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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올 마스터-32화 (33/178)

나 혼자 올 마스터 #32

쾅!

“수고했어.”

“....수고했다.”

“상심하진 마. 그걸로도 충분히 강했으니까. 나도 오랜만에 재밌었고. 그 전투 예지라는 거 꽤 사기더라.”

“어차피 육감보다 오래 쓰지도 못해.”

“그것만 해도 탑을 오르는 데에는 충분하다 못해서 철철 넘치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제 탑이나 올라. 너 기다리던 애 너 기다리다가 목 빠진 거 아니야?”

“그래, 올라야지.”

마지막 전투.

처음으로 상급을 넘어선 재능을 얻었고, S급들과 비슷한, 아니 그들을 넘어선 수준의 스탯마저 만들어냈지만 강혁은 패배했다.

물론 무력하게 패배한 것은 아니었다.

니아 아리엘의 백옥 같은 신체 여기저기에 만들어진 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상처들만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에 반해서 강혁의 몸 상태는 더욱 좋지 않았다.

팔다리는 기형적으로 꺾여 있었고, 명치는 움푹 패여 있었으며 반쯤 감겨 있는 눈은 실명된 게 아닌지 의심마저 들 정도였으니까.

‘어차피 상처들은 곧 회복될 거고 그 니아 아리엘을 상대로 이 정도 상처면 충분히 좋은 결과지.’

만신창이가 된 신체를 내려다보며 강혁은 만족했다.

탑의 시스템은 곧 상처를 치유할 것이고 강혁은 곧 멀쩡해질 테니까.

오히려 니아 아리엘의 전신에 크고 작은 상처들을 만든 대가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값도 아니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재밌었다고, 이제 올라가 보라고 조언하는 그녀의 모습에 강혁은 서서히 회복되어가는 몸을 일으켰다.

“고생 많았다.”

“난 때리기만 했는데 뭐가 고생이야. 네가 다 했지.”

“그래도 고맙다.”

“....고마우면 미국에 있는 우리 집에 놀러 와. 현관문 비밀번호는 348....”

“거기까지 하지?”

“쳇.”

마지막까지 집착을 놓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강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26층으로 향하는 계단 앞에 섰다.

“이제 내려갈 거지?”

“응. 일하러 가야지. 놀 만큼 놀았으니까.”

“....크, 그래.”

“나중에....나중엔 다 말해줄 거지?”

“....어. 꼭 말해주마. 애초에 나도 지금은 아는 게 별로 없거든.”

“알았어, 나중에 알고도 말 안 하면 내가 꼭지가 돌아버릴지도 몰라. 그리고 무조건 한수연 그 꼬맹이보다 먼저 말해 줘야 돼!”

수연에게 전의를 드러내는 니아 아리엘의 말에 강혁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곤 터벅터벅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니아 아리엘은 그런 강혁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 이내 탑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

“니아 아리엘이다!”

“설마 탑을 클리어한 건가?”

“당장 취재해!”

시련의 탑은 한 달이란 시간 동안 꽤 많이 바뀌어 있었다.

크고 작은 헌터 길드들과 그들을 취재하기 위한 각국의 기자들까지.

어지간한 도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련의 탑이 있는 섬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섬에 모인 이들의 관심사는 당연하게도 시련의 탑이었다.

더불어 한 달쯤 전에 탑을 오르기 시작한 두 명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다.

당연하게도 그 둘은 가면의 존재와 무신 니아 아리엘.

그러던 와중 한 달이 좀 지난 지금 탑에서 내려온 니아 아리엘의 등장에 기자들은 물론이고 헌터들마저 두근대는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에서 나올 말들이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던 것.

만인의 기대와 함께 니아 아리엘은 그들이 바라는 걸 말해주지 않았다.

“가면의 존재랑 한 판 붙어봤는데 꽤 재밌더라고요. 탑은 그 친구가 깰 겁니다. 그럼 피곤해서 이만.”

“....?”

제 할 말만 툭 던지곤 자신을 위해 미국에서 보내준 군용 함선을 타고 훌쩍 떠나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그녀에게서 탑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확하게는....

‘....니아 아리엘에게까지 인정을 받았다고?’

‘그러고 보니 무신의 몸에 상처들이 꽤 있었지. 만약 그게 탑에서 생긴 상처가 아니라 가면의 존재가 만든 상처라면....?’

‘....특종이다!’

탑 안에서 열심히 탑을 오르고 있을 가면의 존재.

강혁을 바라보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니아 아리엘에게 쏠렸던 만인의 관심은 26층에 돌입한 강혁에게로 쏠리기 시작했다.

*

26층.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니아 아리엘을 제외한 그 누구도 발을 디디지 못한 공간.

그곳에 강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범한 가죽 갑옷 차림에 손에는 투박한 철검이 들려 있는 상태로 말이다.

25층까지와 비교하면 분명 좋아진 무장이었지만 강혁은 딱히 그것을 좋아하는 등의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어차피 무장의 질이 높아진 것보다 더욱 강해진 상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그럭-

강철로 이루어진 관절과 마디들이 움직이며 들려오는 섬뜩한 소리.

그 소리의 근원지에는 니아 아리엘이 알려 준 철제 인형이 강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손에는 검을 들고 있는 철제 인형이 내뿜는 기세는 25층에서 보았던 25기의 목각 인형과 비교해도 처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한 수 위의 기세를 보이고 있었을 정도.

하지만 강혁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무뚝뚝한 얼굴로 검을 들었다.

상급에 들어선 무투가 아닌 검술로서 철제 인형을 상대하는 이유.

그건 딱히 별 다른 이유는 아니었다.

‘검술 재능이나 성장시켜야지.’

상급에 이른 무투 재능에 전투 예지와 육감이 곁들여지면 철제 인형은 너무나도 쉬워진다.

실제로 니아 아리엘 또한 육감만 가지고 두 주먹으로 50층까지 꿰뚫어버리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강혁은 조금이나마 더 성장하기 위해 무투가 아닌 검술을 택했다.

그런 강혁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카가가각-

철제 인형의 베어가는 강혁의 검은 불똥을 만들어내고 불쾌한 쇳소리는 만들어냈을지언정 단박에 철제 인형을 박살내거나 베어내진 못했다.

물론 그건 자신이 바라마지 않던 일이기에 강혁은 침착하게 검을 휘두르며 서서히 승리의 초석을 다져갔다.

모든 전투를 승리하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상대의 공격은 완벽하게 방어하고 상대의 방어를 완벽하게 꿰뚫는 공격만 한다면 전투는 언제나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그걸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 또한 간단했다.

전투에 존재하는 모든 변수들.

그걸 인간이란 존재가 오롯이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캉! 뗑그렁-!

강혁의 전투 예지 속에 스며든 육감이 그걸 가능케했다.

마치 사우론의 눈 마냥 머리 위로 떠오른 거대한 눈이 방안 이곳저곳을 살피며 정보를 강혁에게 전달하듯 강혁은 현재 방안 전체를 제 영역권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자신의 틈을 노리고 날아드는 철제 인형의 검을 쳐내는 것으로 철제 인형을 무장해제 시키는 쾌거를 달성해냈다.

비어버린 손, 갈 곳을 잃은 듯 허우적거리는 팔다리.

그 틈을 강혁은 놓치지 않았다.

“쾌(快).”

머릿속으로 펼친 시뮬레이션까지 합하면 이젠 골백번도 더 사용한 쾌가 다시금 강혁의 손에서 펼쳐졌다.

26층에 오르며 마나를 비롯한 마기와 신성력의 봉인이 풀린 덕분에 강혁의 쾌는 본래의 위력을 어느 정도나마 머금고 있었다.

그걸 의미하기라도 하듯이 쏜살처럼 쏘아진 강혁의 쾌는 부드럽게 철제 인형의 몸을 꿰뚫었고, 그 상태로 강혁은 검을 올려베었다.

스거거걱-

강철로 이루어진 단단한 몸통이 이등분되며 이내 반으로 갈라져 바닥에 널부러졌다.

캉! 카강!

이지를 잃은 철제 인형의 잔해들이 바닥에 부딪치며 만들어낸 시끄러운 소음을 뒤로한 채, 강혁은 27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올렸다.

*

30층.

다섯 기의 철제 인형이 강혁을 포위하여 차륜진을 짰다.

지구력을 비롯한 각종 스탯들의 우위가 자신에게 있음을 이용한 완벽한 방법.

하지만 육감을 베이스로 공격들을 피하고 짧은 시간 전개된 전투 예지를 통해 다섯 기의 철제 인형들의 공격 수십 번을 미리 ‘본’ 강혁은 내줄 건 내줌과 동시에 그들을 공격했다.

자신의 내지른 공격은 물론이고 그 뒤로 이어질 후속 공격마저 꿰뚫고 있는 강혁의 앞에 2기의 철제 인형이 무너져내렸다.

거기에 이은 섬(閃)과 폭(爆)의 연계에 남은 3기의 철제 인형 또한 앞선 2기와 같은 처지를 면할 수 없었다.

40층.

도합 열다섯 기의 철제 인형들.

그들은 마치 팔랑크스처럼 동료들을 방패로 삼아 기존 검보다 더 긴 검으로 강혁을 압박했다.

전투 예지로 본다고 한들 뻔하고 단순하지만 강력한 공격에 강혁은 전투 예지로 그들을 보는 걸 포기했다.

물론 전투마저 포기한다는 건 아니었다.

그저....

뗑그렁~

검술로서의 한계 깨닫고 저들처럼 단순하게 나가기를 택했을 뿐이었다.

“파(破).”

무협지 속에 나오는 발경의 묘리가 담긴 주먹이 상대를 깨부순다.

비단 방패막이로 쓰여지던 철제 인형의 내부는 물론이고 그들 뒤에 숨어서 창에 가까울 정도의 길이를 지닌 검을 찔러대던 철제 인형까지도 강혁의 주먹을 피할 순 없었다.

콰가가가각-

상급 무투의 묘리가 깃든 일권(一拳)에 담긴 힘은 어마어마했다.

현재 스탯들이야 제약받았다고 한들 상급의 무투 재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기에.

일격필살(一擊必殺).

한 번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한기 이상의 철제 인형들이 박살이 나서 무너져 내렸다.

그렇게 십여 번의 주먹을 내질렀을 때, 강혁의 앞에 멀쩡하게 서 있는 철제 인형은 존재하지 않았다.

50층.

마지막 층에 오른 강혁을 반겨준 것은 25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철제 인형들이었다.

하나 같이 서슬퍼런 기운들을 내뿜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도 강혁은 겁을 먹기는커녕 그들을 향해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을 둥그렇게 포위하는 순간.

쿵-

진각(鎭脚)을 밟았다.

물론 평범한 진각은 아니었다.

미량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마나가 강혁의 신체를 강화시키고, 나아가 마기가 공격력을 증가시켜준다.

그런 미증유의 힘이 담긴 진각이 내포한 힘은 층 전체를 흔들었고, 휘청거리는 철제 인형들의 틈바구니속으로 강혁이 파고들었다.

누군가는 미쳤다고 생각할 게 분명한 모습.

하지만 강혁에겐 아니었다.

‘1초 뒤에 등, 1.5초 뒤에 옆구리, 마지막은 3초 뒤에 정면이다.’

키이이잉-

머리가 뜨거워지고 터질 것 같은 고통과 함께 흔들리는 층 속에서 내뻗어지는 철제 인형들의 공격을 미리 ‘본’ 강혁의 주먹이 몇 초 뒤에 벌어지는 미래의 공격들을 순서대로 쳐냈다.

팍! 파박! 팍!

검, 각, 권 등.

간신히 중심을 잡은 철제 인형들이 각자 나름의 공격을 해왔지만 전투 예지를 사용한 강혁에겐 이미 다 보여진 뒤.

모든 걸 공격들이 무위로 돌아가는 순간 철제 인형들의 중심에서 강혁이 주먹을 내질렀다.

“폭(爆).”

강혁 본인의 팔꿈치 뒤쪽에 만들어진 조그마한 마기의 구.

그것이 터져나감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속도가 주먹에 더해졌고, 그런 주먹은 이내 철제 인형의 얼굴에 적중했다.

빠직!

주먹에 닿기 무섭게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우그러드는 철제 인형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강혁은 다시금 폭(爆)을 사용했다.

펑!

이번엔 종아리였다.

종아리 뒷부분에서 터진 마기의 구가 담긴 폭발력이 그대로 발차기에 전해졌다.

폭(爆)의 힘이 깃든 발차기에 철제 인형의 허리 부분이 일각(一脚)에 뭉개져버렸다.

순식간에 2기에 달하는 철제 인형을 처치한 강혁의 학살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검, 권, 각 등.

쓸 수 있는 모든 무기들을 사용해가며 철제 인형들을 박살해갔다.

그 순간 강혁의 눈앞에 메시지창 하나가 떠올랐다.

[상급 무투[LV.1], 중급 궁술[LV. 2], 중급 검술[LV. 6] 등이 상급 무술[LV.3]으로 합성되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무기술과 무투가 하나의 재능으로 통합되었다는 메시지창이었다.

그 뒤부터 강혁은 어딘가 어색했던 검과 권 그리고 각의 연계가 무척이나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좋군, 나중에 궁술도 확인해봐야겠어.’

아직 확인해보지 못한 궁술도 탑에서 나간 뒤,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강혁은 다시금 육감에 몸을 맡긴 채로 전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그가 때려잡아야 할 철제 인형들은 많고도 많았기에.

*

“도착인가.”

-저 앞에 있군. 빌어먹을 인내 녀석이 말이야.

50층.

탑의 마지막 층의 돌파에 성공한 강혁은 탑의 끝층이자 인내가 기다리고 있는 어두컴컴한 방에 도착했다.

툴툴 맞은 분노의 목소리와 함께 저 멀리서 환하게 빛을 내고 있는, 어디서 본 광구(光球)를 향해 다가갔다.

“오랜만이네.”

-....다 봤어! 네가 탑에서 보여준 모든 것들!

“....좀 부끄러운데.”

분노의 던전에서 들었던 인내의 목소리가 한껏 상기된 채로 강혁의 귀에 들려왔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았다는 인내의 말에 강혁은 볼을 긁적거리며 부끄러워했다.

실제로 부끄러웠던 부분도 많기도 했고.

‘....니아 그 녀석 때문에 나도 얼굴 붉힌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대련인지 성희롱인지 알 수 없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기에 강혁이 얼굴을 붉히고 있을 때였다.

-그럼 가계약을 종료하고 계약을 해도 될까?

우물쭈물하는 인내의 목소리에 강혁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그녀를 얻기 위해서 탑을 올랐던 것이나 다를 바 없으니까.

강혁의 끄덕임에 인내는 밝은 목소리와 함께 강혁의 가슴팍에 스며들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해!

-젠장, 나가라! 여긴 네가 있을 곳 따윈 없단 말이다!

이미 들어와 있던 깐깐한 세입자의 욕설과 함께 강혁은 새로운 입주민을 받아들였다.

그와 함께 인내에 대한 내용 또한 추가되었다.

[인내]

고통을 견딜수록 신체는 강해집니다.

고통을 더욱 잘 견딜 수 있으며 받은 충격의 일부를 흡수합니다.

흡수한 만큼의 충격을 한 번에 쏟아낼 수 있습니다.

‘....좋군.’

두 번째 줄의 설명은 이미 가지고 있던 것이지만 첫 번째와 세 번째는 아니다.

더불어 맞고 때리기를 즐겨하는 강혁에게 있어서 저건 인내의 새로운 능력들은 더더욱 만족스러울 정도.

쿠구구궁-

하지만 세상은 강혁이 맘 편히 행복을 즐기게 냅두지 않았다.

서서히 진동하는 탑의 모습에 강혁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인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제 내가 네게 흡수되어서 탑이 무너져 내릴 거야!

“그럼 어떻게 되는데?”

-탑 밖으로 튕겨져 나가겠지.

“상관없지 않아?”

-50층에서 떨어져도 상관없다면 가만히 있어도 돼!

“....이런 미친.”

아무리 강혁이 S급 헌터 기준을 넘어선 스탯을 보유하고 있다곤 하나 50층에서 추락하는 건 딱히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멀쩡할지조차 의문이었고.

다른 이들이야 층수가 낮으니 괜찮겠지만 강혁은 아니었기에 강혁은 허겁지겁 탑을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그런 강혁의 모습을 인내가 응원했다.

-화이팅! 앞으로 난 네 안에서 너의 행보를 지켜보며 응원할게!

욕하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짜증난다고 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을 도와주긴커녕 응원이나 하는 모습에 강혁은 처음으로 분노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빌어먹을 칠선!’

이를 아득바득 갈면서 열심히 탑의 계단을 뛰어 내려갈 때, 강혁의 귀에 분노의 경고가 들려왔다.

-칠죄와 칠선의 조각을 하나씩 얻었으니 이제부터 진짜로 조심해야 할 거다.

‘....뭐?’

-저번에 한 말 기억하고 있겠지? 신과 악마를 너무 믿지 말라고.

‘그게 지금 왜 나오는데?’

열심히 탑을 뛰어 내려가는 사람에게 할 법한 소리는 아니었기에 강혁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을 때, 분노는 강혁에게 충격적인 말을 해주었다.

-칠죄와 칠선은 각각 신과 악마에게서 떨어져나와 만들어진 독립된 개체. 하지만 그들의 치부와도 같은 것이기에 우리를 아니꼬와하는 신과 악마들은 널리고 널렸다.

‘....설마 그 말은?’

-그래, 우리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치부를 가지고 있는 신과 악마. 그리고 그들을 조력하는 이들이 너를 노릴 거다.

‘....’

최강의 10인 중 한 명인 김승태와 척을 진 것만으로도 목숨이 날아갈 뻔 했던 적이 엊그제인데 이제는 신과 악마와도 척을 지게 된 강혁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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