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화
화인 공주가 성진에게 파고들며 [월화 검법]의 팔연격인 [난무]를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성진은 그녀보다 더 오래, 그리고 깊이 [월화 검법]을 수련했기에 뻔히 검로가 보였다.
-카카카카카카캉!
-터엉!
화인 공주의 눈이 커지며 뒤로 밀려났다.
“진짜 너 뭐야, 어떻게 [월화 검법]의 검로를 다 알고 있지?”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나와 같이 하면, 모든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자 화인 공주가 피식 웃었다.
“내가 어지간히 마음에 드나 보구나, 나도 네가 싫지는 않지만 이건 자존심 문제다. 나보다 약한 자에게 나는 시집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녀가 검을 검집에 넣고 발검술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압도적으로, 나를 눌러 봐라. 너의 힘을 보여 봐라.”
성진이 피식 웃으며 아직은 어린 화인 공주를 보고 똑같이 발검술의 자세를 잡아 주었다.
“자, 그럼 [월화 검법]의 [발검술] [참월]로 겨루어 보지요?”
화인 공주가 눈이 더없이 커졌다.
“허~ [참월] 도 알고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그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리고 [월화보]를 밟으며 성진의 품으로 튀어들어 갔다.
그리고 성진의 허리를 베려고 발검을 했다. 그녀의 검이 검강으로 불타고 있었다. 성진은 한발 늦게 검을 뽑았다.
-카캉!
성진의 검이 자신의 허리를 치고 들어오는 화인 공주의 검과 격돌 했다. 그러나 늦게 뽑은 검임에도 화인 공주는 검격에 손이 저리며 검을 놓칠 뻔했다.
그리고 바로 [난무]의 연격을 펼쳤다.
-카카카카카카카카캉!
성진이 웃으며 받아 넘기고 있었다. 화인 공주가 약이 바짝 올랐다. 수십 수백격을 나누고 화인 공주가 헉헉거리며 뒤로 튀어 나갔다.
성진이 아무리 봐주고 싸웠다고 하지만 그녀의 검을 잡은 손에는 핏물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화인 공주가 떨리는 손으로 검을 다시 잡고 말했다.
“후~ 봐준 정도가 이 정도인가?”
독안의 검왕이 옆에서 구경하다가 웃었다.
“검의 마녀도 그에게 당했는데, 너라고 뭔 수가 있을 줄 아냐?”
그러나 화인 공주는 이를 악물고 검을 높게 그리고 무겁게 들어 올렸다.
성진이 그걸 보고 똑같이 검을 들어 올려 주었다.
그리고 성진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초식에서 밀리면 제가 이긴 겁니다?”
화인 공주가 눈에 독기를 품고 말했다.
“이 초식이, 뭔 줄은 아나?”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저를 끝까지 시험하시는군요, 화인 공주. [월화 검법]의 최종 초식 [만월 단참] 이지 않습니까?”
화인 공주가 입이 벌어져서 다물지 못했다.
“세상에, 넌 도대체 정체가 뭐냐?”
“그걸 아시고 싶으면, 저를 이기거나 저와 결혼 하시면 됩니다.”
그 말에 화인 공주가 즐거운지 웃음을 지었다.
“그래, 너 같은 남자도 싫지는 않군. 그러나 나는 아직 지지 않았다.”
화인 공주가 이번에는 바람을 타는 듯 한 보법을 밟으며 성진에게 튀어 들어갔다.
성진도 화인 공주가 달려드는 걸 보고 검을 무겁게 들어 올렸고, 그녀의 검이 성진에게 내리 꽂히는 순간 성진의 검도 내리 꽂혔다.
성진의 검이 자색으로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화인 공주의 검을 자르며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화인 공주는 자신의 강기로 불타는 검이 이리 쉽게 잘리는 걸 보고 기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가 갈리기 전에 성진의 검이 멈추었다.
그리고 성진이 검을 검집에 넣었다. 다른 손으로는 화인 공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화인 공주, 왜 이리 먼 타향에서 고생하고 계시오?”
화인 공주가 자신이 죽다 살아남은 줄 알고, 다리가 풀려 성진을 붙들었다.
그리고 성진을 보고 쓰게 웃었다.
“그래, 약속은 약속이다. 나 화인 공주는 너와 결혼하겠다.”
성진이 웃으며 화인 공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여간 고집 하고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
그녀가 시종들에게 말했다.
“가서, 독주와 안주 좀 가지고 오게.”
“예, 영주님.”
잠시 후……
술과 안주가 나오자 독안의 검왕이 쪼르르 와서 앉아서 자기가 주인인양 따라 먹고 있었다. 그리고 화인 공주에게 말했다.
“사실 성진에게는 결혼한 부인이 3명이나 있다네?”
성진이 술을 먹다가 어이가 없었다.
“아니, 언제 제가 부인이 3명이나 되었습니까? 저도 모르게요?”
독안의 검왕이 킥킥 거리며 웃었다.
“-엘프 제국- 공주, 그리고 레오나 공녀, 그리고 검제의 딸, 음~ 또 불의 마녀, 그러니까 4명이군?”
화인 공주가 어이가 없어서 성진에게 따졌다.
“아니, 부인이 4명이나 있는데, 나를 또 원한 건가? 거참 욕심이 많군?”
성진의 감은 눈의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아니야. 독안의 검왕 이 할머니가 심술나서 그런 거야. 믿지 말아라.-
그러나 독안의 검왕은 단호 했다.
“아니야. 나를 믿어야 하네. 다 자네를 위해서 말하는 거야.”
화인 공주가 독안의 검왕의 얼굴을 살피고 피식 웃었다.
“정말 어이없네, 독안의 검왕이 심술 부리는 거 맞구만?”
독안의 검왕은 자신의 방해 작전이 안 통하자 술을 두어 병 들고 도망쳤다. 도망치는 독안의 검왕을 보고 화인 공주가 성진에게 물었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나?”
“나? 아직이지?”
“그래? 정말?”
“그럼, 그런 걸 거짓말 해서 뭐하나, 바로 들킬 거?”
“그런데, 독안의 검왕은 왜 저러는 거지?”
“어, 자신의 제자와 나를 엮으려다가 매번 다 실패했거든.”
성진의 감은 눈의 [막내 공주]가 킥킥 거렸다.
-성진은 20대인데, 독안의 검왕 제자는 거의 50대거든, 이건 아니잖아?-
화인 공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검왕이 욕심이 심했군. 그나저나, 넌 [막내 공주] 아니냐?”
-어, 나 [막내 공주]야, 왜?-
“정말, 그 미친 마도 실험이 성공한 거야?”
그러자 감은 눈의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성공은 개뿔! 지금 이론이나 만들고 있겠지?-
“그럼, 너희는 뭐냐?”
-우리는, 다른 차원에서 온 거다.-
“응, 다른 차원?”
-나중에 알려 주마. 좀 복잡한 사연이 있어.-
그 말에 화인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지금 그게 급한 게 아니지, 미친 사자왕을 처리하는 게 우선이지?”
성진이 독주를 마시며 말했다.
“지금, 어디까지 진전이 되어 있지?”
“음~ 소식통에 의하면, [종말의 뱀] -요르문간드-와 협상에는 실패했다고 하더라?”
성진이 킥킥 거리며 웃었다.
“하여간, -요르문간드-가 뒤통수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치지?”
화인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전에 -엘프 제국-에서 -가이아-의 신녀를 잡는다고 난리 친 게 다른 -신-들에게는 안 좋게 찍힌 거지, 그러니까 제물을 받아만 먹고 입을 닦은 거야.”
“그럼, -마신-소환은 물 건너간 건가?”
화인 공주가 쓴맛을 다셨다.
“나도, 그랬으면 아까 말해 주었지. 지금은 [종말의 늑대] -펜리르-와 협상을 하고 있어.”
그녀의 말에 성진은 기가 막혔다.
“아니, -아스가르드- -신-들은 뭐한데, 그 늑대가 날뛰려고 하는데?”
화인 공주가 쓴맛을 다셨다.
“여기 우리 대륙은, -올림포스-의 신들이 힘을 많이 발휘해서 방관하고 있어.”
“아니, 그렇다고 미친개가 날뛰는데 가만히 보고 있다고?”
“우리도, 사제를 통해서 주신 -제우스-에게 고하고 있어.”
-펜리르-종말을 일으키는 -마신-중에 하나다. 종말이 오면 -오딘-과 전면전을 벌인다고 알려져 있다.
성진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있자니 화인 공주가 말해 주었다.
“우리도, 알아보니 -아스가르드-의 -오딘-의 압력에 100% -펜리르-가 현신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고?”
“그럼?”
“아마, 사자왕을 매개로 힘을 빌려줄 것 같아.”
“허! 그래도 장난 아닐 것 같은데?”
“뭐, 그래도 반신이기는 하지. 그래서 그런데 자신 있나?”
화인 공주의 말에 성진이 피식 웃었다.
“그쪽은, 한 명이지만 우리는 3명이다.”
“그게, 무슨 소리야?"
성진이 한 명씩 소개를 했다.
“여기, 불의 마녀. 또 한 명은 -가이아-의 성녀, 그리고 나는 [타락 천사]급 이다. 가능성이 없으면 오지도 않았다.”
화인 공주가 성진을 물끄러미 보았다.
“당신, [타락 천사]라는 격이야?”
“뭐, 그렇지?”
“그런 격이 있나?”
“[검황]의 벽을 깨면 알 수 있다.”
화인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호오~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군?”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열심히 해봐. 나중에 도와주지.”
성진이 그리고 화인 공주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시간이 얼마나 더 남았지?”
“그래도 한 일주일 늦춰진 정도야.”
“우리 쪽에 가세할 인물들이 얼마나 있나?”
“못해도 한 40%는 합류할 거야.”
성진은 쓴맛을 다셨다.
“결국, -사자 제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군?”
화인 공주가 씁쓸하게 웃었다.
“내가 여기 대륙에 와서 사자왕과 같이 제국으로 키웠는데, 내 손으로 -사자 제국-을 무너트려야 한다니 씁쓸하군?”
성진이 화인 공주에게 독주를 마시며 물었다.
“그런데, 왜, -지네 제국-에서 나온 거야?”
“어?”
그리고 화인 공주가 킥킥 거리며 웃었다.
“내가 결혼을 안 하고 있자니, 세상에 어머니가 나보고 친척 조카인 화지 왕자와 결혼 하더라고 하더라고?”
성진이 킥킥 거리며 웃었다. 화인 공주 성격상 절대 자신보다 약한 자와 결혼은 하지 않는다.
화인 공주가 피식 웃으며 독주를 마셨다.
“꼴에 화지 이 자식이 [공작급]이나 겨우 된 놈이 껄떡 대더라고. 그래서 신나게 패주고 도망쳤지?”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잘했다. 나중에 나와 결혼식을 하면 조용한 곳에 가서 살자.”
“왜, 자신의 제국을 건설 안 하고?”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조용히 농장에서 와인이나 마시며 인생을 즐기면 된다.”
화인 공주가 이해가 안 되는 듯이 성진을 보았다.
“아니 왜, 남자가 야망이 없어. 또 힘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황제, 그게 되면 사방이 적이다. 그리고 -권불 십년-이고 -화무십일홍-이다. 다 아무 의미 없다.”
“허~”
성진이 화인 공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지?”
“그럼, 당연하지! 나는 무인이다.”
성진이 웃으며 독주를 따라 마셨다.
“그럼, 비우는 것부터 배워라.”
“그게, 무슨 소리냐?”
“비운 만큼 찬다.”
“어째 검의 묘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군?”
“우리는 세상에서 힘을 빌려 쓸 뿐이다. 그저 왔다 가는 거지.”
“점점 어려워지는군?”
“어제는 얼굴에 복사꽃이 피다가도, 오늘은 머리에 서리가 내리는 게 인생이다.”
화인 공주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독주를 성진의 잔에 따라 주었다.
“너 땡중이냐?”
“허~ 남편한테 말이 심하다?”
“나한테 존경받고 싶으면 더 강해져라.”
그 말에 성진의 감은 눈의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킥킥킥, 지금 성진이 힘을 다 냈다고 생각하니?-
“그럼, 아니라고?”
-성진은 힘을 10%도 안 냈다. 네가 다칠까 봐 얼마나 살살 했는데.-
“믿을 수 없군.”
성진이 웃으며 화인 공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중에, 나중에 다 보여 주마. 무[武]의 끝을.”
“무의 끝이라, 정말 광오 하구만?”
화인 공주가 자꾸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성진에게 뭐라고 했다.
“내가 얘냐, 왜 자꾸 머리를 쓰다듬냐?”
그러자 감은 눈의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성진이가 네가 좋아서 그런 거야. 영광인 줄 알아?-
화인 공주가 [광기의 공주]에게 따졌다.
“야, 너 그 안에 어떻게 들어간 거냐?”
그러자 성진이 불타는 육망성의 두 눈을 떴다. 그 불타는 육망성의 두 눈을 본 화인 공주는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너, [광기의 공주]…… 어떻게 된 거냐?”
그러자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내 눈 대신 들어가 있는 거다.”
“당신 눈은 어떻게 됐고?”
“응, 다른 -신-하고 싸우다가 잃은 거야.”
그 말에 화인 공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 -신-하고 싸웠다고?”
성진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다 말해 줄게. 지금은 참아라.”
독안의 검왕이 둘이 말하고 있는 탁자에 다가와서 말했다.
“아니, 둘이 뭐라고 속삭이는 건가? 내가 사랑하는 건 막고 싶지 않지만, 우리 뭣 좀 먹여라도 주고 둘이 놀게.”
성진이 일어나며 화인 공주에게 말했다.
“우리 일행 식사 좀 부탁하네.”
화인 공주가 시종에게 말했다.
“가서, 만찬을 준비해 주게.”
“예, 영주님.”
성진이 기겁을 하며 말렸다.
“아니, 우리도 대충 먹고 쉬고 내일 또 달려야 해, 식량이나 챙겨 주고 그래.”
“그래도 괜찮나? 잘 먹고 가야 힘을 쓰지.”
성진이 괜찮다고 하고 간단하게 영주의 홀에서 식사를 같이했다. 그래도 부족함이 없이 먹고 쉬었다.
다들 피곤했는지 바로 누우려고 했다.
그걸 보고 독안의 검왕이 말했다.
“신발 말리고, 발도 씻고. 오랜만에 안전한 곳에 왔으니 좀 씻고 자게.”
그래서 다들 오랜만에 씻고 신발도 말리고 잠을 청했다. 성진이 그들의 발을 보니 물집과 진물로 엉망이었다.
성진이 -치료 마법-을 시전해 주고 -가이아-의 성녀가 축복을 내려 주었다.
발의 진물들이 다 아물자 -가이아-의 성녀가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
“성진 검황님?”
“예?”
“정말, 우리끼리 -마신-을 막을 수 있을까요?”
성진이 -가이아-의 성녀를 보고 말했다.
“제가, 막을 겁니다. 저에게 축복만 잘 내려 주시면 됩니다.”
“저도, 들었습니다. [종말의 늑대] -펜리르- 라고요?”
“어, -소음 차단 마법-을 뚫고 들으셨다고요?”
“예, 죄송합니다.”
“뭐, 신의 권능이 있으시니까 어쩔 수 없지요. 제가 조심해야 하지요.”
-가이아-의 성녀를 보고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저도, 숨겨둔 한 수가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가이아-의 성녀가 억지로 웃으며 잠을 청했다. 독안의 검왕은 또 어디서 술을 얻어와서 오랜만에 성진이 안전한 지역이라고 하니 술을 진탕 마시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
성진은 시종들이 들고 온 각종 잘 말린 육포와 말린 과일, 물과 술을 챙기고 일행을 깨웠다.
독안의 검왕은 일어나자마자 숙취에 해장술부터 찾았다.
“성진 검황, 나 해장술 좀 주게?”
성진이 기가 막혀서 웃었다.
“아니, 내공은 어디에다가 쓰십니까! 주독을 날려 버리세요.”
“아니, 그러면 술 먹은 보람이 없잖나?”
“술을 무슨 보람으로 먹어요?”
“빨리, 술 좀 주게.”
그러며 성진의 가방을 뺏어서 독주를 한 병 훔쳐 가서 구석에서 빨고 있었다. 불의 마녀가 성진을 보고 조용히 말했다.
“성진 검황님?”
“응, 왜?”
“우리 독안의 검왕님은 그냥 여기 놓고 가면 안 돼요?”
그 말을 또 독안의 검왕이 들었는지 버럭 성질을 냈다.
“뭐야, 늙은이를 이 머나먼 타국 에다가 버리고 가겠다고? 이 노인 공경도 없는 것들아!”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