니다. 맘 같아선 당장 빼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그럴 수는 없다. 그가 이대로 끝내버릴지도 모를 일이니까.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서 관자놀이를 타고 주륵 흘러내렸다. 순간 그가 내 몸을 와락 껴안는 바람에 엉덩이가 위로 들렸다. 동시에 더 하체를 밀착해와 그의 남근이 조금 더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덕분에 내 목구멍에서 기괴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그 비명이 그가 키스를 해오는 바람에 뚝 끊겼다.

“응, 으응!”

키스는 문제가 되질 않았다. 처음처럼 거칠다 싶은 키스는 견딜 수 있었다. 정신이 섬뜩해질 만큼 당황스럽고도 고통스러운 것은 그의 허리 움직임에 의해서였다.

좁은 내벽을 꾹꾹 눌러 안으로 깊이 파고들어 왔다가 쑥 빠져나가자 하체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 질척하고 거친 키스가 그의 뜨거운 숨에 섞이는 순간에도 미약한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키스를 이어가는 그가 한 손으로 내 엉덩이를 한껏 움켜쥐었다. 그리고 반대쪽 손으로 내 등을 지나 어깨를 잡아채서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을 시켜둔다. 그러더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파! 흑, 파이, 파이!”

전신이 바들바들 떨릴 만큼, 몸이 반으로 쪼개질 정도로 날카로운 통증이 척추에 찌릿찌릿 울려 퍼졌다. 울음 섞인 비명을 지르면서 땀에 젖은 손으로 그의 등을 할퀴고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나보다 두 배는 더 큰 덩치를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짐승처럼 거친 숨을 토해내며 같은 움직임을 반복했다.

그래, 어차피 시작된 거니까 그는 멈추지 못할 것이다. 애초에 그가 멈추지 못한다고 말했었으니까.

턱이 달달 떨릴 정도로 진한 통증에 이를 악물었다. 깊은 곳 안쪽 속살을 할퀴듯 쓸고 지나가는 야릇한 감각을 느끼며 운명에 순응하듯 몸에 힘을 쭉 뺐다. 그러다가 순간 심장을 가격하는 엄청난 전율에 흠칫 놀라 교성을 질렀다.

“아윽! 하악!”

“여기인가 보군.”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면서 온몸이 경련하듯 떨려왔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내장이 불에 달궈진 것처럼 열이 가득 차오른다. 곧 그가 찌릿한 자극이 느껴지는 그곳을 연달아 찔러오자 배가 터질 것 같은 감각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짜릿한 쾌감을. 해일이 밀려오듯 순식간에 나를 덮치는 희열에 몸을 떨었다.

언제 통증을 느꼈었냐는 듯 내 몸은 활짝 열린 채로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감미로운 그의 체향이 느껴지면서 몸이 한층 더 달아올랐다. 질척거리는 야한 소리와 함께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환희의 바다에 풍덩 빠진 느낌이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악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에 젖어 드는 느낌. 그 아찔한 쾌감과 전율에 경련하며 성적 흥분감에 빠져들었다.

점점 좁은 길을 개척해서 들어온 그의 남근이 서로의 하체가 닿을 정도로 깊숙이 진입했다. 그제야 그가 목을 긁는 나직한 신음성을 흘리면서 움직임을 멈춰 세웠다.

“…치즈?”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파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짧은 숨을 헐떡거리던 나는 반쯤 감긴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리고 걱정스럽게 나를 내려다보는 파이의 붉은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처음으로 열린 하체가 팽팽하게 벌어져 아릿했다. 내 아랫배에는 묵직한 이물감이 느껴지는 걸 봐서 정말 그와 내가 하나가 되긴 했나 보다.

나는 어렵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바르르 떨리는 손끝으로 땀에 젖어 있는 그의 뺨을 슬쩍 매만졌다.

“고마, 고마워요. 파이. 부탁… 들어줘서. 나… 크흠, 응, 아마… 잊지 못할 것 같아.”

진짜 아팠거든. 살이 찢어진 게 아닐까, 피가 흐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지금도 조금 욱신거리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아까보단 나으니까 용서해줄 수 있어. 또, 막 기분 좋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내 이 솔직한 속마음을 들키면 곤란하다. 그래서 일부러 작게 웃었다. 그러나 하체에서 진하게 올라오는 전율에 끙,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떨고 다시 물었다.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말해.”

“언제 끝나요, 이거?”

그러자 이번에는 그가 피식 웃으면서 다시 나를 품에 꼬옥 끌어안아 주었다. 그 듬직하고 단단한 몸에 빈틈없이 밀착해서 안기니 그도 땀을 꽤 흘렸는지 축축하다. 끈적한데도 기분이 좋았다.

그 아늑하고 넓은 품에 안기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 될 거겠지만… 상관없다. 지금 좋으니까 됐어. 나 또한 그의 등에 팔을 둘러 꼭 껴안아 주었다.

이런 감정을… 애틋하다고 하는 걸까?

그리고 그가 내 물음에 대답하지도 않고 다시금 허리를 느릿하게 움직였다. 덕분에 나는 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저 그에게 온전히 매달린 채 처음 느껴보는 격렬한 욕망을 한껏 받아내느라 바빴다.

그의 남근에 의해 벌어진 하체가 절정에 다다라 온몸이 뒤틀리고 하체가 한껏 조여질 때. 짐승의 울부짖는 낯선 소리가 귓가에 천둥소리처럼 울려와 흠칫 놀랐다. 곧 거친 숨소리를 터트리는 파이의 움직임이 다급해졌다.

“아! 으아, 하앙!”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그나마 부드럽게 하체를 움직이던 그가 이성을 잃은 것처럼 격렬함을 선보여 순간 폭풍이 몰아치는 줄 알았다.

거대한 육체에 짓눌려 제압당한 채라 피할 수도 없었다. 하체에 불이 붙는 것처럼 빠르게 출납을 해와, 나는 비명 어린 교성을 내지르며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그럴수록 파이는 짐승에 빙의라도 한 것처럼 통제가 되질 않았다. 결국,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는 쾌락에 기어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기억이 뚝 끊겨버린 것이… 아무래도 정신을 잃고 기절했던 것 같다. 처음 겪어보는 전율의 파도가 치밀어 올라 절정 끝에 도달한 게 내 기억의 끝이었다.

* * *

그렇게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깊은 잠에 취해 있을 때, 부드러운 손길이 내 머리카락을 조심조심 쓸어내린다. 사르륵, 사락, 머리카락이 베개 위로 이리저리 흐트러지는 소리와 함께 두피가 간질거렸다.

익숙한 손길이다. 늘 이렇게 아침마다 조용히 나를 깨우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이지.

그런데 평소와 다른 것이 있다면 머리를 쓰다듬던 그의 손이 내 뺨을 매만지고 있다는 거다. 게다가 이마 위에 내려앉는 뜨거운 숨결까지.

이건, 꿈인가?

나는 늘 그렇듯 칭얼거리면서 깨지 않은 척 몸을 뒤척거리기만 했다.

“우웅. 더 잘 거야… 건들지 마…….”

확실히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침대 한쪽이 푹 꺼져있는 것도 그렇고, 따끈따끈한 온기가 바로 코앞에서 느껴지는 것도. 게다가 말랑하고 촉촉한 무언가가 내 뺨과 입술에 가볍게 내려앉는 그 기분 좋은 느낌도.

잠에 취해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손가락만 꼼질거려 한쪽에 세워진 벽 같은 무언가를 더듬더듬 만지다가 정신이 확 깨어버렸다. 어젯밤의 기억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파이?!”

“잘 잤어?”

그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어지럽게 울리면서 두 팔로 나를 품에 꼭 끌어안는다. 그래서 우리가 옷도 입지 않은 알몸으로 한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았다.

맙소사. 이게 다 무슨 일이람?

그리고 내 아랫배에 철썩 들러붙은 뜨겁고 단단한 기둥이 느릿하게 문질러지고 있었다. 마치 금방이라도 내 몸을 파고들 기세로.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는데. 정말 업어 가도 모를 만큼 깊게 잠들어있더라.”

“윽, 잠깐요. 잠깐…….”

그렇지 않아도 어제의 여파에 의해 허리와 다리 사이가 욱신거려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등 근육도 아프고. 아니, 허벅지가 제일 아픈 듯.

꾸역꾸역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지만, 시야는 여전히 흐릿했다. 그냥 까무잡잡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일 뿐. 동시에 파이의 나직한 웃음소리와 함께 내 등과 엉덩이를 조몰락거리는 커다란 손이 느껴졌다.

“왜 그러지?”

“파이야말로 뭐 하는 거예요, 지금?”

“어제 다 못한 거.”

…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멍청하게 그를 쳐다봤다. 그러자 파이가 내 뺨을 잡고 입을 맞춰오면서 다시 내 위에 올라탄다. 한 손으로 젖가슴을 가볍게 쥐어 사정없이 뭉갠다. 다른 손으로는 내 허벅지를 벌려서 이미 한계치로 발기한 살덩이를 문질러왔다.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어 또 당황스러워했다. 곧 질척거리는 소리가 점점 끈적거릴 때, 그가 다급히 내 안에 남근을 밀어 넣어 고개가 뒤로 확 젖혀졌다. 결국, 속수무책으로 그에게 하체를 내어주게 되었다.

“으응, 응, 아파, 윽! 하악, 힘들어…….”

어쩌다가 어제의 연장선으로 돌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제의 여파가 아직 가시질 않아 온몸이 욱신거린다. 물론 기분은 좋았다. 다만 젖은 소리를 내며 내 속살을 누비는 그의 살덩이는 언제 느껴도 버겁기만 하다.

“힘들어?”

“으…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줘서 고맙긴 한데… 정말… 이러다가 죽을 것 같아요.”

“알았어. 조금만 더 하자. 조금만 더 참아봐.”

…사람이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 아니지. 상황 자체가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고 해야 맞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지막에 기절하던 것처럼 몰아세우진 않았다는 거다.

아무튼, 나 죽는다! 이러다가 정말 숨이 끊어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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