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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눈을 왜 그렇게 떠-87화 (87/129)

087화

다음날.

-엘프 제국- 황제는 정보부의 보고를 받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니까? 성진 검황이 데리고 간 그 빼짝 마른 여자아이가, -얼음의 정령왕- -북풍의 여황-의 세례를 받고 -북풍의 마녀-가 됐다고?”

정보부 장관 커그는 쓴맛을 다셨다.

“예, 그렇습니다. 폐하.”

“우리는 왜 눈치 못 챘지?”

“눈치는, 황실 마탑의 탑주가 챘습니다. 그래서 뺏으려고 했지요.”

“그런데? 왜 못 뺏었나?”

정보부 커그 공작은 한숨을 쉬었다.

“성진 검황이 아이에게, 선택을 하라고 했습니다.”

“뭐를 말인가?”

“성진 검황은, 자유를 준다고 했고, 황실 마탑의 탑주는, 권력을 준다고 했습니다.”

황제가 와인을 마시며 말했다.

“그런데 아이는 자유를 선택했군?”

“그렇지요?”

“하아~ 마탑의 탑주가 실수한 거야. 어린 노예에게는 권력보다는 자유지.”

정보부 커그 공작은 황제에게 물었다.

“어제, 군부의 귀족들에게 시달리시더니 얼마나 뺏기셨습니까?”

그 말에 황제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아니, 누가 정보를 흘린 건가?”

“예?”

“노예 중에, 쓸만한 인재 300여 명을 뽑자마자, 미친 듯이 군부 귀족들이 들이닥치더군?”

커그 공작이 쓰게 웃었다.

“뭐, 연무장에 수많은 노예를 세워 놓고, 사람을 뽑으면 다들 바보가 아닌 이상 이상함을 바로 눈치를 채지요.”

황제도 생각을 해보더니 웃었다.

“그렇긴 하지? 기사나 시종들이 바보도 아니고. 그나저나 군부 귀족들이 자기들의 기사가 모자란다고 억지 부리는데 아휴.”

“얼마나 뺏기 셨습니까?”

“한 100여 명 뺏겼다네.”

“하아~ 많이 뺏기셨군요?”

“뭐, 일단 다시 한 번, 보석 고르기를 해야겠지?”

커그 공작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니, 이제 노예는 없지 않습니까?”

황제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우리, 황궁 소속의 노예는 더 없지. 하지만 황실파 귀족의 노예는 아직 보석 고르기를 안 했다네.”

“아하,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보석을 고르더라도 얼마는 줘야 하지 않을까요?”

황제가 쓴맛을 다시며 말했다.

“뭐? 50% 정도는 뺏긴다고 생각해도 100명만 건져도 남는 장사 아닌가?”

그렇게 황제는 황제파의 귀족들에게 서신을 띄웠다. 그러자 소문을 들은 황제파의 귀족들이 득달같이 모여서 노예들을 다 보내왔다. 물론 그 귀족들도 다 참석을 했다.

그리고 성진을 황제가 다시 초대했다.

성진은 또 보석 고르기를 해주러 왔다. 이번에는 황제의 노예들이 아니라 황제파 귀족들의 노예라 꽤 재미있었다.

이번에는 요리사나 의외로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 같은 재능을 가진 이들이 뽑혀 나왔다. 성진은 귀족들이 안 좋아할 줄 알았으나 무척이나 좋아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멋있는 옷을 입는 건 모든 이의 욕망이었나 보다. 성진은 그중에서 한 아이를 황제에게 추천해 주었다.

황제가 기분이 좋아서 있다가 남루하고 빼빼 마른 아이를 보고 성진에게 물었다.

“이 아이의 재능은, 무엇인가?”

“예, 학자입니다.”

“호~ 학자?”

“예. 당장 쓸모없을 것 같아도 -엘프 제국-의 역사를 정리할 때 필요 할 겁니다.”

“음 좋지. 머리 좋은 학자라? 귀한 이를 얻었군?”

그리고 한 아이를 보았다. 재능이 특이 했다. 정보 계통의 분석에 관한 재능이었다.

-통계를 분석 하는 자-

-정보를 분석 하는 자-

-적을 분석 하는 자-

성진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황제에게 말했다.

“이 아이는, 특이한 재능이 있습니다.”

황제가 아이를 보고 말했다.

“뭔가?”

“예 -정보 분석-이라는데요?”

“그게 뭔가?”

“아마도? 정보부 장관 커그 님에게 주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

“호오~ 작전관이나 정보부 쪽에서 서로 데리고 가려고 하겠군?”

“그렇겠지요?”

이 말을 듣고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커그 장관이 아이의 손을 잡았다.

“그래? 우리 정보부에 뛰어난 정보 분석관이 없어서 고생했는데 딱 좋겠군?”

그리고 성진은 또 한 젊은이를 보았다. 딱히 강해 보이거나 마법적인 재능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재능 한 줄이 성진을 잡았다.

-진리의 문을 보려고 노력하는 자.-

성진이 턱을 긁으며 웃었다.

“호오~ 구도자인가?”

그가 조용한 미소에 웃으며 말했다.

“저는, 그저 진리를 보고 싶을뿐 입니다.”

“그런데? 왜? 노예가 되었나?”

“저의 부모님이 농노셨습니다. 뭐, 어쩔 수 없는 운명이지요.”

“그래? 그것도 또 하나의 시련이지? 너는 진리를 보면 뭘 하고 싶나?”

“저는, 세상의 등불이 되고 싶습니다.”

“그게, 비록 고난일지라도?”

“뭐? 삼라만상의 일체의 중생 중에, 괴롭지 않은 중생이 있을까요?”

“그렇지, 삼라만상은 생로병사와 춘하추동으로 돌고 돈다.”

“좀 허무하지요.”

“그래, 내가 너의 공부를 돕겠다.”

“저를 사시렵니까?”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넌 그저 진리를 보려고 노력하거라.”

성진이 한창 말하고 있자니 황제가 옆에 와서 듣고 있었다.

“그럼, 이자는 뭔가?”

“그냥, 구도자입니다.”

“아~ 사제 같은 자인가?”

“예, 그런데 신성력이나 치료 능력은 없습니다.”

“음~ 나에게는 그다지 별로 이구만?”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거두어서 그를 뒷바라지 하겠습니다.”

“그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이건, 뭘 얻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진리를 보고자 하는 자를 도와주고 부양하면서 덕을 쌓는 겁니다.”

“그래? 그럼 뭐가 좋은가?”

“좋은 카르마[업]를 쌓는 거지요.”

“음~ 어려운 이야기군?”

그러면서 황제는 다시 자리로 갔다.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구도자의 뒷바라지를 한다는 것은 아무 이득이 없으니 다른 귀족들도 신경을 껐다.

성진이 또 한 번 더 -대지 술사-를 찾았다. [대지 마법]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그걸 말 안 해 주려니까 마탑의 탑주가 와서 말했다.

“폐하! 이 아이는, [대지 마법]에 재능이 있는 자입니다. 빨리 뽑으십시오.”

성진의 불타는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한 소리 했다.

-야! 할아범! 너 자꾸 초를 칠래?-

그러자 마탑의 탑주가 후다닥 다시 황제 뒤로 숨었다. 성진은 하는 수없이 [대지 마법]의 재능을 갖춘 아이를 뺏기고 말았다.

몇만명 중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하는 인재였다. 어쩌면 불의 마녀나 북풍의 마녀처럼 강해질 수 있었는데, 성진의 밑에 없으니 이제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아이는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있었다. 성진이 그 아이를 보고 중얼거렸다.

“뭐 어쩔 수 없지. 이것도 저 아이의 운명이겠지?”

그리고 성진은 특이하게 사냥꾼이던 노예 한 명을 골랐다.

-지옥의 추격자.-

-추적과 정보 수집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

성진이 그를 보고 물었다.

“자네? 사냥은 잘하나?”

그가 웃으며 말했다.

“예, 제가 사냥 하나는 잘합니다. 저를 사시면 사계절 동안 빠짐없이 고기는 마음껏 드실 수 있습니다.”

“뭐, 그건 나야 상관없는데, 자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지.”

“예?”

“자네는, 자유를 찾는 대신 정보부의 정보 요원이 되는 것과 그냥 노예로 사는 것 중에 뭐가 더 좋나?”

그가 가만히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정보부 요원이 되면, 저의 가족은 자유를 찾을 수 있습니까?”

“그야, 당연하지.”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가족을 위해 아버지로서 희생해야지요.”

성진이 그를 데리고 황제에게 말했다.

“이자는, 정보 수집과 추적에 재능이 있습니다. 전에 사냥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정보부 장관 커그가 나서며 그의 손을 잡으려고 했으나 군부의 작전 장관이 한발 빨랐다.

“어서 오게, 우리 군은 자네 같은 인재가, 항상 필요하다네.”

정보부 장관 커그가 항의를 했다.

“이자는, 우리 정보부의 정보 수집 요원으로 써야 합니다.”

그러나 군부 작전 장관도 밀리지 않았다.

“자네는, 아까 정보 분석관을 챙기지 않았나? 이번에는 우리 차례네. 이자는 우리 군부의 적국 정찰 요원으로 쓸 걸세.”

둘 다 위험한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가족이 노예에서 벗어 날 수 있다면 그는 아버지로서 가족을 보호할 수 있었다.

결국 황제가 군부에 그를 넘겨주었다. 정보부 장관 커그는 한숨을 쉬었다.

“폐하, 저희는 항상 인력이 부족 합니다.”

그러나 군부 작전 장관도 지지 않았다.

“인력은, 우리 군부도 항상 부족 합니다.”

성진은 온종일 재능 있는 자들을 골라 주고 구도자인 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황제가 저녁을 먹고 가라는 걸 다음에 먹겠다고 했다.

저녁을 먹다가 잡히면, 밤에 귀빈실에서 자다가 검후인 공주의 습격을 받을 것이다.

성진은 구도자 한 명을 데리고 같다. 성진이 가면서 그에게 물었다.

“자네는 이름이 뭔가?”

“예? 노예가 이름이 있습니까?”

“그도 그렇군?”

성진이 -웨이포인트-를 타고 레티오 영지로 가자 레티오 영주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남루한 구도자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겨우 한명이군? 그자는, 뭐에 재능이 있나?”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자는, 그냥 구도자입니다.”

성진의 말에 레티오 영주가 한숨을 쉬었다. 일말의 희망마저 날아갔기 때문이다.

“아니,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진리를 찾는다고 평생을 보낼 구도자는 왜 데리고 왔나? 밥값도 못할 텐데?”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혹시 압니까? 저희 영지에 -대현자-가 나올지?”

레티오 영주는 고개를 흔들고 돌아 갔다.

성진이 그를 데리고 가다가 보니 다들 열심히 창과 권, 검을 수련하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좀 더 높은 [창법]이나 [권법] [검법]에 목이 마른 -엘프 제국- 전국에 있는 기사들이 레티오의 영지로 몰려들었다.

레티오 영주는 긁어 모으는 세금에 입이 귀에 걸리고 있었다. 성진이 집에 가자 성진의 어머니가 성진이 데리고 온 이를 보고 물었다.

“아들, 이번에는 무슨 재능이 있는 분이시니?”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냥, 공부하는 학자십니다.”

“음~ 그럼, 우리 아이들 글들을 가르쳐 주면 되겠구나?”

성진의 엄마 제시의 말에 구도자가 웃으며 말했다.

“예, 그러지요. 저도 밥값은 해야지요. 제가 알고 있는 대륙의 공용어와 수학이나 역사나 상식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자 뚠뚠이와 얌순이, 뭉치, 꼴통, 얼룩이가 와서 같이 밥을 먹었다. 그러나 또 밥을 먹다가 자기들끼리 싸웠다.

성진이 식탁을 숟가락으로 탁! 치며 소리쳤다.

“이놈들이! 하루라도 안 싸우는 날이 없어? 앞으로 싸우면 3일은 고기가 없을 거다!”

그 말에 수인족 꼴통들이 다들 입을 다물고 조용히 먹었다. 성진의 집만큼 마음껏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없기에 참아야 했다.

북풍의 마녀가 웃으며 뚠뚠이를 쓰다듬었다.

“우리, 뚠뚠이 혼났네?”

뚠뚠이가 성진의 눈치를 보고 말했다.

“성진 형이, 진짜 화나면 정말 무섭다.”

불의 마녀는 북풍의 마녀는 보고 물었다.

“그래, 공부는 잘되니?”

“예, 언니 조금 힘들지만, 그러면 영지 서고로 가서 [마법서]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 그렇게 직접 찾아다니면서 배우는 게, 진짜 안 잊어버린다. 성진 검황님은 바쁘시니 정 모르겠으면 나를 찾아와라.”

“예 언니.”

성진은 구도자에게 방 하나를 주고 깔끔한 옷과 신발을 챙겨 주자 그가 웃었다.

“공부하는데, 너무 좋은 옷을 걸치고, 너무 좋은 밥을 먹으면, 정신이 나태해 집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런가? 더 필요하면 말하게.”

다음날부터……

구도자는 노예 아이들에게 성진이 고용한 다른 기본 교양 선생님과 더불어서 대륙 공통어와 여러 가지 상식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자 영주민들도 자식들에게 글이나 수학이나 역사를 가르쳐줄 수 없냐고 제시에게 찾아와서 굽신굽신거렸다.

이 시대의 교육이란 건 명문가 귀족들의 가정 교사 수준이다. 그나마 그것도 돈이 있고 명망이 있는 귀족들이나 가정 교사를 초빙해서 모셨다.

그래서 성진은 학교를 크게 지어서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베풀었다. 물론 학비는 없었다. 단, 무단 결석 하는 게으른 놈들에게는 배울 기회를 안 주었다.

그러나 일부 거상의 아이들이나 게으름을 부리지 일반 영주민의 아이들은 글이라도 알아야 영주 밑에서 시종장이나 아니면 정부의 관리가 될 수 있는 걸 알기에 눈이 빠질 듯이 공부를 했다.

노예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더했다. 자신에게 무[武]의 재능이나 마법의 재능이 없다면 똑똑하기라도 해야 한다. 아니면 인생이 노예로 끝날 수 밖에 없기에 눈에 독기를 품고 공부를 했다.

성진은 오늘도 전투 의족 수술을 하고 나오는데 밀려오는 몸이 불편한 귀족들에게 포위되었다.

그들이 난리가 났다.

“저는, 기다린 지 6개월째 입니다. 언제 될까요? 선생님!”

그러나 6개월이면 양호한 것이다. 옆에서 팔이 불편한 다른 귀족이 한소리 했다.

“이봐, 나는 2년이 되었어, 이제야 겨우 다음 달에 일정이 잡혔어!”

성진이 웃으며 그들을 달랬다.

“일단, 공방에서 나오는 의족이나 의수의 수가, 한계가 있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그러자 한 귀족이 성진에게 조심히 물었다.

“아니, 성진 선생님. 왜 공방의 수를 늘리지 않습니까?”

성진이 그 말에 쓴맛을 다셨다.

“후, 늘리면 뭐 합니까. 공방에 일을 배우러 와서 한 달도 안 돼서 다들 도망칩니다.”

공방의 일은 정말 고되다. 10% 미스릴 합금도 미스릴은 미스릴이다. 이 미스릴을 다루는 일은 정말 뼈가 삭는다.

하루가 끝이 나면 뼈가 노곤노곤해지니 다들 도망쳐 버리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각 제국의 정부에서 심은 기술자들도 일을 배우다가 도망을 칠 정도이다.

성진은 오늘도 저녁밥을 먹고 전투 의안을 만들러 갔다.

그런데 -마녀 제국-의 여황 시간의 마녀가 성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진 검황? 우리 대화 좀 나누지?”

성진은 사고를 친 게 있기에 어쩔까 하는데 성진이 도망을 못 치게 시간의 마녀 근위대가 성진을 둘러쌌다.

성진이 쓴맛을 다시며 공방으로 들어갔다.

시간의 마녀가 사근사근하게 말했다.

“자~ 성진 검황? 나한테 할 말 없나?”

성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가의 와인[-가이아-의 축복]을 시간의 마녀에게 따라 주었다. 그리고 변명을 시작했다.

“사실은, 그게 말입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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