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독안의 검왕은 불의 마녀와 성진을 쫒아 다니며 잔소리를 했다.
“늙은이를 타지에 버리려고 하다니. 천하의 벌 받을 것들 같으니!”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거치고는 너무 정정하십니다.”
“내가 이렇게 버림받을 까봐, 수련을 못 쉬겠다.”
그러다가 시종들이 아침 식사를 하러 오라고 하니까 후다닥 달려갔다. 성진이 웃으며 불의 마녀에게 말했다.
“저렇게 장난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도, 전투 시에는 절대 안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예, 알겠습니다.”
식당에 가지 독안의 검왕 혼자 기다리지도 않고 고기를 뜯고 있었다. 그리고 얼큰한 국물을 마시고 좋아했다.
“크허~ 속이 풀린다.”
성진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아니, 주독은 내공으로 안 풀고 그 막강한 내공은 어디에다가 쓰시려고 그러십니까?”
독안의 검왕이 또 해장술을 마시며 말했다.
“자네는 운치를 몰라.”
“에, 과음하는 거랑 운치가 무슨 상관입니까?”
“크으~ 술잔에 비친 달빛을 담아서 마시는 운치를 어찌 알겠나?”
성진의 감은 눈의 [막내 공주]가 말했다.
-에이~ 독안의 검왕 할매 취했냐?-
“시끄럽다.”
화인 공주가 성진에게 알뜰히 아침을 챙겨 주고 말했다.
“몸, 성히 돌아와요.”
성진이 웃으며 화인 공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날 걱정해 주는 거야?”
“그래도 상대는 -펜리르-의 힘을 빌려 쓰고 있어.”
“알아서 잘하고 돌아올 테니 걱정 말아.”
성진이 화인 공주와 떠드는 사이 독안의 검왕은 술병을 자신의 가방에 담고 있었다.
불의 마녀가 독안의 검왕에게 한 소리 했다.
“아유~ 좀 창피하게, 왜 그러세요?”
“너희가 나를 버리고 간다기에 미리 음식을 챙기는 거다. 세상 서럽다.”
성진이 웃으며 밥을 다 먹고 일어났다.
“자, 가시지요. 시간이 있다고는 해도 어찌 될 줄 모릅니다.”
다들 다시 달릴 준비를 했다. 그리고 화인 공주의 배웅을 받고 조용히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낙타를 찾으러 갔는데 검문소 대장이 성진에게 물었다.
“예, 무슨 낙타요?”
“어? 내 낙타 어디 있어?”
“어, 어제 도박 도시의 제왕이, 자기 낙타라고 하더니 다 끌고 가던 데요?”
성진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와~ 이 자식 형님, 형님, 하더니 뒤통수 씨게 까고 튀었네?”
“에, 그럼 아니었습니까?”
“그럼, 다 내 꺼지.”
그러자 검문소 대장의 얼굴이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 화인 공주 손님의 낙타를 못 지킨 것이다.
그가 울컥 올라오는 화를 참고 말했다.
“제가…… 다…… 물어…… 내겠……습니다.”
“아니야. 돈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 낙타 살 곳이 없나?”
“죄송합니다.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성진이 검문소 대장에게 돈을 넉넉히 쥐여 줬다.
“힘 좋은, 수컷으로 부탁하네.”
“예, 알겠습니다.”
그는 달렸다. 자신이 관리를 잘못해서 영주 손님의 낙타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는 영주성 안과 밖을 다 뒤져서 질 좋은 수컷 낙타를 이십여 마리를 사 왔다. 성진에게 넘겨주면 땀을 닦았다.
“다, 품종 좋은 놈으로 골라 왔습니다.”
“그래. 고맙고 고생했어.”
“아닙니다. 제가 그 도박 도시의 도둑놈한테 속은 게 잘못이지요.”
성진이 여자들을 낙타에 태워 주고 말했다.
“도박 도시의 제왕에게, 편지 한 장만 보내 줘.”
“뭐라고 쓸까요?”
“이번에는 잡히면, 남은 이빨도 다 털어 버릴 줄 알라고.”
검문소 대장이 무척이나 좋아했다.
성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와~ 내가, 살다 살다 내 걸 훔쳐 가는 놈이 있을 줄이야.”
“그게 도박 도시의 일상입니다. 항상 조심 하십시오.”
성진은 고맙다고 하고 조심히 낙타를 몰고 달렸다. 성진이 달리며 화인 공주에게 받은 지도를 보았다.
다음 마법사의 도시는 중립을 취한다고 해서 도움을 안 줄 것 같다. 그냥 쉬다가 가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황도다.
황도에서는 수만의 산 제물을 바치며 이제는 [종말의 늑대] -펜리르-를 소환하고 있다고 한다.
사자왕이 미쳐 날뛰고 있는 것이다.
* * * * *
한편, -엘프 제국-의 황실에서는,
엘프 황제가 밤늦은 시간에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래, 검의 도시와 도박 도시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정보부 커그 공작이 조용히 말했다.
“이로써 -사자 제국-의 전력 30%는 우리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래, 나머지 도시들은 어떤가?”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우리가 밀고 올라가면 어쩔 것 같나?”
“미리 요원들을 보내서, 작위와 영지를 인정해 준다는 서류를 준다면 그들은 방관할 겁니다.”
“그래, 그럼 조용히 요원들을 보내게.”
“알겠습니다. 뛰어난 요원들로 보내겠습니다.”
“그래, 이왕이면 깔끔하게 무혈입성 하는 게 좋지.”
그리고 그날 밤 정보부 요원들이 조를 짜서 -사자 제국-의 중립 도시로 국경을 넘어서 갔다.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임무이지만 성공하면 수십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임무이다.
* * * * *
뚠뚠이는 오늘도 성진의 조카를 안고 업고 있었다.
조카들은 무럭 무럭 자라서 뚠뚠이의 입에 있는 건 뭐든 뺏어 먹고 있었다. 뚠뚠이는 이제 고기를 입에 넣자마자 씹지도 않고 삼키고 있었다.
그러면 성진의 조카들이 아바바바거리며 뚠뚠이의 입을 벌리고 손을 뚠뚠이의 입에 넣고 고기를 뺏으려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뚠뚠이가 헤헤~ 거리며 웃었다.
“오빠는, 벌써 다 먹었지?”
그러자 뒤에서 업혀 있던 성진의 조카가 성질을 내면서 뚠뚠이의 머리통을 때렸다. 어차피 아기가 때려 봐야 아프지도 않았다.
“헤헤~ 오빠 하나도 안 아프다?”
아기들은 약이 올랐는지 뚠뚠이를 앞에서 뒤에서 물었다.
-앙~
-앙~
아기에게 물린 뚠뚠이가 웃으며 말했다.
“간지러워 이놈들아.”
그렇게 아기들을 보고 있자니 성진의 형수가 왔다. 뚠뚠이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우리 딸들 돌봐줘서 고맙다. 뚠뚠아.”
“헤헤~ 내 동생 같아요.”
아기들은 엄마를 보자 뚠뚠이가 고기를 하나도 안 줬다고 일렀다.
“아바바바바~”
“어마마마마~”
성진의 형수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지만 뚠뚠이에게 아기를 받아서 자신의 젖을 물렸다.
그러자 아기들은 엄마의 젖을 빨아 먹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뚠뚠이는 그 사이에 성진의 엄마인 제시가 주는 특식인 고기를 받아먹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번에는 묘인족 얌순이와 뭉치가 아기들을 돌봐주러 왔다. 아기들은 입에서 침까지 흘리며 둘을 반겼다.
뚠뚠이는 아기들에게 아무것도 안 주지만, 얌순이와 뭉치는 고기를 익혀서 잘근잘근 씹어서 먹여 주기 때문이다.
시종들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아기들이 잘도 받아먹고 소화도 잘 시키기에 이제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아기들이 너무 우량아가 되간다는 것이다. 거의 세네살 수준의 덩치를 가지고 있다.
한 명을 얌순이가 먼저 안아주자 신이 나서 옹알이를 했고,
“아바바바바~”
다른 한 명도 뭉치가 안아주자 신이 났다.
“어마마마마마~”
뭉치와 얌순이는 시종들이 고기를 다져서 구워서 주는 걸 씹어서 아기에게 먹였다. 아기들은 눈이 커지고 더 받아먹으려고 난리가 아니었다.
“맘마~”
“맘마~”
성진의 형수가 우량아가 되어 가는 아이를 보고 흐뭇해하며 농장으로 갔다. 농장일을 관리하고 믿을 만한 이들이 모자라서이다.
지금 전쟁 전이라 물가는 날뛰고 있으니 성진의 농장은 또 돈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레티오 영주도 농작물을 황실에 올리고 남은 걸 팔면서 돈을 긁어 모으고 있다.
* * * * *
성진은 달이 뜰 때까지 달려서도 다음 도시에 도착 못 했다.
결국 성진이 멈추고 낙타들을 쉬게 해주며 낙타에게 충분한 물과 말린 과일 육포들을 먹였다. 그리고 다들 육포나 말린 과일을 뜯었다.
성진이 육포를 뜯으며 화인 공작에게 받은 지도를 보았다. 그리고 별자리를 살피고 거리를 계산했다.
“후~ 이놈의 -사자 제국-은 정말 쓸만한 땅이 없군요, 다 사막이네요?”
그 말에 독안의 검왕이 쓰게 웃었다.
“그렇지 그래서, -엘프 제국-의 그 비옥한 토지가 그리 탐났던 거야.”
“아니, -가이아-여신에게 축복을 내려 달라고 하지 왜 안 그랬대요?”
“그런 영주도 있어. 그나마 그런 영주의 땅은 그나마 낫다네.”
“흠~ 자존심인가?”
“뭐, -가이아- 신도가, -사자 제국-을 다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지?”
그 순간에 성진이 급히 뒤를 돌아서 낙타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그리고 불타는 검을 뽑아서 모래속에 박아 넣었다.
-키에에에에~
성진이 검을 비틀자 비명도 멈추었다.
그러자 정보부 요원들이 모래를 파내서 거대 전갈을 끄집어냈다.
그 크기가 너무 거대해서 정보부 요원과 성기사까지 여러 명이 다 달라붙어서 겨우 끄집어냈다.
독안의 검왕이 웃으며 말했다.
“특식이군?”
성진이 웃으며 불의 마녀에게 말했다.
“잘 좀 구워봐.”
“예 검황님.”
불의 마녀가 노릇노릇 하게 잘 굽자 정보부 요원들이 검을 꺼내서 껍질을 벗기고 고기를 잘랐다. 먼저 독안의 검왕과 성진, 불의 마녀, 성녀에게 주었다.
보통 전갈은 누린내가 심하게 나서 못 먹을 정도인데, 이놈은 오래 산 놈이라고 그런지 그런 냄새가 전혀 안 났다.
성진이 웃으며 고기를 먹고 남은 고기를 건조 마법으로 건조시켜서 육포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누어서 다들 가방에 담고 돌아가면서 보초를 서고 잠을 청했다. 성진이 안자니까 괜찮다고 해도 다들 낙타를 타고 와서 괜찮다고 했다.
그렇게 다들 별빛을 보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성진의 일행은 일어나자마자 간단하게 볼일을 보고 달렸다. 한참을 달려가는데 도시를 왕복하는 상단들이 도적들의 공격을 받는 게 보였다.
성진이 검을 뽑고 달려나가자 정보부 요원들도 달렸다.
그러나 정보부 요원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성진이 다 쓸어 버렸다.
도적들이 피를 뿌리고 사막에 다 쓰러져 있었다.
상단주가 다쳤는지 여기저기 피칠을 하고 나와서 성진에게 굽신거렸다.
“감사합니다. 물건만 뺏기는 게 아니라, 목숨까지 뺏길 뻔했습니다.”
성진이 다친 이들을 치료해 주었다. 그 중에는 상단 호위 용병들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성진이 그들에게 물었다.
“어디들 가십니까?”
“예, 다음 도시인 마법사의 도시로 가고 있습니다.”
“오, 저희랑 같군요?”
그러자 상단주가 얼굴에 꽃이 피었다.
“그러십니까, 그럼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아니,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아닙니다. 요즘에 전쟁의 분위기가 높아져서 아무나 통과 안 시킵니다. 외국 분들 같으신데…… 하지만 저희와 같이 가신다면 통과는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성진은 그와 상관없이 그냥 지나쳐도 되는데, 식량 조달을 위해 들려 할 것 같았다. 마법사의 도시에서 황도까지 얼마나 걸릴지 아직도 몰랐다.
화인 공주 말로는 빨라도 삼 일은 걸린다고 했다.
결국 다른 이들과 회의를 하고 성진이 그들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낙타를 타고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상단의 마차가 너무 많아서 하루 걸릴 거리를 이틀이 걸리게 생겼다.
성진이 눈치를 보고 조용히 독안의 검왕에게 말했다.
“이거, 이러면 나가린데요?”
독안의 검왕도 쓴맛을 다셨다.
“우리가 이런 단점을 생각 못 하다니.”
결국 사막에서 하룻밤을 상단과 같이 자게 생겼다. 해가 지고 다들 텐트를 치고 있었다.
성진이 신발을 말리고 -청소 마법-으로 온몸을 청소하고 쉬고 있자니, 상단주가 노예를 시켜서 고깃국과 빵을 한 솥 가득 보내왔다.
성진이 살펴보고 이상이 없자 다들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보초를 돌아가며 서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성진은 가다가 이번에는 거대 하이에나 무리를 만났다. 육포 냄새를 맡고 따라온 거 같았다. 거대 늑대 만큼이나 덩치가 컸다.
거대 하이에나 무리가 상단을 둘러싸고 공격을 준비 하고 있었다.
성진이 그 꼴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음, 개고기 먹게 생겼네?”
성진이 튀어 나가자 상단의 용병대는 상단을 보호했다. 성진의 리더급 하이에나를 일격에 반토막으로 가르자 하이에나들이 자신들이 상대가 안 됨을 알고 급히 머리를 돌려 도망쳤다.
그러나 성진의 발을 따돌릴 수는 없었다.
바람 같이 가르며 하이에나들을 썰어 버렸다.
상단주가 노예들에게 시켜서 가죽을 무두질하고 고기를 양념해서 말렸다. 사막이 건조하니 하루면 육포가 된다.
저녁이 되자 드디어 마법사의 도시에 도착했다. 성진이 -환영 마법-으로 다들 -사자 제국- 용병으로 보이게 바꾸어 놓았다. 상단주는 보고도 모른 척을 했다.
마법사의 도시가 중립 이라고는 하지만 -사자 제국-의 수많은 귀족을 죽인 성진 검황이나 불의 마녀를 보고 가만히 참을 것 같지는 않았다.
성진이 이제 상단과 헤어져서 길을 가려고 하자 상단주가 묵직한 돈주머니와 하이에나 육포를 넉넉히 주었다. 그리고 혹시 용병 계약을 할 생각 없냐고 물었다.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저희는 지금 이미 의뢰 수행 중이고, 밀린 예약만 몇 년 치가 됩니다.”
성진이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사실 다 수술 예약이어서 그렇지.
다른 용병들도 떠났다. 상단주와 용병들의 계약도 여기까지인 듯 용병들도 흩어졌다. 상단을 호위하던 용병들의 대장이 성진에게 말했다.
“자네, 혹시 우리랑 팀 짤 생각 없나?”
그 말에 성진이 웃었다.
“아까, 상단주에게도 말했지만, 저희는 지금 의뢰 수행 중이고, 예약이 몇 년은 밀려 있습니다.”
그러자 용병 대장이 쓴맛을 다셨다.
“에휴~ 요즘에 정말 쓸만한 용병 구하기가 그렇게 힘들어. 나중에 또 인연이 되면 보겠지. 잘 가게.”
그들은 또 어디론가 일거리를 찾으려고 갔다. 성진은 식료품 가게에 들러서 낙타에게 줄 육포와 말린 과일을 샀다.
그리고 낙타에게 먹여 주고 달래 주었다. 낙타들은 성진이 넉넉히 사료를 주자 침까지 흘리며 좋아했다.
또 침이 왕창 묻은 혀로 성진을 핥아 주려고 하자 성진이 기겁을 했다. 그러자 대신 불의 마녀를 핥아 주었다.
불의 마녀는 아닌 밤중에 낙타 침과 거품으로 세수를 했다.
그러던 중 여관을 잡고 여관 주인에게 낙타를 잘 돌봐 달라고 하고, 식사를 하고 쉬고 있었다.
한참 다들 씻고 쉬고 있는데 문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성진이 열어 보니 여관 종업원이 얼어붙은 얼굴로 서 있었다. 성진이 왜 그러나, 보니 뒤에 뱀의 일족 중 하나인 하체가 뱀이고 상체는 인간인 나가 마법사가 서 있었다.
그 나가 마법사가 성진을 보고 의아해 했다.
“정말 당신이 성진 검황 맞아? 그냥 -사자 제국-에 흔한 인물인데?”
나가 마법사가 뱀의 꼬리를 흔들며 완드를 튕기고 있었다. 성진이 베어 버릴까 하는데 나가 마법사가 말했다.
“우리 영주이신, 고르곤 여황께서 뵙자고 한다. 같이 가자.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
나가의 상위 종족이 메두사 일족과 고르곤 일족이다. 그런 고르곤은 예지의 능력 하나는 기가 막힌다. 아마도 국운이 기우니 점을 치다가 성진을 본 듯 했다.
그리고 성진이 자신의 영지에 나타날 거라는 예지를 보고 성진을 부른 것이다. 성진이 고민하고 있자니 나가 마법사가 웃으며 말했다.
“고르곤 여왕님이, 이름을 걸고 안전을 보장했다. 걱정하지 말아라. 다 같이 와도 좋다.”
성진은 하는 수 없이 일행과 다시 신발을 신고 옷을 입고 영주의 성으로 갔다.
나가들이 시종으로 일하는 성의 만찬장으로 가니 성찬이 차려져 있고 백발이 성성한, 그러나 하반신이 뱀인 고르곤이 성진을 맞이했다.
“어서 오시오. 성진 검황. 그리고 불의 마녀.”
일행은 성진의 마법을 꿰뚫고 있는 고르곤 여황을 보고 긴장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