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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한 번만 해요, 그거-6화 (6/132)

♬  #6

“흡, 읏! 파, 파이…….”

붉은 혀를 날름거리며 부드럽게 속살을 문질러오는 자극은 지독히 음란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로 듣고 책으로 보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예상치 못한 거대한 불길을 마주한 느낌.

점점 심장이 뛰는 속도가 빨라져서 터질 것만 같다. 헐떡헐떡 가쁜 숨을 고르면서 흐느낄수록, 부드럽고 가볍게 움직이던 그의 두툼한 혀가 더욱 거칠게 휘저어댔다.

기분이… 부끄럽고 이상하고… 꼭, 달디 단 시럽을 입 안 가득 넣은 것처럼 혀끝이 아려오는데도… 좋아. 마치, 달콤한 초콜릿에 중독이 되어버린 것처럼.

“아, 앙… 흐윽!”

“…너무 잘 느껴서 큰일이군. 예민한 줄은 알았지만…….”

그가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말과 함께 뜨거운 입김이 내려앉아 또 허리가 들썩거렸다.

이게 잘 느끼는 건가? 나만 그러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잠시 망설이던 그가 다시 혀를 넓게 펴서 밀부를 길게 핥아 올렸다. 그러자 짜릿한 쾌감이 뒤통수를 세차게 가격해와 등줄기가 저릿했다. 그리고 살짝 파여 쏙 들어간 곳을 혀끝으로 할짝할짝 간질인다. 어쩐지 엉덩이에 절로 힘이 가해지면서 목구멍이 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곧 그 두툼한 혀가 뾰족하게 모아져서 굳게 닫혀있던 입구를 찾아 꾸욱 밀어 넣는다.

“흣!”

자궁과 이어진 질 안으로 진입해온 말캉한 것이 속살을 건드리자 나도 모르게 짧은 교성이 뱉어졌다. 생경한 감각이 파도처럼 밀려와 몸살을 앓는 느낌이었다. 누구의 침입도 허락한 적 없던 곳이고 전해지는 감각조차 낯설었다. 내 육체 역시 불청객을 거부하려는 듯 잔뜩 힘이 들어가 내벽이 절로 조여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질이 오물거릴수록 내 척추와 팔뚝에 소름이 돋아나버렸다.

“으으… 아.”

당황스러운 상황에 어쩔 줄을 몰라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가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럼에도 하체에서 치미는 전율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그의 입술이 예민한 곳을 쪼옥, 가볍게 빨아내는 달큰한 자극에 허리를 파르르 떨었다. 또 두툼한 혀가 깊숙이 파고들어와 쑤셔대는 아찔한 감각을 여지없이 느끼기만도 벅찼다.

달달 떨리는 허벅지를 어루만지는 뜨거운 손길이 또 어찌나 다정한지. 꽉 깨문 입술이 스르르 벌어지고, 거친 숨과 함께 울먹이는 신음성이 흘러나오는 것을 자각하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너무 좋은걸.

어렸을 때 그가 마력으로 나를 공중에 둥둥 띄워주는 짜릿한 놀이와는 또 달랐다. 아, 그래서 이걸 어른들의 놀이라고 하는 걸까? 혀를 이용해 질구를 여기저기 꾹꾹 눌러서 넓히는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리고 연신 쪽쪽 빨아 대서 내 육체가 전부 녹아 없어질 것만 같았다.

“응… 그만, 그만……. 파이… 너무, 너무우… 힘들어… 흑.”

뇌가 흐물흐물 녹아버리는 것 같다. 온 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들바들 떨렸다. 그럼에도 그게 또 너무 좋아서 미칠 것만 같았다.

“조금만 더 참아봐. 아직 멀었어.”

대체 뭐가 멀었다는 걸까? 나는 이미 준비가 다 된 것 같은데.

“아니, 된 것 같, 하윽! 파이, 흐아아…….”

갑자기 단단하고 얇은 무언가가 질구 안으로 쏙 들어온다. 말랑하던 혀의 느낌은 아니다. 가늘긴 해도 질 안에 가득 들어찰 정도로 뻣뻣한 막대기 같은 느낌.

흥분에 취해 잔뜩 풀어진 초점을 억지로 끼워 맞춰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내 아래 집중하는 그의 손목이 내 다리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럼 이건 손가락?

길쭉한 손가락을 이용해 더 깊은 안쪽으로 진입해와 마디 끝까지 담갔다가 미끌거리는 애액과 함께 빠져나간다. 천천히 느릿하게 같은 움직임을 반복할 때마다 허리가 연신 파들파들 떨려왔다.

“흑, 힉! 흐아앙…….”

짧고 가느다란 신음이 울음소리와 뒤섞여 나온다.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던 곳에서 낯선 이물감이 느껴져 두 눈을 꾹 감고 입술을 잘근 씹었다. 다리 사이를 파고 들어온 손가락이 천천히 속도를 내어 내벽을 문지르고 긁어내는 자극에 숨만 할딱거렸다.

너무 이상해. 멈춰주었으면 좋겠는데… 또 멈추면 싫을 것 같고… 아무튼 이건 좀…….

“뜨거워. 네 안. 불구덩이 속이군. 좁기는 또 왜 이렇게 좁은지.”

찌걱, 찌걱, 젖은 소리를 내며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는 파이가 사나운 숨결을 토해내며 중얼거렸다. 그 말의 의미를 깨닫긴 했어도 나는 아무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이대로 입을 열면 끊이지 않는 신음을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열심히 먹고 있어. 내 손가락이 그렇게 맛있나? 귀여워. 아주 잘 먹는군.”

“그, 그만… 아학!”

자꾸 야한 이야기를 하는 파이의 입을 다물게 하고 싶은데. 그의 목소리 때문에 더 흥분이 되어서 내가 더 안달이 나버리니까. 하지만 그저 그가 속살과 함께 내 정신을 헤집어놓을 때마다 허리를 꿈틀거리면서 잘게 경련하는 게 전부였다. 그것도 내 의지 따위 전혀 없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다른 남자랑 자고 오겠다던 말은 진심이었나?”

“아, 아응… 무, 흐, 무슨…….”

웅얼웅얼 대답하는데 그 순간 아래 진입하던 손가락이 하나 더 늘어났다. 그 좁은 곳이 뻐근하게 넓혀져 입술을 꽉 깨물었다.

괜찮아, 괜찮아. 침착하자. 질은 살이 연하고 유연해서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고 했어.

겨우겨우 이성을 다잡아 이론으로 터득한 지식을 되새기며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방금 그가 한 말이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렸다.

“대답은?”

“몰라… 하아, 뭐라는 거… 아!”

“못된 아이는 벌을 받아야지. 응? 이렇게 야한 몸으로 누구에게 가려고 했지? 대답해.”

“아니야! 아니라고! 농담이었… 으응… 흑, 파이…….”

결국 참기 어려운 쾌감에 훌쩍거렸고, 그는 점차 속도를 높이면서 출납을 이어가기만 했다.

“아윽!”

그때 손가락이 하나 더 늘어나서 세 개가 진입해오자 눈앞에 새하얀 번개가 내리쳤다. 지금도 버거워서 몸이 반으로 쪼개질 것 같은데. 자비 없이 내 속살을 억지로 파고드는 그의 손가락이 내 안에 꽉 들어찼다. 덕분에 나는 짧은 숨을 가쁘게 뱉어내며 버텨내려 애를 썼다.

“커, 커요… 파이, 하아… 이상해.”

“곧 네 안에 들어갈 내건 이것보다 더 크다.”

작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그의 말에 아까 보았던 그의 하체를 떠올리며 침음을 삼켰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아무런 준비 없이 덥석 자자고 해버린 것 같아서.

아니지. 그런다고 내가 무슨 준비를 했겠어? 진짜 다른 남자랑 이 짓을 하는 건 더 싫은데.

그래서 나는 고개를 작게 주억거리면서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천천히 감았다.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쾌감이 연속적으로 전해져와 온 몸에 열기가 가득 차오른다. 질척질척 야한 소리가 끊이질 않아서 귀가 간질거렸다.

그의 손은 나만큼이나 매끈하고 고왔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손 크기지. 내 손이 워낙 작은 편이기도 하지만 나보다 세배는 더 컸으니까.

손가락도 나랑 비교해서 제법 굵은 편이긴 했다. 솔직히 방금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질이 기분 좋게 벌어지는 느낌이었다. 딱 그게 적당하다고 느꼈는데 두 개로 늘어났을 때부터는 아릿한 통각이 느껴져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런데다가 하나 더 늘어나 세 개가 진입할 때는 이대로 내 몸이 찢어지겠구나 싶었지.

게다가 질척이는 젖은 소리가 더 요란하게 들려와서 머리가 이상해지는 기분이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느낌.

“으흑! 학! 아아… 힘들… 아으응…….”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려서 여기저기 들쑤시는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내 울부짖음이 더 커졌다. 좁은 안쪽은 그의 손가락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 사이로 끈적하고 뜨거운 애액이 하체를 적실만큼 흥건하게 흘러나와 엉덩이가 다 축축하다.

흐릿하게 번진 시야 너머로 겨우 엿보이는 파이의 얼굴은 제법 진지했다. 아주 뜨거운 눈빛으로 제 손가락이 들락날락거리는 내 하체를 뚫어져라 유심히 살펴봐서 심히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바르르 떨리는 허벅지를 살짝 모았다. 그러자 그가 눈동자를 굴려 나와 시선을 맞추더니 한쪽 입꼬리를 비스듬하게 올렸다.

“왜? 부끄러워? 이제와?”

“윽, 너… 너무해.”

나와는 너무 다르게, 그러나 굉장히 흥분한 그가 감미로운 웃음소리를 흘린다. 곧 기운이 쭉 빠져 눈꺼풀을 움직이기도 힘들 만큼 손가락으로 괴롭히던 그가 떨어져나갔다. 꾸준히 자극을 주던 물체가 사라지고 나니 그나마 좀 살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 여운이 남아서 엉덩이 근육이 움찔움찔 제멋대로 꿈틀거렸다.

달달 떨리는 허벅지를 모으려고 해도 그 사이에 파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가 손으로 내 허벅지를 잡아 고정한 채라 어쩔 수 없이 축 늘어지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몸에 힘을 빼야 다치지 않을 거야. 이게… 옳은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오늘따라 파이가 말을 많이 한다. 워낙 과묵하고 표현을 잘 안하는 남자라 늘 내가 조잘조잘 떠들면 그가 들어주기만 하던 쪽이었는데. 어딘지 조금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해는 해. 나야 이미 이렇게 하기로 마음을 먹은 쪽이지만 그는 내게 폭탄을 맞은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힘이, 이미 다 빠져버려서… 들어가지도 않아요.”

“…생각해봤는데.”

내 허리에 넣어놓은 베개를 옆으로 빼내서 똑바로 눕혀놓는 그가 꽤나 무례해보일 정도로 삐딱하게 웃는다. 어딘지 난잡하게 느껴지는 관능적인 표정이라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어리둥절하여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저런 표정을 지어보일 줄 아는 사람이었다니. 너무 섹시하잖아? 세상 오래살고 봐야 한다던 말, 진짜다. 웬일이야. 세상에.

그가 내 벌어진 다리를 옆으로 더 벌려놓고 무릎걸음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전신을 바짝 긴장시키면서 마른 침을 삼켰다. 그가 내리깐 눈을 들어 올려서 나를 쳐다보며 파르르 떨리는 입꼬리를 꿈틀거렸다.

“천천히 할 자신은 없어. 아플지도 모르겠다. 최대한… 노력은 해보지.”

혼자 작게 웃는 그의 말을 하나 이해한 게 있다면, 내가 오늘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거다. 정사를 치르다가 죽는 것도 나름 영광이려나? 그렇지 않아도 날뛰는 심장이 더 이리저리 팡팡 튀어 대서 붉어진 얼굴에 더 피가 몰리는 느낌이었다.

저 거대한 육체의 근사한 근육들이 본능에 충실할거라 믿으며 나는 하체에 힘을 쭉 빼고 호흡을 골랐다. 그리고 차마 아래쪽을 쳐다볼 수 없어서 그의 눈동자에 집중했다. 시야 끄트머리에 거대한 몽둥이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하아… 그럼 할게.”

내일 살아남게 되면 아침 메뉴는 치즈파이로 달라고 해야겠다. 그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을 기념해서 먹고 토껴도 늦지 않아. 사실 호두파이가 가장 맛있긴 하지만. 이제 여기서 먹는 간식들을 앞으로 먹지 못하겠구나. 그건 조금 섭섭하기도 하네.

“으흡.”

막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바빴다. 그러던 사이 그의 혀와 손가락이 닿았던 미끈한 하체에 둥근 끝이 닿아 위아래로 느릿하게 문질러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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