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올 마스터-116화 (117/178)

나 혼자 올 마스터 #116

헌터 협회장의 말을 들은 뒤부터 강혁은 미친 듯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강혁은 다양한 종족들을 볼 수 있었다.

“취익- 우리 오크는 강하다. 인간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알겠습니다. 머물 곳을 마련해드리죠.”

“인간 강하다. 신인가?”

“예, 맞습니다. 신격을 가지고 있으니 신은 신이죠.”

“....대단하다.”

첫 번째로 만난 종족은 중국의 오크였다.

그들은 몬스터 오크가 아닌 종족 오크로 강혁이 몇 번이고 잡아왔던 오크들과는 궤를 달리했다.

덩치는 물론이고 힘 그리고 기세 등이 일반적인 오크와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거기에 강혁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어눌한 목소리의 오크는 최강의 10인과도 비견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저 정도면 수연이 급인데. 확실히 인외 종족이 강하긴 한가 보네.’

몬스터만 보더라도 대부분 인간보다 강하다.

그런 몬스터 중에서 인간과 같은 지능을 지니고 종족으로서 발전해 온 오크들이 평범하지 않은 건 퍽 당연한 일이었다.

‘큰 도움이 되겠어.’

아직 돌아볼 곳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벌써 몇 명이나 되는 최강의 10인급 전력을 얻게 되었으니 강혁의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걸렸다.

영국에서 미국.

미국에서 중국을 오가는 상황이 마음에 안 들긴 했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전투에 큰 도움이 될 터이고, 무엇보다 강혁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다음으로 넘어가야겠네.’

두 번째 방문 국가는 독일이었다.

“흐하하핫! 말이 안 통해서 답답했는데 말이 통하는 인간이 있어서 다행이야! 그래, 자네도 신과 악마 놈들을 죽이고 싶은 거지?”

“예, 맞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두르간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말할 것도 없지! 말만 하게! 우릴 배신하지 않는 한 우린 영원한 우방일 테니까!”

그곳에서는 어린 아이의 몸에 수염이 덥수룩한 외모를 하고 있는 드워프를 만날 수 있었다.

드워프.

판타지 소설에 자주 나오던 그들은 소설처럼 손재주가 매우 뛰어났다.

‘소일거리로 무슨 저런 명품 목걸이와 반지를 만들어?’

독일은 다른 나라들처럼 드워프들을 자신들의 협회 내에 마련된 커다란 강당으로 데려갔다.

괜히 다른 곳을 돌아다니면 위험할 수도 있었고, 그들과 말도 통하지 않았기에 내린 결정.

그동안 드워프들은 바디랭귀지로 싸구려 보석들을 얻어내곤 그걸로 명품 목걸이보다 화려한 목걸이들을 만들어냈다.

지켜보던 헌터 협회의 인물들조차 탐욕을 드러낼 정도로 그들의 손재주는 놀라웠다.

물론 그 목걸이는 다 만들어지기 무섭게 바닥에 내던져졌고, 한 켠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지만 말이다.

‘저 손재주로 무기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려나.’

드워프들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 저런 악세서리도 악세서리지만 역시나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 때 발휘될 터.

그 순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는 건 내가 올 마스터임과 동시에 대장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올 마스터라는 카테고리 안에 대장장이라는 부속품이 있는 거지만.’

강혁의 안에 흐르는 피 중 일부는 분명 대장장이였기에 그들과 함께 대장일을 하는 순간을 고대하며 강혁은 그들의 손을 맞잡았다.

“저도 대장장이입니다.”

“오! 그런가? 보기만 해도 강력함이 줄줄 흘러나오는 자네가 대장장이라니 이거 기분이 좋군.”

수염을 흔들면서 기쁨을 드러내는 드워프, 두르간의 모습에 강혁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꼭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군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네. 이곳의 대장장이의 수준을 두 눈으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잘 됐어.”

다행히도 두르간은 흔쾌히 강혁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뛰어난 전사이기 이전에 뛰어난 대장장이인 두르간의 옆에서 대장일 보고 배운다면 재능의 급성장을 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강혁이 미소를 지을 때.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창수 아재에게 보내볼까?’

김창수.

한국에서 올 마스터의 길드에 마련된 거대 공방에서 열심히 대장일을 하고 있을 그를 떠올리며 강혁은 턱을 쓰다듬으며 그에게 물었다.

“혹시 한국으로 가실 생각 있으십니까?”

“한국? 거긴 어디지?”

“아, 설명이 늦었군요. 거긴 제 고향이자 제 스승이 계신 곳입니다. 대장장이 스승 말이죠.”

“....흐음, 실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두르간의 자신의 풍성한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민에 빠졌다.

그의 입장에서 지구의 대장장이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과 바깥의 위험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일 터이기에 강혁은 그를 잠자코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가겠네. 대신 그곳에 재료는 충분하겠지? 우리 종족은 싸움과 술은 참아도 망치는 못 놓거든.”

“물론이죠. 그리고 거기서 만들어진 무기나 방어구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게. 우리가 만든 무구들은 하나 같이 명검이나 보검이라고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으니까.”

“그곳에 가면 용린들이 많을 겁니다.”

“....용린이 있다고?”

용린.

용의 비늘이라는 대장장이로서는 최고의 재료가 가득하다는 말에 두르간은 처음을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자주 뜯어놓길 잘했네.’

그 용린은 강혁이 용체로 변하면서 열심히 뜯어놓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는 최고의 재료이지만 강혁에게는 피부 조금 뜯으면 나오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만족스런 미소를 머금은 강혁은 그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용린보다 좋은 재료가 있는데....”

“....뭐지? 말만 하게! 그걸 다룰 수만 있게 해준다면 내 자네의 소원 하나 정도는 가볍게 들어주지!”

흥분으로 점철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강혁은 아주 쉬운 부탁 하나를 꺼냈다.

“제가 쓰는 검이 있는데 요즘 그게 별로라는 느낌이라서 잘 안 쓰거든요.”

“음음, 그대의 수준이라면 분명 어지간한 검으론 간에 기별도 가지 않겠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의 모습에 강혁은 그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강혁이 만든 검은 용린의 털어 넣고, 마물의 뼈를 베이스로 잡은 검이라지만 신들을 상대로는 크게 쓸모가 없었다.

‘일격에 안 부숴지면 다행이지.’

그런 탓에 강혁은 최근 검보다는 신룡체로 변한 이후 어떤 무기보다도 단단한 신체를 바탕으로 무투전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번 아레스와의 일전 이후 강혁은 제대로 된 무기에 대한 절실함이 생겨났다.

‘놈들을 잡으려면 만전의 상태로 가도 모자란데 제대로 된 무기 하나 없이 싸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신룡체가 아무리 단단하지만 그것보다 단단한 것도 있으며 신들의 힘이라면 그 단단함을 부술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단단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줌과 동시에 날카롭게 벼려낸 새로운 무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두르간 씨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 거라면 부탁이랄 것도 없군. 신과 악마와 대적하는 존재의 무기가 그런 거라면 내 두 손을 걷어 붙이고 만들어주겠네. 그런데....그 좋은 재료는 뭔가?”

입맛을 쩝쩝다시며 흥미를 드러내는 두르간의 모습에 강혁은 씨익 웃으며 답해주었다.

“이겁니다.”

파아앗-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혁은 신체 : 용체에 한계 초월을 사용하여 신룡체로 변화시켰다.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신룡체 상태의 강혁의 모습에 두르간은 놀람을 금치 못하는 얼굴로 황홀하다는 듯이 강혁의 비늘을 쓸었다.

터더덕-

마치 강철과도 같은 느낌의 촉각에 두르간은 황홀한 표정을 간신히 지워내며 설마하는 얼굴로 강혁을 바라보았다.

“설마 그 재료라는 게 이건가?”

“예, 맞습니다. 신룡의 비늘. 앞으로 제 무기를 만들 때에 사용하실 지상 최강의 재료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강혁도 신룡의 비늘을 활용하여 무기를 만들어볼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저....

‘....지금의 나로서는 다룰 수 없는 재료였지.’

처참한 결과물.

최고의 재료로 만든 처참한 결과물에 강혁은 쓰게 웃음을 지으며 다시 녹여낸 옛 기억을 추억하며 입을 열었다.

“이거면 충분하겠죠?”

“충분하다마다! 신격이 깃든 용의 비늘이라....이건 귀하군. 여태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재료야!”

웅성웅성-

두르간의 큰 목소리에 다른 드워프들마저도 하나둘 우리의 주위로 모여들더니 한 마디씩 첨언했다.

-크으, 보기만 해도 밥이 꿀떡꿀떡 넘어가겠군.

-내 말이! 저것만 있으면 맥주를 마실 때 안주가 필요 없겠어!

-나도....나도 만져볼래!

장인 일족.

좋게 말하면 그리 불리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대장일에 미친 일족이었다.

그래서인지 강혁이 꺼내든 신룡의 비늘 앞에 그들은 황홀하다는 듯이 한 마디씩 던지는 그들의 모습은 좀 징그러웠다.

하지만 강혁은 그에 개의치 않았다.

‘대장장이들이 최고의 재료에 관심을 가져서 나쁠 건 없지.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드워프들까지 두르간을 도와 검 제작을 해준다면 훨씬 더 뛰어난 물건이 나올 터. 내겐 좋은 일이야.’

더 많은 드워프들이 관심을 가질수록 제작에 참여하는 드워프들은 늘어날 것이고, 그건 곧 강혁의 검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

강혁으로서는 거부할 리도 거부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그들이 신룡의 비늘을 두고 찬양하는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던 강혁은 그들을 진정시키며 마지막 재료를 꺼내들었다.

“그게 끝이 아닙니다.”

“....이것보다 더 뛰어난 재료가 있다고?”

“비늘을 녹인다고 한들 뼈보단 단단하진 않겠죠.”

“....뼈라고? 아니, 잠깐만 자네....!!!”

뼈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두르간은 이내 그 의미를 깨닫곤 강혁을 말리려고 했지만 강혁이 한 차례 더 빨랐다.

푸확-

강혁의 양 팔이 잘려나가고, 붉은 피가 뿜어져 나오며 바닥을 적셨다.

이윽고 떨어진 두 팔이 바닥을 나뒹구는 모습에 두르간이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때.

강혁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고갯짓을 하곤, 이내 자신의 신체 속에 잠들어 있는 DNA를 끌어냈다.

푸확!

잘려나간 팔의 단면에서 치솟은 매끈한 팔.

그걸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두르간에게 강혁은 태연하게 잘린 자신의 팔을 그에게 건내며 말했다.

“신룡의 팔. 정확하게는 그 안에 있는 뼈들로 만들어진 검. 어떻습니까? 상상만 해도 최고의 물건이 나올 것 같지 않으십니까?”

“....자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물건으로 주도록 하지.”

“믿겠습니다.”

싱긋 미소를 머금으며 그리 답한 강혁은 이내 그들을 한국에 있는 올 마스터 길드로 보내라고 첨언한 뒤.

독일을 떠나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자신의 팔을 잘라다가 검으로 만들어달라고 한 이치고는 꽤 평범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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