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올 마스터-92화 (93/178)

나 혼자 올 마스터 #92

웅성웅성-

기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울려퍼지는 웅성거림 기자 회견장으로 마련된 곳을 가득 채운다.

당연하게도 그 의문에 중심에는 방금 핵폭탄과 같은 발언을 내뱉은 강혁이 있었음은 당연했다.

“이강혁 씨! 그게 대체 무슨 소리십니까!”

“신과 악마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발언은 교단이나 악마전 쪽에서도 알고 있는 일들입니까?”

정신을 차린 기자들이 폭탄 발언과 비슷한 폭탄 질문을 던져대는 모습을 바라보며 강혁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을 말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발언은 제가 가진 모든 걸 걸고 맹세하건데 진실임을 밝힙니다.”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강혁의 모습에 기자들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처저저적-

강혁이 올라 서 있는 단상 위로 다양한 사람들이 올라왔다.

“....여제?”

“무신도 있다!”

“현자? 현자도 있어!”

“발터 밀란과 미즈키 페이도 왔다!”

최강의 10인.

그것도 강혁을 포함하면 과반을 넘는, 모이려고 해도 모이기가 힘든 이들의 모임에 기자들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거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바로.

“엘리자베스 할론이다!”

최근 들어 모습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던 루터 할론의 외동딸, 엘리자베스 할론이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단상 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할론은 다른 이들처럼 강혁의 뒤에 주르륵 도열하며 마치 강혁의 모든 걸 지지한다는 입장 표명을 했다.

즉.

“지금부터 신과 악마들이 해온 추악한 짓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현재 강혁이 내뱉는 모든 말을 강혁의 등 뒤에 도열한 이들 또한 함께 지지한다는 의미였고.

‘....이건.’

‘....특종이다!’

자연스레 특종임을 직감한 기자들이 평소답지 않게 입을 꾹 다문 채로 녹음기만을 킨 채 강혁의 입만을 쳐다보았다.

*쾅-!

“지금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당장 알아와!”

“예!”

“템플러들도 전부 풀어서 그 분들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하란 말이다! 알겠나!”

“예!”

새하얀 대리석 일색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교단 내부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평소의 조용조용한 내부와는 다른 모습에 교단을 찾은 일반인 신도들마저도 깜짝 놀라했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래.”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네요.”

“그런데 교단 내부에서 저렇게 뛰어도 되는지 모르겠네. 신께서 보고 계신 곳에서....”

걱정 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 교인들을 성직자들이 안심시킬 때.

템플러들과 성직자들에게 명령을 내린 교단의 총책임자는 골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큰일이다. 그분들께서 노하시겠어.’

그런 그의 눈앞에는 커다란 TV가 있었다.

-신과 악마는....

“빌어먹을 이단이 감히!”

그리고 그 TV에서는 한창 강혁이 신과 악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겪은 것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더불어 그의 뒤에 서서 그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다른 최강의 10인들의 모습에 그는 이를 갈았다.

“감히 신께 반역을 저지르다니 네놈들은 곱게 죽지 못할 것이다.”

한참동안이나 TV 속 강혁과 나머지 최강의 10인들을 바라보며 분을 참지 못하고 씩씩대던 그가 우뚝 멈춰서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라. 이제 그들을 향해 신벌이 시작될 테니까.

“오....오오오! 신이서 믿겠나이다!”

최근 들어 자주 신탁이 들려오던만큼 그로서는 잊지 못할 신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퍼졌기 때문이다.

자신을 보고 기다리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그가 입가에 짙은 미소를 띄우며 신에게 물었다.

“다른 이들을 철수시킬까요?”

-아니, 그들을 내버려두어라. 그들도 알아야겠지. 신에게 반기를 든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말이야.

“알겠습니다. 신께서 직접 나설 필요도 없이 종들 선에서 처리하겠나이다.”

-그것도 나쁘진 않겠군. 하지만 방심하지 마라. 우리에게 이빨을 드러낼만큼 흉포하며 그 흉포함 만큼의 힘 또한 지닌 녀석들이니까.

“....명심하겠나이다.”

-그때까지 무사히 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라.

그 말을 끝으로 그의 머릿속에서 목소리는 사라졌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리며 그는 이를 갈았다.

‘이단들에게 죽음을....!’

그런 그의 시선은 TV 속 강혁에게 닿아 있었다.

*“....여기까지가 제가 보고 겪은 일들입니다.”

“허....이게 정말 다 사실이면....”

“우린 대체 뭔 짓거리를 하고 다닌 거지....?”

강혁의 말이 끝나고 마이크의 불이 꺼지는 순간 기자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특종 하나만 바라보고 모였기에 그저 기사를 쓸 생각만 하던 이들이 노트북에서 손을 뗀 것만 보아도 그들이 얼마나 지금 상황에 놀랐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그만큼 강혁이 한 말들은 여태까지 전 세계 사람들의 머릿속에 퍼져 있던 신과 악마에 대한 고마움을 지워내기에 충분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분들은 우리를 위해 당신 같은 각성자를 만들고 우리를 위해 교단과 악마전 등을 만들어 신실한 이들을 모아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힘쓰셨다! 이단이다! 이단이야!”

그걸 믿지 않는 광적인 신도 출신의 기자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그들은 강혁의 한 마디에 입을 닫아야만 했다.

“그 말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 저나 제 친구들의 명예를 짓밟는다는 걸 알고 말하신 거겠죠?”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모습이지만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만큼은 진짜.

당연하게도 일반인에 불과한 기자 따위가 감당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더불어 강혁의 등 뒤에 도열해 있던 다른 이들의 시선까지 자신에게 꽂히는 걸 확인한 기자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더니 이내 후다닥 도망을 쳤다.

그리고 그런 기자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강혁은 나머지 기자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희의 세상은 신들의 장난감입니다. 저희의 세상은 멸망할 것이고, 또 다른 차원으로 보내져 그쪽 세상에서 몬스터라고 불리며 사냥 당하는 것이 저희의 끝일 겁니다. 저희 같은 강한 존재는 언노운급의 몬스터로서 취급되겠죠.”

“그럼....그럼 그걸 막을 방법은 없는 겁니까?”

덜덜 떨리는 기자의 말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들 전체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하나 같이 입을 다물고 강혁만을 바라보는 기묘한 상황 속에서 강혁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걸 위해서 저희가 있는 겁니다. 신과 악마가 정해져 놓은 장난감으로서의 운명 따위. 제가, 아니 저희가 박살낼 겁니다.”

“오....오오오!!!”

자신감 넘치는 강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감탄하는 기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퍼져나가더니 이내 기자회견 전체가 떠나가라 박수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니아 아리엘이 강혁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너 이거 감당 되겠어?”

전 세계에서 몰려온 기자들.

그리고 그들 앞에서 꺼내든 신과 악마라는 중차대한 문제까지.

결코 평범하게 넘어가고 싶어도 넘어갈 수가 없을 게 분명한 상황.

거기다가 이걸 알게된 사람들, 특히 교단과 악마전 쪽에서 무슨 일을 벌여도 단단하게 벌일 터.

그걸 예상하고 걱정하는 니아 아리엘의 목소리 강혁은 씨익 웃으며 대꾸했다.

“감당 안 되면 어쩌겠어. 어차피 일은 벌어졌는데. 난 내 친구들을 믿어.”

“하아....너 진짜....나 이기고 너무 기고만장해진 거 아니야?”

툴툴대는 니아 아리엘의 모습에 강혁은 괜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비단 너를 이겨서만 그런 게 아니야. 어차피 해야할 일이었어. 이제 우리는 교단과 악마전과 싸워야 하는데 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들과 전면전을 벌이면 어떻게 되겠어?”

“....아.”

“그래, 사람들은 그들이 악이 아니라 우리가 악으로 볼 거야. 그럼 우리는 교단과 악마전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적으로 돌려야겠지.”

“....하아,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지.”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니아 아리엘은 이내 마이크를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

“난 절대로 인형 따위로 살 생각은 없어! 그러니 당신들도 인형으로 살 생각말고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기사를 써! 나머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

우물쭈물하던 기자들마저 일깨우는 우렁찬 목소리에 기자들의 얼굴 위로 자신감 어린 표정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다시금 떠들썩해지는 기자회견장을 바라보며 강혁이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짓가 그런 강혁을 바라보며 니아 아리엘은 브이 자를 만들어 보였다.

탁-

“그럼 돌아가서 대책 회의나 하자고. 친구.”

“....알겠어, 친구.”

등을 툭치며 말을 하는 니아 아리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신과 악마에 대한 정체를 까발리는 기자 회견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이제 신과 악마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갔으니 전 세계가 교단과 악마전에 집중할 거야.”

“그래도 아직까지는 신과 악마를 믿는 이들이 돌아서진 않겠지.”

“맞아, 광신도가 괜히 광신도가 아니지.”

“그리고 신과 악마가 아무런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지는 않아.”

길드 ‘올 마스터’의 대회의실.

그곳은 현재 한국으로 모인 최강의 10인이자 강혁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준 이들로 가득했다.

여제, 한수연.

무신, 니아 아리엘.

현자, 루카스 폴른.

음양사, 미즈키 펭.

독인, 발터 밀란.

성녀, 엘리자베스 할론까지.

참으로 다양하게도 활동하는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논의를 하는 건 다름 아니라 앞으로 신과 악마들이 그들을 노리고 공격을 해올 거라는 것 때문이었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건 템플러들과 악마숭배자들이야.”

템플러와 악마숭배자.

일찍이 만나본 적이 있는 이름을 강혁이 내뱉자 발터 밀란도 그에 동의했다.

이미 한 차례 그들과 부딪쳤을 때, 강혁을 도와준 이들이 발터 밀란의 암조였으니 그들의 위험 수준을 아는 것도 이상하진 않았다.

“그 녀석은 최소 S급이다. 아마 일반 단원 수준의 녀석이 그 정도일 테니 대장급 녀석이라면 더 강할 게 분명해.”

“하지만 우리를 잡으려면 그걸로는 안 될 텐데?”

식신 형태의 미즈키 페이의 조언에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S급 헌터.

다른 이들에게 전력을 다해도 제대로 상대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이 자리에 모인 이 중에서 S급 헌터를 가볍게 이기지 못하는 이들은 없다.

하지만 강혁은 그런 의견을 부정했다.

“혹시 모르지 그들 중에서 우리에 비견되는 강함을 지닌 이가 있거나 일시적으로 그런 힘을 내게 하는 방법이 있을지도.”

신이 연관된 이상 그 어떤 방법이 나타나도 이상할 게 없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여 힘을 증폭시키는 방법이 대표적이기도 했고.

그렇게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열렬하게 대응 방안을 강구할 때.

드르르륵-

“손님이 왔군.”

무언가를 느낀 방안의 인원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가 밀려나며 땅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자리에서 일어난 이들이 창가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런 창가 너머로 보이는 건 검은 야행복 차림을 한 수십 명이 넘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는 이들의 복장에 강혁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입을 여는 순간.

“템플러....”

“온다! 준비해!”

눈이 마주친 템플러들이 회의실이 있는 10층을 향해 날 듯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니아 아리엘이 외침이 방안에 울려퍼지는 순간 방안에 모인 이들이 각자의 무기를 빼들며 전투를 준비했다.

최강의 10인 VS 템플러의 전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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