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화
성진의 손에 든 수술용 작은 칼이 자색 기운을 풍기며 빠르게 살을 갈랐다. 얼마나 정교했는지 피가 안 묻어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핏줄과 근육, 신경을 조심히 그리고 빠르게 걷어 내고 있었다.
칼리온 검왕은 성진의 손놀림에 기겁을 하며 천천히 성진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자 견학을 한다고 자리에 앉아 있던 마법사와 마녀, 의사들이 난리를 쳤다.
“아니! 거기 아저씨! 그렇게 막고 있으면 안 되죠?”
“혼자 다 보겠다는 겁니까? 누구는 가까이 안 보고 싶어서 여기서 앉아 있는 줄 아세요?”
그러나 칼리온 검왕의 귀에는 그런 불평 따위는 안 들렸다. 그저 성진의 신기와 같은 솜씨로 수술되어 가는 팔을 보았다.
아무리 환자가 -수면 마법-과 -마비 마법-, -마취 마법-에 걸려 있다고 해도 이렇게 출혈량이 적을 수가 없었다.
성진이 눈이 커져서 다가오는 칼리온 검왕에게 말했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좋은데? 뒤에 분들이 안 보입니다.”
성진의 말을 듣고 서야 뒤를 돌아보니 마법사와 마녀. 의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칼리온 검왕을 부라리고 있었다.
그제야 칼리온 검왕은 한숨을 쉬고 마음을 다졌다. 이제 힘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그가 로브를 내렸다.
“저는 칼리온 검왕입니다. 성진 검황 견학을 요청합니다.”
성진이 의아해 했다. 마법사도 아니고? 마녀도 아니고? 의사도 아닌 이가 이렇게 대놓고 견학은 한다고 하니 말이다.
“뭐? 배우신다는데? 말리지는 않습니다. 대신 좀 옆으로 나와주십시오. 뒤에서 안보입니다.”
“예,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성진은 빠르게 잘못 이어진 뼈를 찾았다. 그리고 의사와 마법사. 마녀들에게 잘 보이게 보여 주었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려고 난리가 났다.
“자자 조용히 보십시오. 거참~ 마스크는 벗지 마시고요?”
다들 비뚤어지게 붙은 팔의 뼈를 보았다. 성진이 빠르게 칠판에 그렸다. 그리고 설명을 했다.
“일단, 잘못 붙은 뼈를 10조각을 내고, 비뚤어진 뼈를 하나씩 다시 [부분 융합 술식]을 사용해서 붙일 겁니다.”
그러자 마법사와 마녀, 의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의사가 성진에게 물었다.
“꼭? 10조각이나 내야 하나요?”
그 말에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만 조각내서는, 정상적인 각도가 나오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조각조각 내야 합니다. 물론 이 수술 이후로 얼마간의 고통이 많이 있겠지만? 손을 온전히 쓸 수 있는 방법은 이게 최선입니다.”
그리고 성진이 조각조각을 낸 뼈가 어떻게 맞춰질지 그림을 그려 주었다. 그러자 다들 이해가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 방법이 최선이군요?”
성진이 이제 뼈를 수술용 작은 칼로 조각조각 내면서 바로 [부분 융합 술식]을 시전하며 뼈를 빠르게 붙였다.
옆에 있던 칼리온 검왕이 감탄을 했다.
“정말 대단하군?”
성진이 빠르게 뼈를 맞추고 다시 핏줄, 신경, 근육을 잇고 봉합 수술을 했다. 그리고 힐링 포션을 붙고 -치료 마법-을 시전 했다.
그리고 나서 환자를 깨웠다.
아직 비몽사몽인 환자가 자신의 팔을 더듬었다. 비뚤어져 있던 팔이 제대로 돌아왔다. 그가 눈물을 참으며 팔을 움직였다.
“드디어…… 나도…… 제대로…… 팔이…… 움직……이는……구나?”
성진이 그에게 말했다.
“일주일은, 힐링 포션을 마시고, 격한 동작이나 운동을 하지 마십시오. 특히 검을 들지는 마십시오. 잘못하면 다 아직 덜 붙은 뼈가 다시 부러집니다.”
성진의 말에 군부의 후작은 자신의 시종을 불렀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시종 둘이 들어와서 후작을 부축해서 나갔다.
이제 수술이 끝이 나자 의사와 마법사, 마녀들이 각자 모여 토론을 시작했다.
주위가 시끄러워지자 칼리온 검왕이 성진에게 다가갔다.
“좀, 조용한 곳으로 가서 말 좀 하지?”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의 90%가 환자 수술 의뢰이고 10%가 마력 엔진 문의다.
성진이 시간을 보니 빠르게 수술했다고 해도 4시간이 지났다.
“그럼 나가서, 저의 집에서 차라도 하시지요?”
“그러지.”
성진이 나가자 한 귀족이 빠르게 입구에서 성진을 따라붙었다.
“성진 공자? 나는 언제 수술인가?”
“예? 그걸 왜 저에게 물어보세요? 수술 순번은 각 귀족분과 합의 하셔야지요?”
“아니? 나도 시간이 없어서 그러네?”
“아무리 빨라야 1년 뒤입니다. 그리고 우선 전투 의족이 만들어 져야? 뭘 하든지 하지요?”
“그럼 전투 의족은? 언제 만들어지나?”
“예 그거야? 드워프 공방에서 만드는데? 한 달에 2개 나오기도 힘듭니다.”
“하아~ 그래, 드워프 공방에 가봐야겠군?”
로브를 깊이 쓴 칼리온 검왕은 그가 누군지 알았다.
“저 자는 군부 황실파의 공작인데? 자네는 황실파라도 빠른 순번이 없군?”
성진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그랬다가는 진짜 칼부림 납니다.”
성진의 말에 칼리온 검왕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자신의 아들 수술의 순번 앞에 누가 끼어든다? 자신도 바로 검을 뽑을 것이다.
성진이 칼리온 검왕을 데리고 집으로 향하니 칼리온 검왕이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건가? 성 안에 집이 없는 건가?”
“예, 저희 집은 성 밖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서 차와 저녁도 드시지요?”
“아니? 내가 호텔에서 식사를 대접하려고 했는데?”
“에이~ 저희 집에서 먹는 저녁이 더 맛있어요.”
“호오~ 장담하는군?”
“그럼요? 향신료를 마음껏 쓸 수가 있는 집이 얼마나 됩니까?”
“어? 자네가 향신료도 파나?”
“예, 그게 좀 짭짤하지요?”
“짭짤한 정도가 아니지? 후추는 은과 같은 가격이라네?”
“하하~”
성진이 레드와 권한 , 선화 기사와 성기사들과 집에 도착하자 뚠뚠이랑 제, 그리고 뭉치, 얌순이, 얼룩이 그리고 노예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게 보였다.
성진의 엄마인 제시가 사들인 농노에게도 차별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도 살이 올라서 포동포동 하다.
뚠뚠이는 여지없이 육포를 입으로 뜯고 있었다.
성진이 보자 육포를 입안으로 빠르게 숨기고 성진에게 매달렸다.
“헤헤~ 형아 나 고기 주라.”
성진이 웃겨서 뚠뚠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입에 숨기고 있는 거나 다 먹고 말해라!”
그러자 뚠뚠이가 입안의 육포를 마구 씹어 욱여넣고 있었다. 제는 성진을 보자 뭉치와 놀다가 검을 잡고 검을 연습 하는 척 했다.
성진이 제에게 말했다.
“제야~ 놀아도 된다. 누구도 너에게 강제로 [검법]을 연습하라고 하지 않는다.”
칼리온 검왕의 눈빛이 제에게 가서 꽂혔다. 제의 검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 끝이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호오~ 상당하군? 어린 나이에 저 정도라고?”
성진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저의 동생이자, 제자입니다.”
“부럽구만? 내 아들도 저랬는데.”
침울해 하는 칼리온 검왕을 성진이 집안으로 이끌었다. 집안에는 가족들이 먹을 저녁을 준비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황제가 시종을 보내 주어서 그나마 힘이 덜 들었다.
성진이 집에 들어오자 뚠뚠이, 뭉치, 얌순이, 얼룩이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저녁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진의 엄마 제시가 웃었다.
“우리 꼬맹이들 배가 고팠니?”
뚠뚠이가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예, 아줌마.”
“조금만 기다려라.”
성진이 엄마인 제시에게 말했다.
“엄마. 난 손님이 와서 내방으로 엘프식 저녁 하나랑 내가 먹을 저녁 하나 올려 주세요.”
제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은 6뿔 멧돼지가 와서 맛이 좋을 거다. 아들은 목살로 구워서 줄게.”
성진이 칼리온 검왕과 올라가며 레드에게 말했다.
“레드, 내방으로 와인 한 병과 약간의 안주와 잔 두 개만 부탁해.”
“예, 공자님.”
칼리온 검왕은 성진의 방으로 올라가면서 말했다.
“아니? 내가 호텔에서 석식을 산다니까? 그리고 가족들하고 같이 먹어도 된다네.”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뚠뚠이랑 저녁을 같이 드시겠다고요?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칼리온 검왕이 웃었다.
“그 수인족 꼬맹이들이 정신이 없나?”
“아우~ 저놈들은, 식사 때마다 매번 자기들끼리 싸워요.”
성진의 방으로 들어서지 칼리온은 벽에 붙어 있는 수많은 설계도를 보고 기겁을 했다.
“호오~ 이게 다? 자네가 설계한 건가?”
“예, 그렇다고 봐야지요?”
칼리온 검왕은 앉을 생각도 못 하고 설계도를 구경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인공 심장 같은 모양의 설계도를 보았다.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인공 심장인가?”
“예, 그렇습니다. 역시 소문이 나는군요?”
“이걸, -가이아- 교단의 신녀님 말고, 또 시술받은 이가 있나?”
성진이 한숨을 쉬고 의자에 앉았다.
“아휴~ 지금 그것 때문에 골치입니다.”
칼리온 검왕은 의자에 앉을 생각도 못 하고 설계도에 빠져들고 있었다.
“왜? 그런가? 누가 감히 성진 검황을 곤란하게 하나?”
“하하~ 곤란하게 징징거리며 매달려서 난리입니다.”
“하~ 힘이나 권력으로는 안 되니 애걸복걸을 하는 건가?”
“예 그렇지요? 또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500만 골드라고 들었네?”
성진이 레드의 딸이 와인과 안주 잔을 들고 오자 고맙다고 하고 레드의 딸이 나가니 칼리온 에게 와인을 따라 주었다.
“아휴~ 말도 마십시오. 아직 500만 골드 중에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아니? -신성 왕국-이 뭐라고 하지 않나?”
그 말에 성진이 와인을 마시며 웃었다.
“하도 안 주길래? 황제께서 정식으로 따졌더니 뭐라고 그런지 아십니까?”
“뭐라고 했는가?”
“아효~ 교황이 친서를 보내서 -재능 기부-에 감사하다고 했답니다.”
칼리온 검왕도 와인을 마시며 웃었다.
“그거? 돈은 못 주겠다는 소리잖나?”
“아~ 처음에, 대지의 여신 -가이아-님이, 지급 보증을 서주셨어요.”
그 말에 칼리온 검왕의 눈이 커졌다.
“아니? -가이아-님이 지급 보증을 서주셨는데? 왜 돈을 못 받았나?”
성진이 아무 말도 못하고 와인만 마시고 있자 칼리온 검왕이 쓰게 웃었다.
“설마? -가이아-님이 모르쇠를 하시는 건가?”
“예, 그 뒤로 제 근처에, 강림도 하지 않으시고 안 보이십니다.”
칼리온 검왕은 성진을 보고 웃었다.
“그래서? 500만 골드는 포기 한 건가?”
울화가 치미는지 성진이 버럭을 했다.
“절대! 내 돈 띠어 먹고 잘 살 수 없습니다. 반드시 받아 낼 겁니다.”
잠시 후……
시종들이 성진의 방으로 와서 저녁 식사를 차려 주었다. 칼리온 검왕은 차려진 식사를 보고 놀랐다.
어지간한 호텔의 식사보다 좋았다. 특히 제철도 아닌데? 나오는 과일들에 무척이나 놀랬다. 그리고 적당한 드레싱을 뿌려놓은 샐러드는 진미였다.
만족하게 저녁 식사를 하고 칼리온 검왕이 성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말 호텔식보다 맛있군? 잘 먹었네?”
성진이 자랑하듯이 말했다.
“저희야, 농장에서 바로바로 상 등급 작물을 뽑아서 쓰지만, 호텔은 중간 도매 상인을 거치기에 그럴 수밖에 없지요.”
“그나저나? 저 늦은 가을에나 볼 수 있는 포도나 사과는 어떻게 나온 건가?”
“아~ 그건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이라는 [마법진] 위에서 기른 작물입니다. 그럼 일주일에 한 번은 수확 할 수 있습니다.”
칼리온 검왕의 눈이 커졌다.
“아니? 그런 [마법진]이 있었나? 우리 귀족파에서 사겠네! 파시게.”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미? 다 팔았는데요?”
“뭐라? 그런데 왜? 이런 과일이 시중에 나오지 않나?”
그러자 성진의 감은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말했다.
-우리 성진이가 아니면? 그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 못 만들어.-
칼리온 검왕은 소문의 성진의 눈 안에 있다는 아트 펙트의 목소리를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
“그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이라는 게? 그리 어렵나?”
성진이 구운 돼지 목살을 마저 먹으며 말했다.
“제가 직접 설치해도, 일주일이 걸립니다.”
칼리온 검왕이 눈이 커졌다. 그가 보기에는 성진의 [마법진] 마법에 상당한 소양이 있는 것 같은데 성진이 일주일이 걸리면 일반 마법사들은 포기할 것 같았다.
“그럼? 일반 마법사들은 포기했나?”
“뭐? 아직 도전 중인 마법사들이 많지요. 그런데 이게 [3 중첩 입체 마법진]이라 어지간한 공간감 가지고는 힘듭니다.”
“허~ 그런 사연이 있었군? 나 오해하고 있었네?”
“다들 그러더라고요? 제가 독식한다고? 전 다 풀었습니다.”
“하기사, 드워프 공방에서 의족이나 의수를 만든다는 걸 보니, 그 기술도 풀었군?”
“예, 그래도 아휴~ 한 달에 두개 만들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검왕님 무슨 일로 이 변방까지 오셨나요?”
칼리온 검왕이 와인에 손을 대려다가 말했다.
“좀? 독한 술 있나? 나도 맨정신에 말하기 힘드네.”
성진이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시종에게 말했다.
“이제 저녁 식사는 다 끝났으니 식탁은 치우고 브랜디와 안주 좀 가지고 와주세요.”
그러자 빠르게 시종들이 들어와서 식탁을 치우고 브랜디와 안주를 가지고 왔다. 그러자 칼리온 검왕이 브랜디를 보고 웃었다.
“여기서? 이놈을 또 보는구만?”
성진이 의아해했다.
“어? 이거 시중에서 안파는 건데? 어디서 드셨어요? 황궁에나 가셔야 드실 텐데?”
칼리온 검왕이 브랜디를 자신의 잔에 따르고 쓰게 웃었다.
“아까, 레티오 공작에게 부탁하려고 갔다가, 얻어 마셨다네.”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레티오 공작님도, 몇 병 가지고 계시지요.”
칼리온 검왕은 아들의 일을 부탁하려고 했으나 입이 안 떨어졌다. 평생 정의와 질서를 말하고 지키고 행동하다가 자신이 아들 때문에 그 모든 걸 어겨야 하니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황제의 측근 중의 측근 이라고 생각하는 성진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니 더 입이 안 떨어졌다.
거의 브랜디 한 병을 다 마시고 있자니 성진의 감은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술을 얻어먹으려고 온 건 아닐 텐데? 무슨 부탁을 하려고 그렇게 뭉개고 있냐? 빨리 좀 말해라! 성진이도 공부하고 자야 한다.-
칼리온 검왕이 그 소리를 듣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사실…… 아들이…… 많이…… 아프네…….”
성진이 칼리온 검왕의 잔에 브랜디를 따라 주며 말했다.
“여기, 브랜디 한 병 더 주세요.”
칼리온 검왕은 다시 브랜디를 마시며 말했다.
“오늘, 내일… 한다네.”
성진이 시종이 가져다주는 브랜디를 따라 마시며 말했다.
“어디가? 얼마나 아픈데요?”
“말에서, 떨어지면서 목뼈가 부러져서, 전신이 마비라네.”
성진이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목뼈라구요?”
“그렇다네?”
“하아~ 목뼈 [경추]면 정말 어려운데?”
“아니? 자네도 어려운가?”
“예 [경추]에는, 전신의 신경이 다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목이 조금만 잘못되면 마비가 오는 거지요.”
“가끔, 발작도 한다네.”
“음~ 부러진 목뼈가? 신경을 누르고 있군요?”
“후우~ 자네는, 내 말만 듣고도 다 아는구만?”
칼리온 검왕이 한숨을 쉬며 다시 브랜디를 잔에 가득 부었다. 그리고 브랜디를 마시고 힘겹게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우리…… 아들을…… 제발…… 살려……주게.”
성진이 쓴맛을 다시고 있다가 뜸을 들이고 말했다.
“우선적으로, 검왕님이 해결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칼리온 검왕의 눈에 광기가 보였다. 이제 선을 넘었다. 아들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우선순위에 있는, 귀족들을 달래고 얼래서 우선순위를 받아야 합니다.”
“얼마나 밀려 있나?”
“3년은 밀려 있을 겁니다.”
“알겠네. 나 검왕이 어떻게든 밀어내겠네.”
“그리고 환자를 데리고 오셔야 합니다.”
칼리온 검왕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이 자식을 데리고 이 영지에 나타난다면 수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겠지만 이제 상관없다. 선을 넘었으니. 똥물을 뒤집어쓰더라도 아들을 살릴 것이다.
“알겠네. 내 며칠 안으로 이 영지로 데리고 오지”
“그리고, 기다리셔야 합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그건, 일단 환자의 목뼈 어느 부위가 부러졌는가? 신경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가? 를 확인해야지요? 그리고 대체할 목뼈를 제작해야 합니다.”
“목뼈를 교체한다고? 뭐로 말인가?”
“100% 미스릴로 할 겁니다. 제작 기간만 빨라도 한 달은 보셔야 합니다.”
그 말에 칼리온 검왕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그럼? 수술비가 엄청나게 나오지 않나?”
“들으셨을지 모르지만 [검제]의 따님이 수술할 때 척추뼈를 바꾸면서 200만 골드가 들었습니다.”
칼리온 검왕이 브랜디를 다시 가득 따라서 마시며 말했다.
“장난이 아니군?”
“이게 다 100% 미스릴 가격입니다. 그리고 또 각오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뭔가?”
“수술 중에, 아드님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 말에 칼리온 검왕이 양손을 들어 잠시 얼굴을 감쌌다. 눈물이 터져 나오려는 걸 막고 있는 것이다. 이를 악물었다.
“그게? 그렇게 위험한 수술인가?”
“예, 그렇습니다. 저도 처음 해보는 수술입니다.”
칼리온 검왕이 이제 속에서 울컥하는 뭔가를 누르고 담담하게 말했다.
“성공 가능성은 몇 %인가?”
“50%입니다.”
“후우~ 나에게 시간을 줄 수 있나?”
“예, 일주일 드리지요.”
칼리온 검왕은 말없이 일어나서 성진에게 고맙다고 하고 성진의 집을 나섰다. 나가다 보니 노예의 아이들이 뛰어노는 게 보였다.
그걸 보니 아들의 어릴 적 뛰어놀던 모습이 떠올랐다.
눈물을 참으며 자신의 영지로 돌아갔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