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올 마스터-64화 (65/178)

나 혼자 올 마스터 #64

트윈 헤드 와이번과 드레이크.

대부분의 변형 몬스터들이 으레 그렇듯, 두 마리 모두 본래 와이번과 드레이크보다 한 단계 더 위의 평가를 받는다.

A급 보스인 오우거의 변형인 트윈 헤드 오우거가 S급 보스에 필적하는 강함을 지닌 것과 비슷한 이치.

그리고 이번에도 비슷했다.

S급 중에서도 상위에 속한 와이번과 드레이크.

그들의 변형인 트윈 헤드 와이번과 드레이크는 S급 보스에 해당되는 괴물들이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와이번과 드레이크들만 많아서 이상하긴 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

본래 던전에는 보스 몬스터가 필수적으로 존재한다.

C급 이상의 던전은 말이다.

그랜드 캐니언에 나타난 폭발형 던전의 등급은 최소 S급.

당연히 보스 몬스터가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아무리 몬스터의 양이 어마어마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스 몬스터가 보이지 않아 의아하던 강혁이었다.

강혁의 그런 마음을 이해하기라도 한 것인지 무려 두 마리의 보스 몬스터가 동시 등장하는 것으로 강혁의 의아함을 씻은 듯이 날려버렸다.

“강혁! 어떻게 할 거냐!”

“난 아무거나 줘!”

당연한 얘기이지만 와이번과 드레이크의 변형, 변종 몬스터인 트윈 헤드 와이번과 드레이크의 마법 저항력은 변형 되기 전보다 더 높다.

즉, 마법사인 루카스 폴른의 1인분은 그리 쉽지 않다는 얘기.

니아 아리엘과 강혁 둘이서 각각 한 마리씩 맡는 게 옳았다.

그걸 잘 아는 루카스 폴른이기에 강혁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고.

루카스 폴른의 재촉에 고민에 빠져 있던 강혁은 고민을 마치고 굳게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내가 와이번 쪽을 맡는다. 니아, 드레이크 쪽을 맡아.”

“라져!”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가 즐거운지 척! 하고 경례를 올리고 뽀르르 날아가는 니아 아리엘의 뒤를 쫓으며 루카스 폴른이 내게 주먹을 꽉 쥐어보였다.

“잘 부탁한다. 저 말괄량이는 내가 어떻게든 커버할 테니까 그동안 잘 붙들고 있어줘.”

“붙들고만 있는 건 쉽지. 저건 나 혼자서 잡는다.”

“....할 수만 있다면 그게 가장 베스트지.”

하늘을 날지 못하는 니아 아리엘의 완벽한 보조를 위해 강혁에게까지 힘을 쏟지 못하는 루카스 폴른은 강혁에게 버터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강혁은 그런 루카스 폴른의 말에 버티는 것을 넘어서 트윈 헤드 와이번의 토벌을 선언했다.

자신감 넘치는 강혁의 모습에 살짝 놀란 얼굴을 하던 루카스 폴른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무운을 빌어주었다.

그렇게 니아 아리엘의 뒤를 따라 사라지는 루카스 폴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혁은 날개를 펄럭이며 자신을 쏘아보는 트윈 헤드 와이번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한계 초월의 예상 시간이 얼마랬지?’

-5분. 그걸 넘어가면 내가 말한대로 신체는 붕괴되고 넌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겠지. 길게 봐줘도 6분이다.

‘충분해.’

우득- 우드드득-

서서히 가까워지는 트윈 헤드 와이번을 바라보며 목을 좌우로 꺾어가며 스트레칭을 마친 강혁이 이를 드러내며 살인 미소를 날렸다.

그런 강혁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트윈 헤드 와이번은 피어를 터뜨리며 자신의 거대한 날개를 펄력였다.

쐐에에엑-

마치 쏘아진 살처럼 미친 듯한 속도로 달려드는 트윈 헤드 와이번을 바라보며 강혁은 한 마디를 툭! 하고 내뱉었다.

“....악마화.”

쓰쓰쓰쓰....

그와 동시에 강혁의 오른쪽 날개, 그러니까 순백의 날개가 서서히 검은 마기에 잠식되어갔다.

이윽고 트윈 헤드 와이번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무렵, 순백의 날개는 완전히 검게 물들었고, 그와 더불어.

파아앙-

본래 있던 날개에 더불어 6개의 날개가 추가로 강혁의 등에 돋아났다.

총 8개의 날개를 펄럭이며 마치 악마와도 같은 모습을 자랑하는 강혁의 얼굴 위에 검은 뿔 가면이 얹어지고.

철컥-

검집에서 빼낸 강혁의 검이 빛을 받아 검게 번들거렸다.

그리고 그 위를 코팅된 드래곤 스케일보다 더욱 검은 마기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더니 이내 완전히 검을 뒤덮었다.

마치 마기로 이루어진 검과 같은 모습이 된 검의 손잡이를 꽈악 붙잡으며 전방을 향해 강하게 휘둘렀다.

스거거걱-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가르고 날아간 검은 참격이 허공은 물론이고, 강혁에게 다가가던 트윈 헤드 와이번의 전신을 베어냈다.

질기기로는 제일가는 트윈 헤드 와이번의 가죽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며 붉은 선혈이 하늘 위를 수놓았다.

-....!!!

“아프냐? 좀만 참아. 금방 죽여줄 테니까. 그럼 안 아프겠지.”

아프면 죽으면 된다는 통쾌한(?) 마인드를 가진 강혁은 놀라움이 서린 트윈 헤드 와이번의 두 개의 머리통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머금었다.

그와 동시에 8개의 날개를 펄럭이며 전투기를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추진력과 함께 트윈 헤드 와이번의 코앞까지 눈 하나 깜빡하는 사이에 도착한 강혁은 곧바로 2격, 3격을 재차 날렸다.

스걱- 스걱-

악마화를 마치고 더 진하고, 양이 많아진 강혁의 마기로 코팅된 장검은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무기였다.

트윈 헤드 와이번의 질긴 가죽을 아무런 기술도 뭣도 없이 휘두르기만 하는 것으로도 가죽을 베어내고, 살을 잘라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악마화가 진행되고 1분여간 열심히 검을 휘두르던 강혁은 섬칫하는 기분과 함께 뒤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강혁이 피한 자리 위로 불과 독의 브레스가 뿜어졌다.

-푸화아아악!

닿기만 해도 전신이 썩어 들어갈 것과 독과 초고열의 브레스는 강혁으로서도 식은땀이 흐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독의 브레스 같은 경우는 불완전한 만독불침 등으로 견딜 수 있겠지만 불의 브레스는 아니었다.

더불어 독의 브레스 또한 강한 물리력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운 기술이었다.

‘....쉽게 이기고 있다고 해도 방심하면 안 되겠어. 제대로, 그것도 한 번에 끝내는 게 베스트다.’

지금처럼 차근차근 갉아먹더라도 언젠가는, 5분 내에 죽일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러다 지금처럼 브레스를 뿜었는데 만약 못 피했다가는 순식간에 리타이어 될 수도 있었다.

결국 강혁은 결정을 내렸다.

‘살짝 위험할 수도 있지만 한 번에 끝낸다.’

조금 몸에 부담이 가고, 위험하지만 저 녀석을 단번에 죽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결정을 말이다.

생각은 느렸지만 결정을 내리고 난 뒤, 행동은 재빨랐다.

쓰쓰쓰쓰....!

강혁의 검을 뒤덮은 마기의 검날이 점점 길어지며 기다란 검의 모양이 되었다.

십여 미터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장검이 된 검을 겨누며 강혁은 허공을 박차고, 날개를 펄럭이며 트윈 헤드 와이번을 향해 도약했다.

-키에에엑!

“입 냄새나니까 입 다물어!”

이번 공격에 실린 힘을 느꼈는지 와이번 또한 괴성을 내지르며 그에 대비했다.

키이이잉-

두 개의 머리에 달린 입이 쩌억 벌어지며 그 앞에 서서히 모여드는 에너지의 집합체.

즉, 브레스의 전조 현상을 보면서도 강혁은 멈추지 않았다.

‘어느 정도 피해는 감수한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육참골단의 수를 놓은 것.

그리고 그 수는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푸화아아악-!

트윈 헤드 와이번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브레스가 강혁을 덮쳤지만 순간 날개들로 자신을 감싸 피해를 최소화, 불완전한 만독불침과 반룡체를 통해 독의 브레스에 담긴 독은 전부 중화시킨 강혁의 눈앞에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강력한 불의 기운이 담긴 공격에 당했습니다.]

[하급 : 화염 저항[LV.5]를 획득했습니다.]

‘....올 마스터 만만세다.’

공격에 당하기 무섭게 생겨난 새로운 재능, 화염 저항.

아무리 하급에 레벨도 5밖에 안 된다지만 재능은 재능.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덕분에 빠르게 불의 브레스의 후유증마저 털어낸 강혁은 곧바로 목표로 했던 트윈 헤드 와이번의 코앞에 도달했다.

-켁! 케엑!

빗겨 맞긴 했지만 브레스마저 견뎌낸 강혁의 모습에 트윈 헤드 와이번은 당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두 눈을 데룩데룩 굴리며 당황을 드러내는 트윈 헤드 와이번의 모습은 웃기기까지 했지만 강혁은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우득-

검의 손잡이가 강한 힘에 의해서 우그러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강혁은 개의치 않았다.

‘손잡이야 나중에 고치면 그만이다. 지금은 지금만 생각한다.’

모든 생각을 검에 모은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검의 궤적을 머릿속으로 한 차례 그려보곤 이내 그걸 현실에서 펼쳐낸다.

“....섬(殲).”

눈앞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말살(抹殺)하는 검격이 십여 미터의 검기의 힘을 빌어 작렬했다.

전방 수십 미터, 정확하게 트윈 헤드 와이번의 거체 전부를 담아내는 강혁의 검격이 눈 한 번 깜빡하는 사이 수십 번이나 트윈 헤드 와이번을 베어냈다.

하지만.

-....케엑. 켁!

보스 몬스터는 보스 몬스터.

그것도 혼자서 토벌은 여태까지 최강의 10인만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S급 보스 몬스터인 트윈 헤드 와이번은 그걸로 죽지 않았다.

빈사 상태가 되긴 했지만 그걸로도 한계 초월이 곧 끝나고 리바운드가 찾아온 강혁을 물어 죽이기엔 충분한 상태였다.

물론 ‘고작’ 섬(殲)만을 사용하는 것이 강혁이 생각한 필살기는 아니었다.

섬(殲)에 이은 다음 기술까지 연계되어야지 강혁이 생각한 필살기는 완성되는 것.

자신이 생각한 필살기를 마무리 짓기에 앞서서 남은 시간은 1분.

그동안 강혁이 섬(殲)이 남긴 잔향.

즉, 트윈 헤드 와이번의 거체 곳곳에 남은 마기의 흔적들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끝이다. 섬(殲)-폭(爆).”

-....!!!

퍼퍼퍼퍼펑!!!

섬(殲)으로 만들어낸 수백 개의 잔존 마기 덩어리들.

트윈 헤드 와이번의 거체에 달라붙은 그것들이 강혁의 의지에 따라 하나의 폭탄이 되어 순식간이 모조리 터져나갔다.

마치 기폭 장치라도 누른 것처럼 터져나가는 마기 덩어리가 가진 폭발력은 어마어마했다.

질긴 가죽을 찢어발기고, 그 안의 살과 근육들을 박살을 내며 뼈를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폭발력.

그런 폭발이 트윈 헤드 와이번의 거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축제 현장의 폭죽 놀이마냥 펑펑 터져나가는 모습과 함께 트윈 헤드 와이번의 눈에 맴돌던 미약한 생기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펄럭이던 날갯짓이 멈추고 서서히 떨어져 내리는 트윈 헤드 와이번을 바라보며 강혁은 미소를 짓곤, 이내 트윈 헤드 와이번과 같이 상공에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한계 초월로 인한 리바운드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쾅쾅쾅!

푸른 하늘, 하얀 구름들이 있는 창공에서 전투를 벌이던 니아 아리엘과 그녀를 보조하던 루카스 폴른은 어마어마한 폭음에 고개가 홱 돌아갔다.

고작 5분.

그녀와 그의 기준으로는 눈 깜빡할 시간에 불과했건만 고개를 돌린 곳에선 충격적인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강혁이 이겼어?”

“이 멍청아! 빨리 가서 강혁부터 구해! 여긴 내게 맡기고!”

“...알겠다.”

고작 5분 만에 S급 보스 몬스터인 트윈 헤드 와이번을 강혁이 처리한 것이다.

그리고 그걸 이루어낸 강혁은 끈 떨어진 연처럼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니아 아리엘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루카스 폴른을 강혁에게로 보내고, 니아 아리엘의 호통에 루카스 폴른은 식은땀을 흘리며 강혁에게로 날아갔다.

서서히 멀어지는 루카스 폴른의 모습과 떨어져내리는 강혁의 모습에 니아 아리엘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하! 하면서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내 미소를 머금었다.

“....더 강해졌다 이거지? S급 보스 몬스터를 5분 만에 잡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 흥분되네. 아예 강혁이 기절했을 때 덮쳐버릴까?”

기절한 강혁이 들었다면 기겁했을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던 니아 아리엘은 광소와 함께 트윈 헤드 드레이크를 향해 쇄도했다.

강혁은 5분 만에 트윈 헤드 와이번을 처리했다.

그에게 어울리는 신부(?)가 되기 위해선 그와 비슷한 선에 서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고.

이내 그랜드 캐니언의 상공에선 다시 한번 커다란 폭음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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