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올 마스터-159화 (160/178)

나 혼자 올 마스터#159

-키에에엑!

“코볼트인가. 어처구니가 없네.”

공동을 가득 채우는 몬스터의 울음 소리.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니라 코볼트였다.

코볼트.

가장 기초적인 몬스터라고 불리며 지구의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몬스터.

물론, 그 흉포성과 살기 때문에 어린 아이나 여성 등에게는 위험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고작 그뿐이었다.

각성을 한 헌터라면 누구나 손쉽게 여럿 정도는 홀로 잡을 수 있는 몬스터란 말.

‘나를 놀리는 건가? 도발?’

강혁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코볼트란 존재는 너무나도 나약했다.

신격을 쟁취해낸 강혁이 상대하기엔 손가락 하나조차 아까울 정도.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지. 이곳은 평범한 곳이 아니니까. 아니, 애초에 지구조차 아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혁은 방심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발을 들인 오만의 탑이라는 곳이 얼마나 미쳐돌아가는 곳인지 대충이나마 짐작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강혁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다가오는 코볼트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결코 일반적인 코볼트가 보유할만한 기운은 아니었다.

“....오히려 강한 편에 속하는데? 한....A급 정도인가?”

일개 코볼트 따위가 보유한 기운이 A급 헌터에 육박하는 기이한 상황.

그리고 그제야 강혁은 눈치챌 수 있었다.

“몬스터로 나를 짓눌러 보시겠다?”

몬스터.

헌터들의 주적이자 강혁이 오랫동안 싸워왔던 몬스터들을 강화시켜 자신을 잡게 하려는 오만의 계획을 말이다.

물론 강력해진 몬스터들과 탑을 오를 때마다 점점 더 많아지고 강해질 몬스터들이 앞을 가로 막을 게 분명했음에도 강혁은 자신이 있었다.

“몬스터 잡는 거 하면 내가 최고지.”

사람들에겐 두려움의 상징이었을 몬스터이지만 강혁에겐 그저 처리해야 할 몬스터에 불과했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그리 보내왔고, 앞으로도 그건 계속될 터.

그런 그에게 있어서 강력한 몬스터는 강한 힘을 사냥할 뿐인 사냥감에 불과했다.

“헌터란 그런거지.”

강혁 그는 헌터였으니까.

그리고 헌터는 몬스터를 잡을 때에 비로소 완전해지는 법.

-캬아아악!

밀려드는 코볼트들의 파도 속으로 강혁이 달려나갔다.

잠시 신과 악마 등과 싸우며 뒷전으로 미뤘던 본업으로 잠시 돌아갈 시간이었다.

*

1층.

-캬아악!

그곳은 코볼트들의 둥지.

아니면 코볼트들의 생산 기지라고 봐도 무방했다.

사방에서 밀려드는 코볼트들은 보기만 해도 지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기세를 보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와 별개로 강혁은 무난하게 그들을 막아냈다.

턱- 파바박!

달려드는 코볼트의 다리를 걸고, 날아드는 썩은 단검을 부드럽게 맞받아친다.

-....켁!

-....크어엑!

달려들던 코볼트의 발이 꼬이며 바닥을 나뒹군다.

강혁에게로 날아들던 썩은 단검은 그대로 옆에 있던 코볼트의 목덜미를 꿰뚫었다.

순식간에 두 마리의 코볼트를 쓰러뜨린 강혁은 그대로 전방을 향해 발차기를 흩뿌렸다.

파앙!

공기막을 터뜨리며 날아가는 무형의 기파가 코볼트들을 휩쓴다.

마나도 뭣도 없는 순전한 육체 능력을 이용한 공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강혁의 공격은 코볼트들을 휩쓸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카가가각-

무형의 기파가 코볼트들을 휩쓸고, 순식간에 주변을 정리한 강혁이 옷깃을 만지작거렸다.

“다음 층 입구는 어디야?”

-킥....키에...

-케에엑....

당연하게도 그런 강혁의 주변에는 엉망진창이 된 코볼트들의 시체가 널려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르릉-

그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다음 층으로 향하는 계단.

그걸 바라보며 강혁은 옷을 탁탁 털어내는 것으로 준비를 마치곤 다음 층으로 올랐다.

“다음 번에는 뭐가 나올 지 기대 되네.”

오랜만에 헌터로서 활약하게 된 지금.

강혁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렇기에 강혁은 지체없이 다음 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련한 놈.

물론 분노가 그런 강혁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지만 강혁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저벅저벅-

그의 말에 일일이 반응하기엔 현재의 강혁은 깊은 흥분에 빠져 있었으니까.

*

5층.

고블린이 나왔다.

퓻!

대롱을 타고 날아든 독침에는 코끼리 수십 마리는 1초만에 죽일 맹독 발라져 있었다.

파바박-

물론 강혁은 그런 독침을 모조리 허공에서 붙잡아 다시 원주인에게 되돌려주었다.

퍼버버벅!

-캬아악!

-키에엑!

뭐, 그냥 공손히 가져다 준 건 아니었다.

그저 있는 힘을 다해서 던져서 돌려줬을 뿐.

덕분일까?

고블린들은 독침에 담긴 독에 중독되어 죽기도 전에 상체나 하체가 사라져서 절명했다.

그들로서는 꽤 다행인 일일 터였다.

독에 중독되어 고통스럽게 죽느니 일격에 즉사하는 게 그들로서는 괜찮은 최후일 테니.

“돌려줘도 지랄이네.”

물론 당사자인 강혁은 억울했다(?).

그로서는 자신이 받은 선물을 되돌려줬을 뿐인데 고블린들이 자신에게 무척이나 심한 욕을 했기 때문이다.

그의 언어학 재능이 이럴 때는 독이 된 셈.

하지만 욕 좀 먹었다고 움찔할 강혁이 아니었다.

퍼버버벅-

가죽백 터지는 소리와 함께 수십 마리의 고블린들의 신형이 하늘 위로 떠올랐다.

이윽고 작살이 난 고블린의 뼈 부숴지는 소리가 공동을 가득 채우는 순간.

강혁은 지체 없이 다음 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흥~ 흐흥~ 흥~ 다음 층에는 뭐가 있으려나~”

-미친놈.

콧노래마저 흥얼거리면서 말이다.

*

10층.

그곳에는 강혁에게 꽤 익숙한 몬스터가 있었다.

-취이익!

“오크네?”

오크였다.

콧소리가 징그러운 오크들이 거대한 고간을 흔들면서 몽둥이도 함께 흔드는 모습은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혁은 그들이 반가웠다.

“이게 얼마만에 보는 오크들이야.”

최근 들어 매일 같이 같은 인간들이나 신 혹은 악마만 상대하던 강혁에게 오크란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오크와 고향 친구 사이에는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퍼석!

“일단 한 놈.”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를 만나자마자 목을 따버리진 않는다는 다른 점 말이다.

순식간에 달려들어 오크의 목 뼈를 박살내버린 강혁의 주먹이 다른 오크의 안면에 작렬했다.

뻐어어억!

두개골이 박살나고, 뒷머리가 터져나가며 뇌수가 바닥을 흥건하게 적신다.

분명 두려울 법도 한데도 오크들은 겁도 없이 전진만을 감행했다.

“전진? 나야 좋지.”

당연하지만 그걸 피할 강혁이 아니었기에 강혁은 그대로 주먹을 말아쥐고 스텝을 밟았다.

탁- 타닥- 탁탁탁!

가볍고 경쾌한 스텝.

그것이 반복되며 정점에 도달한 순간.

강혁의 신형이 주욱 늘어남과 동시에 강혁의 주먹과 발차기가 수십 마리의 오크 전원에게 같은 타이밍에 도달했다.

뻐버버벅! 빠가가각!

다른 소리지만 섬뜩한 울림이라는 건 변함이 없는 그것들이 공동 안을 가득 채우는 순간 더 이상 이 자리에 서 있는 오크는 없었다.

“싱겁기는.”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치고는 너무 맥 없이 끝났기에 혀를 내두르는 것도 잠시.

어느새 모습을 드러낸 다음 층의 계단을 향해 강혁은 지체없이 발걸음을 떼었다.

“대체 여긴 몇 층이나 있는 거야?”

적어도 아직 자신이 올라야 할 층이 수십 개는 더 있음을 깨달았기에 지체할 시간 따윈 없었다.

*

18층

-쉬시식!

그곳에는 기다란 혓바닥을 낼름거리는 리자드맨들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여성체인 리자드우먼도 함께.

익숙한 조합이었고, 이미 진즉에 한 차례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에서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던 강혁은 손가락을 튕겼다.

“색욕.”

-어머, 자기 드디어 날 불러주는 거야?

“적당히 하고 저놈들 알지?”

-흐응, 오만의 힘이 스며든 놈들을 내 힘으로 타락시킨다라....짜릿해! 나 지금 흥분한 것 같은데.

“처리해.”

-....재미 없기는.

쌀쌀 맞은 강혁의 대꾸에 샐쭉 혀를 내밀던 색욕은 이윽고 공동에 현현했다.

아름다운 여인.

능히 경국지색의 미인이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그녀의 모습이 공동 안에 현현하는 순간.

-쉭?

-쉭쉭쉭!

리자드맨들과 리자드우먼들의 반응이 급변했다.

여태까지는 강혁에 대한 살심을 피어올렸다면 지금은 서로 눈이 맞아 얽히고 섥히기 시작한 것.

“....웩, 저것들은 뭐야?”

-원래 저런 취향인가 보지.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또한 있었기에 강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더 이상 그에 신경쓰지 않았다.

“취향은 존중해줘야지.”

21세기에서 성에 대한 취향 존중은 필수였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들을 살려준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저들을 죽이지 않고서 다음 층으로 넘어갈 수는 없었으니 당연한 일.

푹- 푸욱- 푹!

저들끼리 얽히고 섥히기 바쁜 리자드맨들과 리자드우먼들을 깔끔하게 처리한 강혁이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계단을 올랐다.

아직 그가 걸어야 할 길은 많이도 남아 있었기에.

*

20층.

트롤들이 거친 콧바람을 내쉬며 몽둥이로 바닥을 내리치고 있었다.

빠각!

강혁은 그들과는 달리 바닥을 내리치는 것보다 그들의 머리통을 내리치는 걸 택했다.

28층.

오우거.

숲의 폭군이라고 불리는 괴물들.

하나하나가 막강하기 그지 없는 괴물들에 더해 오만의 힘이 더해져 더욱 더 강해진 오우거들의 힘은 능히 산처럼 거대한 바위를 부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힘이 고작 이것밖에 안 돼?”

-...!!!!

우드드득-

물론 그런 그들의 힘 전체를 합한 것보다 강혁의 힘이 몇 배는 더 강했다는 게 문제였지만.

기본적인 신체 능력에 더해 식욕의 힘을 먹어치운 각종 괴력의 몬스터들의 힘을 더한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마나와 마기, 신성력 등으로 그런 괴력을 증폭시켜주면 산을 손가락 하나로 짓누를 수 있는 막강한 괴력이 발생하는 것.

콰드드득-

발아래에 깔린 오우거들의 머리통이 터져나가는 걸 끝으로 강혁은 나아갔다.

*

35층, 와이번.

36층, 트윈 헤드 트롤

43층, 트윈 헤드 오우거

48층, 트윈 헤드 와이번.

이미 몇 번이고 만나봤던 몬스터들을 지나고 지나 강혁은 어느덧 마지막 층에 도달했다.

-크롸라라라!

마지막 방에 들어서기 들려오는 포효 소리.

“....드래곤?”

그 포효의 주인은 다름 아니라 드래곤이었다.

다른 층과 같이 수십이 넘는 드래곤들이 강혁을 향해 아가리를 벌리고 포효를 내뱉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전신에 소름이 끼치는 섬뜩한 상황을 앞에 둔 강혁은 입맛을 다셨다.

“이제는 하다하다 드래곤이냐.”

지상 최강의 생물.

나이만 온전하게 먹는다면 신과 악마에게도 필적할 수 있다는 괴물 중의 괴물.

신과 악마를 제외한다면 오만의 탑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 터.

우득-

그렇기에 강혁은 목을 꺾으며 드래곤들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용살자 타이틀 좀 딸 시기가 되긴 했지.”

신과 악마들을 사냥하기 전.

그들에게 걸맞는 존재들을 상대로 힘을 시험해볼 완벽한 타이밍이었으니까.

용살자.

지구에서 누구도 가지지 못 했던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 강혁이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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