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올 마스터-173화 (174/178)

나 혼자 올 마스터#173

크로노스와 라플라스를 굴복시키고, 다른 중급 신과 악마들을 갈아 현자의 돌을 만든 뒤-

강혁과 그의 일행들은 그것들을 공정하고 깔끔하게 배분했다.

“자, 먹자.”

이제는 익숙해진 현자의 돌의 흡수.

모두가 새롭게 강해지는 힘을 느끼며 즐거운 미소를 띄울 때, 강혁은 저멀리서 투덜대는 크로노스와 라플라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훈계하는 하데스를 볼 수 있었다.

진짜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선 그들을 교육시킬 필요가 있었고, 먼저 언데드가 된 하데스가 그 교육의 적임자였다.

아무리 약해졌다지만 어지간한 중급 신과 악마는 쌈싸 먹을 능력을 지닌 라플라스와 크로노스의 관리를 동료들에게 맡길 순 없는 노릇이었다.

파아아앗-

찬란한 빛기둥이 터져나오고 사람들의 시선을 감싸는 빛들로 인해서 한치 앞도 보기가 힘들어졌을 때.

강혁과 그의 동료들은 한 단계 더 높은 곳에 도달했다.

더 강해졌다는 얘기였다.

신체 능력은 물론이고 신과 악마의 격마저 흡수해낸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중급 신과 악마도 두렵지 않았다.

뭉쳐서 상대한다면 라플라스나 크로노스 같은 악마나 신도 위험하지만 해볼만한 승부를 펼칠 수 있을 터.

그걸 깨달은 동료들은 다시금 강혁의 대단함을 느꼈다.

‘우린 이제야 상급신과 악마를 단체로 대적해서 승산을 점칠 수 있게 되었는데 강혁이 저 녀석은 혼자서....’

‘그래도 용용이가 없었다면 강혁이도 힘들게 이겼겠지. 하지만....지진 않았을 거야.’

‘괴물 같은 놈.’

자신들은 이번 전투의 보상으로 얻은 시체들을 갈아 만든 현자의 돌을 통해서 겨우 지금 수준에 도달했다.

그런데 강혁은 이번 전투 이전부터 자신들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있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으니 놀람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들은 기죽지 않았다.

‘어차피 강혁이 우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를 믿고 더 강해지면 돼.’

‘성장에 정체는 오겠지. 그때가 되어 힘이 부치는 강혁을 도와주면 된다.’

강혁은 자신들이 있기에 전쟁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거짓을 말할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았고, 그렇기에 그들은 기죽지 않을 수 있었다.

언젠가.

자신들이 이렇게 전쟁을 해나가다보면 언젠가는 강혁의 곁에 나란히 서서 그에게 힘을 보탤 수 있는 순간이 오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쉬자, 내일부턴 다시 전진이니까.”

현자의 돌의 흡수를 마친 강혁의 말을 끝으로 야영지에는 불이 꺼졌다.

*

라플라스와 크로노스.

두 명의 존재가 새롭게 파티에 합류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전진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되었다.

“신을 위하여!”

“악마를 위하여!”

천족과 마족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해서 길을 막아섰고-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중급신과 악마들은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점점 수준은 높아지고, 위험 수준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그런 위험조차도 강혁과 그의 동료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절대 밀리지 마라!”

“고작 중급 악마와 신들이야, 놈들에게 밀려서는 결코 최상급 신과 악마들을 이길 수는 없다!”

이미 한 번 겪은 고통이기에 더더욱 익숙한 고통들.

세상이 신과 악마에게 지배 당하는 고통을 알기에 자신의 후손들에게만큼은 그런 고통을 주기 싫은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베고 또 베고 또 벤다.

그렇게 이어진 공격 속에서 그들은 한 발자국, 한 발자국씩 나아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분명 존재했다.

“상급 악마다!”

“상근 신이다!”

상급 신과 악마.

최상급에 근접한 라플라스와 크로노스와는 달리 평범한(?) 상급 신과 악마였지만 그런 이들로도 강혁의 일행에겐 재앙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런 괴물들 위에 괴물이 있는 법.

“하데스, 라플라스, 크로노스. 상급은 너희들이 막아라.”

“알았다.”

“젠장~ 맨날 놀기만 하고, 일은 다 우리지~”

“....라플라스, 그런 말 하는 네가 제일 놀고 있다는 자각은 있는 거냐.”

며칠이 넘는 시간 동안 동고동락한 세 명의 신들.

한 명은 최상급 중에서도 넘사벽인 존재였고, 나머지 둘은 최상급에 거의 다다랐던 존재들.

그런 그들이기에 언데드가 되어서도 상급의 신과 악마들을 두들겨 패기에 모자람이란 없었다.

그들 덕분에 강혁은 동료들의 곁에 남아서 위험은 원천 차단할 수 있었다.

‘저 녀석들은 다 좋은데 동료들의 위험에 무감각하단 말이지. 하긴 신과 악마이니 어쩔 수 있나.’

하데스와 크로노스 그리고 라플라스.

그들은 분명 큰 전력이 되어주고 있으나 그들의 태생은 신과 악마.

강혁을 제외하면 다른 동료들은 동료로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고룡을 넘어선 힘을 지닌 용용이 정도만을 자신들과 비슷한 기준으로 잡고 있었으나 내 펫이기에 그들은 조금 용용이를 낮춰보고 있었다.

결국 그들이 대등하게 여기는 건 강혁을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도 됐나. 슬슬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으니까.”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강혁과 그의 일행들은 최상급 신들과 악마들이 자리한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도착했다.

“거기에 이번 전투에서 얻은 놈들까지 모조리 갈아버리면....다른 애들도 상급신까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겠지.”

신계 중에 신계라고 불리는 중심지역.

그곳까지 가는 동안 강혁과 그의 동료들이 만난 신과 악마들의 숫자만 해도 수십을 아득하게 넘어선다.

최하급, 하급, 중급 등.

상급을 제외하고도 꽤 많은 신과 악마들이 길을 막아섰고, 현자의 돌이 되었다.

이번 전투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들을 현자의 돌로 만들어 먹인다면-

강혁의 동료들은 더 이상 상급 신과 악마들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리라.

그런 생각을 마친 강혁은 이윽고 몰려드는 마족과 천족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

“....이제 드디어 우리도 상급 놈들을 족칠 수 있게 된 거네?”

니아 아리엘은 자신의 전신에서 느껴지는 파괴력 짙은 힘과 격을 느끼며 미소를 머금었다.

여태까지 강혁과 함께 움직이며 보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도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은 여태까지와의 자신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

그에 다른 이들 설레설레 고개를 내저으며 답했다.

“고작 그걸로 그러면 안 되지. 우리가 잡아야 할 놈들은 상급 신과 악마로 수두룩한 신계 깊숙한 곳에 있는데.”

“그건 그렇네.”

최상급 신과 악마들.

지금 이 상황을 만들었을 존재들이 가득한 신계 중에 신계에서 자신들을 기리다고 있을 존재들.

그들을 죽이기 위해서는 지금 힘으로도 부족했다.

전원 상급 수준의 힘을 지녔지만 그들의 적은 최소가 상급이었으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들이 어지간한 상급보다는 쎄다는 거네.”

“휴우, 인간 시절의 경험이 이때 도움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

더불어 그들의 인간 시절 경험.

즉, 헌터로서의 경험은 그들을 한 단계 더 위로 끌어올려주었다.

일반적인 신과 악마들은 자신의 ‘권능’을 바탕으로한 싸움을 선호한다.

기술을 갈고 닦거나 노력하는 법이 없는 셈.

그들의 강함이 동족포식 혹은 이종포식으로 쌓은 강함이 당연한 일.

그렇지만 강혁과 그의 동료들은 다르다.

‘우린 약해, 약하니까 더 기술을 갈고 닦아야만 해.’

약하다.

너무나도 약하다.

신계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는 최하급 신도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약했다.

그렇기에 과거 선조들이 동물을 잡기 위해 도구를 만들고, 검술을 연마했듯이 그들도 헌터로서의 경험을 자신의 신격과 강함에 녹여냈다.

신과 악마들의 기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인간이었기에 신과 악마의 목덜미에 비수를 들이밀 수 있게 된 이상야릇한 상황.

그에 동료들은 쓴웃음을 머금었고, 그런 동료들의 마음을 깨달은 강혁은 피식 웃으며 그들을 위로했다.

“이제 우리는 놈들을 처리하고, 지구로 돌아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거다. 다들 준비는 됐지?”

“....물론이지!”

“우릴 뭘로 보는 거야? 당연히 준비가 된 거 아니겠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전장으로 향하기 직전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자신들의 희생으로 인해서 지구가, 전 차원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에 그들은 만족했다.

그런 그들의 대답을 들은 강혁은 휴식을 명령했다.

“내일 놈들과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한다. 그러니 모두 쉬도록 해.”

“누구 말씀인데 거부하겠어. 당연히 가야지.”

즐거움이 담긴 목소리.

끄덕이는 그들의 목소리에 강혁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텐트로 향했다.

그리고 강혁이 텐트로 들어간 사이.

“....기회는 오늘 뿐이야.”

“....오빠를 공유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나....나도 강혁이 좋아....”

“저도 아저씨가 좋아요. 하지만 이렇게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 명이 독차지하게 둘 수는 없죠.”

“그건 맞지.”

여성진들에서는 텐트로 향한 강혁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고, 그 결과는 하나였다.

“....영웅은 일처사첩을 거느린다는 말이 있죠. 오라버니라고 해서 다를 건 없잖아요? 오히려 전 차원을 구할 영웅이니 그런 오라버니의 곁에 설 여자가 한 명이라는 법도 없죠.”

“....다 같이 덮치자?”

“....덮치자는 말은 좀 그렇네요.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해두죠.”

“결국 그게 그거 아닐까?”

“그래서 싫어요?”

핀잔을 던지는 니아 아리엘의 말에 엘리자베스 할론이 그녀를 째려보았다.

“....아니, 싫은 건 아니지만 그냥 물어본 거야.”

“....그럼 가죠.”

핀잔을 던지던 니아 아리엘이 격침 당하고 엘리자베스 할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엘리자베스 할론을 따라 한수연과 미즈키 페이가 그녀의 뒤를 따라 강혁의 텐트로 향했고.

“같이 가 이 배신자들아!”

그녀들의 뒤를 쫓아 니아 아리엘이 허겁지겁 달려갔다.

*

“....그래서 너희들 모두 나를 좋아한다고?”

“네.”

“....그래서 나와 그....관계를....맺고 싶다는 거지?”

휴식을 위해서 찾은 개인적인 공간인 텐트가 북적해진 것에 놀란 것도 잠시 붉어진 얼굴로 부끄러운 말을 하는 그녀들의 말에 강혁은 얼굴을 붉혔다.

나이는 많이 먹었지만 정작 여성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쑥맥인 강혁이기에 당연한 일.

그런 강혁의 부끄럼 가득한 모습에 여성들은 오히려 더 강혁은 원하게 되었고, 자신을 두고 싸울 기색이 그녀들의 모습에 결국 강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나도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고, 무엇보다 너희들은 내 말만 믿고 사지로 따라온 이들이니까. 혹시 내일부터 있을 전쟁에서 잘못될 수도 있으니....너희들이 말이 맞는 것 같아.”

“그럼?”

“....부끄러우니까 한 명씩 하면 안 될까?”

불끈-

승낙.

그에 텐트를 찾은 여성 모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언제나 철벽을 치기 바빴던 강혁의 적극적이라고 봐도 무방한 태도.

하지만 그에 즐거웠던 것도 잠시-

“제가 첫 번째로 할게요.”

“아니, 난데? 강혁의 동정은 내가 먹기로 정해져 있었다고!”

“....나도 첫 번째가 좋아.”

“다들 그렇게 나오시겠다 이거죠? 저도 가만히 안 있어요!”

순번을 놓고 살벌한 기세를 풀풀 풍기는 그들의 모습에 강혁은 쭈그러든 얼굴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하아, 이게 뭔일이다냐....”

-복에 겨운 놈 같으니. 나 같으면 땅에 머릴 박고 절을 했을 거다.

그런 강혁에겐 분노의 날카로운 핀잔이 작렬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렇게 모든 것을 건 마지막 날 밤이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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