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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태창이 달라졌다-188화 (188/277)

188화

[이름: 한강민]

>레벨 : 135

>스탯

-육체

힘 : 4014.976

[초월 - 방어 무시 50%]

민첩성 : 3518.234

[초월 – 치명타 확률 70%]

체력 : 3581.342

[초월 – 피해 반사 50%]

-정신

마력 : 3501.644

[초월 – 마법 보호막 물리/마법 피해 50% 흡수]

>마력 저항력

+ 50%

>능력

1. 포식자 (S)

2. 뇌전검 (S)

3. 충격파 (AA)

4. 오우거의 신체 (AAA)

5. 오러 블레이드 (R)

6. 아이언 바디 (S)

7. 지휘관의 외침 (S)

8. 초감각 (S)

9. 은신

10. 궁신탄영 (혈계 파생)

11. 육체 개조 (???)

12. 툰테른의 가호 (S)

13. 저주 받은 홉 고블린의 외침 (AAA)

14. 오크 좀비의 재생력 (S)

15. 지배자의 권능 (S)

16. 천골지체 (혈계)

17. 텔레포트 (R)

18. 만리경 (AA)

19. 사념 흡수 (???)

[사념 흡수]

>등급 : ???

>효과 : 탑의 사념을 흡수할 수 있다. 흡수한 사념이 일정 수치에 이르면 사념의 파편으로 변화한다.

변화한 나의 상태창과 사념 흡수에 대한 정보였다.

"놀랄 것 없다. 네 능력은 내 능력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대, 대체 그게 무슨 말…."

"자. 하나만 더 묻지."

나는 대답해 줄 생각 따위가 없었으니, 곧바로 다시 질문을 던졌다.

"대답의 여하에 따라 네가 느낄 고통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다."

"뭐, 뭐?"

그 순간.

"흐어어억!"

플레이어가 몸을 격렬하게 떨었다.

"끄아아아아악!"

이내 플레이어가 몸을 뒤틀며 괴성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플레이어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초감각을 통해 놈의 신경을 파악하고, 신경을 따라 마력을 주입한 결과다.

그리고 마력의 주입을 멈춘 순간.

"흐아아악! 흐억! 흐어어억!"

몸서리치며 전신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이 능력을 사용하면 가슴팍에 사념이라는 것이 자동으로 모이는 것인가?"

"그, 그…."

하지만 플레이어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다.

다시 한번 놈의 신경을 마력으로 건드린 순간.

"끄아아아악! 아, 아니다! 아니야! 그, 그게 아니야! 제발! 제바아아알!"

다시 마력의 주입을 멈췄고.

안색이 파리해진 플레이어가 식은땀을 흘리며 나를 바라봤다.

"가, 가슴에… 가슴에 사념을 모으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다. 사, 사념의 파편을 가지고 있으면… 파편을 통해 사념을 흡수할… 수… 있다…. 그렇게 원하는 만큼… 사념을 모은 뒤에… 가슴에 박아 넣으면…."

거칠게 숨을 내쉬며 사념 흡수에 대한 정보를 토해낸 플레이어.

"그렇군."

그렇다면 이 능력을 포식하기로 한 게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는 결론이다.

이미 나는 파편을 두 개나 가지고 있었으니.

그 파편에 사념을 모으면, 굳이 내 신체에 사념을 담지 않은 채로도 사념을 꾸준히 흡수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럼 이제 가라. 고통은 없이 보내주마."

나는 플레이어들을 바라보며 검을 움직였다.

서걱!

"……?!"

"어, 어…?"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지도 모른 채 눈알을 굴리는 플레이어들.

잘려나간 그들의 몸뚱이 한가운데에서부터.

푸학!

피가 터져 나왔다.

[민첩성 35를 포식했습니다.]

[힘 41을 포식했습니다.]

[체력 31을 포식했습니다.]

.

.

.

어쨌든 내게 정보들을 건네준 만큼, 고통 없이 보내준 것이다.

순식간에 여덟 플레이어의 몸이 잘린 채 바닥을 나뒹굴었고.

내 검이 다시 한번 놈들의 사념을 마주한 채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인벤토리에서 파편 하나를 꺼내 듦과 동시에 능력 사념 흡수를 사용했다.

[사념을 흡수합니다.]

파편을 중심으로 저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사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우우우웅!

붉은색 사념의 파편이 더 많은 사념을 응축함과 동시에 그 크기가 미세하게 커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흐음….'

그렇다고 모든 의문이 풀린 건 아니다.

사념을 흡수하긴 했지만, 아직 이 파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으니까.

저들과 마찬가지로 사념의 파편을 이용해서 내 힘을 증폭시키는 미친 짓 따위를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분명 어딘가에 쓸모가 있을 거다.'

내 촉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서 돌아가야겠군.'

이제는 다시 왕궁으로 돌아갈 때다.

그렇지 않아도 근방의 몬스터를 다 정리한 이상, 빨리 협곡 너머의 왕국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쪽에서 또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테고, 무엇보다 개척률을 증가시킬 수도 있겠지.'

이제 막 어비스에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건만.

내 생각 이상으로 일이 잘 풀리고 있다.

***

"모험가여어어!"

내가 왕궁에 진입한 순간, 국왕은 진심을 다해 나를 맞아줬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들을 가로막고 있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협곡과 근방의 몬스터들이었고.

오랜 시간 동안의 숙원을 내가 등장한 지 3일 만에 풀어냈으니까.

"덕분이었습니다."

나는 나와 함께 며칠 고생해온 기사와 병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 역시 뿌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물론 저들도 내가 자신들을 치켜세워준다는 건 알고 있을 테지만.

어쨌든 저들 역시 그동안 목숨을 걸고 몬스터와 사투를 벌여온 장본인들.

자신들의 활로를 뚫어냈다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오늘도 그대를 위해 만찬을 준비했다네! 부디 거절하지 않아 줬으면 좋겠네마는!"

국왕이 나를 바라봤다.

그동안 모든 만찬 제의를 거절해 왔던 나였다.

그런 만큼 이 순간 국왕의 간절함은 내 마음을 계속해서 두드렸다.

"…잠시만…. 아주 잠시만… 참여하겠습니다."

"으하하하! 좋아! 좋아! 풍악을 울려라! 음식을 대령하라!"

국왕이 외쳤다.

그와 함께 궁중의 악사들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시녀와 시종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술과 음식을 날랐다.

만찬의 퀄리티는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

내가 근방에 대한 정보를 엄청난 속도로 습득하며 이들에게 먹을 수 있는 동식물들에 대해서 알려줬기 때문이다.

각종 향신료와 허브들이 추가된 음식들은 이제 꽤 그럴싸한 모습이었다.

그 외에도 각종 약재를 분류하고 그것을 이용해 약품을 만들기도 했으니.

발레하드 왕국은 어비스에 빠르게 적응하며 발전하고 있었다.

그동안 열심히 해줬던 기사와 병사들은 마음껏 만찬을 즐겼다.

국왕 역시도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발레하드의 부흥을 다시 재현하려던 왕이었던 만큼, 국왕은 지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기사, 병사들과 스스럼없이 술잔을 나누며 자신을 낮추고 기사와 병사들을 넉넉히 치하하고 있었다.

'시간만 지나면… 꽤 괜찮은 국가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겠어.'

국왕을 바라보던 중,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내 앞에 놓인 음식을 바라봤다.

재료도 부족하고 일손도 부족한 만큼 투박했지만.

정성이 다분히 느껴지는 음식이었다.

***

"정말 정신없군."

적당히 만찬을 즐기고 나는 내게 배정된 방으로 돌아왔다.

역시 많은 사람 가운데에 있는 건, 내 직성에 맞지 않다.

다들 흥청망청 취해 있는지라 다행히 빠져나오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대사를 이뤄낸 만큼, 오늘만큼은 다들 마시고 죽자는 마음으로 술을 들이부었다.

결국에는 주방장과 시녀, 시종들까지 한데 모여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으니.

지금 저들이 느끼는 기쁨이 어느 정도일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충분하리라.

풀썩

나는 침대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 다시 인벤토리에서 사념의 파편 조각을 꺼내들었다.

'확실히 커졌어. 그리고 이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도 눈에 띄게 강해졌고.'

내가 흡수한 사념이 더해진 파편의 에너지는 방대했다.

고작 말단의.

아직 파편으로 형성하지 못한 수준의 사념을 흡수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약 나도 이 사념의 정체에 대해서 몰랐다면 가슴에 박아 넣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이 사념이 가진 힘이 거대하다는 건,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이 힘을 제대로 이용할 수만 있으면 나는 훨씬 더 강해질 수 있을 거다.'

탑의 사념을 제거해내고, 이 에너지를 활용할 수만 있다면.

물론 사념을 제거하는 게 가능할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고.

만약 제거에 성공한다고 해서 이 에너지가 그대로 남아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테지만.

'혹시 템플이란 녀석들은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블러드에 저항하는 그 집단이라면….

어쩌면 그들은 이 사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이 나를 찾아오고 있을지도 모르지.'

이미 블러드가 나를 찾아왔다는 것을 본다면, 템플이란 녀석들도 분명 움직이고 있을 확률이 크다.

'곧 만나게 되겠지.'

그렇다고 내가 템플이라는 녀석들과 협조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내 목적은 어디까지나 탑을 등반하는 것.

다만 그들에 내게 도움이 된다면 도움을 받는 정도로만 협조할 생각이다.

'내일부터는 다시 바빠지겠군.'

협곡 너머에 어떤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이 나와 발레하드에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보장도 없을 테다.

여차하면 다시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을 테고.

그렇게 내가 잠시 눈을 감으려던 순간.

벌컥!

문이 열렸다.

"으에에헤헤. 주인니이이임~"

잔뜩 혀가 꼬인 몰른이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꾸웅! 꾸우우웅!"

해츨링이 콧김을 내뿜으며 몰른을 타박하고 있었다.

"후."

몰른.

아무래도 너무 고삐가 풀린 것 같다.

"이리 와라, 몰른."

나는 몰른을 불렀고.

몰른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비틀대는 몰른을 옆에서 해츨링이 부축하고 있는 그림이 꽤… 묘하다.

어쨌든 지금은 몰른에게 단단히 한 마디를 해 줄 생각이다.

"몰른. 앞으로 한 달간 금주다."

"예, 예에에에~?!"

몰른이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진심이다.

이대로 가다간 몰른이 정말 술독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

"그게 싫으면 영원히 발레하드에 남아 있어라. 나는 너를 두고 내 갈 길을 갈 테니까."

"아, 아니, 아니에요오오오! 죄, 죄송해요! 주인니이이임!"

내 한마디에 정신이 바짝 든 모양인지, 한 단어, 한 단어 또박또박 발음하며 다급히 외치는 몰른.

"앞으로 조심해라. 더 이상 취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죄송해요오오… 우으으으…."

의기소침해진 몰른의 등을 해츨링이 두드려줬다.

술을 마시는 건 좋지만, 여기는 어비스다.

심지어 낮에 블러드라는 녀석들이 찾아온 이상,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마당에.

저렇게 흐트러져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까.

"쉬어라."

내가 몰른에게 말했고.

몰른이 자신의 침대로 걸어가려던 그때.

"꾸웅…!"

해츨링이 내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아니, 정확히는 내 손에 들린 사념의 파편.

그리고 해츨링이 천천히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

해츨링이 사념의 파편에 반응하는 건 처음이다.

혹시 사념의 기운이 더 강해져서 해츨링이 반응하고 있는 것인가?

"뭔가 알 것 같나?"

내가 해츨링에게 물었다.

해츨링이 대답은 하지 못했지만, 녀석의 시선은 파편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나는 조심스레 파편을 해츨링에게 건넸다.

"꾸우웅…."

해츨링은 내가 건네는 파편을 받아 들었고.

한동안 그 파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 역시 숨을 죽이고 해츨링과 사념의 파편을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그 순간.

덥썩!

"……?!"

해츨링은 다짜고짜 사념의 파편을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뭐, 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나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배, 뱉어라. 뱉어!"

해츨링의 입을 벌리기 위해 다가갔다.

"꾸움… 꾸우우움!"

하지만 해츨링은 입을 다물 생각 따위는 없어 보였다.

"이, 이 자식이…."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사념을 없애리라고 생각했건만.

사념을 없애기는커녕 파편을 집어삼키다니?

그런데 그때였다.

우우웅!

해츨링의 몸에서 마력의 유동이 느껴졌고.

동시에 해츨링의 몸이 빛무리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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