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성진이 식탁에 앉아 있자니 구운 소고기가 나왔다. 성진이 먹으려고 하니 문이 열리며 뚠뚠이가 머리만 디밀고 아기들이 있나 없나 살폈다.
아기들이 있으면 뚠뚠이는 고기 얻어먹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아기들이 없자 후다닥 성진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입을 벌렸다.
“아~아~ 한 입만 주라.”
성진이 웃으며 목젖까지 보이는 뚠뚠이의 입을 보았다.
“아주? 입만 커졌다?”
“헤헤~ 한 입만 주라.”
성진이 고기를 썰어 주니 좋다고 입에 담고 사라졌다. 식당에서 먹고 있다가는 아기들이 뚠뚠이의 입에 손을 넣고 먹던 고기도 뺏어 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기들을 잘 업고 잘 놀아준다.
잠시 후……
가족들이 다 모여서 밥을 먹었다. 시종들도 같이 먹고 있었다. 성진이 밥을 먹고 있는데 식탁으로 올라온 성진의 조카들이 성진의 앞에서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그리고 성진이 가만히 있자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성진이 썰어 놓은 고기를 집어 입으로 들어가자 성진의 형수가 급히 아기들을 안았다.
“안 돼요!”
아기들이 버둥거리며 소리소리 쳤다.
“아아앙~ 꼬기!”
“꼬끼! 꼬끼!”
형수가 급히 젖을 물리자 또 젖은 먹었다. 성진이 밥을 먹으며 웃었다.
“그렇게 고기를 먹고? 또 엄마 젖도 먹고 너희도 참 대단하다?”
아기들은 볼따구가 빵빵 하게 엄마 젖을 빨았다. 그리고 배가 부르자 이제는 다시 식탁으로 올라와서 허부적 거리고 다녔다.
다른 이들이 못 먹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이때 뭉치와 얌순이가 나서서 아기들을 안아 주었다. 그러자 묘인족들의 품에 안겨 털을 빨아 먹고 있었다.
그제서야 형수가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빨리 안 먹으면 아기들이 정신을 차리고 식탁을 후지럭 거리고 다닌다.
성진이 밥을 먹으며 북풍의 마녀를 살폈다.
“호오~ 상당한데? 빙계 마법은 5써클 까지 익혔네?”
그러자 북풍의 마녀가 웃었다.
“예, 다 검황님 덕분입니다.”
“무슨, 다 네가 노력 한 거지?”
그리고 성진이 시종에게 물었다.
“드워프 왕자님은, 식사 잘하세요?”
“예, 요즘에는 공방에서 살고 계십니다.”
“그래요?”
“[마법진] 각인 하는걸, 배우겠다고 열심히 이십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그 시간……
성진의 학교의 검술 고급반 아이들은 감자로 저녁을 때우고 집으로 갔다. 검술 사범인 공주도 감자로 대충 저녁을 때우는데 한 아이가 울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손에서 물집이 터져 피가 질질 흐르고 있지만 상관 안 하고 있었다.
검술 교관인 그녀가 그 아이에게 물었다.
“그 정도만 해라. 그러다가 몸살 난다.”
그러나 그 아이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검을 휘두르며 말했다.
“어머니의 유언을 들어야 합니다.”
검술 교관인 그녀가 아이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지? 너 부모님이 없냐?”
“저는, 노예입니다.”
“노예라도, 부모님은 있다.”
그가 끊임없이 검을 휘두르며 말했다.
“아버지는, 이번 전쟁에서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얼마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자 검술 교관인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 그래도 좀 천천히 해라.”
“아닙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말했습니다.”
“뭐라고 하셨니?”
“제가, 반드시 뛰어난 검사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검술 교관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그녀가 그 노예 아이를 살펴보았다. 딱 [기사급]이 한계이다. 그 이상은 힘들다. 그러나 그 아이의 눈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가 있었다.
그 아이는 손아귀가 터지면서도 검을 휘두르며 말했다.
“더, 더, 강해져야 합니다. 저는 어머니의 유언을 저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의 눈에 손에서 흐르는 피와 같은 갈망이 검술 교관인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허~ 성진 검황이, 이래서 아이들을 모은 건가?”
검술 교관인 그녀는 아이에게 말했다.
“어머니의, 유언을 이루려면 쉬어 가면서 해야 한다. 절대 무리하지 말아라. 그러면 너의 몸만 망가질 뿐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감자 덩이 몇 개를 더 주고 쉬라고 했다. 감자를 먹은 아이는 대충 씻고 숙소로 돌아가지도 않고 교실 한구석에서 천대기를 덮고 잠을 청했다.
검술 교관인 그녀가 아이에게 물었다.
“왜? 여기서 자니?”
“숙소에,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검술 교관인 그녀가 아이를 보고 말했다.
“네가 배우는, [삼재 검법]이나 [삼재 심법]은, 그리 고급 [검법]이나 [심법]이 아니다. 딱 [기본]이다.”
그러나 아이는 웃으며 말했다.
“이것도, 저희 같은 노예에게는 하늘이 주는 선물입니다.”
아이는 거적때기로 몸을 둘러싸고 잠을 청했다. 아이는 금세 지쳐서 잠이 들며 중얼거렸다.
“엄마,,”
아이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검술 교관이 그녀가 -사자 제국-의 검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맹세가 무너지고 있었다.
이리 검에 대한 열정이 있는데 어찌 가르치지 않겠는가?
그녀가 이를 악물고 자신의 숙소로 들어가다가 어머니인 교장을 찾아갔다.
교장인 그녀의 어머니는 예산과 교육 과정을 정리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대충 지급되는 예산과 교육 과정을 일괄적으로 정리해서 성진에게 예산을 더 타려고 하는 것이다.
그녀가 검술 교관인 자신의 딸을 보자 물었다.
“그래. 이제야 수업이 끝이 났니?”
그녀가 어머니의 앞에 있는 의자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어머니.”
“왜? 딸아?”
그녀가 보기에는 딸의 얼굴에 슬픔이 어려 있었다.
“딸아, 무슨 슬픈 생각이 났니?”
검술 교관인 그녀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패전국의 황족인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는 거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뭐가 슬프니?”
“한 노예,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 네가 검법을 가르치는 노예 아이겠구나?”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팔려 가니?”
“아니요? 그는 성진 검황의 소유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이제 어머니까지 죽어서 고아가 됐는데, 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자 제국-의 검을 가르쳐 주고 싶구나?”
“예, 그 아이의 재능을 썩히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그러자 교장인 그녀의 어머니가 한쪽에 있는 와인을 따라 마셨다.
“너도, 여자였고 어머니구나? 난 너를 차가운 검술 교관으로 봤는데?”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너의, 그 표정이 어머니가 아픈 자식을 보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검술 교관인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제가, 많이 유약해 졌군요?”
“아니다. 너도 자식이 필요한 것이다. 가족이 필요하고.”
“그런 건가요? 제 마음이 그냥 흔들린 건가요?”
“아니지. 그만큼 그 아이가 대단해서 우리 -사자 제국-의 검을 전수 하고 싶은 거겠지? 사장 되기에는 아깝지 않으냐? 우리 -사자 제국-의 [검법]은 우리 시대를 풍미했다.”
“그래서 그런 걸 까요?”
“일단, 성진 검황을 만나서 아이를 받아라. 그리고 너의 직계 제자로 키워라. 그러면 될 것이다.”
어머니의 말에 검술 교관인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교장실을 나와서 성진의 집으로 갔다.
성진의 집 앞에 가니 기사들이 서 있고 한쪽에서는 밤에도 잠을 잊고 [권법]과 [창법]을 수련하는 이들이 있었다.
[공작급]인 그녀가 보기에도 [창법]이나 [권법]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리고 성진의 집에 들어가려고 하자 기사들이 그녀를 막으며 물었다.
“무슨 용무이십니까?”
“응? 나 성진 검황 좀 만나 려구.”
“이미, 밤이 늦었는데? 내일 오시지요?”
“하아~ 나도, 바쁘단 말이다.”
“성진 검황님은, 더 바쁘십니다.”
그녀가 성질을 내려다가 참았다. 지금 그녀는 일개 시민이고 검술 교관이다. 그녀가 다시 학교로 가려는 데 성진이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문을 열었다.
“들어 오세요. 여기 기사분들은 저를 하도 찾는 인원이 많아서 일단 자르고 보는 겁니다.”
그녀가 한숨을 쉬며 따라 들어갔다. 성진이 식당에 앉으며 말했다.
“뭐? 드릴까요? 차? 와인?”
“와인으로 한잔 부탁하지.”
성진이 주방에서 대기 하고 있는 밤에 일하는 시종에게 말했다.
“나는, 커피 한잔이고, 여기 검술 교관님은, 와인 한 잔 주세요.”
“예 검황님.”
잠시 후,,
바로 차와 와인이 나왔다.
성진이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검술 교관이 그녀가 와인을 마시며 감탄했다.
“허~ 내가, 황실에서 마시던 것보다 더 좋군?”
성진이 피식 웃었다. 그녀는 뭐 며칠 전까지 -사자 제국-의 황족이었으니까 말이다.
“그게, [-가이아-의 축복]이라는 와인입니다.”
그녀가 와인을 마시며 말했다.
“사실, 부탁 좀 하러 왔네.”
성진이 커피가 든 잔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았다.
“뭐가, 필요하신가요?”
“내가, 며칠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거 알지?”
“예, 덕분에 다른 검술 선생님들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 아이를 보았네.”
“그래요? 아이가 아픈가요?”
“그런거 였으면 차라리 좋지?”
“그럼, 뭐지요?”
“그 아이는, 이제 고아가 된 노예이고, 어머니의 유언을 이루려고 손아귀가 터져 나갈 때까지 검을 휘두르고 있더군?”
“그래요? 우리 학생들이 다 좀 독하지요?”
검술 교관이 그녀가 쓰게 웃었다.
“그건, 독하다고 말할 정도가 아니야. 완전히 아이가 검에 미쳐 있더군?”
성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그 아이가 탐이 나십니까?”
그녀가 솔직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약속을 깨고 그 아이 에게는 우리 -사자 제국- 황실 검법을 가르치고 싶더군?”
그러자 성진이 그녀에게 말했다.
“[사자검]이요? 아니면 [제왕검]이요?”
성진이 검법명 까지 정확히 말하자 그녀가 눈이 커졌다.
“아니? 어떻게 그걸? 알고 있지?”
그러자 성진의 눈에 있는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키키키,, 우리가 모르는 [검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성진의 몸 안에 있는 여자의 목소리에 그녀는 더 소름이 끼쳤다.
성진이 공포에 질린 그녀를 보고 말했다.
“아~ 걱정하지 마세요. 제 안에 있는 신급 아트펙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자 [광기의 공주]와 [막내 공주]가 같이 킥킥 거렸다. 그러자 그녀가 더 공포에 질렸다.
성진이 웃으며 얼굴이 퍼래진 그녀를 달랬다.
“아니? -사자 제국-의 검술 교관이 뭐 이런 걸 겁을 냅니까?”
“아니, 이게 안 무서운가?”
“아~ 정말, 뭐가 무서워요?”
성진이 커피를 마시고 분위기를 바꾸고 말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직계 제자로 받아들이고 싶습니까?”
“그렇네.”
성진이 그녀를 찬찬히 살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 결정은, 여자로서 입니까? 아니면 어머니로서 입니까? 아니면 검술 교관 으로서 입니까?”
그녀가 와인을 마시며 피식 웃었다.
“자네도 독한 군? 어떻게 어머니와 똑같은 말을 하지?”
“뭐, 궁금해서 입니다.”
“셋 다 이네.”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와 같이 아이가 있다는 교실로 갔다. 교실 구석에 거적때기를 둘둘 말고 울며 자고 있는 아이를 보았다.
성진이 불타는 육망성의 눈을 뜨고 그 아이의 운명을 살폈다.
-어머니의 유언을 이루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자-
-그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하고 있다.-
성진이 턱을 긁으며 웃었다.
“호오~ 이거, 정말 엄청 나게 노력 했나 본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이의 노력에, 하늘이 감동해서 운명이 바뀌고 있습니다.”
“자네는, 그런걸 볼 수 있나?”
“뭐 약간이요.”
성진이 자고 있던 아이를 깨웠다.
“아이야?”
그러나 잠에 취해 있는 아이는 잘 깨어나지 못했다. 성진이 아이의 손을 보니 터지고 또 터져서 굳은살이 생기고 있었다.
성진이 [노예 문신]을 지워 주고 그녀에게 말했다.
“이제, 직계 제자입니다. 제자는 스승을 버릴 수 있지만, 스승은 제자를 버리면 안 됩니다.”
그 말에 그녀가 자신의 검의 스승이자 아버지인 사자왕이 생각 난 듯 눈물이 고였다가 빠르게 손으로 눈물을 가렸다.
“알았네. 내가 제자를 버리는 일은 없을 거야.”
그녀가 아이를 안고 사라지자 학교의 교장인 그녀의 어머니가 나타났다.
“성진 검황, 잠시 말 좀 하지?”
“예.”
그리고 교장실로 갔다. 그리고 보니 그녀가 종이로 표를 만들어 놨다.
“내가, 교육 과정을 좀 나누었네.”
성진이 좋아했다. 지금처럼 주먹구구식은 학생들도 지치고 선생들도 지친다.
“호오~ 학년제 입니까?”
“일단, 13학년제 이네.”
“상당히, 길군요?”
“그렇게, 배워도 모자라.”
“유급은, 뭐입니까?”
“재능이, 모자란 자에게 계속 돈을 투입할 수는 없네.”
그녀의 말에 성진이 쓴맛을 다셨다.
“뭐 맞는 말이지요. 솔직히 무작정 외운다고 다 교육 과정을 쫒아 올 수는 없지요.”
“그리고, 학년별로 학년말에 시험을 쳐서 3번 유급 되면 퇴학이네.”
“아니, 퇴학은 좀 너무하지 않나요?”
“아닐세, 지독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학교의 시설로는 그렇게 해야 하네.”
그말에 성진이 다급히 말했다.
“아닙니다. 일단 황제 폐하에게 말해서 부지를 늘리고 선생도 늘리겠습니다.”
갑과 을이 바뀌고 있었다. 성진이 교장 하나는 잘 둔 것 같았으나 정말 지독하게 실리주의로 가고 있는 교장이었다.
다음날부터 학교에는 난리가 났다.
게시판에서 쓰여 있는 글을 보고 학생들은 이를 갈았다. 살아남아야 한다. 노예들은 노예에서 탈출할 수 있고, 일반인들은 국가 관리라도 들어가려면 수학이나 교양 그리고 대륙 공용어는 정도는 익혀야 한다.
또 검을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난리가 났다.
능력만 된다면 -사자 제국-의 황실 검법 교관에게 -사자 제국-의 황실 검법을 직접 1대1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
검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은 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자신의 근성과 자질, 독기를 보여야 했다.
그리고 지금 까지 좀 설렁설렁 하게 배우고 있던 아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급 3번은 퇴학이다. 그러면 작은 가문의 후계자 자리에서도 밀려난다.
성진은 바쁘게 아침 수련과 수술 그리고 저녁에는 미스릴 공방에서 의족이나 의수를 만들고 있는데 어느날 하루는 저녁에 손님이 찾아왔다.
검후인 공주가 짐을 싸고 도망처 와서 성진의 집에 눌러 앉은 것이다.
그리고 황제가 뒷목을 잡고 쫒아 와서 난리가 났다.
황제가 성진의 집 앞에서 소리치고 있었다.
“너 이놈의 자식! 이리 안 나와!”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