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6화
성진이 검에 묻은 피를 털어 냈다. 그리고 시체에서 돈이 되는 걸 털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서 자야겠지요?”
독안의 검왕도 성진의 의견에 동의했다.
“맞네, 독탄에 있던 독이 바닥에 많네. 중독될 수도 있겠네.”
성진이 천막을 다시 접으라고 하고 -해독 마법-을 시전 했다. 성진의 일행이 좀 떨어진 곳으로 오자 성진의 편에서 싸웠던 무리들이 와서 해독을 요청했다.
“성진 공자님? 해독 좀 부탁드립니다.”
성진이 육포를 뜯으며 말했다.
“중독자가 많습니까?”
“예, 독이란 게 본래 퍼지기 시작하면, 장난이 아니지 않습니까?”
“예, 그럼, 이리로 오시라고 하세요. 아니, 제가 가지요.”
성진이 그들을 따라가 보니 중독돼서 쓰러져 있는 이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그중에 급해 보이는 이들부터 -해독 마법-을 시전 해주기 시작했다.
거의 100여 명을 해독해주고 와서 자리에 누웠다. 성진이 보초를 서고 있는 불의 마녀에게 말했다.
“눈 좀 붙여라.”
“아닙니다. 공자님.”
“너도 피곤하잖아? 난 [광기의 공주]누나와 [막내 공주] 누나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쉬어라.”
그 말에 불의 마녀도 알았다고 하고 자리에 누웠다. 그녀도 피곤했는지 낮게 코를 골고 자고 있었다.
다음날……
해가 뜨기 전에 성진이 모두를 깨웠다.
“자 출발합시다.”
성진의 말에 레티온 공자가 동생을 깨우고 천막을 걷었다. 성진은 간단히 천막을 걷고 공간 확장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불의 마녀는 독안의 검왕과 같이 잤던 천막을 걷었다.
간단하게 숲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나왔다. 극도의 긴장에 검왕이나 성진을 제외하고는 지독한 변비에 시달리고 있었다.
성진이 웃으며 레티온 공자에게 말했다.
“변비가? 장난이 아니지요?”
성진의 놀림에 레티온 공자가 쓰게 웃었다. 성진이 다시 레티온 공자에게 말했다.
“그게, 전장에 처음 선 병사들은 다 똑같습니다. 저는? 예전에 전장에서, 일주일 동안 볼일을 못 봤다니까요?”
성진의 말에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진은 20살도 안 됐는데? 어찌 언제? 전장에 섰단 말인가? 성진은 전에 있던 차원에서 벌어진 일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기에 입에 말린 과일과 물을 꾸역꾸역 넣었다. 성진도 육포를 넣고 와인을 먹었다. 독안의 검왕이 성진에게 말했다.
“나 와인 한 병만 주지? 성진 공자?”
성진이 기겁을 했다.
“아니? 싼 거 사서 드세요? 이거 한 병에 40골드가 넘어가요.”
“이거, 비싼 걸 먹다 보니, 이제 싸구려 와인은 입맛에 영 안 맛구만?”
그러자 레티온 공자가 공간 확장 가방에서 와인을 꺼내서 독안의 검왕에게 주었다. 성진이 그걸 보고 웃으며 말했다.
“여유롭게~ 소풍 나온 것처럼? 와인을 즐기실 줄 알았지요?”
레티온 공자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장난이 없군요?”
이때 바람을 가르며 화살 한 발이 레티온 공자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성진이 인상을 찌푸리며 검으로 걷어 냈다.
-카앙!
그리고 그 화살을 그대로 나무 위에 숨어 있던 궁수를 향해 던졌다. 성진의 손에서 날아간 화살이 궁수가 활로 쏜 화살보다 빠르게 바람을 가르며 궁수의 가슴에 박히며 궁수가 바닥에 떨어졌다.
성진이 휘파람을 불고 가서 금화 주머니와 육포 같은 걸 털어 왔다. 그리고 -스캔-을 해서 독이 없음을 확인 하고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에게 주었다.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식량이 떨어지면, 이거라도 드세요.”
성진의 말에 그들은 할 말이 없었다. 왜냐? 상황이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굶기보다는 육포라도 뜯어야 한다. 엘프가 고기를 못 먹는 건 아니다. 다만 과일이나 야채를 더 선호 하는 거뿐이다.
다들 먹고 출발을 하였다. 이번에는 긴 시간 동안 달려드는 이들이 없었다. 점심도 좀 편하게 먹었고 저녁에 돼서 한 마을에 도착하였다.
촌장인 자가 나와서 성진에게 굽신굽신거리며 인사를 했고 성진 또한 금화 한 닢을 주고 집을 하나 비워 달라고 했다.
당연히 촌장의 집을 비워주고 거기에 잠을 청했다.
독안의 검왕이 성진에게 물었다.
“너무 위험한 거 아닌가?”
“뭐 어쩔 수 없지요? 함정인 걸 알고도 들어 와야지요?”
레티온 공자가 기겁했다.
“여기가, 함정입니까?”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 마을, 전체에서 나는 피 냄새를 못 느꼈어요?”
“그럼? 여기 마을 사람들을 다 죽였다는 뜻입니까?”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레티온 공자가 분노에 부들부들 떨었다.
“이런! 죽일 놈들을 봤나?”
성진이 검을 꺼내며 말했다.
“제가, 촌장 역할을 한 놈 목을 치면, 검왕께서 뚫고 나가셔야 합니다. 하실 수 있지요?”
독안의 검왕이 성진에게 물었다.
“혼자 남아서? 처리 할 수 있겠나?”
“이 정도는 우습지요? 아마 마을 외곽도 포위하고 있을 겁니다. 뚫고 나가시면 제가 움직이겠습니다.”
불의 마녀가 말했다.
“제가, 공자님과 같이 남겠습니다.”
성진이 웃으며 불의 마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넌, 레오나 공녀나 지켜라.”
“하지만? 공자님 혼자 가능하시겠습니까?”
“걱정 말아라. 내가 오늘 하늘 위의 하늘을 보여 주마.”
그 말에 독안의 검왕이 감탄했다.
“호오~ 성진 공자 전력을 보여 주게?”
성진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 있는 놈들은 아무도 안 살려 줄 겁니다.”
잠시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성진이 검을 등 뒤에 숨기고 눈치를 주었다. 다들 탈출을 준비하는 것이다.
성진이 문을 열어 주자 촌장이 굽신거리며 말했다.
“어르신들 드시라고, 조금 먹을 걸 준비했습니다.”
성진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겨우 준비 한 게? 사람 고기에 약을 탄 거냐?”
촌장의 눈빛이 흔들리며 말했다.
“아니? 어르신,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아니잖아? 눈빛 흔들리는 거 봐라? 지랄한다? 연기라도 잘하던지?”
그와 동시에 촌장이 쟁반 밑에 숨겨둔 검을 성진의 가슴을 향해 찔렀다. 성진은 웃으며 검과 같이 촌장의 역할을 하던 피닉스 용병대 용병을 반으로 갈라 버렸다.
-촤악!
그리고 마을로 나가면서 말했다.
“이미 걸렸다! 다 튀어나와라! 내가 네놈들이 그리 찾는 성진 공자다!”
그러자 각각의 집에서 문이 열리더니 검을 든 용병들이 튀어나왔다. 그와 동시에 독안의 검왕이 일행을 데리고 마을의 탈출을 시작했다.
성진의 일행이 둘로 갈리니 용병들이 눈치를 보다가 소리쳤다.
“저, 성진이란 놈을, 먼저 잡아라!”
“쳐라!”
“죽여라!”
성진의 검이 움직일 때마다. 용병들의 목이 떨어져 나가거나 가슴에 난 구멍을 막으며 쓰러져 갔다.
“더 들어와 봐! 들어와!”
이에 사방에서 용병들이 몰아쳤다. 그리고 외곽의 포위는 좁혀 오고 있었다. 독안의 검왕이 일행을 이끌고 포위망을 뚫고 나갔다.
독안의 검왕이 용병들을 쓸어버리며 소리쳤다.
“성진 공자 뚫었네! 이제 보여 주게!”
성진이 일 검으로 용병의 목을 날리며 말했다.
“[광기의 공주]누나 [종말의 용]의 심장을 최대치로 가동해!”
-그래? 15%로 가동하면 5분은 작동 할 거다.-
성진이 소리쳤다.
“가동해!”
-쿠웅!-
성진의 몸에서 마수의 살기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그걸 살로 느낀 용병들이 소름을 느끼며 소리쳤다.
“뭔가 한다! 막아!”
성진이 검이 자색으로 불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진의 온몸이 불타올랐다. 한 마리 화룡이 되어서 주변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콰라라라라라!
-크아아아아악!
그리고 성진이 화룡이 되어 승천하며 하나의 소용돌이가 되었다. 화룡이 포효를 지르며 마을을 전체를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콰라라라라라!
승천하는 화룡을 보고 마을 안에 있던 용병들과 포위 하던 용병들이 다 화룡의 회오리에 갈려 나갔다.
독안의 검왕이 입이 벌어졌다.
“저런 검법이 있다고?”
레티온 공작이 덜덜 떨며 기겁을 했다.
“마을이…, 마을이 가루가 되었네요.”
성진을 지원하려고 포위망을 뚫던 히드라 용병대와 까마귀 용병대 그리고 정보부의 다크 엘프들이 기가 막힌 듯 화룡을 보았다.
“저런 걸? 인간이 쓸 수 있는 검법이라고?”
“장난 아니구만?”
“우리가 도울 필요도 없구만?”
화룡이 된 성진이 착지하자 마을이었던 자리는 이제 다 잘게 썰린 토막이 되었다. 독안의 검왕이 성진을 보고 물었다.
“아니? 그 검법은 뭔가?”
“[구천 신공]의 [화룡 승천]이라는 검법입니다.”
“아니? 그런 검법이 있었나?”
“인간의 검법이 아닙니다.”
“어쩐지 그럴 것 같더군?”
성진이 일행에게 말했다.
“이미, 남아 있는 건 없을 겁니다. 뒤처리는 정보부에 맡기고 우리는 자리를 옮겨서 좀 쉬지요?”
독안의 검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리를 옮기지.”
성진을 따라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 독안의 검왕, 불의 마녀가 따라서 왔다. 마을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에 천막을 치고 잠을 청했다.
성진만 빼고 다들 곯아 떨어 졌다. 성진이 거의 안자는 걸 알기에 다들 마음을 놓고 잠을 청한 것이다.
그 시간 다크 엘프들은 잠도 못 자고 통째로 날아간 마을을 조사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전에 마을에 살던 이들의 시체가 여기저기 발견됐다.
“허? 이 피닉스 용병대가 죽으려고 발악을 하는군?”
“뭐? 그 뒤에 -사자 제국- 있으니까요.”
“보고하고, 기사단을 출동시키라고 해라.”
“예, 알겠습니다.”
다음날,
성진의 일행은 점심도 걸어가며 먹으며 다음 영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성진의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보통 상대파 중에 급진파만 아니면 고행을 하는 이들을 잘 대해 준다. 다 자신들의 지나온 길이기 때문이다.
영주가 제공한 방에서 쉬고 있다가 영주가 차려준 저녁을 영주와 같이 먹었다.
영주가 성진에게는 특별히 소고기 스테이크를 만들어 주었다. 성진이 감사를 표시했다.
“감사합니다. 영주님.”
“아닐세. 지금 고행 하는 것도 벅찰 텐데? -사자 제국-의 공격까지 받는 다니 안타깝군?”
성진이 쓰게 웃었다.
“뭐, 그래서 정보부에서 쫒고 있는데? 그놈들 만만치 않네요?”
“그래, 이번에 마을 하나가 사라져서, 나도 충격이 크다네.”
“영주님의, 영지였습니까?”
“하아~그렇다네. 순박한 농노들이 살던 마을에,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성진이 스테이크를 썰며 씁쓸하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추모도 못 해주고 왔군요?”
영주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내가, 사제를 보내서, 그들의 억울함을 달래 주겠네.”
성진이 영주에게 충고했다.
“잘못하면, 그 억울함에 언데드로 변합니다.”
“충고, 잘 듣겠네.”
성진의 일행은 식사하고 영주에게 부탁해서 말린 과일과 와인, 육포 등을 얻었다. 영주는 흔쾌히 넉넉하게 내주었다.
성진의 일행은 간만에 적의 습격 없이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다음날,
일행은 떠나기 전, 영주에게 주의를 받았다.
“지금, 한창 놀이나 고블린들이 날뛸 시기라서 조심하게.”
“예, 주의하겠습니다.”
성진이 고민 하는 건 고블린을 잡아먹으려고 튀어나오는 오크 무리다. 오크 전사만 돼도 기사랑 맞설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니 처리해야 할 적이 늘었다.
성진이 출발을 하며 숲으로 들어섰다. 독안의 검왕이 지도를 보고 성진에게 말했다.
“음~ 길이, 참 지랄 같구만?”
“예 그렇지요? 숲을 돌아서 가자니 며칠이 소모 되고, 숲을 가로질러 가지니, 고블린이나 놀, 오크가 걱정이고요?”
“그러게 말이야!”
이때 작은 석궁 화살이 날아들었다.
-핑!
성진이 검으로 쳐냈다.
-카앙!
전방을 보니 숲 안에서 고블린 들이 석궁에 허둥지둥 화살을 걸고 있었다. 성진의 검이 불타며 덤불숲을 그었다.
-촤악!
성진의 검기가 덤불숲을 잘라 버렸다.
그와 같이 허둥지둥 대던 고블린들을 잘라 버렸다. 성진이 한숨을 쉬며 고블린의 주머니를 뒤지고 있자니 독안의 검왕이 웃었다.
“아니? 고블린이 뭐를 가지고 있다고 뒤지나?”
“예? 이놈들은 약초를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걸 노리는 거죠?”
“허~ 그걸 어떻게 아나?”
“제가, 어릴 적에 많이 해봤거든요?”
“허~ 어릴 때부터, 사냥하러 다녔나?”
“예, 선화 기사가 쫒아 다니긴 했는데? 그래도, 가족들 고기 먹인다고 사냥을 많이 다녔지요?”
“효자였네?”
성진이 웃으며 약초를 모았다. 그리고 레티온이나 레오나에게 발열이나 배탈, 출혈에 듣는 약초를 주었다.
“이건, 전투 상황이나 몸이 아픈 상황에서 쓰세요.”
“예, 알겠습니다.”
성진이 웃으며 돌자마자 오크들이 크르르 거리며 성진을 막아섰다.
“이야~ 영주 말이 맞네? 이 숲은 일반인이 오면, 정말 오크 밥이 되는구나?”
성진의 검을 들었다. 그리고 일격에 오크 리더만 죽이고 물러났다. 성진이 레티온과 레오나에게 말했다.
“처리하세요. 실전 경험을 쌓아야지요?”
레티온과 레오나가 자신만만하게 나섰으나 죽이는 데는 한참 걸렸다. 숲속에서 생사를 겪으며 커온 오크가 약할 리가 없었다.
레티온은 작은 상처를 몇 군데 입고 약초를 바르고 있다가 성진이 -치료 마법-을 사용해서 치료해 주었다.
“제가 어지간하면 안 도와 드리려고 했는데? 저 오크의 거도 보셨어요?”
레티온이 오크의 거도를 보자 녹이 슬어 있고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성진이 다시 말했다.
“이거 이대로 두면 [파상풍]이라는 병에 걸립니다. 그러면 잘하면 상처 부위 절단이고 심하면 온몸이 썩어 죽습니다.”
레티온은 앞으로 절대 녹슨 무기에 안 맞겠다고 맹세를 했다. 한참을 걷다가 독안의 검왕이 지도를 보고 말했다.
“여기 근처에, 작은 요새가 하나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요? 설마 오크들에게 쓸려나갔나?”
“설마? 기사들이 주둔한다고 쓰여 있는데?”
성진의 일행은 숲을 뚫고 겨우 요새에 도착했다. 낯선 이들을 보고도 그들은 경계를 안 했다. 이 숲에서 인간이면 다 같은 편이다.
요새 위의 망루에서 병사가 물었다.
“어디서 오는 겁니까?”
“예, 기사 아카데미 고행 중입니다.”
“아~ 고생하시는 군요? 좀 쉬었다가 가십시오.”
성진은 들어가자마자 영주에게 받은 와인을 풀었다. 안에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다들 좋아했다. 이런 곳에 술이 배급될 리도 없고 영주가 그리 잘사는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절벽에 바싹 붙은 요새에 들어가서 다들 등을 기대고 쉬었다. 독안의 검왕이 웃으며 말했다.
“이 요새 발견 못 했으면, 모기랑 싸우면서 잤을 뻔했구만?”
성진이 피식 웃으며 배정받은 외부인 숙소로 들어갔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