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성진의 일행이 10단계 던전 에서 나오자 레티오 영주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 성진 검황 잘 처리 했나?”
성진이 와인을 마시며 말했다.
“예, 뭐 생각 보다는, 격이 높은 놈이 보스이기는 했네요?”
이에 레티오 영주가 성진에게 물었다.
“얼마나? 강한 놈이었나?”
“예, 보스 방이 5층인데, 5층 입구에 있던 놈은 [공작급]이었고, 보스는 [대공급] 이었습니다.”
레티오 영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러면, 이 10단계 던전은, 앞으로 최소 [공작급]이 3명 모여 있는 파티가 들어가야 겠군?”
성진이 와인을 마시며 레티오 영주에게 물었다.
“그럼, [대공급] 보스를, 클리어 할 수 있습니까?”
레티오 영주가 쓴맛을 다셨다.
“이론상으로 가능한데? 아마 상당히 피해를 입을 거야. 또 [공작급] 모험가가 있는 파티도 구하기 힘들고.”
그러자 독안의 검왕이 말했다.
“그러지 말고, 소문을 내시게.”
“소문이요?”
“그래, 소문을 내시면, 대륙의 난다 긴다 하는 모험가들이, 도전을 할 거야.”
그 말에 레티오 영주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전쟁 전이라 [귀족급] 많이들 징집이 돼서 힘들 겁니다.”
그 말에 다들 쓴맛을 다셨다. 다들 전쟁에 징집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레티오 영주는 앞으로 터질 던전을 자신만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
성진이 와인을 마시며 말했다.
“레드나 권한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그들도 이제 [공작급]에 이르렀으니 모른 척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 그렇게라도 하지.”
이제 영지로 돌아가려고 하자 독안의 검왕이 레티오 영주에게 말했다.
“오늘, 던전 클리어 비용은, 얼마나 줄 건가?”
그 말에 레티오 영주가 얼굴이 썩어 갔다. 가뜩이나 지금 전쟁 비용을 모은다고 정신이 없는데 이제는 독안의 검왕까지 뜯어 가려고 했다.
“꼭 받으셔야? 하시겠습니까?”
독안의 검왕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럼 땅 파먹고 사나?”
“하아~ 할부로 안 됩니까?”
“할부로, 10만 골드만 주게. 뭐 힘도 별로 안 썼으니까?”
레티오 공자는 성진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성진도 피식 웃었다.
“저한테, 팔 밀이 마세요? 독안의 검왕님 제자가 많은 건 다 아시잖아요?”
그러자 레티오 영주가 이번에는 공주를 보았다. 공주는 웃으며 말했다.
“작은 아버지, 잘 쓸게요.”
레티오 영주가 구시렁거렸다.
“같은 핏줄도, 돈 앞에는 정이고 뭐고 없구만?”
불의 마녀는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했다.
“학교를 늘릴까?”
성진이 불의 마녀를 보고 물었다.
“애들이 많아?”
“예 좀 늘었는데? 갈 곳 없는 고아들도 있어서, 학교에서 먹고 재우는데 좀 좁네요? 또 교실 바닥에 애들이 같이 뒤엉켜서 자니, 그것도 보기 안 좋고요.”
그 말에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는, 내가 지원해 주지.”
성진은 아이들의 공부라면 돈을 아끼지 않았다. 날 수 있는 새가 날지 못하고 죽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 말에 불의 마녀가 좋아했다. 몸을 섞었다고 하지만 자신의 신분과 성진의 신분은 하늘과 땅의 차이 이기 때문이다.
나서서 자신이 성진의 부인 중 하나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성진이 당당해지라고 해도 아직 어릴 적 부지깽이라고 불리던 농노 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일행이 집에 도착하자 다들 흩어졌다. 그리고 성진은 농장을 둘러 보았다. 과수가 보수 되고 있고 담장이 보수 되었다.
또 감시탑이 몇 군데가 늘었다. 감시탑의 높이도 상당히 올렸다. 아마도 던전이 터지면 바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 같았다.
성진이 -하프 블러드- 기사단의 단장 케인 숙소에 가보니 케인이 침상에 누워서 있는 걸 보았다.
성진이 몸 안을 -스캔- 해보니 거의 다 상처는 아물었는데 아마도 내장이 한번 크게 충격을 받은 게 후유증이 있는 듯 했다.
며칠은 누워서 요양을 해야 할 것이다.
성진이 케인에게 -치료 마법-을 한번 더 시전 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자 저녁인지 수인족 꼴통들이 싸우며 고기를 먹고 있다가 성진을 보자 다들 얌전해졌다.
식탁에는 조카 둘이 빨빨 기어 다니며 수인족들의 고기를 뺏어 먹고 있었다. 뚠뚠이는 고기를 뺏길까 봐 입에 마구 우여 넣고 있었다.
아기들이 뚠뚠이가 고기를 못 먹게 팔을 잡고 물고 있었다. 그러나 뚠뚠이의 은빛 늑대 가죽이 워낙 질기고 강하기에 이빨도 안 들어갔다.
그러자 얌순이와 뭉치가 씹어서 주는 고기를 받아먹으려고 얌순이와 뭉치에게 기어갔다.
“어마마마마마~”
“아바바바바바~”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고기를 달라는 소리 같았다. 얌순이와 뭉치가 고기를 씹어서 주자 좋다고 받아먹었다.
이상하게 호인족인 얼룩이에게는 안 갔다. 아기들이 보기에도 호랑이는 무서운가 보다. 뭐 덕분에 얼룩이는 항상 편하게 고기를 먹었다.
물론 묘인족 아기 꼴통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잘못 마음을 놓으면 순식간에 고기를 훔쳐 간다.
성진이 웃으며 씻으러 올라갔다. 공주는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본래라면 시종이 다 해주지만 아직 은 공주의 신혼집이 완공이 안 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성진이 씻고 말리고 밥을 먹으러 내려갔다. 수인족 꼴통들은 고기를 다 먹자 놀러 나갔는지 엄마에게 자러 갔는지 안보였다.
넓은 식탁은 이제 조카들의 놀이터 였다.
“맘마!”
“맘마!”
시종들이 먹고 있는 고기를 보고 하나씩 달라고 앞에서 앉아서 애교를 부렸다.
시종들이 웃으며 잘게 다져서 먹여 주었다. 그러자 꿀떡 꿀떡 잘도 받아 먹었다. 그리고 성진이 오자 성진의 앞으로 빨빨 거리며 기어 왔다.
왜냐? 성진이 이 집에서 제일 질이 좋은 고기를 먹기 때문이다.
잠시 후,,
성진의 고기가 나오자 아기들이 엉덩이를 들썩이며 좋아하고 있었다. 공주가 과일을 먹다가 웃었다.
“누가 보면, 너희가 굶은 줄 알겠다.”
공주가 보기에도 이미 상당히 많은 고기를 받아먹었다. 살이 하도 쪄서 볼때기가 터져 나가려고 했다.
그래도 성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맘마!”
“맘마!”
성진이 웃으며 고기를 썰어서 다져서 주자 좋다고 받아 먹었다. 성진은 거의 소고기 꽃등심 위주로 시종들이 구워 주었다.
아기들이 한참을 그렇게 받아먹고 배가 부르자 그냥 식탁에서 누워서 잠을 청했다. 성진의 어머니인 제시 웃으며 안아 주었다.
“우리 손녀들, 그냥 누우면 안 되지? 소화 시키러 나가자.”
그러자 제시의 품에 손녀 둘이 안겼는데 품에 꽉 찼다.
그리고 아기들은 할머니인 제시의 마른 젖을 찾아서 물려고 했다.
“이 할미, 이제 젖 안 나와.”
성진의 누나인 엠마가 농장일을 마치고 들어 오다가 아기를 받았다.
“엄마, 내가 안을게.”
“한 놈만, 안아라.”
그렇게 밖으로 나가자 아기들은 신이 났다.
그러자 농장 일을 끝내고 온 엄마, 아빠가 보이자 침까지 흘리며 좋아했다.
“어마마마마마~”
“아바바바바바~”
아기 엄마가 좋다고 아기를 받아 앉아 아기들은 엄마의 얼굴을 빨아 먹다가 젖을 먹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안돼, 엄마가 씻고 젖 줄께.”
그러거나 말거나 볼때기가 터지라 젖을 빨았다.
* * * * *
한편 -엘프 제국-의 가사 아카데미에서는 또 [기사급] 학생의 징집이 시작되었다. 또 당연하게도 황제의 핏줄이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는 포함 되었다.
레티온과 레오나 둘은 1학년 징집자 중에 또 자신들의 이름이 있자 괴로워했다.
옆에 있던 칼룰루 공자도 자신의 이름을 발견 하고 기겁을 했다. 그리고는 구시렁거렸다.
“무슨? 1학년을 1년에 3번이나 전쟁에 차출하냐?”
레티온 공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기사급]도 아닌데? 왜? 자꾸 끌려가는 거냐?”
칼룰루 공자가 옆에서 말했다.
“에이~ 너 [기사급]인 건 다들 안다.”
“야, 아직 멀었다.”
“그런다고, 빠질 수 있을 거 같냐?”
“하아~ 이번에는 어디랑 붙는데?”
“뭐? -사자 제국-이 망했으니, 이번에는 -피바다 오크 제국- 이겠지?”
“그거? 확실하냐?”
칼룰루가 씁쓸하게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
“4학년 선배 한 명이, 군부 귀족의 자식인데. 조용히 지나가면서 알려 주더라.”
레티온 공자가 카룰루에게 물었다.
“너? 그 선배 여자지?”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야이~ 연상 킬러야!”
레오나 공녀는 얼치기 같은 두 오빠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도 살아남아야 한다. 상대는 이제 오크다. 어쩌면 -사자 제국-은 장난일지도 모른다.
다음날 부터,,
기사 아카데미에서는 징집되는 학생들을 모아서 진영 훈련을 시켰다. 이번에는 특이 하게도 3인 1조로 오크 전사와 싸우는 가상의 대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오크 전사 역할을 맡은 기사들이 말했다.
“너희 실력으로는, 절대 오크 전사와 1대 1로 못 싸운다. 절대 3명이 흩어 지면 안 된다. 흩어지는 순간 죽는다.”
“예, 알겠습니다.”
“자, 다시 시작하자.”
기사단에서 지원 나온 기사들은 성실히 가르쳐 주었다. 다 자신들의 후배이고 이번에 3번이나 차출된 후배들도 있다고 하니 마음이 더 쓰였다.
* * * * *
한편, -신성 제국- 에서는 각 교단의 교황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가이아-교의 교황이 말했다.
“-가이아-님의 신탁이 내려왔습니다. 이번에는 -세계수-를 노린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다른 교단의 교황들이 우려를 표했다.
“정말, 막 나가는 거군요? -세계수-를 망가트리면, 자신들은 멀쩡할 줄 아는 건가요?”
그러자 -아레스- 교단의 교황이 말했다.
“-아레스- 님이, 말씀하시기를 아마도 -요르문간드-가 -피바다 오크 제국-을 장악했을 거라고 합니다.”
그 말에 다른 교단의 교황들이 다들 얼굴을 쓰다듬었다.
“후~ 미치겠군요? 너 죽고 나 죽자 군요?”
-가이아- 교단의 교황이 말했다.
“일단, 각 교단의 성기사단을 보냅시다.”
그러자 -가이아- 교단의 교황이 말했다.
“그래서, 어쩌시려고요? -피바다 오크-들이 길을 막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뚫어 주자는 겁니다.”
“누굴, 들여 보내 시려고요.”
그러자 가만히 있던 -가이아-교단의 신녀가 입을 열었다.
“성진 검황과 그의 일행이, -피바다 오크-가 막은 길을 뚫고 가게, 우리가 희생 해야 합니다.”
다른 교황이 -가이아-의 신녀에게 말했다.
“그러면, 성진 검황에게 저번처럼 의뢰를 맡기자는 말인가요?”
-가이아-의 신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단신으로 [종말의 늑대] -펜리르-를 막았습니다. 이번에도 성공할 것입니다.”
다른 교황들은 한숨을 쉬었다.
“후우~ 정말, 세상이 난리가 아니군요?”
“어떻게? 몇 년 사이에 전쟁이 3번이나 터집니까?”
“-신-의 시련입니다. 견디어야 합니다.”
-가이아- 교단의 교황이 의뢰금을 얼마를 정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성진은 -가이아- 교단의 사람이 아니다. 무료로 봉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목숨까지 걸려 있는데 누가 무료로 봉사를 한단 말인가?
* * * * *
성진은 한밤중에 찾아온 정보부 장관과 그의 수하들을 보았다.
성진이 일단 그들을 안으로 들였다.
그리고 성진이 식탁에 앉았다.
“뭐로 드시겠습니까?”
그에 커그 정보부 장관이 자리에 앉으며 성진에게 말했다.
“독주는, 없나요?”
성진의 눈에 이체가 돌았다. 이제까지 커그 장관은 끽해야 와인이나 마셨다. 성진이 상황이 썩 좋게 안 돌아가는 걸 알고 쓴맛을 다셨다. 그리고 시종에게 말했다.
“여기 독주에, 안주 좀 준비해 주세요.”
그러자 시종이 독주와 안주를 준비해서 식탁에 세팅했다. 성진이 독주를 커그 장관과 수하들에게 따라 주며 말했다.
“이, 깊은 밤에, 또 무슨 일이 신가요?”
커그 장관이 쓴맛을 다시며 독주를 마셨다.
“후우~ 저도,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오고 싶은데 안되는군요?”
“예, 어떻게 됐습니까?”
“일단, 급히 -마녀 제국-과 -드워프 제국- 우리 -엘프 제국-에서 5개 기사단과 보병 사단, 마법사단 을 투입해서 -피바다 오크 제국-을 막고는 있습니다.”
“예? 그런데요?”
“그런데? 이 미친 오크의 힘이, 만만치 않더군요?”
성진이 인상이 찌푸려 졌다.
“설마? 밀리고 있습니까?”
“예, 밀리고 있습니다.”
성진이 허탈하게 웃었다.
“아마도, 이교도의 축복을 받았나 보군요?”
“예 그렇습니다. 겨우 틀어 막고 있지만 저희가 며칠 안에 뒤로 더 밀릴 것 같습니다.”
“그럼, 저한테 왜? 오신 겁니까?”
“예, 죄송하지만, 황제께서 빠른 잠입을 원하고, 계십니다.”
성진이 쓴맛을 다시며 독주를 마셨다.
“누가, 누가, 갑니까?”
“예, 일단은 성진 검황님, 그리고 불의 마녀, 독안의 검왕님. 그리고 우리 정보부 [공작급] 요원 4명입니다.”
“-신성 제국- 에서는 지원이 오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거기서도 지금 인원을 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는 있습니까?”
“예.”
정보부 장관 커그의 품에서 잉크가 마른 지 얼마 안 된 지도가 나왔다. 성진이 지도를 받으며 말했다.
“-피바다 오크 제국- 안에, 우리 쪽 인원이 있군요?”
“예, 아직 이교도에 안 넘어간, 제정신을 가진 오크 주술사들이 숨어 있습니다.”
“후우~ 언제 출발해야 합니까?”
“늦어도, 이틀 안에는 출발하셔야 합니다.”
그 말에 성진이 쓴맛을 다시며 독주를 잔에 가득 부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