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5화
성진은 점심시간이 되자 나무 그늘을 찾아서 좀 쉬었다. 쉬고 있자니 보기에도 몸이 불편한 용병들이 찾아왔다.
성진을 보고 어제 인사한 히드라 용병대 대장과 까마귀 용병대 대장이 인사를 했다.
“어젯밤의 전투가, 생각보다 격렬해서 부상자가 많았습니다. 성진 공자님 치료 좀 부탁드립니다.”
성진이 그들 말의 진가를 감은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에게 물었다.
“[광기의 공주] 누나 저들 말이 진짜야? 가짜야?”
그러나 감은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어 진짜네? 진짜 몸으로 막으면서 싸웠네? 고쳐주라.”
성진이 한숨을 쉬고 한 사람 한 사람 씩을 고쳐주자 또 다른 이들이 숲에서 나왔다. -엘프 제국- 정보부의 다크 엘프들이었다.
성진은 말도 안 하고 고쳐 주었다. 저들 중 일부는 영지에서도 보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독안의 검왕이 육포를 씹으며 말했다.
“어제 도대체? 얼마나 많이 싸운 거야?”
이때 치료를 받고 있는 다크 엘프가 말했다.
“양측의 합이, 천 명이 넘었습니다.”
그 말에 독안의 검왕이 기가 막힌 지 웃었다.
“허허~ 완전히, 국지전 수준 이었구만?”
“앞으로, 더할 것입니다. 성진 공자와 레티온 공자, 레오나 공녀의 목에 걸린 현상금 수천만 골드입니다.”
레오나 공녀가 짜증을 냈다.
“아니? 우리가 그리 비싼 몸이었나?”
다크 엘프가 웃으며 말했다.
“레티온 공작님의 영지는, 황제파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귀족파의 온건파는 참고 있지만, 급진파는 같이 돈을 모아서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성진이 다크 엘프들을 치료해 주고 말했다.
“어제, 우리 측 사망자는, 얼마나 나왔습니까?”
다크 엘프가 쓰게 웃었다.
“50여 명이, 나왔습니다. 그나마 검왕님과, 성진 공자님이 참전해서 많이 안 나왔지요.”
그렇게 말하고 다크 엘프들은 다시 숲으로 숨었다. 성진은 와인을 마시며 육포를 뜯고 말했다.
“앞으로, 30분만 더 쉬고 일어납니다.”
레오나 공녀와 레티온 공자가 한숨을 쉬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강행군에 지쳐가고 있었다. 성진이 그들의 표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늘도, 길거리에서 자고 싶으시면 더 쉬세요.”
성진의 말에 그들의 먹는 속도가 빨라졌다.
성진이 이제 도시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하자 성진이 손을 들었다. 그리고 숲을 향해 소리쳤다.
“나와라!”
그러자 숲이 흔들리며 검은 갑옷을 입고 검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이 나왔다.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자가 말했다.
“눈치 하나는 빠르군?”
성진이 피식 웃었다.
“눈치? 그렇게 살기를 뿌리면 개, 돼지도 도망가겠다.”
“뭐라?”
“멍청하다고 인마. 덤벼!”
그러자 검은 두건을 쓴 검은 갑옷의 인원들이 성진에게 일제히 달려들었다.
성진이 검에 손을 얹고 웃었다.
“어? 이번에는 목표가 나인가 보네?”
성진이 오른발로 진각을 밟았다.
-쿠웅!
진각의 위력이 달려오던 검은 두건을 쓴 자들을 흔들리게 했다. 그와 동시에 성진의 검이 검집에서 자색으로 불타며 빠져나왔다.
그리고 거대한 검기를 일으키며 전방을 갈랐다.
[월화 검법]의 [발검술] [참월]이었다.
성진에게 달려들던 이들의 허리를 일검에 갈라 버렸다.
-촤악!
-푸확!
허리가 양단 되고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독안의 검왕이 감탄을 했다.
“허허~ 성진 공자의 검은, 검왕을 뛰어넘고 있군?”
성진은 돈이 되는 걸 걷고 있었고 레티온 공자는 구역질을 참고 있었고 레오나 공녀는 한쪽에서 토하고 있었다.
성진이 레오나 공녀를 보고 말했다.
“에이~ 너무 비위가 안 좋으시구나? 독해지셔야 합니다.”
레오나 공녀는 토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는지 알았다.
딴에는 독하게 산다고 살았는데 현실은 더 지독했다. 수십 명의 베어 버리고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성진을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성진이 시체에서 돈 될 만한 걸 뒤지고 시체는 내버려 두고 다시 출발했다.
드디어 저녁이 되기 전에 도시에 도착했다. 성문을 통과하려고 하자 통행세를 받았다. 성진이 10실버씩 5명의 몫 50실버를 주고 성문을 통과했다.
일단 좀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고 식당을 찾았다. 그러자 레티온 공자가 성진에게 제대로 된 식당으로 안내했다.
“제가, 먹을 만한 식당을 압니다.”
성진이 그에게 물었다.
“독을, 안 타고 믿을 만한가?”
“예, 저희 아버지인 영주 님도, 가끔 들르는 식당입니다.”
“그래? 다행이군?”
잠시 후 고급 호텔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막혔다.
“이곳은, 귀족 전용 호텔입니다.”
그러자 레티온 공자가 아는 척을 했다.
“나네. 잘 있었나?”
“아니? 레티온 공자님 아니 십니까? 어서 들어오십시오.”
바로 어린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성진이 따라 들어가면서 주변을 살피니 딱히 이상해 보이는 무리는 없었다.
자리에 앉아 레티온이 이것저것을 주문했다. 잠시 후 엘프들은 수프와 신선한 샐러드를 주문했고 성진과 불의 마녀는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성진이 먹기 전에 -스캔-해서 독이 있나 살폈으나 정말 믿을 만한 식당이었다. 성진이 안심하고 먹기 시작하니 따라서들 먹었다.
성진이 한참 먹고 말했다.
“씻는 건, 샤워실을 이용하세요.”
그 말에 레오나 공녀가 아쉬워했다.
“여기, 목욕탕 정말 좋은데요? 안 돼요?”
“목욕하다가, 기습당하면 정말 답이 없습니다.”
성진의 말에 레오나 공녀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던 중 식사를 하는데, 한 엘프가 성진의 식탁으로 다가왔다.
“어이~ 레티온 공자, 너도 기사 아카데미 고행 중이냐?”
레티온 공자가 그를 보자 반가워했다.
“어 그래, 카룰루 너도냐?”
“어, 난 며칠 전에 출발했는데? 야 설마 습격이 있을 줄은 몰랐다.”
성진이 그를 살펴보고 있자 레티온 공자가 성진에게 말했다.
“저희 아버지와, 친한 옆의 영지의 카루 공작님의 아들인 카룰루 입니다.”
그에게 성진이 인사를 했다.
“저는 성진입니다.”
그러자 그의 눈이 커졌다.
“아니? 그 유명 하다는 마도 공학자님 아닙니까?”
“뭐, 그냥 기술 좀 있습니다.”
그가 레티온 에게 말했다.
“아니? 이런 위험한 일에? 마도 공학자님을 데리고 가면 어쩌자는 거냐?”
레티온 공자가 와인을 마시며 말했다.
“안 그러면? 내가 죽게 생겼는데? 어쩌냐? 어제는 잠도 못 잤다.”
“그 정도였어?”
“천여 명이, 우리를 두고 싸우는데 잠이 오냐?”
“하기사, 너희 영지가 노른자이기는 하지? 너희만 없애면 우리 황제파가 흔들릴 정도니, 그래도 성진 공자를 데리고 온건 너무 위험 한 거 아니야? 성진 공자도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걸려 있던데?”
“야, 성진 공자가 없었으면, 난 어제 저녁에 죽었다.”
“세상에? 그 정도였냐?”
“말도 마. 어제 검왕님도 도와주셨어.”
카룰루 공자는 독안의 검왕을 발견하고 인사를 했다.
“카룰루가, 검왕님께 인사드립니다.”
“그래, 부디 고행이 잘 끝나길 바라네.”
“예, 감사합니다.”
검왕이 먼저 다 먹었으나 다른 이들을 기다려 주었다. 성진은 스테이크를 한 장 더 먹었다. 검왕은 와인만 홀짝였다. 물론 성진의 와인을 뺏은 것이다.
아무리 고급 식당의 와인이라도 성진의 농장에서 나오는 와인의 맛과 비교가 안 되었다.
그렇게 카룰루 공자는 떠들다가 나중에 기사 아카데미에서 보자고 하고 자신의 식탁으로 갔다. 성진이 보니 20살 이하의 시종에게 검을 가르쳐서 몸을 바쳐 주인을 보호하게 만들고 있었다.
성진이 쓴맛을 다셨다.
“저건, 참 개죽음인데.”
성진의 말뜻을 깨닫고 검왕이 쓰게 웃었다.
“저렇게, 피를 보고 기사 아카데미에 입학하면, 정말 정신 상태부터 달라진다네.”
“너무 어린 생명을, 거두어 가는 것 같습니다.”
“뭐 어쩔 수 없지? 또, 주인을 기사 아카데미까지 호위한 시종은, 바로 기사의 시종으로, 들어 갈 수 있으니 저것도 경쟁률이 높다네?”
다들 쓴맛을 다시고 식사를 마치자 키를 받아서 5인실로 들어갔다. 다행히 고가의 호텔이라 빈방이 있었고 방에 딸린 샤워실도 있었다.
제일 먼저 레오나 공녀가 씻으러 들어갔다. 생각 같아선 지하에 있는 대형 목욕탕에 가서 거대한 탕에 몸을 담그고 싶었지만 그건 성진이 반대했다.
여자들이 먼저 씻게 해주고 레티온 공자가 씻고 성진이 씻었다. 솔직히 -청소 마법-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는데 몸에 밴 피 냄새가 진했다.
성진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몸을 풀며 말했다.
“각자 검은, 손에 잡히는 곳에 놓고 주무세요.”
검왕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 들었으나 레오나 공녀가 물었다.
“설마? 이 호텔에서 습격할까요? 유명한 호텔인데요?”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목에는, 수천만 골드의 현상금이 걸려 있습니다. 저 같아도 밤에 호텔 벽을 탑니다.”
성진의 말에 하는 수없이 검을 안고 잠을 청했다. 성진도 잠을 청했는데 달이 하늘에 걸리자 역시나 암살자들이 호텔의 벽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일시에 성진이 자고 있는 방의 창문을 깨면서 들이닥쳤다.
성진이 튀어 나가며 말했다.
“불의 마녀야! 공자님하고 공녀님 보호해라!”
“예, 공자님.”
성진은 신발까지 신고 자고 있었다.
-카카카카카캉!
-챙!
-챙!
-챙!
-푸확!
성진과 독안의 검왕이 난전 속에 적들을 베고 있었다. 암살자들이 실수 한 게, 그들이 깊이 잠들라고 수면 향을 피워서 성진의 방으로 보냈지만 성진이 해독을 시키고 검왕과 레티온 공자과 레오나 공녀에게 말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불의 마녀가 불을 띄우며 어둠 속의 암살자들의 이로운 점은 사라졌다. 성진의 검이 [난무]를 찍으며 암살자들이 썰려 나갔다.
-촤자자자작!
-크아아아악!
성진이 암살자들의 심장이나 목에 검을 꽂고 끝을 냈다.
레오나 공녀가 덜덜 떨었다.
“세상에? 진짜로 자고 있는데 습격을 할 줄이야.”
검왕이 암살자들의 품에서 돈이 되는 걸 걷고 있었다.
“에잉~ 이놈들은 거지구만?”
성진은 콧노래를 부르며 금화 주머니를 챙겨 넣었다.
“이놈들 실력이면? 피닉스 용병대 같은데요?”
독안의 검왕도 성진의 말에 동의했다.
“내가 봐도, 그런 것 같군?”
“피닉스 용병대가, 여기까지 숨어들었나? 야 대단하다.”
잠시 후……
도시의 자경단과 경비병들 호텔의 경비들이 들이닥쳤다. 수십 구의 사체를 보고 기가 막혀 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손님들을 못 지켜 드렸습니다. 방을 옮기시지요?”
성진은 검과 짐을 다 챙기고 경비원들을 따라 다른 귀빈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는 창밖과 입구에 경비들이 서 있었고 지친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는 바로 골아 떨어졌다. 긴장이 풀리자 코까지 골며 잠들었다.
성진과 독안의 검왕만이 명상을 하고 있었다. 불의 마녀는 반 정령이라 잠이 크게 필요 없었다.
다음날,
성진의 일행은 식사도 방에서 받아먹고 빠르게 길을 출발 했다. 레티온 공자의 친구 카룰루 공자도 어젯밤의 난리를 들었는지 굳은 얼굴로 눈인사만 하고 빠르게 출발했다.
성진은 가다가 지금까지 뺏은 암살자들의 검들을 다 팔아 버렸다. 대장장이 드워프가 싼 가격에 많은 검을 사니 좋아했다.
“또 들려주게.”
“일 없습니다.”
성진이 도시를 빠져나오고 가다 보니 이번에도 숲에서 검은 두건을 쓴 자들이 나왔다. 성진이 한 놈이 격이 [후작급] 인 걸 보고 웃었다.
“너? 피닉스 용병대의 일개 단 단장급이지?”
그가 움찔하며 말했다.
“어제 죽은, 내 부하의 복수를 해주마!”
그가 나오니 남은 부하들이 뒤로 물러나 주었다. 성진의 격은 보지도 못하는 놈들이 폼은 다 잡고 있었다.
성진이 킥킥 거리며 웃었다.
“그래? 자세까지 잡는데? 나도 적당히 보내줄 수 없겠네?”
성진이 검을 잡고 자세를 잡았다. 그와 동시의 피닉스 용병대의 일개 단의 단장급이 튀어나왔다. 성진도 튀어 나가며 검을 땅으로 스쳐 갔다.
반대로 그의 검은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성진의 머리를 노렸다. 둘의 검이 스쳐 지나갔다.
-썰컥!
성진의 검이 아래에서 위로 올려 지면서 성진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검을 가르며 그의 가슴을 갈랐다.
-푸확!
그가 가슴이 갈리며 토막이 나며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뒤로 물러 나 있던 부하들이 성진에게 달려들었다.
그 순간 독안의 검왕과 불의 마녀가 튀어 나갔다. 둘은 추풍낙엽처럼 적들을 쓸어 버렸다. 불의 마녀가 특히 발군이었다.
불의 마녀는 물리 데미지가 무효니, 저 레벨 검사에게는 거의 무적에 가까웠다. 불의 마녀가 적들을 불태우며 공방은 끝이 났다.
그리고 전리품을 걷고 다시 출발하였다. 한참을 가다가 점심이 되자 숲의 그늘에서 간단히 식사했다. 성진과 불의 마녀는 육포를 독안의 검왕과 레티온 공자, 레오나 공녀는 말린 과일에 물을 먹었다.
성진이 지도를 살펴보고 말했다.
“오늘도? 노숙이네요?”
검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마을까지는, 한참이 걸리지?”
“자, 그럼 가시지요?"
그들은 다시 출발하였다. 가다가 해가 지니 천막을 치려고 했다. 그러나 천막을 치기도 전에 적들이 들이닥쳤다. 성진의 일행을 처리하려는 적들과 그걸 막으려는 정보부와 용병단이 뒤섞이며 난전이 진행되었다.
-카카카카카캉!
-챙!
-챙!
-챙!
성진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용병들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그러자 그들이 죽으면서 독탄을 터트리고 죽었다.
성진이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죽으면서, 독탄을 터트립니다. 다들 주의하세요!”
그러나 그건 이쪽의 용병대도 똑같았다. 죽어도 그냥 죽어 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성진이 보니 검왕이나 불의 마녀는 버텨내고 있었지만,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가 중독이 돼서 쓰러지고 있었다.
“아, 젠장!”
성진이 그들을 급히 -해독 마법-으로 해독하고 불의 마녀에게 말했다.
“내가, 독을 뿌리는 독술사를 처리할 테니, 그동안 공자와 공녀를 지켜라.”
“예, 공자님.”
성진이 자신을 막아서는 피닉스 용병대의 용병들을 베어 버리고 독을 뿌리는 독술사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아주, 나를 개고생 시키는구나?”
그러나 독술사는 그냥 안 죽었다. 바로 독탄을 터트리고 성진을 안았다.
“얼씨구? 지랄한다.”
그러나 독이 얼마나 독한지 성진의 옷이 녹고 있었다.
“아, 짜증나게? 그냥은 안 죽냐?”
[종말의 용]의 심장 덕분에 만독 불침인 성진은 독술사의 목을 잘라 버리고 전투를 끝냈다. 그리고 옷이 녹아서 죽은 놈들 가운데 자신과 체형이 비슷한 놈의 옷을 대충 벗겨 입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