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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올 마스터-145화 (146/178)

나 혼자 올 마스터#145

“놈! 넌 이곳에서 죽는다!”

“저놈은 내 몫이야, 아스타로트!”

자신을 향해 각각 말을 내뱉으며 달려드는 아스타로트와 아스모데우스.

두 대악마를 바라보며 강혁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자신감이 아주 하늘을 찌르네. 대악마라고 꼴에 자존심은.”

피식 웃으며 그들을 가볍게 깔아본 강혁이 검을 휘둘렀다.

쐐에에엑-

공기를 가르고 날아든 검격이 달려드는 두 대악마를 단번에 양분할 것처럼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건 반쯤 성공했다.

카각-

날아든 검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두 대악마는 달려드는 걸 멈추고 양손을 교차하거나 촉수들을 뻗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공격을 막기 위해서 멈춰선 그들을 향해 강혁이 날린 검격이 파고 들었다.

아스타로트의 교차한 두 손에 검격이 파고들며 검흔을 남겼고, 아스모데우스의 촉수들이 조각조각나며 검격의 힘을 줄였다.

“크으....”

“또 내 촉수들을!”

“네가 직접 방어막으로 써놓고 날 찾으면 안 되지.”

“....너!”

하지만 그들이 멈춘 사이 강혁은 어느새 그들의 앞에 도달해 있었고, 강혁을 본 아스모데우스가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강혁을 노려보았다.

물론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수족과 다를 바 없는 촉수들은 모조리 잘려나가거나 검격을 방어하느라 너덜너덜해졌으니까.

즉.

“지금부터가 진짜다.”

지금부터가 강혁의 본격적인 공격이 가능해진 순간이라는 얘기.

“좀 전에는 아스타로트가 도와줬지만 지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아스타로트 본인도 자신의 검격에 당해서 양손을 제대로 못 쓰는 상황이라는 걸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강혁의 모습에 아스모데우스가 마른침을 삼켰다.

척 보기에도 자신이 지금 X 됐음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안 돼!”

“돼!”

당황이 어린 얼굴로 손을 뻗어보지만 이미 검을 내지른 강혁이 검을 회수할 리가 없었다.

신격에 이른 강혁의 검에 깃든 파마의 힘이 빛을 발하며 아스모데우스를 베어나갔다.

스걱!

신의 신체로 만들고, 파마의 힘을 담은 힘은 부드럽게 아스모데우스의 몸을 갈랐다.

거리끼는 것 없이 가르고 지나가는 공격 앞에 아스모데우스는 새된 비명을 터뜨렸다.

“꺄아아아악!”

여성의 비명 같기도, 괴물의 비명 같기도 한 목소리가 창공에 울려퍼졌다.

고통 어린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귀청을 얼얼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강혁은 개의치 않았다.

아스모데우스의 몸을 베고 그녀의 피를 머금은 검을 손목의 힘만을 이용해서 털어낸 강혁은 이격을 준비했다.

“....폭섬.”

빛이 폭발하며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듯한 어마어마한 수의 검격.

피한다는 건 어불성설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검격들의 향연에 아스모데우스는 이를 악물었다.

아스타로트까지 범위에 넣었다면 그 촘촘함이 사라졌을 테고, 그럼 피할 수 있었겠지만 강혁은 오로지 아스모데우스에게만 공격을 국한했다.

즉.

‘피할 곳이 없어.’

아스모데우스는 영락없이 공격을 모조리 막아내야 한다는 얘기였다.

결국 한 가지 밖에 없는 방법을 제외하면 그냥 죽는다는 답 밖에 없었기에 아스모데우스는 자신의 촉수들을 모조리 끌어냈다.

촤르르륵-

문어발보다 훨씬 더 많은 촉수들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순간 강혁이 휘두른 검격이 아스모데우스에게 당도했다.

스걱- 스걱- 스거거걱-

당연한 말이지만 신 중에서도 주신급을 목전에 둔 강혁의 공격인 만큼 그 힘은 대단했고, 단번에 가로 막는 촉수들을 베어나간 강혁의 검격이 종국엔 아스모데우스에게 닿았다.

“....칫, 이거나 처 먹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스모데우스에게 다가가던 검격에서 힘이 빠지고 밑으로 주욱 내려가는 모습을 본 순간 강혁이 자리를 박찼다.

‘원래 칠죄든 칠선이든 한 번 능력을 사용하고 나면 조금의 틈이 발생하기 마련이지. 방금 전 공격 정도를 치우려면 꽤 많은 힘을 썼을 테니 지금이 적격이다.’

아스모데우스가 가진 칠죄는 ‘겸손’.

힘 자체의 방향을 비틀거나 힘 자체를 줄이는 경우에 속하는 듯한 능력이었다.

그렇기에 직접 그녀에게 다가가기 전에 강혁은 그녀가 칠선을 먼저 사용하게 해야 했음을 느꼈고, 곧바로 폭섬을 날린 것.

덕분에 폭섬에게 촉수가 잘리고, 힘이 빠진 뒤에야 칠선을 빼든 아스모데우스를 확인하자마자 자리를 박찬 것이다.

제대로 강혁의 노림수에 걸린 아스모데우스가 그제서야 이를 갈며 손을 뻗었지만....

“안녕?”

“....너!”

“우리 사이에 반말할 사이는 아니지 않나?”

이미 강혁은 그녀의 앞에 도달한 뒤였다.

강혁의 얼굴을 앞에 둔 아스모데우스가 고성을 내지르며 강혁을 향해 분노를 토해냈다.

하지만 그런 분노를 가뿐하게 빗겨낸 강혁이 씨익 웃으며 검을 찔러갔다.

“충섬.”

기운을 응축한 섬.

당연한 말이지만 보통의 섬보다도 더 강했으며, 더 빨랐다.

힘을 조금 뺀 대신에 물량을 늘린 폭섬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한 방인 셈.

물론 대인 기술이기에 혼자인 적이나 움직임에 제약이 있는 상대가 아니라면 쓰기가 힘들지만 상관 없었다.

어차피 아스모데우스는 반쯤 발이 묶인 상태였고, 또 혼자였으니까.

‘아스타로트가 다시 움직일 때까지 남은 순간은 1분 남짓. 그동안 아스모데우스를 정리한다.’

그 옆에 있는 아스타로트가 다시금 움직일 때까지는 꽤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강혁은 차분하게 검을 찔러갔다.

순속에 가까운 속도였고, 이미 검은 아스모데우스에게 닿았음에도 강혁은 방심하지 않았다.

검이 완전히 아스모데우스에게 박히는 순간까지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강혁은 완벽하게 아스모데우스의 가슴팍에 검을 박아 넣었다.

푸욱-

칼이 두부 가르듯이 부드럽게 살을 가르고 아스모데우스의 가슴팍에 박힌 강혁의 검.

“....컥!”

일반인이든 대악마든 가슴팍에 칼이 꽂히고도 멀쩡할 리가 없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

당연히 아스모데우스 또한 거친 기함을 토해냈다.

울컥울컥 피를 토해내고, 가슴팍에서는 피가 주르륵 흘러나오는 모습은 영락없는 죽음을 목전에 둔 이의 것이었다.

하지만 아스모데우스는 아직 살아있었다.

“내가....혼자 죽을 것....같아....?!”

대악마는 대악마.

가슴팍을 꿰뚫리고, 심장인 두 조각으로 나뉘었음에도 그녀는 살아 있었다.

오히려 분노로 이까지 벅벅 갈아가며 같이 죽겠다고 선언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강혁이 씨익 웃어주었다.

“그럼 너 혼자 죽지 누가 죽어? 아, 저기 있는 놈도 곧 곁으로 보내줄게.”

“....이 자식이!”

파악-

이죽이는 강혁의 모습에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아스모데우스가 그나마 남은 촉수 다발을 빼들었지만 고작 그런 걸로 강혁을 막기엔 강혁이 너무나도 강력했다.

“잘 가라.”

스걱-

마지막 한 마디를 끝으로 가슴팍의 박힌 검을 그대로 위로 잡아당기자 아스모데우스의 전신이 반으로 쩍- 하고 갈라졌다.

대악마의 최후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허망한 최후였다.

“다음은 너다, 아스타로트.”

아스모데우스의 피로 번들거리는 검을 아스타로트를 향해 겨누며 강혁이 중얼거렸다.

“....아스모데우스는 전투에 특화된 이가 아니었지. 난 다를 거다.”

“다르기는 개뿔. 너나 저 녀석이나 똑같아. 두 명이어야 조금 위협이 될 뿐. 혼자로서는 절대로 넌 날 이기지 못해.”

“그건 보면 알겠지.”

서로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기싸움을 펼쳤다.

하지만 결국 그 끝은 전투였다.

각자가 서로의 검을 빼들고 서로를 향해 쇄도한다.

카앙!

드넓은 창공의 한가운데에서 검을 맞부딪친 순간 불똥이 튀어 오르며 주위를 밝힌다.

창공 속에서 튀어 오르는 불똥을 맞으며 두 사람은 연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캉! 카앙! 캉!

두 눈으로 쫓기도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검격의 세례.

하지만 뛰어난 검수인 두 사람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으며 그것들을 모조리 쳐냈다.

한 번의 공방으로 수십 번의 합을 겨룬 두 사람이 뒤로 물러서며 참아왔던 숨을 토해냈다.

“....꽤 하네.”

“너야말로. 고작해야 백 년도 못 사는 필멸자 치고는 대단한 검술이었다. 인정하지.”

“너 따위 인정 따위는 필요 없어!”

자신을 평가하는 아스타로트의 말에 엿을 날려준 뒤, 강혁이 재차 자리를 박찼다.

다시금 쇄도해오는 강혁을 향해 아스타로트가 힘을 모은 찌르기를 펼쳤다.

팡!

공기막을 터드리며 다가오는 아스타로트의 흑색 거검.

거검임에도 불구하고 그 빠르기는 레이피어와 같은 세검에 비견될 정도로 빨랐다.

순식간에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흑색 거검이 검은 점으로 보일 무렵.

강혁은 몸을 뒤로 젖히며 그것을 간신히 피해냈다.

후웅-

검이 허공을 가르고 지나가며 강혁의 눈앞을 지나갔다.

보기만 해도 섬뜩한 상황을 눈앞에서 겪었지만 강혁은 겁 먹지 않고 활처럼 휜 몸을 곧추 세우고 자리를 박찼다.

파앙-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밟고 달려든 강혁의 신형이 주욱 늘어남과 동시에 아스타로트의 앞에 도달했다.

“섬쾌.”

“....!”

또 다시 등장한 새로운 기술.

본래에도 빠른 섬에 더해진 쾌.

그 공격 속도 하나만큼은 강혁이 지닌 그 어떤 공격보다도 빨랐다.

위력은 어떨지 몰라도 속도 만큼은 제일인 기술이 강혁의 손에서 펼쳐진 순간 아스타로트는 섬광을 볼 수 있었다.

눈을 채 한 번 깜빡이기도 전에 어느새 자신의 앞에 쇄도한 검격이라는 이름의 섬광을 말이다.

피하는 건 있을 수 없었고, 결국 임시 방편으로 아스타로트가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콰득-

아스타로트의 흑색 거검이 섬쾌에 담긴 힘을 이기지 못하고 뚫렸다.

그리고 강혁의 섬쾌는 거검을 부수고도 그 힘을 잃지 않고 더욱 나아가 아스타로트의 가슴팍에 닿았다.

쿡-

마기로 이루어진 흑색 갑주를 차려 입은 아스타로트이기에 그런 살짝 닿은 걸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고작 그걸로 내 갑주를 깰 수 있을 줄 알았느냐!”

가운데가 구멍이 난 흑색 거검을 회수한 뒤, 아스타로트가 검을 휘두르려던 찰나.

강혁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누가 이게 끝이래?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강폭!”

“....!!!”

살짝 닿은 검 끝에서부터 시작된 폭발의 기운.

이름 그대로 강한 폭발이라는 이름 값을 제대로 하는 기운의 폭발이 순식간에 모두를 덮쳤다.

술자인 강혁마저 휩쓸린 충격이었지만 폭발 속에서 강혁은 멀쩡하게 걸어 나왔다.

대비를 한 것과 하지 않은 이의 차이였다.

하지만 아스타로트는 아니었다.

푸스스스-

폭발이 시작된 근원지인 가슴팍의 갑주가 박살이 나서 주위로 흩어지고, 가루가 되어 흐르고 있었다.

당연히 가슴팍의 갑주가 보호하던 가슴팍 또한 멀쩡하지 않았다.

짐승이 파먹은 것처럼 움푹 패인 그곳에는 검은색 데몬 하트가 제 모습을 바깥에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쿨럭!”

가슴팍이 완전히 뜯겨나가고도 멀쩡할 수는 없었기에 아스타로트가 검은 피를 토해냈다.

죽음이 임박해 오는 상황 속에서 아스타로트가 흐려지는 두 눈으로 강혁을 노려보았다.

“넌....언젠가....마의 정점에 선 이의 손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할 거다....”

저주.

꼭 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저주가 자신을 강타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강혁은 태연했다.

“얼마든지 오라 그래. 그놈도 쳐죽여 줄 테니까. 먹어 치워.”

쩌어억-

코웃음을 치며 칠죄, 식욕을 사용한 강혁이 아스타로트와 이미 죽은 아스모데우스를 향해 입을 쩍- 벌렸다.

아스타로트의 마지막은 검은색 아가리를 쩍 벌린 채로 자신을 먹어치우기 위해서 다가오는 식욕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두 대악마가 인세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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