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화
성진이 자고 있는데 밖이 소란스러웠다.
“저 묘인족 꼬맹이 잡아!”
“고양이탕을 끓여 버릴라! 또 음식을 훔쳐!”
“잡아!”
“죽여!”
전장에서는 당연히 억울하게 휘말리는 백성들이나 억울한 수인족이 많았다.
그중에 지금 고깃덩이를 들고 도망치는 묘인족 꼬맹이도 부모를 잃고 전장에서 음식을 구걸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취사장에 숨어 들어가서 고깃덩이를 훔쳤다.
그리고 걸려서 시퍼런 날이 서 있는 요리용 식도를 들고 쫒아오는 취사병에게 쫒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성진의 돌로 된 집으로 숨었다.
더 이상은 조리병이 못 쫒아 왔다. 아무리 고기가 아까워도 감히 검황이 숙소에 침입을 못 했다.
오늘 또 검황의 무위를 보고 존경심까지 생겨서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 나왔다.
“너 이 자식, 운 좋은 줄 알아? 다음에 잡히면, 정말 고양이탕 끓여 버릴 줄 알아?”
성진은 자다가 자신의 돌로 된 간이 집으로 들어온 묘인족 꼬맹이를 보았다. 크기도 성진의 무릎에 안 닿을 정도로 어린 묘인족 이었다.
성진이 자다가 일어나서 보니 묘인족 꼬맹이가 성진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성진이 상관을 하지 않자 허겁지겁 고기를 뜯었다.
그러나 이빨도 다 자라지 않아서 고기를 제대로 뜯지도 못했다. 성진이 쓰게 웃었다.
“꼬맹이? 엄마 아빠 어디에 있어?”
그러자 꼬맹이가 고기를 어떻게든 뜯어 먹으려고 씹으며 말했다.
“죽었어.”
그러며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한창 엄마의 품 안에서 어리광 부리고 뛰어놀 나이에 홀로 선 것이다.
홀로서기는 당연히 힘들고 무섭다. 울면서 고기를 씹고 있었다. 성진이 다가가서 보니 성진에게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성진이 피식 웃었다.
“에이~ 웃기는 놈아? 하나도 무섭다.”
성진이 들고 있던 고기를 안 건드리고 꼬맹이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다.
“왜? 음식 썩은 내가 몸에서 나냐?”
그 말에 성진이 감은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 가 씁쓸하게 말했다.
-그럼 굶어 죽을래? 음식 쓰레기라도 뒤져야지?-
성진이 쓰게 웃으며 묘인족 꼬맹이를 -청소 마법-을 씻겨 주었다. 그러자 얌순이 처럼 백호 무늬를 가진 꼬맹이였다.
그러자 자신에게 악의가 없다는 걸 알자 꼬맹이가 먹고 있던 고기를 성진에게 내밀었다.
“잘라 주라.”
성진이 웃으며 손에 불길을 일으켜서 고기를 구워서 검으로 잘게 잘라 주었다. 그러자 꼬맹이가 입에 미소가 걸리며 입안에 구운 고기를 아구 아구 욱여넣었다.
성진이 꼬맹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중에? 아저씨랑 같이 살자?”
그러자 고기를 뜯어 먹던 꼬맹이가 배시시 웃었다.
“아저씨, 몸에서 수인족 냄새 많이 난다.”
“그래? 그 뚠뚠이 놈 때문이다. 너 이름은 있니?”
“없다.”
“그래? 그럼 나중에 아저씨가 이름도 지어 줄게.”
꼬맹이가 고기를 먹다가 켁켁 거리며 말했다.
“물 좀 주라.”
성진이 수통에 있는 물을 주자 허겁지겁 받아먹었다. 성진이 혹시나 병이라도 걸려 있을까? 꼬맹이의 배안을 -스캔- 해보니 배가 고파서 아무거나 집어 먹어서 풀 같은 것과 나무 껍질이 있었다.
성진이 씁쓸하게 꼬맹이의 배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디 가지 말고? 아저씨랑 같이 있어라? 굶지는 않게 해주마?”
그러나 꼬맹이가 경계를 했다.
“나? 노예로 팔려고?”
“아니야? 아저씨 돈도 많아? 그냥? 같이 살자?”
“아저씨 하는 거 봐서?”
아마도 노예로 잡아서 팔릴 뻔한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성진이 물을 더 주고 육포를 더 주자 육포를 품에 안고 돌집 한쪽 구석에 쭈그려서 잠을 청했다.
아마도 경계심이 풀어 질려면 며칠은 걸릴 것 같았다.
다음날……
레오나 공녀는 자고 일어나서 구석에 있는 털 뭉치를 보았다. 성진이 자고 일어나서 모포를 치우며 말했다.
“저놈은 묘인족 꼬맹이입니다. 잘 대해 주세요. 제가 같이 레티오 영주님 영지로 돌아갈 겁니다.”
레오나 공녀는 아침에 일어나서 모포를 털었다. 다들 일어나니 불의 마녀도 일어나다가 구석에 숨어있는 솜뭉치를 발견하고 웃었다.
“호~ 이건 또 뭐야?”
불의 마녀가 손가락으로 쿡 찌르니 더욱 쭈구러 들었다.
불의 마녀가 웃으며 묘인족 꼬맹이를 안아 주었다. 처음에는 하악 거리다가 보니 불의 마녀는 사람이 아닌 걸 알고 얌전해졌다.
오직 인간만 조심하면 된다. 엘프는 무심하게 지나가고 인간만이 자신을 잡아서 팔 생각을 한다.
불의 마녀가 웃으며 묘인족 꼬맹이를 안고 말했다.
“우리 꼬맹이? 언니랑 살래?”
그녀가 인간 아님을 알고 꼬맹이가 품에 안겨 육포를 뜯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그녀의 품에 안겨 잠을 청했다.
레오나 공녀가 조심히 꼬맹이의 등을 쓰다듬었다.
잠시후……
인원 점검의 시간과 아침 체조의 시간이 왔다. 성진과 불의 마녀는 열외지만 레티온 공자나 레오나 공녀는 열외가 아니다.
다들 달려나가서 인원 점검에 참가했다. 그리고 아침 체조를 하고 아침 부식을 받았다.
레티온이 가서 줄을 서니 알아서 다들 비켜 주었다. 검황의 배식이 제일 먼저인 것이다.
레티온은 입이 귀에 걸려서 취사병에게 말해 부식을 탔다.
“인간 2명의 엘프 2명 그리고 묘인족 1명이요.”
그러자 취사병이 분노를 참으며 부들부들 떨었다.
“아니? 그 고양이 자식이 검황님에게 빌붙었습니까?”
레티온이 화를 내는 취사병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예.”
“하아~ 그 도둑 고양이 밥까지, 챙겨 줘야 한다니 미치겠구만?”
그러자 보급관이 옆에서 취사병 옆구리를 툭 쳤다.
“야, 빨리 알아서, 넉넉히 챙겨 드려라.”
“예. 넉넉히 챙겨 드리긴 하는데. 하아~ 고양이 자식!”
그래도 어제 보다 많이 부식을 받아 왔고 성진이 음식을 했다. 묘인족 꼬맹이는 고깃국 냄새를 맡자 불의 마녀 품에서 일어나서 국그릇 앞에 앉았다.
레오나와 레티온도 아침 세수를 대충하고 먹을 준비를 했다. 며칠 동안 먹은 개밥 같은 죽에 비하면? 이건 천하 일미다.
용병들은 알아서 배식에 자신이 가져온 고기를 섞어서 먹었다. 안 그러면 전투에서 못 버틴다.
카룰루 공자가 자신의 시종과 개죽을 먹으며 구시렁거렸다.
“야 동생아?”
“예 공자님?”
“이 냄새? 죽인다?”
카룰루의 충실한 시종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나중에라도 과일을 채집하겠습니다.”
그러자 카룰루가 말했다.
“그러지 말아라? 괜히 적군 정찰조로 오해 받아서 화살이나 맞는다.”
성진은 이제 국을 다 끓이자 퍼주었다. 고깃국이긴 하지만 레오나나 레티온은 마지않고 잘만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다. 닥치고 뱃속에 넣어야 한다.
불의 마녀는 맛있게 먹었다. 성진의 국이 인간의 입맛에는 잘 맞았다.
묘인족 꼬맹이는 뜨거운 걸 호호 불어서 입에 욱여 넣었다. 씹지도 않았다. 성진이 꼬맹이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아이고? 이제 누가 안 쫒아온다. 천천히 먹어라?”
그러나 거의 한 달간 굶어 가며 살아간 묘인족 꼬맹이에게는 내일 이란 없다. 성진은 아침을 때우고 일어나서 양치하고 나와서 몸을 풀었다.
저 멀리 움직이는 -사자 제국-의 병사들이 오늘도 그냥 안 넘어갈 것 같았다.
밥을 먹고 성진은 작전 회의에 참여 했다. 사령관이 성진을 요청한 것이다.
성진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다들 인사를 했다. 성진은 인사를 대충 받아 주고 사령관에게 물었다.
“내가 벌써? 출전 해야 하나요?”
그 말에 사령관이 웃었다.
“아닙니다. 어제 검황님 께서 1개 기사단을 날려 버려 주셔서 우리가 도발 하려고 합니다.”
“음~ 저는 그럼 뭘 하면 되는 거죠?”
“선두에 서서 계시다가? [검왕급] 이상이 나오면 처리해 주시면 됩니다.”
그러자 옆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거? 내가 처리 하면 안 되나?”
성진이 돌아보자 독안의 검왕이 거기 서 있었다. 그러나 사령관은 쓴맛을 다시며 말했다.
“독안의 검왕 께서는 [공작급]이나[대공급] 을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독안의 검왕은 구시렁거렸다.
“그럼 돈이 안 되는데? 우리 제자들도 먹여 살려야 하는데? 맛있는 것도 먹여야 하고.”
그러나 사령관은 못 들은 척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성진은 무료로 쓸 수 있지만 독안의 검왕은 꼭 돈을 받는다. 전쟁 비용은 엄청난 데 좀 아끼고 싶은 것이다.
독안의 검왕은 괜히 성진에게 구시렁거렸다.
“[검황]이나 됐으면 좀 집에서 쉬고 있지 말이야? 애들 노는데 와서 말이지. 돈벌이도 못 하게 하고 말이지.”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저는 저쪽에 있는 [여검황]만 치겠습니다.”
성진의 말에 독안의 검왕과 사령관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사령관이 성진을 보고 말했다.
“성진 검황님? 언제 그녀를 보셨나요?”
“예, 어젯밤에 기사단을 쓸어 버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쳐다보고 있더군요?”
“어떻게 생겼나요?”
“검은 긴 머리를 뒤로 묶고 있더군요? 그리고 동양식 복식을 입고 있구요.”
그러자 사령관이 입술이 마르는지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젠장. 그녀가 맞군요. 그녀를 내보냈다라? 성진 검황님 그녀를 꼭 처리해 주십시오.”
성진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아니? 그녀가 그리 대단 한가요?”
독안의 검왕이 이를 갈며 말했다.
“그녀 손에, 우리 스승님도 돌아가셨다네?”
사령관이 물을 다시 마시며 말했다.
“그녀 손에 죽은 -엘프 제국- [검왕]만 네 분입니다.”
성진이 솔직히 감탄했다.
“호오~ 한번 붙어 볼 만하겠군요.”
독안의 검왕이 사령관에게 말했다.
“내가? 우리 스승님의 복수를 하면 안 되겠나?”
사령관이 단호하게 잘랐다.
“물론,, 독안의 검왕님 께서 요즘에 실력이 느셨다고 하나. 아직 검의 마녀에게는 모자란 듯 합니다.”
성진이 그녀의 호칭에 감탄했다.
“검의 마녀요? 별칭 죽이네요?”
독안의 검왕은 사령관에게 자신의 말이 안 먹히자 성진에게 물었다.
“성진 검황 자네가 말해보게? 내가 아직도 그녀에게 모자라는가?”
“에? 저한테 갑자기 물어 보셔도 제가 뭐라고 답합니까? 저는 적진에서 그녀를 한번 봤을 뿐입니다.”
그 순간 성진의 감은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답했다.
-뭐 스승의 복수를 하고 싶은건 이해를 하는데? 독안의 검왕은 아직 [검왕급] 이고 어제 본 그 여자는 [검황급]이다. 두개의 벽이 당신과 그녀 사이에 존재한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독안의 검왕이 화를 삭이며 작전부 천막을 박차고 나갔다. 성진의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는 장난은 잘 쳐도 이런 때는 진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고통을 참으며 완전본인 [흑뢰 검법]을 익히고도 못 이긴다는 소리다.
그러면 스승의 복수는 물 건너갔다는 소리다.
독안의 검왕이 사라지자 사령관이 성진에게 말했다.
“혹시? 독안의 검왕이 복수를 하려거든 말려 주십시오.”
사령관의 부탁에 성진이 기함을 했다.
“에? 제가 어떻게 저 성질을 말려요?”
사령관이 굽신굽신 거렸다.
“그래도? 저희 -엘프 제국-의 검황이시니 말을 들을 겁니다.”
이때 밖에서 전령이 달려왔다.
“독안의 검왕님이, 검의 마녀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있습니다.”
성진이 튀어 나가며 소리쳤다.
“아~ 정말 성격 지랄 같으시네.”
성진이 달려 가보니 검의 마녀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독안의 검왕도 자세를 잡고 있었다.
검의 마녀가 긴 머리를 묶더니 독안의 검왕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전에 봤을 때는 어리더니 너도 늙는구나?”
독안의 검왕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전혀 변한 게 없군요?”
검의 마녀가 웃으며 말했다.
“나? 난 세월이 비켜 가더구나? 그래 이제 컸다고 나에게 결투 신청도 하고? 세월 참 빠르구나?”
그리고 병사들 사이로 성진이 나오자 검의 마녀의 눈에 이체가 서렸다.
“설마? 당신도 같이 덤비게?”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설마? 말리려고 왔지.”
검의 마녀가 성진을 살피더니 의아해 했다.
“당신? 정체가 뭐야? 눈을 감고 있는 것도 그렇고?”
“왜? 내 정체가 궁금해?”
“그래? 무척이나 궁금하구나?”
독안의 검왕이 나서서 말했다.
“검의 마녀! 너는 나와 겨루어야 한다.”
독안의 검왕이 검을 뽑고 몸을 날렸다. 검에 흑뢰가 맺어 지면서 검의 마녀에게 찔러 들어갔다.
그러나 검의 마녀는 간단히 피해내며 검을 뽑았다.
“하~ 검을 좀 완성한 거 같은데? 인내심이 못 쫒아 오는 구만?”
그리고 검의 마녀가 성진에게 물었다.
“다시 묻지? 너는 여기 안 끼어드나?”
성진이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에이~ 난 말리러 왔다니까?”
“넌, 그러면서도 상당한 기운을 뿜어 내고 있구나?”
그러자 성진의 감은 왼쪽눈의 [막내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달라붙지 마라? 너 같은 늙은이 성진에게 필요 없다.-
그러자 검의 마녀의 눈썹이 올라 갔다.
“뭐라? 늙은이? 가 달라붙어? 말이 험하군?”
-키키키,, 늙은이를 늙은이라고 부르지? 뭐라고 하냐? 너 나이에 민감하구나? 하기야? 너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하다.-
그러자 검의 마녀가 독안의 검왕의 검을 막으며 말했다.
“너는, 예의를 좀 배워야겠구나?”
성진이 피식 웃었다.
“아니? 지금 누구랑 말싸움을 합니까?”
그제야 검의 마녀가 의아함을 느꼈다.
“아니? 너 뭐야? 몸 안에? 왜 여자가 있냐?”
그러자 [막내 공주]가 더 신났다.
-덤벼! 덤벼! 내가 본때를 보여 주마.-
독안의 검왕까지 짜증을 냈다.
“성진 검황! 끼어들지 마시요!”
성진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독안의 검왕님이 심리전에 말려들면 어쩌자는 겁니까?”
그러는 순간에도 독안의 검왕과 검의 마녀가 검격을 나누고 있었다. 검의 마녀가 독안의 검왕의 검격을 나누며 말했다.
“검이 많이 완성되었구나? 다음에 만날 때는 내가 위험하겠어? 미안하지만 오늘은 그냥 못 보내 준다.”
두 검에서 불꽃이 튀기며 독안의 검왕이 이죽였다.
“그건! 내가 할 소리요. 검의 마녀.”
성진은 둘을 어찌 떨어트려 놓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